2,190일의 여행

고유주소 시즌2.5 / Vol.33 브랜드 경험 (2013년 10월 발행)

유니타스브랜드 발행인이자 컨설턴트로서 회사를 6년간 경영한 것이 아니라 6년 동안 564억 ㎞를 우주여행한 것 같다. 남들 눈에는 작위적이고 유치한 연결로 보일 수 있지만, 유니타스브랜드는 나에게 보이저호의 무한한 탐사 여행과 같다. 브랜드를 연구하는 나의 여행은 단순히 뉴욕 브로드웨이의 번쩍거리는 브랜드 간판을 여행자처럼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 욕망 그리고 미래를 찾는 탐험과 같다.

지금으로부터 36년 전, 1977년 8월 20일에 태양계 탐사 목적으로 보이저호가 발사되었다. 그리고 2013년 9월에 190억 ㎞를 비행한 보이저 1호는 태양계의 밖이라고 하는 성간 공간으로 들어갔다. 이 사실도 놀랍지만 내가 더 놀란 것은 보이저 1호의 메모리 용량이 내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의 27만 분의 1 수준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 당시에 과학자들은 27만 배의 1도 안되는 CPU 기술을 가지고 태양계를 넘을 생각을 했을까? 그들로 하여금 이런 꿈을 꾸게 한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빠져나간 소식을 살아생전에 들은 그 당시 과학자들은 현재 몇 명이나 생존해 있을까? 분명 당시에는많은 사람이 보이저호의 꿈을 공상과학의 무모한 상상이라며조소했겠지만, 36년이 지난 지금은 그들의 도전과 상상력에 외경심마저 든다.

 

그건 그렇고, 보이저호의 메모리보다 27만 배 높은 스마트폰을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지식은 얼마나 진보되었을까? 아마 보이저 과학자들이 전철에서 스마트폰의 진경을 보았다면 황당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그 놀라운 기술 문명의 결정체로화투를 치고, 어제 놓친 TV와 만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메신저 체크를 한다.  36년 전 과학자들이 스마트폰의 위력(?)을 보유했더라면, 보이저 1호는 태양계가 아니라 은하계를 벗어날 계획을 했을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가진 지식으로 나는 어디까지 여행할 수 있을까?

내가 알고 있는 브랜드 지식은 대량생산, 대량소비 그리고 대량파괴를 주도하는 세상을 생태계 시장으로 바꿀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50년 뒤에도 존재하는 지식일까?

 

유니타스브랜드라는 나의 보이저 1호는 이런 궁금증과 상상력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 브랜드 전문 잡지가 필요하다고생각한 것은 2002년 5월 14일이었다. 그리고 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때는 2007년 3월 7일, 유니타스브랜드 창간 기획서를 준비하면서부터다. 그렇게 해서 첫 번째 유니타스브랜드를2007년 10월 18일 창간했다. 2017년까지 진행할 모든 특집 주제를 결정하고 출발한 유니타스브랜드는 이번 호를 마감하는기점으로 창간 6주년을 맞았다.

 

나를 사랑하는(?) 지인들은 브랜드에 관한 내용으로 잡지를 만들면 3권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현재 34번째책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10,000 페이지에 가까이 브랜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돌이켜보니 ‘브랜드는 무엇인가?’라는질문만으로 6년 간 지식 탐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유니타스브랜드의 지난 6년을 거리로 계산한다면 얼마나 될까? 우주거리 관점으로 계산해보았다.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는 1억 5천만 ㎞이다. 공전 거리로 따지면 약 94억 ㎞. 6년이라는 시간을 지구 공전 거리로 환산하면 무려 564억 ㎞에 달한다.

 

유니타스브랜드 발행인이자 컨설턴트로서 회사를 6년간 경영한 것이 아니라 6년 동안 564억 ㎞를 우주여행한 것 같다. 남들 눈에는 작위적이고 유치한 연결로 보일 수 있지만, 유니타스브랜드는 나에게 보이저호의 무한한 탐사 여행과 같다. 브랜드를 연구하는 나의 여행은 단순히 뉴욕 브로드웨이의 번쩍거리는 브랜드 간판을 여행자처럼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 욕망 그리고 미래를 찾는 탐험과 같다.

 

그래서일까? 많은 독자는 정기구독을 했지만 어려워서 안 보고, 자신의 브랜드와 현실 시장에 맞지 않아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피드백했다. 유니타스브랜드가 브랜드 경쟁 전략, 브랜드확장과 매출 확대, 브랜드와 마케팅 불변의 핵심 법칙과 같은특집을 다루면 그 즉시 독자와 광고가 늘어날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오히려 이런 주제가 독자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도 잘 안다. 그러나 그런 지식이 과연 브랜드가 브랜드되는 진짜 지식일까? 서점에 가면 성공을 보장하고 장담하는 마케팅과 브랜드 책이 있다. 정말로 그런 책을읽고 현장에서 성공 법칙을 자신의 브랜드에 적용하면 성공적으로 사업을 구축할 수 있을까?보이저호가 토성을 촬영한 몇 장의 사진이 과연 인류 문명과문화에 얼마큼 영향을 줬을까? 유니타스브랜드가 흔히 말하는 리더십 대신에 브랜드 업계에서 희귀하게 찾을 수 있는 브랜드십, 브랜드의 에코시스템, 브랜드 인문학, 휴먼 브랜드와브랜드 철학을 다루는 것이 과연 브랜드 구축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보이저호와 유니타스브랜드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작위적이다. 그러나 이런 비유를 하는 이유는 유니타스브랜드라는 우주선을 타고 환경 파괴가 자행되는 지금의 시장을 통과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다. 나는 브랜드를 통해서 지구의 환경과 시장 생태계 그리고 인간의 가치를 보존하고 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유니타스브랜드의 여행을 후원하여 주신 회원님과 독자님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올리며 이번 마감을 했다. 보이저호가 보내온 신호들은 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소음이겠지만, NASA 박사들에게만큼은 중요한 우주의 속삭임이다.

 

이번 특집에 다루는 브랜드 경험(BX, Brand eXperience)은 마치 보이저호에서 보내온 신호처럼 생소하거나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BX와는 다를 것이다. 그 이유는 BX를 단순히 사용자 경험이 아닌 브랜드 관계를 통해서 누리는 인간의 행복이라는 차원에서 다루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시장권에서 다루는 BX와는 또 다른 세상 이야기다. 보이저 1호의 여행에 비하면 ‘목성’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2017년 10월 18일. 10월 특집 제목이 《브랜드》가 된다면, 아마 나는 유니타스브랜드를 타고 태양계(지금의 시장 지식)를 벗어나는 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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