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을 극대화하는 브랜딩 제조술, 폼텍
우리는 라벨(Label)이 아니라 폼텍(Formtec)입니다 볼륨배지시즌배지테마배지

Written by 김준형  고유주소 시즌2 / Vol.21 스마트 브랜딩 (2011년 06월 발행)

국가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원자재 값과 인건비는 치솟고, 줄곧 OEM 주문을 해 오던 어느 대기업이 갑자기 거래를 중단한다. “이제 싼 값에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옮겨야겠어.” 한국에 있던 제조사는 평생을 동거동락 하던 직원들을 자르고 공장을 제3국으로 옮겨 본다. 가슴이 아프지만 그나마도 다행이다. 왜냐하면 그조차 못한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오늘도 줄줄이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중소 제조사들이 끊임없이 가격 경쟁과 신기술에 밀려 이곳 저곳으로 내몰리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브랜드가 바로 당신이 찾는 솔루션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브랜드’란 단어에 대해 갖는 편견만 놓고 보자면) 얼마나 허황되게 들릴지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폼텍이라는 브랜드는 우리가 재차 중소 제조사들에게 브랜딩을 강조해야 할 이유를 확인시켜 주었다. 폼텍은 제조사였던 모기업이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기로 했기에 만들어졌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두 기업 모두를 미래로 이끌어 주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폼텍은 중소 제조사들에게 브랜드가 왜 라벨Label 그 이상의 것이 되어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 주고 있다. “브랜드는 (종종) 패키지 외관이나 라벨로 축소된다. 그러나 브랜딩은 어떤 것 위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것이다.” 장 노엘 캐퍼러

The interview with 한국코스틱(주), 한국폼텍(주) 대표 김준형

 

 

라벨이 아니라 브랜드, 라벨이 아니라 폼텍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 위에 예쁘게 디자인해 붙이는 라벨이 아니다!” 브랜드에 대한 정의는 각양각색이지만 많은 학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서 브랜드와 가장 자주 비교하는 단어가 바로 ‘라벨’이다. 라벨은 그야말로 어떤 제품에 이름, 제조일자, 성분 등을 표시하기 위해 붙이는 스티커다. 브랜드가 ‘이름 이상의 속성을 가진 가치 있는 어떤 것’임을 알리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하찮은 존재(?)가 되어 주곤 하는 이 라벨이라는 것이 지금부터 만나 볼 폼텍이라는 브랜드가 생산하는 주요 제품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아이러니컬하면서도 재미있는 상상력을 부추긴다.

만약 당신이 정신없이 흩어져 있는 수많은 자료를 자신만의 분류법으로 정리하기를 좋아하거나, 직장에서 DM 등의 각종 우편물을 발송하는 일이 많다거나, 혹은 결혼식 청첩장을 직접 보내 본 경험이 있다면 “대체 폼텍이 뭡니까?”라고는 묻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한 번은 들어 봤을 폼텍이라는 이름은 이미 각종 프린터용 라벨의 보통명사처럼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렌치코트가 버버리로 불려도 이상할 게 없는 것처럼 한국에서는(어쩌면 몇몇 다른 국가에서도) ‘라벨 용지=폼텍’이라는 인식에 별 거부감이 없다.

 

사람들은 폼텍 전용 소프트웨어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한글 등의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직접 라벨에 들어갈 단어나 주소 등을 입력한 뒤 폼텍 용지를 프린터에 넣고 출력한다. 그 후 출력된 스티커를 하나씩 떼어 물건이나 편지 위에 붙이면 그 종이는 당신이 원하는 라벨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개인용 프린터 사용이 급증한 이후 다양한 라벨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온 폼텍은 오늘날 라벨 용지 내수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폼텍을 만나기 전에 궁금했던 것은 단언컨대, 그들이 어떻게 오늘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얻었는가는 아니었다. 성공한 한국 중소기업들에 대한 신문기사들을 찾아보면 빠지지 않고 꼭 등장하는 바로 그것 말이다. 물론 폼텍에게는 라벨용 원지를 생산하는 한국코스틱㈜이라는 모기업(관계사)이 있다. 이 기업은 폼텍 김준형 대표의 부친인 고(故) 김용조 회장이 처음에 ‘남미인더스트리’라는 이름으로 세웠던 기술 중심의 회사였고, (이름이 바뀌긴 했지만) 지금까지 40여 년 동안 탄탄히 운영되어 왔다. 그 시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음은 말할 것도 없다(연구개발로 얻은 각종 인증과 마크를 열거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김 대표는 1999년 부친의 작고 이후 이 회사를 폼텍과 줄곧 같이 경영해 오면서 유기적인 관계를 조성했다(폼텍은 1996년에 설립되었다). 폼텍이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되었을 이 기업에서 탁월한 기술력 등을 확인하는 것은 간단한 인터넷 검색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가 궁금했던 것은 그들이 어떤 계기로 브랜드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고, 고객이 폼텍을 어떻게 브랜드로 인식하게 만들었는지였다. 알다시피 기술개발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조사로 살아온 기업에서는 ‘브랜드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는 마인드 전환부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더 이들의 첫 시도가 궁금했고, 브랜딩 과정의 어려움이 궁금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를 고집한 이유와 그들이 그리는 미래가 궁금했다. 그 궁금증을 해결함으로써 브랜드로의 변화를 꿈꾸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김 대표 역시 그들과 같은 입장에서 폼텍을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그 속내를 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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