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닥터의 퍼즐 맞추기 전략
지금까지 존재하지는 않았지만, 원래 병원은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김승범  고유주소 시즌2 / Vol.17 브랜드 전략 (2010년 10월 발행)

정체를 알 수 없다. ‘이곳’에는 고양이가 산다. 언론에서는 이곳을 이색 카페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곳의 본업은 ‘1차 진료기관’이다. 종종 이 공간에서는 포토그래퍼들의 사진전이나 탐스슈즈와 같은 브랜드가 참여하는 전시가 진행된다. 음악가들의 공연도 열린다. 이곳에서 진료 받기 위해 지방에서 기차를 타고 오는 사람도 있고,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편안한 마음으로 들르는 사람도 있다. 이 이야기만 듣는다면, 당신은 이곳을 ‘무엇’이라고 부르겠는가? 홍익대학교 앞, 쉽게 찾기 어려운 어느 공간. 그리고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우리는 이 브랜드를 ‘제너럴닥터’라고 부른다. 제너럴닥터를 만났을 때 우리는 제너럴닥터라는 ‘직소 퍼즐’의 한 조각을 발견한 셈이었다. 퍼즐에 이들을 굳이 비유하는 것은 이들의 정체를 알 수 없어서는 아니다. 고백하자면 이들이 구사하는 전략이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그것을 전략 전문가들이 세워 놓은 전략 교범에 꼭 맞게 해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인터뷰가 진행된 후 이들의 전략이 퍼즐을 완성하는 전략과 매우 닮았음을 발견한 것이다. 제너럴닥터는 무엇보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철학이 있는 브랜드’였고, 그 철학을 한 장의 그림으로 완성하기 위해 퍼즐을 맞춰 가고 있었다. 우리가 제너럴닥터에서 살펴봐야 할 것은 직소 퍼즐 처럼 쉽지 않은 이들의 ‘브랜드 전략’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찾아낸 퍼즐 조각을 맞춰가며 결국 이들이 완성하고자 하는 ‘그림’이다. 왜냐하면 제너럴닥터의 머릿속에 그려진 선명한 그림(철학) 없이는 이 퍼즐이 완성될 수도 없고, 완성할 이유조차 없기 때문이다.

The interview with 제너럴닥터 원장 김승범, 정혜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퍼즐

당신이 만약 500피스(piece), 1,000피스로 나눠진 직소 퍼즐을 맞춰 본 경험이 있다면 이것을 완성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들고, 까다로운 작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물론 그 때문에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도 더욱 크다는 것도 알 테다. 직소(jigsaw)는 본래 실톱이라는 뜻으로, 퍼즐이 영국에서 교육을 위해 목판에 그려진 지도를 실톱으로 잘라 맞춰 보기 시작한 데서 유래했기 때문에 직소 퍼즐로 이름 붙여졌다.

직소 퍼즐은 1930년대 경제 대공황 때는 매주 1,000만 개나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게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 쉽게 해치울 수 있는 게임은 아니다.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 집중해야 하고, 혹여 조각의 일부가 사라지거나 잘못 맞춰지면 절대 완성할 수 없거니와 자칫하면 원래 의도와는 다른 애매모호한 그림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직소 퍼즐 중에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퍼즐(The World’s Most Difficult Jigsaw)’이라는 수식을 단 ‘임파시퍼즐(Impossipuzzle)’이 있다. 조각 수가 많아서 어려운 것이 아니라 조각을 맞출 때 그 조각이 어느 위치에 있어야 할지 판단하는 가이드 역할을 하는 퍼즐 앞면의 그림 때문에 어렵다.

<그림 1>처럼 그림이 너무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되어 가이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이드 없이 오로지 조각의 형태만으로 퍼즐을 완성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그래서 혹자는 이 퍼즐을 일컬어 ‘400피스지만 4,000피스처럼 느껴지는 퍼즐’이라고도 말한다.

 

 

<그림 1> 임파시?퍼즐의 예

 

 

브랜드 전략을 짜기 위해 골몰할 때도, 직소 퍼즐을 맞출 때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퍼즐을 맞추는 사람(경영자, 혹은 전략가)은 조각(브랜드가 가진 자원) 하나 하나를 이리저리 배치해 퍼즐을 완성해 보려 노력하지만, 단번에 딱 들어맞는 조각을 찾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더군다나 임파시퍼즐처럼 얼핏 봐선 ‘자원을 이렇게 배치해도 맞고, 저렇게 배치해도 맞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기 때문에 전략을 세우고도 브랜드에 딱 맞는 전략인지 확신하기가 어렵다. 더 어려운 것은 브랜드 전략은 직소 퍼즐처럼 정해진 개수의 조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때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에서 나온 조각이나 맞지 않는 조각들도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여러 조각에서 자신이 완성하려는 그림에 맞는 조각을 골라내야 하며, 어떤 때는 딱 맞는 조각이 없어 직접 조각을 만들거나(만들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결국 완성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만약 실제 직소 퍼즐이 브랜드 전략 퍼즐처럼 황당한 조각들로 구성되었다면 호기심은 생길지 몰라도 완성할 엄두가 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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