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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9 컨셉 [에디터스 레터] 2013년 02월 발행
컨셉,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가치
브랜드·브랜딩 전문 매거북 유니타스브랜드에서 시즌 2.5를 맞아, 다시 ‘컨셉’을 말한다.
시즌 1의 Vol. 8에서 현장의 브랜드들이 그들의 영혼, 즉 컨셉을 활용하는 방법인 컨셉추얼라이제이션을 연구했다면, 이번 Vol. 29에서는 그 컨셉의 원천을 탐구한다. 브랜더의 영혼, 컨셉이다. 유니타스브랜드는 ‘컨셉이란 무엇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여행에서 26개의 갈림길을 마주했다.
물리학 교수, 광고 기획자, 프로그래머, 수제 가방 제작자, 디자이너, 미디어 아티스트, 발레리나와 발레리노, 포토그래퍼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는 26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는 제각기 다양했지만, 결국 하나의 종점으로 귀결되었다. 유니타스브랜드의 스물아홉 번째 특집은 그 26개의 이야기와 1개의 종점, 컨셉에 대한 비망록(Commonplace Book)이다.
비망록은 일상에서 떠오른 생각이나, 책을 읽다가 기억하고 싶은 중요한 문구를 적어둔 개인의 노트다. 라틴시대에는 논쟁에 이용할 개인의 지혜를 적어두는 용도로 사용했다. 《실낙원》의 저자 존 밀턴(John Milton)의 노트가 회자되며 비망록은 새롭게 정의되었고, 이후 스콜라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전파되었다. 시, 의학 조치 비법, 책 속의 인용문구, 편지, 격언, 기도문구 등 장르에 불문하지 않고 개인이 감동을 받은 내용을 적어두었다.
유니타스브랜드는 26명의 인터뷰이들에게 ‘컨셉’이라는 공통된 화두로 묶을 수 있는 패턴을 발견했고, 각각의 이야기에 A부터 Z에 이르는 26개의 알파벳을 부여했다. 그리고 본래의 비망록이 그랬듯, 다양한 형태의 글로 컨셉 이야기를 담고 유니타스브랜드의 지식으로 만들었다. 각각의 이야기는 26명의 언어로 정의된 컨셉에서 출발하고, 그 컨셉으로 계획된 일의 컨셉으로 귀결된다.
이번에 유니타스브랜드가 만난 26명의 인터뷰이들을 간혹 알아본 세상은 '컨셉추얼'하다는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그들 존재 자체와 그들이 생각하는 컨셉,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컨셉은 사실 우리 주변에 인지하지 못했을 뿐, 언제나 산재해 있었다. 우리의 눈이 어떤 시선으로 일상을 조망하느냐에 따라 컨셉은 컨셉으로 발현할 수도, 다시 일상으로 남을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가치', 컨셉은 곧 평범함을 자신의 뚜렷한 관점으로 다시 시작하는 데에서 비롯한다. 브랜딩의 핵심이자, 브랜드의 시작이다. 독자도 자기만의 안목으로 주변을 관찰해보자. 당신의 브랜드, 당신의 컨셉, 당신의 비망록은 그곳에서 시작한다.
컨셉은 무엇인가. 컨셉을 잘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