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노엘 캐퍼러에게 배우는 브랜드 교육법
내부적 진리(inner truth)를 설파하라, 암묵지(inner knowledge)를 얻을 것이다
Written by 장 노엘 캐퍼러
시즌2 / Vol.14 브랜드 교육 (2010년 03월 발행)
앞서 소개된 많은 기사들에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강조한 것은 결국 브랜드를 경영의 대상(객체, Management the brand)으로 볼 것이 아니라, 경영의 주체(Management by brand)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p40 참고).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의 응축체’인 브랜드가 어떻게 경영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장 노엘 캐퍼러 교수의 제안은 직원들에게 inner truth를 학습시키라는 것이다. ‘브랜드 교육’을 주제로 세 시간 남짓 진행된 그와의 인터뷰를 두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자사 브랜드의 ‘내부적 진리(inner truth)’를 직원들에게 학습시키면 직원들과 조직은 결국 암묵지(implicit knowledge)를 갖게 된다. 그것이 브랜드 교육의 결과이자 Management by Brand를 가능케 하는 첫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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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er(내면의)는 쉽게 이해가 되는데,
truth를(우리에게 익숙한 value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접어 두고)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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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나타내는 company라는 단어는 라틴어 corpus(몸)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여기에서 ‘몸’이란 ‘영혼이 있는 육신’을 의미한다. 의미대로라면 우리 주변의 수많은 ‘기업’들은 눈에 보이는 육신(건물, 로고 등)은 물론, ‘영혼’이 있어야 온전한 것이 될 수 있다. 캐퍼러 교수가 영혼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단어가 ‘inner truth’다. 그는 왜 수많은 표현을 두고 이 단어를 택했을까? 단어의 구조를 보았을 때 영혼이라는 측면에서 inner(내면의)는 쉽게 이해가 되는데, truth를(우리에게 익숙한 value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접어 두고)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truth를 ‘진리’로 해석하고 사전을 찾아보면 기업이 가져야 할 영혼 측면을 이 단어로 설명하려 한 그의 의도가 짐작된다.
1 참된 이치. 또는 참된 도리.
2 <논리> 논리의 법칙에 모순되지 아니하는 바른 판단. 사고의 정당함
3 <철학>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승인할 수 있는 보편적인 법칙이나 사실.
‘진리’의 뜻을 ‘기업(브랜드)’이란 단어와 조합해서 생각해 보면 더 쉽다.
① 기업(브랜드)이 따라야 할 ‘참된 이치. 또는 참된 도리’ : 자기다움에 합당한 이치, 도리
② 기업(브랜드)의 핵심가치를 근간으로 ‘논리의 법칙에 모순되지 아니하는 바른 판단. 사고의 정당함’
: 자기다움에 모순되지 않는 판단
③ 기업(브랜드) 구성원이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승인할 수 있는 보편적인 법칙이나 사실’
: 조직원 전체가 용인할 수 있는 기준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이 조금 부족한, 이것이 ‘inner truth’다. 즉 자사 브랜드와 관련한 의사를 결정할 때 기준이 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자기다움, 핵심가치 등 ‘무형적 기준’인 inner truth가 없다면 그 기업은 (브랜드라기보다는) 무색, 무취의 제조사에 그칠 확률이 높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할리데이비슨(이하 할리)’을 예로 들어 보자. 할리의‘물리적 특성(기능적 특징)’과 ‘개성(소리와 외관으로 대변되는)’은 송신자(기업)가 만들어 낸 측면이라면, ‘사용자 이미지(할리 라이더가 사회적으로 갖는 이미지, ex. 반항아 이미지)’와 ‘자아 이미지(할리 라이더가 자신 스스로에게 부여한 이미지 ex. 자유를 즐기는 멋진 사람)’는 수신자(고객) 측면에서 만들어진 요인이다. 그러한 전달 과정에서 생기는 ‘관계’와 ‘문화’ 요인은 송신자와 수신자를 연결하는 요인이 되는데, 그중‘관계’는 그 브랜드를 통해 사용자가 외부적으로 갖는 H.O.G와 같은 여러 관계 요인을 의미한다. 여기서 ‘문화’는 그 브랜드가 만들어 낸 특정문화, 할리의 경우 바이크 라이딩을 통해 자유를 느끼는 문화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캐퍼러 교수가 아이덴티티 프리즘을 통해 강조하는 것은 한 마디로 ‘be yourself’다. 자사의 inner truth가 송신자 입장에서수신자 입장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갖는 모든 역할을 인지하고 자사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규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 스스로도 아직 자사가 내포하는 inner truth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질문할줄 알아야 한다. 자사 브랜드의 영혼을, 자기 브랜드가 실제로 무엇을 파는지, 실제 소비자들은 무엇을 좇을 것 같은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을 알아내고 자신만의 것으로 지켜내는 것은 경쟁사들 사이에서 당신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는 차별화 수단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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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의 이름과 제품, 서비스는
‘고객과의 약속’이라는 것을 너무 쉽게 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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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상을 해 보자. 당신은 이벤트 회사의 직원이다. 한 어린이집이 내일 하루 종일 있을 행사에 피에로 역을 맡아 줄 것을 제안해 왔다. 당신은 제안을 수락(약속)했고, 일정 금액을 받기로(계약)했다. 때문에 당신은 내일 이것 외에 다른 일정을 잡아서는 안 되고(제약) 복장과 화장도 반드시 피에로(제약)여야 하며, 피에로다운 행동을 위한 연습(제약)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역을 충실하겠노라 스스로 다짐(확약)하고 그 역할에 푹 빠져야(확약) 한다는 점이다.
캐퍼러 교수의 말처럼 브랜드는 고객과 한 ‘약속’이다. “우리 브랜드를 구매하면 얼마만큼의 이익(기능적, 정서적, 자아 표현적)을 약속합니다”를 일종의 상징으로 내건 것이 브랜드의 심벌이니 말이다. 그러한 ‘약속’은 ‘계약(계약서는 돈을 지불하고 받은 품질보증서나 영수증)’을 통해 ‘지켜질 것’을 전제로 한다. 브랜드와 고객과의 ‘계약(contract)’을 잘 지켜 내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내부적으로 일종의 ‘제약(discipline)’ 혹은 규율을 가질 필요가 있고 전 직원이 그것을 잘 지켜 내야 하며, 그 지켜 냄에는 직원 스스로 그 업에 대해 ‘확약(commitment)’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 이처럼 고객과 맺은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제약과 확약을 전 조직원에게 이해시키고 받아 내는 것이 브랜드 교육의 또 다른 목적이다.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가 커피 사업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비즈니스라고 했다. 그래서 스타벅스의 핵심은 인간관계다. 이것이 그들의 약속이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제약 중 하나가 10분 규칙 (10minute rule)이다. 내가 있는 시카고의 스타벅스는 오전 7시 반에 문을 연다. 그런데 추운 겨울 누군가 밖에서 기다린다면 10분 전에 가게 문을 연다. 사람 중심의 기업이기 때문이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자기 부모 혹은 지인이라면 그대로 두지 않을 거란 얘기다. 그래서 그들을 안으로 들이고 커피는 7시 반부터 판매한다. 이런 작은 것들을 통해 인간관계를 창조하고 브랜드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스타벅스다운지 직원들에게 교육하는 것이다. 그들이 광고보다 세미나와 트레이닝에 더 많은 돈을 쏟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직원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을 보이는 것이 곧 광고며, 스타벅스는 그것에 투자한다.
암묵지(暗默知)란 형식을 갖추어 표현되지 못하고 경험과 학습을 통해 몸에 쌓인 지식을 뜻한다. 이것을 갖는 것이 브랜드 교육의 목적이자 궁극의 모습 아닐까? 브랜드의 inner truth가 조직 차원에서 체화되어 사명선언서나 Dos&Don’ts 리스트, 매뉴얼이 없이도 운영되는 것. 조직 자체가 지식을 가진 생명체처럼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하고 돌아가는 것. 조직 전체에는 누구 하나 핵심 가치를 설명하거나 강요하지 않아도 공유된 암묵지가 흐르는 것. 암묵지의 또 다른 이름은 ‘문화’일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가 곧 기업의 문화가 되고 기준이 되어 경영의 중심에 서는 것이 Management by Brand의 진정한 의미이자 상태일 것이다.
물론 이것은 현재 명확한 브랜드다움을 갖춘 소수의 브랜드 혹은 일부 명품 브랜드에서 보이는 현상이며, 모든 기업이 당장 이렇게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브랜드 교육이다. 혹시 얼마나, 언제까지 브랜드 교육에 투자해야 하는지 의아해하는 기업이 있다면, 혹은 잠시나마 브랜드 교육에 회의를 가진 기업이 있다면 여기, 그 기준을 제안한다. 조직 전체에 암묵지의 기류가 흘러 Management by Brand가 가능해 지는 그날까지 브랜드 교육은 계속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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