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흠, 신이 만든 향기를 팔다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우미령  고유주소 시즌1 / Vol.7 RAW (2008년 11월 발행)

‘싱싱함’을 뜻하는 LUSH. 이름에 걸맞게 그들은 신선한 천연재료만을 사용하는 덕에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강력하고 매력적인 향을 갖게 되었다. 무화과, 레몬, 올리브, 건포도 등이 그대로 박혀있는 그들의 제품을 보고 있자면 혹시 푸딩이 아닌가, 아이스크림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인간의 감각 기관 중 가장 예민하여 쉽게 피로 되고 금세 마비되어 버리는 후각을 끝없이 자극함에도 불구하고 사랑받는 러쉬는 소비자에게 있어 신이 만들어준 천연 페로몬과도 같다.

 

 

러쉬와 관련된 이슈의 중심에는 항상 향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인공 향을 첨가하는 것이 아니라 천연 재료 그대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훨씬 향이 강하죠. 저희 직원들도 이 러쉬 향이 몸에 배어서 재미있는 일도 많았다더군요. 어떤 여직원은 버스를 탔을 때 자기한테서 너무 좋은 과일 향이 나서 어떤 사람이 무슨 향수 쓰냐고 물은 적도 있었답니다. 저도 어디 가면 뭔가 좋은 향이 난다는 소리를 들어서 기분 좋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제 친구 중에는 제가 저 멀리서 걸어와도 제가 온다는 것을 느낀다는 친구도 있어요.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러쉬 또한 RAW한 브랜드라고 생각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품 자체만 봐도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마 영국 본사의 생산공장을 보시면 깜짝 놀라실거에요. 만화 같은 일이 벌어지죠. 계란, 딸기, 바나나를 박스 채 실은 트럭들이 줄줄이 들어옵니다. 러쉬 제품들은 그러한 재료를 통에 넣고 믹스해서 팩으로 만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할 때도 아보카도, 라임, 포도, 아몬드, 계란 등을 사서 그것을 에센셜 오일과 함께 바로 팩으로 만들거든요. 유해한 인공 방부제나 첨가물 없이 말이죠.

 

RAW라는 단어를 처음 들으셨을 때의 첫 연상이미지 혹은 단어는 무엇이셨나요?
러쉬를 런칭하기 전에 보석 디자인을 했었습니다. 사실은 보석이라는 것은 원석을 가공해서 그것을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디자인했을 때 탄생되는 것인데, 가공 이전의 원석을 보면서 그것 자체도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석이 가공되지 않고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런데 요즘에 오히려 원석 그 자체를 가지고 세팅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났더군요. RAW가 하나의 바람이 된 것 같아요. 원시적이고 가공되지 않은 느낌. 그것이 RAW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에 오히려 원석 그 자체를 가지고 세팅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났더군요. RAW가 하나의 바람이 된 것 같아요. 원시적이고 가공되지 않은 느낌.
그것이 RAW라고 생각합니다.

 

 

강한 향 때문에 코스메틱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1층에는 입점할 수 없다는 소문도 들었었는데 사실인가요?
백화점 1층에 위치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자면 보통 백화점 1층에 입점한 브랜드들은 매출이 2~3억을 호가하고 가격대 자체가 10~20만 원 정도 하는데 저희는 색조 제품들이 아닌 스킨 케어 제품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가격대가 높지 않습니다. 광고나 샘플 프로모션을 거의 안 하기 때문에 가격에 거품도 없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의 매출을 일으키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어서 1층에 입점하지 못하죠.

 

말씀하신 향기가 강하기 때문에 입점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래도 1층은 괜찮습니다. 문들이 있기 때문에 환기가 그나마 가능하죠. 그런데 저희가 식품부에 들어간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천연 향과 음식 향이 섞이다보니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들어갔다가 빠진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영국 본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미국의 뉴캐슬(New Castle)에 있는 한 매장에서는 위층에 위치한 관광안내소에까지 향이 심하게 올라온다는 불평이 들어와 천정을 메워야 했다고 합니다.

 

 

 

 

가공 과정 없이 천연의 것을 바로 사용하기에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워낙 천연의 재료이고 가공이 정말 덜 된 상태의 제품들이라서 누구에게나 좋다고 저희가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산에 가서 풀잎을 빻아 그대로 바르는 것 같은 느낌이기 때문에, 그것이 일반적으로 화학성분에 많이 노출되고 거기에 익숙한 분들은 사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금새 빨개진다든지 너무 강해서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연이 좋다고는 하지만 누구에게나 좋은 건 아닐 수 있죠. 오히려 연구실에서 만든 화학성분이나, 정제된 것들이 좀더 안전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한 솔직한 기업 정신도 RAW한 면모인 것 같습니다. 강한 향기와 함께 러쉬의 두 번째 특징은 최소화된 포장인 것 같은데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실 계획이십니까?
지난 5년간은 그랬습니다. 특히 매장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진열 형태는 더더욱 그러했죠. 그런데 올해부터는 우리 나라 화장품 관련법규때문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패키지를 조금 더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뭔가 스티커를 붙여야 하는 등, 포장이 서너 단계로 된 상태에서 나가게 되어서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러쉬만의 브랜딩 요소가 조금 약해지는 불안감도 있으시겠습니다.
그런 점도 있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간에 있어왔던 한가지 문제가 해결된 측면도 있습니다. 포장이 안 된 상태에서 진열을 하면 향도 강하고 색감이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예쁘긴 했었는데 햇빛이나 조명에 의해서 그리고 먼지 때문에 색이 바래는 문제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포장을 하니까 색이 유지되더라고요.

 

가공하지 않은 것 같은 RAW함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많은 노력과 가공이 거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손을 대지 않은 것처럼 보일만큼 정교한 가공 과정이 있을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포장을 한 겹 함으로써 그 천연의 색을 더 잘 전달한다는 측면에서는 그렇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천연 원료가 주 재료이고 인공 방부제가 없기 때문에 고객께 신속히 배달하는 것이 생명입니다. 그래서 실은 일반 코스메틱 상품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죠. 같은 맥락인 것이 러쉬 본사에서는 현재 색조 화장품 추가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워낙 천연 재료를 주 재료로 쓰다 보니 너무 어렵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사실 사과든, 장미든 그 빨간 색이 항상 똑같이 나올 수는 없잖아요. 자연이니까요. 만약에 ‘립스틱 12번 주세요’ 그랬을 때 그 색은 항상 일정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 천연의 것을 그대로 일정하게 살리려면 더 많은 노력과 공정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즉 RAW함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색조 제품은 우선 영국과 일본에서 런칭을 했지만 아직 한국시장에서는 위험 부담이 큰 것 같아서 지켜본 뒤 내년 정도에 런칭할 계획입니다.

 

그러한 천연 재료를 사용하시기 때문에 상품 사용법도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한 점을 꼼꼼히 설명 드려야 하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라면 보통 2~3명의 직원이면 충분할 매장에, 3~4명이 필요해요. 게다가 시간도 오래 걸리죠. 고객이 들어오시면 일일이 각 제품에 대한 재료와 사용법을 다 설명해 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그러한 사용에 있어서의 불편함을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그런 것까지도 감수하면서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희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비자 조사를 하게 되는데, 우선은 그러한 사용법에 대해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시는 것 같습니다. 여타 상품처럼 펌프를 눌러 손 쉽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천연의 것을 으깨면서, 물에 풀면서, 거품을 내면서 자기를 위해서 생각할 수 있는 잠깐 몇 분, 몇 초의 자기만의 공정과정을 만드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한 과정 자체가 나 스스로를 위한 투자 시간, 나 스스로가 굉장히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시간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천연에 맞는 사용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여타 상품처럼 펌프를 눌러 손쉽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천연의 것을
으깨면서, 물에 풀면서, 거품을 내면서 자기를 위해서 생각할 수 있는, 잠깐 몇 분,
몇 초의 자기만의 공정과정을 만드시는 것 같더라고요.

 

 

러쉬의 고객 분들은 주로 어떤 특성을 가지고 계시나요?
저희 고객 분들의 특징을 보자면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 번째로, 특이하고 처음 보는 브랜드에 관심을 갖는 트렌드 세터 계층이 많으세요. 핫 제품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시고, 만나 뵙고 이야기 나누어 보면 러쉬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에서 그러한 경항을 갖고 계시더군요. 또한 웰빙 혹은 그 다음 단계를 추구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이십니다. 환경을 생각해서 플라스틱 백 조차도 안 들고 다니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그러한 점들이 러쉬의 이념과 굉장히 밀접한 사고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어떤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고 계신가요?
조금 까다롭게 진행됩니다. 우선 그러한 활동이 러쉬 전체의 아이덴티티 컨셉과 맞는지를 면밀히 살펴봅니다. 공짜로 뿌려지는 식의 마케팅은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소비자를 직접 만나려고 노력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를 직접 만나시나요?
저희와 코드가 맞는 가수가 콘서트를 열면 단순히 후원이나 협찬에 로고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직접 제품을 다 가지고 나가서 그곳에 작은 매장을 차려요. 그러한 조건이 맞아야 할 수 있기 때문에 까다로운 것이죠. 그래서 콘서트 관람객이 지나가면서 ‘저게 뭐야?’를 고민하게 하는 것이죠. 단 한 사람이 보더라도 직접 테스트 해주고 느끼고 만지고 냄새 맡고, ‘아 러쉬 매장이 이렇구나’ 그래서 다른 곳에 가서도 ‘아 그때 봤던 것이랑 똑같아’라는 느낌, 항상 똑같다는 느낌이 되는 마케팅을 진행합니다. 가장 최근에는 <맘마미아> 시사회장에서 그러한 마케팅을 진행했었고, 예전에 김장훈 씨와 함께 했었습니다. 김장훈씨는 사회 공헌 사업도 많이 하시기 때문에 저희가 사회에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된 것은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느냐는 것이죠.

 

러쉬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시는 것입니까?
우선 친 자연주의, 친 환경 운동이죠. 저희 러쉬의 철학 자체가 ‘어떻게 하면 다같이 잘 살 수 있을까’입니다. 사회에 공헌하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한 브랜드거든요. 더 자연에 가깝고, 처음 인류의 탄생을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동·식물이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려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브랜드입니다.

 

 

본사의 철학과도 같은 방향인가요?
러쉬 본사도 항상 그린에 대해서 포커스를 더 맞춥니다. 누구를 돕고,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도 하지만, 첫 번째로는 동물·환경 등에 대해 더 포커스를 맞추는 것 같아요. 플라스틱 백을 쓰지 않고 코스메틱 상품의 주 재료인 팜 오일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생산해 낼 수 있는가에 고민합니다. 밀림의 오랑우탄을 보호하는 기금이라든지 매장 자체도 어떻게 하면 전기를 쓰지 않고 좀더 원시적인 방법으로 구현할까를 연구하죠. 만화 같은 이야기 같겠지만 숲처럼 보이는 매장을 구상하기도 하고, 당장은 불편해도 장기적 관점에서 환경을 보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네이키드 캠페인도 했었고, 길거리에 서서 플라스틱 백을 메고 가는 사람의 가방을 뺏어서 캔버스 백으로 교환 해준 것도 모두 같은 맥락입니다. 아직은 작은 힘일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개인이 하는 것 보다는 훨씬 효율적이라 믿고 있습니다.

  

RAW는 원형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코스메틱 상품의 원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코스메틱 상품군의 원형은 건강하고, 아름다워지고 싶고 그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싶은 욕구 혹은 치료의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러쉬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인간이 태초에 가지고 있던 외면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게 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내면적 사고 자체가 건전하고 건강해지도록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외모 콤플렉스를 ‘엉덩이 해결사’와 같은 재미있는 이름을 통해 어딘가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웃으면서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모두에게 아름답게 보이고 싶지만 결국 ‘미’라는 것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다라는 사실 또한 다시 상기시켜 주죠.

 

 

길거리에 서서 플라스틱 백을 메고 가는 사람의 가방을 뺏어서 캔버스 백으로 교환 해준 것도 모두 같은 맥락입니다. 아직은 작은 힘일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개인이 하는 것 보다는 훨씬 효율적이라 믿고 있습니다.

 

 

점차 코스메틱 브랜드들이 그러한 원형을 다루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2004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도 진행중인 도브DOVE의 리얼뷰티 캠페인도 비슷한 의미의 아름다움에 대한 접근인 것 같습니다. 이처럼 RAW한 접근이 트렌드라고 생각하십니까?
원형, 본질을 찾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본질을 찾아가는 러쉬의 움직임을 포함해서 여러 분야에서 RAW를 고민하는 접근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수십 년 간 빠르고, 편하고, 효율적이며 테크놀로지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적어도 그와 같은 기간만큼은 아니면 훨씬 더 길게 이 RAW라는 트렌드가 앞으로 보여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모든 국민이 다 그럴 수는 없겠지만 점차적으로 그 범위가 넓어지겠죠. RAW는 살아있는 한 영원히 지속될 인간 태초의 고민이 아닐까요?

 

사용자가 RAW함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시나요?
상품 구매 후 RAW함을 느끼는 요소는 사용자 자기만의 공정과정이 될 것 같습니다. 심지어 데오토란트도 직접 으깨서 쓰는 상품이 있습니다. 냉장고에 넣어두는 샤워 젤도 있고요. 뿐만 아니라 우선 상품 자체로 보면 천연의 신선도를 위해 매장에서도 냉장 보관 혹은 얼음 위에 올려놓는 디스플레이를 고안해 냈습니다. 온라인 주문에서도 신선도를 특히 요하는 상품은 매주 월요일까지 접수된 주문분만을 바로 제조한 후 바로 배송합니다. 상품 자체가 워낙 천연의 것 그대로를 쓰는 것 자체가 힘인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제품의 힘 때문에 저희가 많은 것들을 쉽게 풀어내 가는 경우가 많죠.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 롤프 옌센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RAW한 원형을 사용하고 진짜 본연의 것을 사용하면 그 자체가 스토리텔링이 된다’라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러쉬가 그러한 이점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 정도부터 저희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워졌습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한 기분이었습니다. 저희는 광고를 거의 하지 않고 프로모션도 소극적으로 하고 있었는데 작년쯤부터 큰 반응들이 왔습니다. 계속적으로 마니아 층이 늘어나면서 입소문도 크게 나고 있는 것 같고 그에 따라 매출 곡선이 크게 도약했습니다. 마케팅 할 때에도 굉장히 쉬워졌어요. 제품 명에 있어서도 비슷합니다. ‘파란 하늘과 푹신푹신한 하얀 구름들(Blue Skies & Fluffy White Clouds)’, ‘신은 청결을 구하신다(God Save the Clean)’, ‘핑크 캐롤라인(Pink Caroline)’, ‘나는 코코 해야한다(I Should Coco)’, ‘슬픈 샤워 젤을 위한 행복(Happy for SAD Shower Gel)’, ‘벌거벗은 천사들(Angels on Bare Skin)’, ‘전문가(The Ologist)’, ‘세계평화(World Peace), ‘8:30분 이후(After 8:30)’, ‘피부에 대한 연민(sympathy for the skin)’, ‘피부의 지상 낙원(Skin’s Shangri La)’ 등이 고객들에 의해 지어진 제품명이며 이렇게 RAW한 네이밍은 그 자체가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지더군요.

 

 

 

 

매장에서 보여지는 POP 디자인도 손글씨인데 특별한 의도가 있으신가요?
기본적으로 모두 내추럴 톤을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만물의 근원인 태양을 의미하는 노란색과 천연재료를 의미하는 연두색으로 이루어진 BI는 색채로서 브랜딩을 하기 위함인데 사실상 매우 강렬한 편입니다. 그래서 내부는 그 BI와 다양한 색상의 상품들의 내추럴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POP는 심플한 검정 칠판에 흰색 손글씨로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손글씨는 2002년도 런칭 당시 멤버의 작품인데 러쉬의 분위기를 정말 잘 살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현재 영국 본사 등 유럽 각지와 미국에서도 저희 선물용 패키지 디자인을 샘플로 많이 활용하고 있고, 내년에는 국내 패키지 디자인 몇 점을 전 세계 44개국의 러쉬 지점에서 사용할 예정입니다.

 

RAW가 하나의 트렌드로 이해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전에 양면성이 있듯이 RAW라는 트렌드가 좋은 점도 있지만 그 자체가 위험한 부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 가끔 뉴스에서 오히려 유기농이 더 안전하지 않다라는 말도 듣고, 그런 것에 관한 책도 나오고 하는 것을 보면 되려 불안한 생각도 듭니다. 마찬가지로 미디어에서도 사람들이 더 원초적이고 침해되어서는 안 되는 그러한 개인의 사생활을 끝까지 캐내어 밝혀내는 등의 그러한 원초적인 욕구 자체가 사실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인 것 같아요. 솔직한 것도 좋지만 휴머니티가 결여되면 모든 것이 순간 저질로 변모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향성과 도덕성도 RAW라는 트렌드와 함께 고민되어야 하겠죠.

 

 

MINI INTERVIEW
러쉬는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정세현 입욕제에 원래 관심이 많았었는데, 2002년 캐나다 여행 때 처음 봤어요. 첫인상이 굉장히 독특했다고 할까요? 향기도, 색깔도 너무 특이했어요. 그래서 호기심으로 처음 써봤다가 한국에 2003년 런칭한 후 2~3년간 꾸준히 써왔습니다.
서수진 저도 사용한지는 2~3년 정도 된 것 같네요. 친구가 하도 좋다 길래 그렇거니 했다가 코엑스 매장에서 처음보고 솔직히 처음에는 친구 선물용으로 샀어요. 그 후에 매장 앞을 지날 때 마다 향기 때문에 종종 들리게 되더군요. 그러다 처음 사서 써보고는 이제는 마니아가 되었죠.
러쉬 마니아 정세현, 러쉬 마니아 서수진
 
러쉬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정세현 당연히 향기죠. 남들은 강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그것이 러쉬만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천연의 향 그대로라서 그런지 강한 듯 해도 머리 아프거나 하는 것도 없고요. 언제나 러쉬 매장 근처에는 뭔가 독특하고 기분 좋은 향이 있어요.
 서수진 저도 매장에서 나는 그 향기가 너무 좋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 향이 나는 제품이 있는지 물어 봤는데 없다고 하더라고요. 매장에 진열된 전체 제품의 향이 섞여서 나는 향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전체 제품을 하나씩 사서 집에 두면 날 지도 모른다고 해서 웃었어요. 돈이 없어서 못산다고 했죠. 저는 그 향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집에 몇 개 사다가 두기도 하는데 그런 향은 안 나더라고 고요. 그래서 가끔은 살게 없어도 매장에 가서 한 두 바퀴 돌고 그 향이 몸에 배게 할 때도 있어요.
향 말고는 어떤 점이 좋으신가요?
서수진 저는 향도 향이지만 솔직히 그보다는 기능이에요. 단순히 향만 좋다고 했으면 이렇게까지 마니아가 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사실 직원들이나 주변에서 하는 말이 문제가 아니라, 써보면 알아요. 그전에도 천연제품이라고 소개되는 브랜드들 많이 써봤지만 러쉬는 정말 천연인 것이 믿어지는 브랜드였어요. 느낌이 달랐죠. 피부가 좋아지는 건 너무 좀 당연한 것 같고, 회사에서 피곤하고 스트레스 많이 받은 날 같은 경우 저녁 때 거품 목욕하면 사우나 안 가도 될 만큼 피로가 풀리면서 잠도 잘 오는 것 같고요. 특히, 마스크 오브 메그노민트라는 팩이 있어요. 민트 들어간 그 팩은 얼굴뿐만 아니라 많이 걸은 날은 다리에도 바르면 정말 시원해요. 천연제품이다 보니 어디에 써도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그 제품 처음 살 때 직원 말로는, 저녁에 라면 먹고 자서 아침에 얼굴 부었을 때 그 팩을하면 가라 앉는다는 거에요. 솔직히 그거는 증명 못하겠어요 여튼 그 직원말이 재미있어서 호기심에 샀다가 지금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상품이 됐죠.
정세현 저 같은 경우는 몸이 굉장히 건성인데 보통 바디 로션은 끈적거리는게 너무 싫어서 잘 안 바르게 되더라고요. 근데 러쉬 바디버터는 고체 비누처럼 생겼는데 쓱쓱바르니 편하기도하고 보습효과도 로션보다 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러쉬 제품이 너무 재미있어요. 특히 입욕제는 목욕 시간을 재미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볼 형태니까 거품을 내면서 다시 아기가 된 것 같기도 하고요. 또 좋은 점은 자기가 원하는 향이 나도록 여러 상품을 조금씩 섞어 사용할 수 있다는 거죠. 개인 제조상품(?), 그런 점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정세현 러쉬가 워낙 광고를 안하고 마니아들만 쓰다 보니까 이름 때문에 재미있던 적이 있었어요. 처음에 여기서 제품써보고 너무 좋아서 친구들에게 마구 이야기 했더니 러쉬에서 그런 비누 같은 것도 파냐고, 그런데서 나오는 물건 쓰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다단계 일지도 모른다면서요. 러쉬 앤 캐쉬Rush & Cash라고 알아들은 거죠.
서수진 전 재미있다기 보다는 신기했던 경우가 있었죠. 처음에 아쿠아마리나라는 제품을 샀을 때 물이 들어가면 제품이 상한다고 하더라고요. 조심조심 쓰다가 거의 다 썼을 때 정말 상하는지 궁금해서 물을 넣고 놔둬봤죠. 그랬더니 곰팡이가 생기더라고요. 너무너무 신기하고 믿음이 가더라고요. 이래서 러쉬구나 했죠. 그때부터 정말 많이 산 것 같아요. 믿어버린 거죠.
사용법이 불편한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용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수진 보통 화장품 사면서 특별한 주의사항을 들어본 적이 없던 것 같아요. 그냥 실온에 두고 쓰면 된다는 식이었어요. 하지만 러쉬는 사용법이 뭔가 까다로웠고 그만큼의 수고가 고스란히 장점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신뢰가 되니까 계속 사용하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익숙해지면 오히려 더 편한 것 같아요. 제 나름대로의 규칙이 생기거든요.
정세현 물론 사용과 보관에 불편한 점은 있어요. 특히 헤어관련 고체 상품이 그런 것 같아요. 어떨 때는 조금씩 녹아버리는 것 같아서 너무 아까웠어요. 그런데 쓰다보니 오히려 더 오래쓰는 것 같아요. 보통 샴푸는 그냥 쭉쭉 눌러서 사용하면서 더 헤픈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천연이라는 믿음이 있으니까 저에게 좋은 것만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번 기사가 RAW와 관련된 기획이라고 들었는데 그런 점에서 저는 러쉬가 RAW한 브랜드 같아요. 자연 그대로 가장 친숙하되 사람에게 이로운 것이 뭘까를 계속 해서 고민하는 브랜드가 RAW한 브랜드라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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