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익히고, 마음으로 간을 내고, 영혼으로 음미하다
자연의 순리, 포용력, 조화,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요리의 RAW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임지호  고유주소 시즌1 / Vol.7 RAW (2008년 11월 발행)

자연의 현상을 연구하는 데 평생을 매진하고, 그 순리에 따라 인생을 살며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가 있다. 그는 풀 한 포기, 씨앗 한 알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으며 그 안에서 우주적 질서의 위대함을 발견한다. 자신도 사람으로 형상화된 하나의 자연으로서, ‘순리의 맛’을 정성스럽게 담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사실 요리사보다는 ‘자연 요리 연구가’라는 직함이 더욱 어울린다. 그에게 있어 음식의 본질이란, 그리고 음식의 RAW함이란 과연 무엇일까?

자연으로 익히고, 마음으로 간을 내고, 영혼으로 음미하다 요리, 친환경, 날 것, 트렌드

RAW를 본질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음식의 본질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그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신 분이 임지호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요리의 소재와 그 소재의 본질적인 개성, 색상, 디자인 이러한 요소들이 서로 어떠한 관계를 가졌는지, 그리고 어떻게 조화를 시켜야 할지 고민합니다. 음식의 재료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물이 음식 재료입니다. 만물은 살아있는 생명인 동시에 어디든지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가 될 수 있지요.

 

예를 들어, 하나의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 때, 그 순간에는 재료의 고유 향기가 날아가는 것 같지만 그 본질에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러한 재료들이 모여서 하나의 음식을 만들게 되고 그 행위 자체가 교감을 나누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행위는 무척 역동적이죠. 제가 행복한 이유가 이러한 역동적인 행위의 중심에 서 있는 동시에, 그 행위 속에서 자아를 비춰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는 이 순환하는 자연 그대로를 혀로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야겠네요.

 

 

그렇다면, 그 ‘역동적 행위의 중심’에 있는 선생님 요리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제 요리 특징 중의 하나가 그 재료가 가진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요리에 간을 세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대신 소스를 곁들이죠. 저는 그 소스를 ‘기다림의 맛’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본질이 다른 성분과 서로 어우러지면서 완전하게 성립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그 기다림만을 가지고는 감동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기다림의 맛과 더불어 화식과 생식이 필요한 것입니다. 음식이란 불에 익힌 것, 날 것, 기다린 것 이런 게 완전한 하나가 되는 과정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quot_left음식의 재료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물이 음식 재료입니다. 만물은
살아있는 생명인 동시에 어디든지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가 될 수 있지요.quot_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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