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vs. Off
개인, 전복의 힘을 갖다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배근정  고유주소 시즌1 / Vol.11 온브랜딩 (2009년 08월 발행)

“디지털 세상에서 모든 것은 극단적으로 개인화된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가상공간, 모든 나라에서 수천만의 합법적인 오퍼레이터operator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공감각적 환영consensual hallucination.” 이것은 1980년 사이버펑크 계열의 작가였던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의 소설 《뉴로맨스》에 소개된 ‘가상공간’이다. 이것이 바로, ‘가상공간’이라는 용어가 세상에 처음으로 소개된 것이다. 30년 전, 윌리엄의 상상 속에 펼쳐진 가상공간은 ‘공감각적 환영’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인터넷’이 마련해준 가상공간은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가상공간이다. 이 가상과 실재를 넘나들며 살고 있는 한 여자의 삶으로 먼저, 초대한다.

그 여자 vs. 그 여자

 

여기, 한 여자가 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 한 회사에서 1년 여 정도 일하다 결혼을 하면서 사표를 던졌다. 처음에는 그저, 샐러리맨 생활에 지쳐 조금 쉬어볼 요량이었지만 시험관 시술을 통해 귀한 자녀를 (그것도 한꺼번에 둘이나) 얻자 아예, ‘전업주부’ 선언을 해버렸다. 자신의 이름보다 ‘두 아이의 엄마’로 불리는 그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줌마다.

 

또 한 여자가 있다. 인터넷에 마련된 그녀의 블로그에 ‘오늘의 추천 요리’가 뜨자마자 각 지역의 마트에서는 그 요리의 재료를 준비하느라 부산히 움직인다. 거기에 그녀가 즐겨 사용한다는 한 회사의 오븐 제품이 공개되기가 무섭게 똑같은 모델의 오븐이 하루 만에 무려 1,300여 개가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기업에서는 무슨 수를 동원해서라도 ‘그녀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그녀는 이제 남편보다 3배나 높은 연봉을 받는다.

 

판이하게 다른 삶을 사는 두 사람.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서로가 서로를 극으로 밀어내려고 애쓰는 듯, 닮은 꼴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도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이 두 사람은 놀랍게도(?) ‘동일’인이다. 바로 그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문성실 혹은 둥이맘이라 불리는 이다.

 

쌍둥이 남자 아이를 키우며 여느 주부들처럼 아이들이 ‘그저’ 건강하게 크는 것만을 바라는 그녀, 문성실. 특이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녀가 인터넷에 ‘둥이맘’이라는 아이디로 로그인하는 순간 갑작스레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다. 그녀는 바로, 하루 2만 명이라는 기적에 가까운 방문자 수를 기록하는 블로그 ‘문성실의 아침 점심 저녁’의 운영자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그녀는 가히, 스타다. 그녀가 포스팅 하는 요리는 대한민국 주부들의 저녁 메뉴로 단번에 낙찰(?)되고, 그녀가 “이 양념이 맛있어요”라고 한 마디라도 할라 치면 그 양념은 어느새 인터넷의 인기 검색어 대열에 오른다. 문성실 vs. 둥이맘. 이들의 차이점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도록 하자.

 

‘36세’ ‘쌍둥이 남자 아이의 엄마’ ‘결혼 16년 차’ ‘27평의 아파트’ ‘전업 주부’ ‘단발머리’…

 

만약, 당신이 누군가에게 문성실이라는 인물을 소개한다면 (물론, 그녀가 블로그를 개설하기 전이라는 가정 하에) 어떻게 얘기하겠는가. 아마도, 이러한 수식어가 그녀의 이름 앞에 구구절절 붙을 것이다. 이것은 그녀를 ‘문성실’이라고 명명(命名)해주는 사회적 코드(Code)다. 이 사회적 코드 없이는 그녀의 존재는 사실상, 무의미하다(생각해보라. 우리도 누군가에게 자신을 설명할 때, 직업, 나이, 성별 등의 신상명세를 줄줄이 읊어야 한다).

 

그녀는 어디를 가든지 크든 작든 이 사회적 코드의 지배를 받는다. 아이를 더 낳거나 혹은 취업을 하거나 성형수술을 하여 코드 변환을 하지 않는 한, 그녀의 삶은 대부분 이 코드 안에서 결정되고, 선택된다. 예컨대, 그녀를 부를 때면 그녀의 이름보다 ‘아줌마’ 혹은 ‘쌍둥이 엄마’라는 호칭이 반사적으로 툭, 튀어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이 코드는 ‘사회’라는 지도(地圖)에서 그녀의 자리를 알려주는 ‘고정된 좌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녀가 ‘둥이맘’으로 변하는 순간 그녀는 이 좌표에서 ‘완벽하게’ 이탈을 감행한다. 그녀를 ‘문성실’이라고 인식시켜주는 육체나 신분장치, 경제적인 지표 등의 좌표는 더 이상 둥이맘이 된 그녀에게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자,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이것이 아니다. ‘둥이맘’에게는 어떠한 수식어도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그녀의 키가 큰지 작은지, 그녀의 나이가 많은지 적은지, 그녀가 몇 평의 아파트에 사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좀 더 정확히 말해, 그것은 그녀를 설명하는 어떤 필요 충분 조건도 (옵션까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직, 그녀는 ‘둥이맘’으로만 존재할 뿐 사회적인 코드 따위(?)는 필요 없다. ‘둥이맘’이 하나의 좌표이며 그녀를 명명케 하는 지표일 뿐이다. 그런데 이런 둥이맘에게도 몇 가지 행동 규칙은 있다.

 

 

1. 불연속적이다. 둥이맘은 항상(always)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녀는 때때로(sometimes) 나타난다. 그래서 그녀의 삶은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2. 독립적이다. 그녀는 절대, 남에게 예속되지 않은 채 철저하게 독립성을 유지한다.
3. 목적적이다. 둥이맘은 철저하게 목적에 따라 움직인다. 그녀의 목적은 요리 포스팅!

 

이 세 가지 규칙이 끝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규칙이 하나 더 남아 있다. 이것이야말로 문성실과 둥이맘을 가장 명확하게 구분해주는 가름선이다. 이 네 번 째 규칙은 잠시 후 얘기하도록 하겠다.
다시 문성실로 돌아와 보자. 문성실은 사회라는 ‘구조’ 속에 존재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사회의 질서에 따라 움직이며 그 구조를 벗어날 수도 뛰어 넘을 수도 없다. 따라서 문성실이라는 ‘개인’보다는 그녀가 속한 ‘사회’, 구체적으로 그녀가 서 있는 ‘좌표’가 더 힘을 가진다. 그러나 둥이맘은 그녀 자신이 사회이며, 좌표다. 그럼 이쯤에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다. 무엇이 문성실과 둥이맘 사이에 ‘간극’을 만들어냈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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