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BRAND 변증법적 브랜딩 과정
On-Brand : The Dialectical Branding Process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최영일  고유주소 시즌1 / Vol.11 온브랜딩 (2009년 08월 발행)

우리는 브랜드를 특정 기업이 만들고 미디어가 유포하고 우리가 본다고 착각하지만 브랜드는 이미 우리의 눈을 통과하는 순간 주관적 심리영역에서 고유한 사고체계와 이미 축적된 정보와 섞이면서 왜곡되거나 ‘자기조작화’된다. 그것도 나 하나가 아니라 사회연결망이라는 우주의 집단무의식의 공조현상 속에서 말이다. 물리적 영역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하이젠베르크Heisenberg가 제시했다. 아인슈타인 이후 그는 우리가 전자입자를 측정하려고 개입하는 순간 전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진다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발표했고, 193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과학은 전자의 위치를 통계적으로만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진정한 브랜드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사실 ‘진정한’ 브랜드란 없다고 생각하라. 하나의 브랜드는 매순간 새롭게 태어난다. 구조와 행위의 뒤얽힘 속에서 브랜드는 순간적으로 존재하고, 점멸하며, 현현顯現할 뿐이다. 초기에는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향후에는 행위체 네트워크를 부유하는 브라운운동을 유유히 하면서.

들어가며

브랜드의 기원에 관한 몇 가지 설이 있다. 고대 그리스의 항아리 상인들이 자신들의 제품에 낙인을 찍었다는 기록이나 고대 이집트 유적에서 석공들의 생산자 서명이 발견되었다는 설, 혹은 중세 영국의 위스키 제조업자들이 술통에 찍은 표식 등 다양하다. 그러나 브랜드의 기원이 특정상품의 메이커를 식별하기 위해 표시한 ‘낙인’이라는 사실은 공통적이다. 하지만 필자는 브랜드의 기원을 구약성서로 본다. 신이 최초의 인간 아담을 창조하고 부여한 첫 번째 과업이 생태계의 각 개체에 이름을 붙이는 일이었던 것이다. (창세기 2장 19~20절) 남성인 아담이 스스로 최고의 ‘네이밍(Naming)’으로 생각하고 환호했던 개체가 무엇이었을까? 바로 ‘여자’였다. 물론 ‘네이밍’은 ‘브랜딩Branding’의 전부가 아니다. 하지만 명명, 즉 ‘이름 짓기’는 브랜딩 과정의 핵심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름(Name)’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되짚어 보아야 한다.

 

 

그리스 철학의 전통에 따르면 모든 사물에는 ‘본질’과 ‘형상’이 있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는 보다 중요한 것은 ‘본질’, 즉 ‘영혼’으로 보았고, 이를 표상하는 ‘형상’, 혹은 ‘육체’의 다른 말로 ‘이름’은 허상이자 불확실하고 가변적인 것으로 폄하하였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19세기 대표적인 언어학자 소쉬르(Saussure)는 언어체계를 분석하며 ‘기표(signifiant)’와 ‘기의(signifie)’를 구분하였다. 여기서 한 사물을 표현하는 기호와 그 기호가 가리키는 실제 의미는 우리의 의사소통체계에서 과연 분리 가능한 것인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기호’가 없다면 의미는 담길 그릇 없이 쏟아진 물들이 되어 소통 불가능한 사회가 될 것이고, ‘의미’가 불분명하다면 알아들을 수 없는 시그널들이 난무하는 바벨탑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따라서 어느 한 쪽이 빠진 커뮤니케이션 체계란 성립불가능하다.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체계에서 명명(命名)과 호명(呼名)은 어떤 ‘의미’를 호출하고 공유하는데 가장 중요한 ‘약속’이다. 따라서 브랜드는 ‘특정한 약속 관계에서 그 의미를 호출할 수 있는 기표’인 것이다. 이 열쇠로 열고 들어간 곳이 허드레 창고인지 보물창고인지는 또 다른 문제영역이다.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역사를 약술한다면 의미 중심의 절대주의 구조에서 형식 중심의 상대주의 구조로의 전환과정이었다. 과거에는 영원불변하는 의미가 훨씬 중요하다고 보았고, 그것을 표시하는 ‘이름’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 주종관계가 역전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에 들어와서이다. 20세기 시장자본주의의 고도화가 기의보다 기표가 더 힘을 발휘하게 된 전환을 만들었고, 기술주도의 미디어 발전이 형식 중심으로의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그리하여 1960년대 이후 매클루언(Mcluhan,우리에게는 ‘맥루한’으로 더 잘 알려진)의 시대가 열리면서 세기 말 급속히 부상한 인터넷 혁명은 ‘미디어’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지각변동을 만들어냈다.

 

이는 19세기 학자 콩트Conte가 말한 역사진화의 세 가지 단계에 한 가지를 더하도록 한 변혁적 사건이다. 인간의 역사는 신화의 시대에서 형이상학의 시대로 이전했고, 다시 과학의 시대에 도달했는데 이제는 바야흐로 ‘브랜드’의 시대가 된 것이다. 일부 독자들은 인간집단이 믿음을 던져온 신神-철학-과학의 수준에 브랜드를 나란히 놓는 것에 반감을 느낄지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는 “신의 현시대적 동격으로 ‘돈’을 놓는 것 보다는 차라리 브랜드여서 다행”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역사적 과정에서 신본주의의 으뜸은 ‘신’이었으며 르네상스 이후 인본주의의 으뜸은 ‘인간’이었으니, 자본주의의 왕은 ‘자본’, 즉 돈이어야 마땅함에도 다행히 단순한 물질 자체만이 아닌 ‘가치’를 담고 있는 브랜드인 것이 차라리 낫지 않은가.

 

앞서 살펴본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변화는 인간의 정신과 가치관의 영역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이루어졌다. 전통적으로 성(聖)과 속(俗)을 구분해온 문화가 두 가지 방향의 복합적 진화로 나타났다. 콩트가 말한 과학의 시대 이후 세속세계에 대한 거룩함의 구속력이 급속히 약화되었다.

또한 한 개인의 삶 속에서 대립되는 두 영역은 충돌 없이 모순적 공존을 이루기도 한다. 더하여 보이지 않는 초월적 존재에 대한 관심보다 물성(物性), 물질(物質), 물화(物化)에 대해 강해진 집착은 물신(物神)에 대한 무의식적 숭배로 이어졌다. 현대 대중의 이러한 종교적 심상, 혹은 세계관에 관한 사회 심리적 변화는 브랜드의 시대가 출현하는데 중요한 배경을 이룬다.

중요하게 포착해야 할 변화의 핵심은 기의 중심의 기표 종속이 두 요소의 균형 잡기(Balancing)로, 나아가 기표 중심 사회로 이행되었다는 점과 앞으로 말할 브랜드 공급자 중심의 브랜드 소비자 종속이 이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되었다는 점이다.

 

 

신의 현시대적 동격으로 ‘돈’을 놓는 것 보다는
차라리 브랜드여서 다행”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역사적 과정에서 신본주의의 으뜸은 ‘신’이었으며
르네상스 이후 인본주의의 으뜸은 ‘인간’이었으니 자본주의의 왕은 ‘자본’,
즉 돈이어야 마땅함에도 다행히 단순한 물질 자체만이 아닌
‘가치’를 담고 있는 브랜드인 것이 차라리 낫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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