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RELATIONSHIP
IT. Information Technology에서 Identity Touch로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권민  고유주소 시즌1 / Vol.11 온브랜딩 (2009년 08월 발행)

본격적인 인터넷 비즈니스 활동이 시작된 지난 1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경험했다. IMF 외환위기부터 지금의 세계 경기악화까지, 그리고 사스에서 신종 플루, 이라크 전쟁에서 북한의 핵위협까지 온라인 세상에 신경을 쓸만한 여력이 없었다. 비록 지금 온라인의 변화에 대해서는 가히 ‘혁명적인 웹 2.0시대의 도래’라고 말하곤 하지만 그것이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업인들과 브랜더들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메일 확인이나 정보 검색 용도로만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그저 편리한 세상이겠지만, 시장의 변화를 아는 브랜더들은 소비자들에 의한 최후의 심판의 세계가 왔다는 것을 알 것이다.

Dilationship, 온라인 족보

한 포털회사에 이런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저는 생물학적으로는 죽어도 온라인에서 영원히 살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제가 죽은 다음에도 저의 딸과 아들과 대화를 할 수 있고, 증손자와 고손자와도 이야기를 할 수 있고, 300년 뒤 나와 비슷한 유전자 배열로 생김새와 성격이 나와 쏙 닮은 자손과도 이야기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아마 그 친구는 나와 비슷한 의사결정을 하며 나와 비슷한 삶을 살지 않을까요? 어쨌든 제가 생각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일상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주제 10,000가지를 선택합니다. 제가 그 질문에 대해서 시간 날 때마다 영상이나 글로 기록을 해 두는 것이죠. 또한 저의 일기나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쓴 글들을 모두 기록합니다.

 

저에게 영향을 주었던 책과 좋은 글귀도 적어놓죠. 그러니까 저의 모든 생각과 경험 그리고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많은 자료들을 모두 저장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기록’으로 존재하는 저를 만드는 것이죠. 그런 다음에 자손들이 저에게 질문을 하면 제 블로그 안에 있는 인공지능 로봇이 제가 예전에 준비했던 답을 바로 말해줍니다. 준비하지 않았던 질문이라면 저의 여러가지 글에서 답을 찾아서 말해주는 것입니다. 그런 글에도 답이 없다면 저의 혈액형, 취향, 가치관, 스타일 그리고 그때의 감정을 참고해서 말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할까요?”

 

“그래서 무엇을 원하시죠?”
포털회사의 마케터는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물어 보았다.

 

“꼭 뭘 원하기보다는 저는 계속해서 자손들과 ‘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단지 저의 유전자 정보만 전해주고 싶지는 않아요. 일단 자손들이 원하는 삶을 살다 보면 저를 찾아 와서 묻고 싶은 것이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선조들의 경험과 지식이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친근감이라고나 할까요? 굳이 검색이라는 기술적 용어로 표현한다면 패밀리 리서치(Family Research)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냥 돌아다니는 지식이 아니라 내가 경험하고 배운 것을 후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들과 끊어지지 않는 관계를 가지고 싶습니다.

 

사실 저는 10년 뒤에 사춘기를 맞이할 딸과 아들에게 차마 말하고 싶지 않은 주제로 편지를 써 두고 있습니다. 만약 딸이 나쁜 친구의 권유로 담배를 피게 된다면, 교통사고를 낸다면, 마약을 하게 되었다면, 가출하고 싶다면 그리고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대략 이런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마 제 자식이 스무 살이 되면 제가 지금 저의 아버지와 대화가 안 통한다고 느끼는 것보다 더 안통한다고 느낄 것 같아요. 그래서 미리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관계가 끊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영적인 대화가 필요하죠.”

 

“그런데 영적인 대화가 뭐죠?”

 

 

지금까지 밝혀졌거나 알려진 8대 요소들은
결국 ‘관계’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터넷은 그 동안 제한적인 시간과 공간 안에서 운명에 지배당해 왔던 ‘관계’를
재미, 이익, 정보, 관심, 참여, 개방 그리고 공유라는 이름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딜레이션십, 즉 ‘디지털 릴레이션십’이다.

 

 

10년 전에 이런 황당한 이야기를 했다면 미쳤다고 했을 테지만 지금은 기술적으로 접근과 수용이 가능한지를 검토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구글은 신의 관점으로 세상의 모든 책을 전자책으로 만들려고 하고, 태평양 해저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지구의 어떤 곳도 수십 미터 위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환상적이고 재미있는 미래로 상상하며 기다리는 것들은 구글을 이기려는 수많은 기업들이 더 획기적인 방법으로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순수 역사는 20여 년 정도 되었지만 본격적인 인터넷 비즈니스의 역사는 아마존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10년을 약간 넘는 짧은 기간이다.

 

과거가 가장 확실한 예언가라고는 하지만, 짧은 인터넷 비즈니스 역사의 10년 과거를 보면서 앞으로의 10년을 내다본다는 것은 이렇게 빠른 변화의 속도라면 예견하건대 아마도 100년 앞을 내다보아야 가능할 것이다. 즉 인터넷은 어디로 진화하고 있을까에 대한 예측은 그 누구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메모리 용량 증가 속도와 정보의 전달 속도는 예측하지 못하더라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인터넷 진보의 ‘방향’이다. 그 방향은 앞에서 포털사와 미래의 인터넷에 대한 대화에서 흘렸던 단어인 ‘관계’이다.

 

최근에 인터넷의 확실한 진보를 온몸으로 체험한 적이 있다. 필자는 트위터라는 것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꿈의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칼 라커펠드(Karl lagerfeld)의 3만 명의 팔로어 중 한 명이 되었다. 그가 말한 것을 받아 적고 있으며 그가 읽어보라는 책, 반드시 찾아보라는 장소, 생각해보라는 주제, 그리고 그분(?)이 고민하는 문제를 하명받고 있다. 어떻게 내가 런던에 있는 그분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을까? 뭔지 모르겠지만 바로 인터넷이 ‘관계’를 향해서 초월적인 혁신을 만들어 내며 변화 중에 있기 때문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관계’라는 관점으로 온라인의 구조를 살펴보자. 아이러브스쿨, 카페, 싸이월드,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세켄드 라이프, 위키피디아, 그 외에 온라인 세계를 장악(?)한 사이트의 뒷면에는 대부분 독특한 관계, 친밀한 관계, 기능적 관계, 교육적인 관계, 영적 관계 등 다양한 관계들이 구축 되어있다. 이런 다양한 관계가 인간 대 인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독특한 관계도 조성했다.

 

특히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에게 있어서 온라인의 태동으로 인한 소비자의 급작스러운 태도 변화와 적극적인 관계 맺기는 당혹스럽다. 그들은 브랜드를 단지 소비하지 않고 수집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상품 수집 역시 단순히 상품뿐만 아니라 철학, 비하인드 스토리, 감동적인 이야기, 생산자도 모르는 상품 이야기들을 광적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위에 자신들이 브랜드에 갖는 지극히 사적인 감정들을 토핑해서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이야기로 재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모은 브랜드에 관한 것으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또한 기업과의 관계를 요구한다.

 

이런 반응에 대해서 대부분의 기업은 처음에는 감사했지만 그 이후에는 그들의 집착과 열정에 놀라는 한편,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특정 브랜드 웹사이트에 하루 방문자수가 만 명이 넘어가면서 ‘그들’에게 ‘선택’되면 상품 출시와 동시에 커다란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 ‘그들’에게 잘못 ‘찍히면’ 브랜드는 그대로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들’이 시장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상품의 생산라인과 광고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다시 돌아가서 웹 이전의 브랜드 매장에서는 사람들이 ‘오감’을 통해서 상품을 구매했다. 과일은 냄새를 맡아보고, 옷은 입어보고 그리고 이사할 곳은 찾아가 보았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이것은 인터넷이 이 땅에 퍼지기 전에 ‘진리’에 가까운 ‘진실’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사기 위해서 매장보다는 인터넷에 접속하고 자신들이 알고 있는 모든 네트워크을 통해서 자신이 구매할 제품에 대해서 보지 않고 듣는다. 바로 ‘오감’을 사용하지 않고 ‘교감’을 통해서 상품을 구매하게 된 것이다. 일견(一見)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의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진 상품보다는 ‘상품평’과 ‘댓글’을 통한 백문(百聞)에 의해서 소비를 결정한다. 다수의 사용후기가 합리적인 구매의 기준이 된 것일까? 확실한 것은 소비자는 단순히 소비를 위한 ‘상품’보다는 이것을 통해서 어떤 ‘체험’을 할 수 있을까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예의주시해야 할 것은 바로 브랜드에 관한 교감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거나 소속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지 상품 구매를 위한 정보를 탐색하기 위하여 브랜드 커뮤니티에 가입을 해서 상품에 관한 질문을 하면, 방금 전만해도 자신과 전혀 관계없었던 사람이 구매에 영향을 주는 관계가 되어버린다. 정확히 말하면 자신과 비슷한 관점과 뜻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에서 뜻이 같은 사람을 ‘동지’라고 말하고, 그 뜻을 함께 이루어 가는 사람을 ‘동반자’라고 말한다. 이런 비슷한 동질감을 느끼면서 특정 브랜드 예찬론자들이 설파한 브랜드의 정보를 모두 주워 담으며 사람들은 자신이 구매하려는 상품에 대해서 ‘필요’를 느끼기 보다는 ‘필연’을 확신하고 싶어한다.

 

그것이 기업인들이나 마케터들과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 마케팅은 궁극적으로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한다.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인가? 소비자가 브랜드에 관해서 충성된 감정을 누적시키는 것이다. 예전까지 마케터들은 어떤 상품을 팔기 위해서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인지도를 올려서 익숙함과 친숙함으로 팔았다. 간혹 그것을 충성도라고 말하지만 ‘많이 알고 있는 상품이 안전하다’라는 인간의 기본적 심리를 건드리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몇조 원의 광고로 상품을 알린다고 소비자들이 그 값어치만큼 충성도를 보일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TV에서 새로운 상품이 나오면 사람들은 인터넷에 들어가서 그 물건을 찾는다. 그리고 자신이 여러 정보 검색을 통해서 선택 여부를 판단한다.

 

재래식 마케팅 전략에서는 마케팅은 인식의 게임이었고 이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포지셔닝이 중요하다라고 배웠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지금은 기업이 자신의 브랜드 메시지를 주장하거나 조작하기 전에 소비자들이 먼저 온라인에서 ‘관리’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즉, 온라인에서는 소비자에 의한 브랜딩이 일어나고 있다. 만약에 브랜드의 진정성이 ‘공감’이 된다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꿈의 브랜드가 되고, 그렇지 않다면 4대 매체에 편성 스케줄을 잡기도 전에 사라지게 될 것이다.

 

본격적인 인터넷 비즈니스 활동이 시작된 지난 1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경험했다. IMF 외환위기부터 지금의 세계 경기악화까지, 그리고 사스에서 신종 플루, 이라크 전쟁에서 북한의 핵위협까지 온라인 세상에 신경을 쓸만한 여력이 없었다.

 

비록 지금의 온라인의 변화에 대해서는 가히 ‘혁명적인 웹 2.0시대의 도래’라고 말하곤 하지만 그것이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업인들과 브랜더들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메일 확인이나 정보 검색 용도로만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그저 편리한 세상이겠지만, 시장의 변화를 아는 브랜더들은 소비자들에 의한 최후의 심판의 세계가 왔다는 것을 알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세상의 4대 원소로 물, 불, 바람, 흙을 꼽았던 것처럼 2000년도에 성공적인 웹 마케팅의 5대 원소는 재미, 이익, 관계, 정보 그리고 관심이었다. 지금보면 누구나 다 아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10년 전에는 디지털 유전자 지도를 보는 것 같았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이 5개의 요소가 모두 있거나 두 개 이상의 요소만 차별점이 있다면 성공을 했다. 최근에는 웹 2.0 시대가 되면서 3대 요소가 또 추가 되었다. 바로 참여, 공유 그리고 개방이다. 재미, 이익, 관계, 정보, 관심이 횡축이라면 참여, 공유, 개방은 종축, 즉 깊이를 말해주는 것 같다. 사실 이런 특정 단어들을 몇개 안다고 해서 웹 전체를 알지는 못하지만 최근에 온라인을 리딩하는 웹사이트들를 보면 이 8개의 단어들을 중심으로 컨텐츠와 운영방식이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밝혀졌거나 알려진 8대 요소들은 결국 ‘관계’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터넷은 그 동안 제한적인 시간과 공간 안에서 운명에 지배당해 왔던 ‘관계’를 재미, 이익, 정보, 관심, 참여, 개방 그리고 공유라는 이름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딜레이션십(Dilationship), 즉 ‘디지털 릴레이션십’이다. 초창기의 인터넷은 정보의 교환이 주요한 기능이었기에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본격적으로 온라인에서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사람들이 ‘관심’을 얻고 소비자와 관계로 브랜딩이 될 경우에는 그야말로 심장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간 것과 같은 커다란 변화를 가지고 온다.

 

흔히들 온라인 시장과 오프라인 시장이 나누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온라인에서 자신이 구매할 상품에 대해서 충분한 체험과 지식을 얻은 후에 오프라인에서 구매한다(온라인에서 바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즉 컴퓨터 안에 있는 시장과 도로에 있는 시장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을 중심으로 시장이 통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매로 이어지는 ‘신뢰할 만한 상품 정보’는 특정 사이트에서 관계를 맺은 사람(카페 멤버, 관심 브랜드 사이트 소속 회원 등)의 ‘탁월한 브랜드 체험 간증’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온브랜딩의 중심축 중에서도 핵심에 해당하는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살펴보도록 하겠다.

 

 

Relationship, 생명과학 그리고 관계

Relationship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의미한다. 또한 Relationship은 생물학에서는 ‘유연관계’라는 학술용어로 쓰이는데, 이는 생물 분류군의 계통에 있어서 상호의 계통 발생상 근접성의 정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접근으로 ‘관계’의 본질을 이해해 볼 수 있다.

 

먼저 ‘관계’의 개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드라마를 보면 방송 처음부터 방송이 끝날 때까지 ‘사건’보다는 오직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 일상의 대부분이 행복과 불행으로 이루어진다면 이것은 관계가 잘 맺어지거나 깨져서 일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관계는 무엇일까? 너무 쉽게 정의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으나 그 정의는 명료하다. 관계란 ‘둘이나 그 이상의 사람들이 상호적으로 무엇인가를 나누는 것’이다. 따라서 관계는 반드시 상호적interact이라는 필요조건을 가지고 있다. 다른 말로 상호적이 아닌 것은 관계가 아니다. 상호적이라는 행위는 무언가를 서로 나누어 갖는 것이다. 물질이든 감정이든 말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서 대화를 나누거나, 정보를 나누거나, 일상의 사건을 나누거나, 사진을 나누거나 아니면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는 물건을 나누어 갖는다. 인터넷의 등장은 시공간의 한계를 가지고 있던 ‘관계’를 진화시켜 우리에게 상상하지 못한 결과물을 만들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어제 보고서에 노르웨이 소년이 자신의 집 뒤뜰에서 찍은 오로라 사진을 사용했었다. 만약 이런 오로라 사진을 비용을 지불해서 얻으려면 얼마를 내야 할까? 하지만 지금은 플리커 회원이라는 관계 때문에 무료로 쓸 수 있다. 만약에 그 친구에게 정성스러운 메일만 보내면 아마 예전 같으면 싯가로 100만 원이 넘을 1,000장 이상의 사진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이런 관계는 무슨 관계일까?

 

관계는 두 가지 관계로 구분된다고 한다. 첫 번째는 ‘협력’이라는 상호작용이 있는 ‘기능적인 관계’이다. 두 번째는 ‘교제’라는 상호작용이 있는 ‘완성적인 관계’이다. 기능적인 관계는 단순하다. 거래를 중심으로 대가라는 것이 기반을 이루는 관계이다. 반면에 완성적인 관계는 가족이 대표적이다. 종교단체를 비롯한 특별한 사명을 가진 단체도 여기에 포함된다. 서로 존재하면서 교제함이 목적이다.

 

그렇다면 지금 인터넷에 일어나는 관계들은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얼굴도 모르고 서로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플리커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그 귀한 사진을 모두 주는 관계는 무엇일까? 위키피디아에서 일명 ‘집단지성’ 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협력해서 무보수로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give and take라는 자본주의 사회체제 아래 최근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끈끈한 ‘비영리적 협력(참고 : p250)’은 낯설다.

 

일반적으로 기능적인 관계가 완성적인 관계에 이르기는 어렵다. 직장부하 직원이 직장상사에게 형과 같은 감정을 요구할 수 없다. 이것을 지키지 않는 경우에 바로 ‘부적절한 관계’가 되는 것이다. 물론 대를 이어서 하는 가업을 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완성적인 관계에서 기능적 관계를 유지하지만 둘 중에 무엇이 더 적합하냐고 묻는다면 ‘완성적인 관계’이다. 왜냐하면 아들이 일을 못한다고 내쫓지는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온브랜딩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런 ‘인터넷 관계 영향’으로 인해서 완성적인 관계와 기능적 관계의 개념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소비자’로서 기능적인 관계였던 것이 지금은 소비자가 아니라 사귐의 관계로 기업에게 있어서는 완성적인 관계의 대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통해서 자신을 완성시키고, 기업은 소비자를 통해서 브랜드를 완성시키는, 뭐라고 딱히 정의하지 못할 관계가 되었다.

 

어떤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면 그 기업의 사장도 미처 몰랐던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 월급 받는 직원이라면 짜증날 법도 한 일이겠지만 그 소비자는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위해 무보수로 궂은 일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마치 소명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 소비자는 남들이 모르는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나누어주는 것으로 브랜드를 제일 많이 아는 사람이 된다. 만약에 자신이 숭앙하는 브랜드에 대해서 잘 모르는 누군가가 유언비언을 퍼뜨리면 떼로 몰려가서 그들이 알고 있고 있는 잘못된 정보를 고쳐주고 그 사람의 자세와 태도를 교화시킨다.

 

정확히 말하면 소비자는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애인’이 되거나 팬클럽 회장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관계를 기생, 상생 그리고 공생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믿었던 소비자가 최악의 관계 파탄자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애정과 애증은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니라 클릭 한 번 차이라는 것에 데어본 마케터들은 알 것이다.

 

관계의 의미는 생물학적 학술용어로 접근해서 해석해 볼 수도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 Relationship에는 ‘유연관계’라는 의미가 있다. 이는 상호의 계통발생상 근접성의 정도를 연구하는 것을 의미하며, 호랑이가 ‘호랑이 과의 고양이’가 아니라 ‘고양이 과의 호랑이’라는 것을 밝혀내는 계통발생학의 주요 개념어다. 사람들은 보통 호랑이의 존재감(?) 때문에 고양이가 호랑이 과에서 발생된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하지만 호랑이와 고양이의 계통발생적 근접성을 연구하다 보면 호랑이는 고양이 과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인간에 적용해보면 ‘관계’라는 것은 단순히 기능적, 혈연적 특징을 구분하는 용어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의 개인이 어떤 사람과 근접하며, 어떤 집안에서 성장했는지를 ‘관계’ 안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한 사람이 누군가와의 관계를 통하여 만들어지는 역할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어떤 역할과 그것의 중요성을 알았다면, 트위터같은 서비스가 왜 환호 받고 있는지 알게 된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인터넷은 관계를 더욱 강화, 다양화, 분화 그리고 창조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트위터라는 사이트로 인해서 한 개인이 버락 오바마, 오프라 윈프리, 이외수, 김연아와 같은 롤 모델 혹은 스타와도 일대일의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는, 관계의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곳에 얼마나 많은 재미, 이익, 그리고 정보가 있는가에 따라서 그리고 얼마나 개방, 공유,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관계는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고 강화되며 팽창될 것이다.

 

이런 관계를 정리하고 정립하기에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알아채기 힘듦에도 불구하고 마케터들이 가장 관심이 있어 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러니까 누가 먼저 브랜드를 알렸고, 어디에서 브랜드 스토리가 첨가 되었으며, 브랜드가 친구와 친구, 얼리어답터와 사용후기, 트렌드 리더와 브랜드 마니아 등의 각종 관계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이다. 다시 말해 마케터들은 자신의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누구와 어떤 ‘관계’를 통해 브랜딩이 되었는가를 가장 궁금해 한다. 왜냐하면 온라인에서 브랜드는 관계를 이어주는 뉴스, 정보, 재미, 스토리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되기 때문에 그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알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해답은 관계를 또 다른 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찾아보려 한다. 바로 본능과 욕망의 관점이다. 인간이 브랜드와 관계를 맺게 되는 근원적인 이유는 인간의 ‘욕구’에서 찾을 수 있으며 여기에서 브랜드의 성장 DNA를 찾아 낼 수도 있다. 그것은 관계의 질과 폭을 결정하는 ‘친밀감’의 욕구다. 친밀감(intimacy)이라는 말의 어원은 ‘내부’ 또는 ‘가장 깊숙한’이란 의미를 가진 라틴어인 ‘인티마(intima)’에 있다. 인간 내부의 가장 깊숙한 곳에는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은 욕구, 즉 관계 맺고 싶은 욕구가 존재하는 것이다.

 

따뜻한 한 마디의 댓글을 달아 본 사람이면 그리고 자신의 블로그에 걸린 그러한 댓글을 보았더라면 한 문장에 얼마나 친밀한 감정이 응축되어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운명이라는 결정적 순간에만 의존했던 인간 사회에서의 ‘관계’는 인터넷에서는 이제 ‘클릭’ 한 번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친밀감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시간과 돈 대신 온라인상에서는 마음만 맞으면 세컨드 라이프 같은 가상 공간에서 결혼도 할 수 있다. 우리는 제대로 된 Intermacy(Internet + intimacy)를 목도하고 있다. 그러니까 인간에게 있어 하나가 되고자 하는 친밀감은 본능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인터넷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 하나가 되려는 본능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친밀감은 좀 해괴한 면이 있다. 바로 눈과 눈이 마주치면서 느끼는 친밀감이 아니라 방에서 혼자 컴퓨터를 키고 혼자 교감하는 친밀감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들도 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갖지만 그것은 특별한 경우이고 대부분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다.

 

온라인은 익명성이 보장되고, 실명이라도 통제권이 없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혼자 상상하고 그리고 혼자 친밀감을 느낀다. 이렇게 배우고 학습되었던 인터넷 친밀감(Intermacy)이 현실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긍정적인 방향에서는 개방, 공유, 참여도 있지만 순간적이며, 충동적이며, 집단적이며, 이기적인 역주행도 하고 있다. 브랜드가 역주행을 하는 소비자를 만났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브랜드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관계를 통해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 복잡한 문제는 아니다. 관계는 아이덴티티를 결정한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관계가 일어나면 부부나 애인이 된다. 새로운 관계는 권리와 의무를 만들어 내고 모든 행동과 목표가 그것에 따라서 달라진다. 남자는 여자와 사회적 관계가 만들어지면 남편이자 가장이 되고 이로 인해서 자신의 아이덴티티에 변화가 생긴다. 여자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프라인에서의 사회적 관계뿐만 아니라 디지털 릴레이션십 역시 인터넷 친밀감을 통하여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형성한다.

  

 

Ontology, 브랜드에서 아이덴티티로

‘잇 걸(it girl)’이라는 말이 있다. ‘IT업계에 있는 젊은 여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젊고 섹시한 여자’라는 뜻이다. 1927년 엘리너 글린이 쓴 《It Girl》이라는 작품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부터 ‘it girl’은 일반 명사처럼 사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 IT가 새로운 의미로 변하고 있다.

 

먼저 it에는 여러가지 뜻이 있는데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그것’ 이라는 뜻뿐만 아니라 ‘극치, 지상’ ‘필요한 수완, 중요인물, 제 1인자’와 같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뜻도 가지고 있다. 현재의 IT(Information Technology)는 현실 세계에서 ‘그 사람’에 불과한 일개의 개인을 지상에서 중요한 인물로 만들고 제 1인자로 만든다. 예를 들어 블로그 섹션LOG ON BRAND IDENTITY에서 보았듯이 블로그라는 디지털 일기장 혹은 글 모음에 불과한 것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지 않는가! 주부의 음식 만들기가 가전제품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고, 관심거리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카페가 기업의 상품에 대한 서비스를 쥐락펴락하지 않는가!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서는 유능한 인재를 온갖 스펙과 테스트를 통해서 힘들게 뽑는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브랜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에 들어가서 그들이 만든 자료를 보고 모셔온다. 단순히 상품 과다 사용자라면 샘플 하나 더 주고 신상품 테스트맨으로 활용하지만, 그 사람이 브랜드 사용자가 아니라 브랜드 철학과 비전에 대해서 공유하는 브랜드 수호자라면 태도가 달라진다. 이처럼 IT(Information Technology)는 소비자를 it(중요한 1인자)으로 만들었다.

 

인터넷의 태동은 자료교환이었다. 그래서 IT(Information Technology)가 Family name(?)처럼 되었고 그들이 모여서 일하는 업계는 IT업계라고 불렀다. 지금도 인터넷이 정보를 교환하는 역할을 매우 크게 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정보 보다는 정보(情報)의 ‘보’가 빠진 정(情)을 교환하고 있다. 바로 ‘관계’가 재정립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브랜드가 좋아서 인터넷 공간에 모인 사람들은 어떠한 관계의 재정립을 이루고 있을까? 그것은 아이덴티티로 인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너무 범용되어서 오염된 단어인 아이덴티티의 어원부터 살펴보자. 아이덴티티는 후기 라틴어 표현들(identitatem, identitas)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어근인 ident-와 라틴어로 비슷한 의미를 가진 idem이 섞이면서 ‘the same’이라는 의미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덴티티의 의미는 주체성보다는 ‘무엇과의 동일시’에 가깝다. 브랜드를 가진 기업가들은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물론 일반적인 생필품과 같은 상품이라면 다르지만) 온라인에서 관계를 가지면서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은 품질이 좋아서가 아니다. 상표의 이름이 좋아서도 아니다. 그렇다고 로고가 예뻐서도 아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소비자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자신과 너무나 비슷한 가치관과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관계’를 맺는 것이다. 여기에서 it에 대한 또 하나의 해석이 가능하다. 온라인에서 브랜드의 it은 아이덴티티 터치(Identity Touch)다.

 

할리데이비슨, 나이키, 애플의 마니아처럼 온라인에서 똘똘 뭉친 브랜드 수호자들이 지키는 것은 상표가 아니라 브랜드 아이덴티티다. 그래서 할리데이비슨을 몰면 모두 같은 복장을 하고, 나이키 에어포스를 신으면 마치 마이클 조던처럼 머리를 만지고, 애플을 쓰면 스티브 잡스처럼 옷을 입는다. 그들은 기업의 상품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상징을 공유하고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소비자는 색다른 브랜드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아이덴티티를 찾는다. 기업은 그것을 차별화 상품이라고 말하지만, 소비자들은 자신을 잘 표현해주는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소비자들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인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마니아들끼리 정보와 의견을 공유한다. 그렇지만 인터넷 세상이 열리면서 쉽지 않아서, 혹은 귀찮아서 모이지 않았던 브랜드의 마니아들이 더 쉽게 모일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 커뮤니티에 접속해서 구매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 받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하게 되며, 단지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데 머물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공유한다. 관계는 감정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사람들은 더 끈끈한 유대감을 느낀다. 이렇듯 온라인은 소비자들의 욕망을 표출하게 하고, 그것을 공유하는 사람들 간에 욕망의 시너지가 이루어지면서 폭발하게 하는 환경을 제공했다. 인터넷으로 인해 촉발된 온브랜딩에서 고객들은 브랜드로 존재감을 확인하고, 브랜드는 그러한 고객들로 존재감을 확인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온브랜딩은 브랜드의 온톨로지(Ontology), 즉 브랜드 존재론으로 이어진다. 인간은 왜 존재하며, 사물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고민 중 하나였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학문으로 연구된, 존재에 대한 본질을 연구하는 형이상학은 라틴어로는 ‘ontoligia’라고 하는데 이때의 on은 그리스어로 ‘존재자’를 의미한다. 온브랜딩에서 브랜드 온톨로지 역시 브랜드의 존재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브랜드는 왜 존재하며, 왜 인간은 브랜드를 욕망하는지 말이다. 그것에 대한 답이 바로 아이덴티티에 있다. 소비자는 자신과 동일시하는 브랜드를 선택하며, 브랜드는 자신을 선택한 고객들의 아이덴티티에 의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만들어지고, 이로써 존재감을 확인 받는다. 상품, 즉 커머디티(commodity)는 아이덴티티(identity)가 되고 있다.

 

 

현재 온라인의 기술력은 마술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브랜더들은 이제 브랜드를 상품에서 사람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바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그것으로 온라인에서 소비자와 이야기 하면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욱 크게 벌어질 온브랜딩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이 현란한 이론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만약에 애플 노트북을 쓰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어떤 음악을 좋아하고, 머리 모양은 어떻고, 체형은 어떨까? 이 질문에 대해서 10명의 사람들 중에 과반수가 비슷한 대답을 했다면 애플의 노트북은 상품(commodity)이 아니라 아이덴티티(identity)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다면 서로 완성되는 관계를 이루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할리데이비슨은 상품일까? 아이덴티티일까?
이것이 사실이라면 브랜드를 가진 기업에서는 온브랜딩의 성공을 위해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신종기술로 무장한 현란한 플래시 사이트로의 리뉴얼이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들이 온브랜딩할 수 있도록 재정비를 해야 한다. 아주 간단한 관계등식을 다시 한 번 보도록 하겠다. 남자와 여자가 결혼이라는 관계를 약속하면 남편과 아내가 된다.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관계(소비가 아니다)가 일어나면 어떻게 변할까? 브랜드는 상징, 아이덴티티, 시대정신, 가치관의 대변자, 라이프스타일의 코드, 스토리로 변한다.

 

소비자는 알아서 브랜드를 홍보하고 널리 알려주는 동업자, 브랜드의 사명과 가치를 지원하고 다른 소비자를 부추기는 동역자, 그리고 브랜드에 경영 위기가 있을 때 그것을 대중에게 알려주고 소비자들에게 이 브랜드의 존재 가치를 전파하는 동반자로 변한다. 그들 관계에서 우리가 다음 특집으로 다룰 ‘브랜드 수퍼네츄럴코드(Supernatural code, 중독, 애정, 숭배, 찬양, 몰입, 영적인 대화 등)’가 생긴다. 왜냐하면 이제 브랜드의 역할은 자신을 일상에서 재발견하는 도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인하기 위해서 브랜드를 구매한다.

 

브랜드 자체로서는 감동을 주지 못한다. 감동을 주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은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감동을 만든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감동을 줄까? 감동과 같은 울림 대역인 ‘감사’와 ‘감격’은 모두 상품을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체험에서 일어난다. 온라인에서 감동을 일으키려면 브랜더들은 진정성을 가진 댓글, 솔직한 답변, 정직한 용서, 열정적인 장인정신, 가치의 일관성 그리고 구호로만 외쳤던 고객사랑이 무엇인가를 배워야 한다. 즉 ‘판매’에서 ‘관계’에 대한 것을, ‘전략’이 아니라 ‘진심’을 배워야 한다.

 

영국의 공상 소설가인 아더 C클라크(Arthur C Clarke)은 “충분히 진보된 기술은 마술과 구별할 수 없다”고 기술의 실체를 말했다. 그의 말의 대구를 이루어 “강력하게 구축된 브랜드는 사람과 구별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 브랜드를 가진 기업가들은 소비자가 소비의 주체가 아니라 사귐의 주체라고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더 이상 세일, 쿠폰, 대중광고, 끼워팔기로 순간의 구매 충동을 자극하기 보다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사귐을 갖도록 해야 한다.

 

현재 온라인의 기술력은 마술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브랜더들은 이제 브랜드를 상품에서 사람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바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그것으로 온라인에서 소비자와 이야기 하면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욱 크게 벌어질 온브랜딩(ON-Branding)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더 정확히 말하면 브랜드와 사람과의 사귐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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