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스위트룸, JW메리어트호텔
The Spirit to Serve, Serve in Spirit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2 / Vol.14 브랜드 교육 (2010년 03월 발행)

당신이 CEO라면 직원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모든 직원이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기꺼이 하루 동안 모든 업무를 중단할 수 있는가? 당신은 직원의 교육을 위해 기꺼이 그들의 주요 업무를 대신 맡아 줄 수 있는가? 당신이 글로벌 기업의 총수가 된다고 하더라도 직원 한 사람의 편지에 직접 답장을 하고,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소파를 비워 두겠는가? 그러고도 모자라 직원을 위해 100개가 넘는 언어를 지원하는 무료 자문 통화 서비스에 기꺼이 투자할 수 있는가? 위의 질문들은 리츠칼튼, JW메리어트, 코트야드메리어트 등 66개국 3,200개가 넘는 호텔을 가진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J.W. 메리어트 2세(J.W. Marriott) 회장과 그 직원들이 자랑스럽게 공유하는 메리어트의 철학이 담긴 선례다. ‘The Spirit to Serve.’ 고객을 섬기기 전에 직원을 섬기면 그들이 고객을 섬길 것이라는 믿음을 지키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교육하는 그들의 ‘실천 교육’을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찾아보았다.

The interview with JW메리어트호텔 인사부 과장 정희진, 객실관리팀 매니저 박현진, 홍보팀 주임 김하연

 

 

서비스 정신 vs. 섬김의 정신

호텔에서는 어떤 교육을 할까? 이 질문에는 예상 가능한 대답이 많다. 인사를 비롯한 예절 교육, 각기 다른 일에 따른 직무 교육, 이 모든 것을 통칭하는 ‘서비스’ 교육…. 그래서 JW메리어트호텔의 직원 교육 자료에서 ‘브랜드의 핵심가치는 우리 기업에 있어 심장과 영혼과도 같다’는 문구를 발견하면 그저 놀랍게 느껴진다. ‘심장’과 ‘영혼’은 말로 배우기보다는 느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론적인 교육으로 핵심가치를 공부한다고 해서 심장과 영혼처럼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 알다시피 많은 기업들이 핵심가치를 벽에 걸어 두고 잊은 채로 생활하고 있다. 그렇다면 JW메리어트호텔의 직원들은 진정으로 핵심가치를 수긍하고, 그것을 ‘심장’과 ‘영혼’으로 표현할 만큼 ‘느끼고’ 있을까? 그렇게 해 줄 방법이 있다면, 브랜드 교육의 한 단계로 살펴보기에 그만큼 만족스러운 것은 없을 터다.

JW메리어트호텔은 올해로 83년의 역사를 지켜온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호텔과 리조트 중 메리어트다움을 가장 잘 보여 주는 특1급 호텔 브랜드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리츠칼튼호텔, 코트야드 메리어트 등이 포함된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 서울 JW메리어트호텔은 2010년 열한 번째 해를 맞았다. 사실 이런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서비스 정신은 이미 책 《The Spirit to Serve》으로 엮어져 1999년에 발행된 이후 한국에서만 10쇄 이상 펴냈을 만큼 유명하다. 창업자 J.W. 메리어트 1세의 뒤를 이어 메리어트의 CEO 자리에 앉은 J.W. 메리어트 2세는 아버지만큼 꼼꼼하고 부지런하게 호텔을 돌아보며, 열정적으로 경영한다. 그래서 메리어트가 작은 식당 ‘핫 쇼퍼스(Hot Shoppers)’에서 시작하여 66개국 3,200여 개의 호텔을 18개 브랜드로 관리하는 그룹이 된 것은 그 부지런함과 꼼꼼한 서비스 직무 교육 때문이리라 짐작할 수도 있다. 그들의 ‘서비스 정신’도 문자 그대로 간단히 생각하자면 호텔이 서비스업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매우 정직한(?) 표현이 된다.

그러나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을 책이나 자료를 통해서, 그리고 JW메리어트호텔의 교육 담당자와 직원을 만나서 이들을 잘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메리어트다움’의 근간이 되는 메리어트의 핵심가치, 즉 누군가를 ‘섬기는 정신’(The Spirit to Serve, 서비스 정신이라는 해석은 serve의 의미를 한정 짓는다)이 왜 ‘핵심’일 수밖에 없는지를, 직원들이 이론이나 교육 내용보다 일과 교육의 ‘과정’에서 체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정한 섬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세 가진데, 바로 직원과 고객, 사회다.

JW메리어트호텔의 직원들은 핵심가치의 일부로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로 섬겨지는 동시에, 자신이 왜 여기에서 다른 사람(다른 직원을 포함한 고객과 사회)을 섬겨야 하는지 몸소 ‘느끼고’ 있다. 메리어트의 핵심가치 교육은 교육의 내용이 아니라, 교육을 준비하고 교육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거의 모든 일에서 교훈보다는 경험이 유익하다”던 고대 수학자 퀸틸리아누스(Quintilianus)의 격언이 새삼스럽지 않은 셈이다.

 

 

 

 

섬김에서 섬김을 배우다
“우리 직원들에게 자신들을 생각해 주는 메리어트라는 사람이 정말로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고 싶다.” _《메리어트의 서비스 정신》 J.W. 메리어트 2세

 

J.W. 메리어트 2세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호텔들을 직접 돌아보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의 자서전에는 이와 관련된 일화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눈길을 끈다. 어느 날 그는 총지배인이 일하기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매우 좋은 성과를 내는 한 호텔을 방문한다. 그런데 그는 그 호텔의 직원들이 이상하게 경직되고 불편해하는 느낌을 받는다. 심지어 항상 밝아야 할 프런트 오피스의 직원에게도 말이다. J.W. 메리어트 2세는 좀더 깊이 관찰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 총지배인이 툭하면 직원들에게 벌을 주고 직원들의 걱정거리에는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형적인 성과 위주의 차가운 상사였던 것이다. J.W. 메리어트 2세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훌륭한 수치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총지배인은 바로 해고되었다.

이런 CEO의 일화들은 메리어트라는 브랜드의 철학을 곧바로 반영한다. 메리어트에서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이라는 믿음 말이다. 섬김을 받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섬길 수 있다는 브랜드의 철학은 메리어트라는 브랜드에 속한 호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사람’과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올해로 10년 차가 되는 호텔의 객실관리팀 박현진 매니저의 말이다. JW메리어트호텔에서 하는 교육은 분량이나 시간적으로 방대하다. 얼마 전 입사한 경력 매니저의 경우자발적으로 신청한 교육을 포함하여 약 5개월간 200여 시간의 교육을 받기도 했다. 시스템적으로도 일반 사원과 매니저, 슈퍼바이저 등 직급에 따른 교육 시스템은 타 호텔보다 정교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메리어트의 역사와 창립자, 기본 사명과 비전에 관한 교육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하긴 하지만) 다른 호텔에서도 노력하고 있는 직무 교육과 비슷한 교육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타 호텔과 비슷한 교육을 받으면서도 어떻게 교육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일까? 메리어트의 핵심가치인 ‘사람을 섬기는 일’이 정말 우리 브랜드의 ‘핵심’이라는 것을 어디에서 느끼는 것일까? 이는 JW메리어트호텔의 교육팀 정희진 과장과 홍보팀 김하연 주임, 두 사람의 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김하연(이하 ‘김’)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돌아가는 호텔의 특성상 우리는 어느 하루 시간을 내서 다함께 모여 교육 받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모든 리더급 직원들이 100% 협조해 준다. 그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우리는 어렵지 않은 일 같은데, 다른 호텔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우리가 정말 다르구나’라는 것을 느낀다. 

 

정희진(이하 ‘정’) 돈이 있고 시스템이 있으니까 교육도 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절대 아니다. 직원을 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면 모여서 교육을 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기본적인 업무를 가르치는 것에 충실한 편이 더 낫지 않겠나. 우리는 교육에서 메리어트만의 색깔을 살리기 위해 외부 강사를 잘 쓰지 않고 내부 관리자들을 주로 강사로 섭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자면 리더들은 자신의 업무가 과중하더라도 강의를 준비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것에 대한 저항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가끔 외부에서 다른 호텔의 교육 담당자들을 만나면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이다. 다른 기업들은 교육해 줄 사람을 사내에서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않다. 이번에도 서비스 트레이닝을 급하게 이틀 정도 해야 했는데, 제일 바쁜 시기인 12월인데도 불구하고 부총지배인님과 매니저들이 와서 사원을 교육하고 케이스 스터디도 같이 했다.

 

 

 
<그림 1> JW메리어트호텔의 트레이닝 맵

 

 

세계적인 리더십 및 그룹 수행 활동 전문가 존 R. 카첸바흐(Jon R. Katzenbach)는 《열정 컴퍼니(Peak Performance)》에서 메리어트를 분석하며 이들이 성장한 이유를 “교육과 훈련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서는 추가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과 “기업이 직원 개개인의 잠재력을 강력하게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직원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투자하는 일은 기업의 업무 효율성이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브랜드’ 교육을 위해서 JW메리어트호텔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공유해야 할, 브랜드다움의 기반이 되는 핵심가치 중 하나인 ‘직원을 섬기는 정신’은 교육을 통해 직원이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가져서가 아니라 오히려 이를 위해 리더들이 보여 주는 희생과 감수를 통해 직원들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정희진 과장은 “각각 교육의 효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서비스 트레이닝을 하든, 브랜드 교육을 하든 매니저, 슈퍼바이저 등의 리더들은 이것들을 통해 1차적으로 직원을 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매니저들은 바쁜 업무에 일반 사원(연간 24시간)에 비해 더 많은 시간(연간 40시간) 교육을 받으면서도 직원들의 성장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고 교육을 지원함으로써 직원을 섬기는 정신에 동참한다. 직원들은 교육의 내용보다 이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리더와 기업에서 핵심가치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다. 물론 메리어트 그룹의 회장 J.W. 메리어트 2세 또한 이런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왔다.

메리어트는 거의 매년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교육 자료를 만들어 내는데, 회장은 그룹 총수라는 말이 무색하게 매번 비디오 교육자료 등에 출연하면서 직원을 독려한다(많은 기업 총수가 교육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내지만 이토록 자주 출연하는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그는 《메리어트의 서비스 정신》에서 “직원 제일주의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것을 실제로 기업 문화의 영원한 목적으로 세우기 위해서는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브랜드다움의 기반이 되는 핵심가치중 하나인 ‘직원을 섬기는 정신’은
교육을 통해 직원이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가져서가 아니라
오히려 이를 위해 리더들이 보여 주는 희생과 감수를 통해
직원들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기꺼이’ 섬기고 배우다

JW메리어트호텔의 ‘과정을 통한 핵심가치의 체화’는 In-motion이라는 크로스트레이닝(cross-training)에서 특히 돋보인다. 이것은 최근 메리어트가 그룹 차원에서 새롭게 진행하는 교육이다. In-motion은 직원이 슈퍼바이저가 되기 전 필수적으로 받는 교육으로, 직원들은 기본적인 이론 교육이 끝난 다음 4~5개월 동안 기존 부서가 아닌 타 부서를 돌며 모든 업무를 직접 경험해보게 된다. 자신의 종전 업무와 달리 일주일에 2~3회 미리 스케줄을 잡아 두고 하루에서 이틀 정도를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것이다.

 

박현진(이하 ‘박’) 이론 교육이 끝나면 교육 담당자와 메리어트의 비전과 그에 따라 어떤 액션이 필요할지 이야기를 나눈 뒤 다른 부서에서 일하게 된다. 나는 객실관리부에 있기 전에 프런트 오피스에 있었다. 프런트 오피스만 해도 컨시어지, AYS(At Your Service), 비즈니스 센터 등 섹션이 굉장히 많다. 그러니 호텔에 얼마나 많은 부서가 있을지는 상상이 갈 것이다. 그런데 몇 개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서에서 일을 해 보는 것이니 우리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 사무 업무뿐만 아니라 스파에서 반바지를 입고 땀 흘리면서 물건도 옮기고, 주방에서 디저트를 만드는 것도 배운다. 영업 업무도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미팅을 함께 다니면서 클라이언트를 만난다. 신기한 것은 교육부서에서 미리 우리가 가는 팀에 연락을 해 두기 때문인지 부서장님들이 미리 우리 이름까지도 외워두고 기다리고 계신다. 미리 스케줄링부터 구체적으로 배울 부분도 정리해두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더 실질적인 업무를 배울 수 있다.

 

In-motion 교육의 ‘내용’을 통해 직원들이 먼저 배우는 것은 JW메리어트호텔의 각 부서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질적인 업무다. 다른 부서의 일을 경험함으로써 자신이 어떤 일에 가장 적합한지 다시 한 번 고민해 보기도 한다. 또한 다시 자신의 부서로 돌아왔을 때 어떻게 다른 부서와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지도 알게 된다. 다른 업무를 경험해서 얻게 되는 역량적 성장이다.

그러나 한 단계 더 들어가서 교육을 받는 입장이 아니라 담당하는 사람의 입장에 서보면 이것이 얼마나 까다롭고 어려우며, 때로는 과중한 업무가 될 수 있는지 알 것이다. 우선 한 직원이 이 교육을 받게 되면 본래의 업무를 모두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부서의 책임자가 더 많은 일을 떠맡는다. 뿐만 아니라 타 부서에서도 교육을 위해 새로 온 직원을 위해 실제 업무를 재배분하거나 교육 내용을 준비해야 하고, 자기 팀원이었다면 간단하고 당연했을 업무도 하나하나 다시 설명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따라 당연히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부서장들의 짜증스럽고 예민한 반응을 여기에선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직원들은 반대의 증언을 한다.

 

 


 

 

 

부서장님이나 관리자 분들이 많이 협조해 주기 때문에 우리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알다시피 교육 받는 사람이 한명 빠질 때마다 일을 대신할 사람이 필요하다. 이건 그분들이 적극적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교육을 받으러 갔을 때도, 교육해 주실 때도 항상 긍정적이기 때문에 더 잘 배울 수 있다.

 

‘섬기는 정신’은 직원들을 위한 관리자들의 적극성과 긍정성으로 발현되며, JW메리어트호텔은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JW메리어트호텔은 매년 직원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관례적인 것이 아니라 메리어트에서 정말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조사에는 일할 수 있는 환경 등과 관련한 것을 호텔이 직원들에게 잘 제공하고 있는지, 일할 때 호텔이 제공해주는 것이 만족스러운지에 관련된 질문들이 포함되어 있다.

각 지역에서 행해진 만족도 조사는 그룹 본사로 전달되며, 본사에서는 지역의 점수와 전년 대비 차이를 살펴보아 각각의 문항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분석된 세부적인 내용은 다시 각 지역의 헤드쿼터로 전달되어 전년 대비 큰 차이를 보일 경우 총지배인이 매니저와 슈퍼바이저 없이 일반 사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눈다. 이런 과정에서 얻는 것은 좀더 나은 업무 환경뿐만 아니라 ‘우리가 왜 사람을 섬겨야 하는지’에 대한 체험적 공유다. 관리자들의 태도와 노력, 그리고 이미 문화로 자리 잡은 ‘직원 섬김’의 추구가 대접을 받아 본 직원들로 하여금 왜 우리가 사람을 섬겨야 하는지에 대해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총지배인님과 이야기할 때는 매니저가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총지배인님과 직원이 직접 무엇이 문제인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때 바꿔야 할 점과 수정해야 할 점이 논의되면 적극적으로 수정되는 편이다.

 

직원 입장에서는 우리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우리가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자체가 고마운 것이다. 일반 기업에서 그렇듯 매니저라는 벽은 것은 상당히 높을 수 있다. 그러나 먼저 메리어트 문화 속에 있었던 관리자들은 우리와 언제든지 커뮤니케이션할 준비가 되어 있다. 직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설사 10가지를 이야기해서 10가지가 다 고쳐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생각해 보면 서비스할 때도 똑같다. 상대의 마음에 관심을 갖고 공감해 주는 것 말이다. 손님들이 불만 사항을 이야기할 때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해야지, 무조건 “죄송합니다”만 연발한다면 거기에 대해서도 손님들의 불만이 생길 수 있다. 그것과 똑같은 것 같다. 리더들을 보면서 손님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느끼고, 우리도 그런 관리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에서 얻는 것은 좀더 나은 업무 환경뿐만 아니라
‘우리가 왜 사람을 섬겨야 하는지’에 대한 체험적 공유다.
관리자들의 태도와 노력, 그리고 이미 문화로 자리 잡은
‘직원 섬김’의 추구가 대접을 받아 본 직원들로 하여금
왜 우리가 사람을 섬겨야 하는지에 대해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체화된 섬김이 문화를 만들다

The Customer Comes Second!

조금은 충격적인 이 문구는 대규모 여행사 로젠블루스트래블(Rosenbluth Travel)의 회장 할 로젠블루스가 집필한 책의제목이다. 그는 책을 통해 기업이 고객보다 오히려 직원에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사례로 메리어트 그룹을 들고 있다. 그는 J.W. 메리어트 2세가 한 말을 옮기며 ‘직원들이 만족하면 그 직원은 고객을 만족시킬 것이고 만족한 고객은 다시 돌아올 것이며 최종적으로 주주들은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런데도 많은 서비스 기업들이 아는 것을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에 메리어트 이상의 성공을 거두기 어려웠다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메리어트는 창립자가 직원을 핵심가치에 포함시킨 이후 현재의 CEO와 관리자들까지 이런 신념을 ‘행동’으로 옮겨 왔기에 다음 세대의 직원에게 핵심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문화로까지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메리어트다움’에도 그대로 녹아든다. 서울JW메리어트호텔뿐만 아니라 전 세계 메리어트 호텔에서 들려오는 감동적인 고객 경험의 이야기들은 단순히 이것이 최상의 서비스여서가 아니라 ‘사람을 섬긴다’는 그들의 핵심가치가 ‘메리어트다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JW메리어트호텔 교육 자료의 일부인 <그림 2>를 훑어보면 핵심가치가 문화가 될 때 이것이 고객에게도 전달될 것이라는 메리어트의 믿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 서울JW메리어트호텔의 교육 자료 일부

 

 

모든 서비스업이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지만, 서비스업을 하는 모든 기업이 메리어트와 같은 핵심가치를 가지고, 이를 문화에 녹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그리고 브랜드가 어떤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든지 이를 ‘벽에 걸어 두는 문구’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문화로 옮기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는 직원들이 핵심가치를 수긍하고 직접 느끼지 못한다면 거의 불가능한일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 메리어트 호텔에서 들려오는
감동적인 고객 경험의 이야기들은
단순히 이것이 최상의 서비스여서가 아니라
‘사람을 섬긴다’는 그들의 핵심가치가
‘메리어트다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핵심가치를 체험하고 그 가치를 수긍하면, 고객을 대하는 행동에서도 이를 보이고자 자신을 고쳐간다. 메리어트의 핵심가치 3가지의 일부였던 직원들이 다른 핵심가치 모두를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말이다. 칼 알브레히트는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회사 멍청한 사람들의 똑똑한 회사(The Power Of Minds At Work)》에서 “직원들이 기업이 내세우는 가치를 수긍하고 이를 받아들이면 기업의 성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그랬을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네덜란드의 경영학자 아리 드 호이스(Arie de Geus)의 홀로그램 문화(holographic culture)를 소개한다. 홀로그램은 그 속성상 필름의 아주 작은 부분을 잘라 내도 각 조각에서 전체의 이미지를 복원할 수 있다. 이처럼 홀로그램 문화는 조직 문화의 특징이 조직 전체뿐만 아니라 개인에게서 동시에 드러나는 것이다. 그 개인은 어디에 있든지 조직 전체를 반영할 수 있다. 이렇듯 핵심가치가 직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홀로그램 문화로 정착하면 조직원이 어떤 일을 하든지 일관성 있는 기업과 브랜드가 구축되는 것이다.

사실 각각의 브랜드가 갖는 핵심가치는 세상에서 항상 중요한 것이라 여겨지는 가치기 때문에 특별하거나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그 가치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것을 체화하고 몸소 실천하여 ‘존재하는 것’ ‘우리의 것’ ‘우리다움’으로 만드는 브랜드의 구성원이다. 그리고 구성원들은 그 가치를 교훈적인 ‘말’이 아니라 ‘경험’에서 배운다. 브랜드 핵심가치의 1차적 수혜자는 바로 이들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들 또한 브랜드 홀로그램의 일부가 될 것이다.

 

 

“교훈들은 대부분 ‘상식’에 근거하고 있으며, ‘세월’에 의해 검증되었고, 모든 스승들 중 가장 현명하고도 의미심장한 ‘경험’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이다.” J.W.메리어트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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