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Branding and Coding
마케팅이란 판매를 불필요하게 하는 것이다. 브랜딩이란 마케팅을 불필요하게 하는 것이다.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12 슈퍼내추럴 코드 (2009년 11월 발행)

브랜드가 등대라면 마케팅은 항구일까? 브랜드가 기대감과 연상들의 조합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브랜드를 만들까? 브랜드를 만들 때 심령술사나 심리학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브랜드가 본질의 표현이라면 스타벅스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쯤되면 브랜드와 마케팅에 관한 접근과 정의를 경영학이 아니라 수사학과 미학으로 끌고 와서 논쟁을 하게 될 것이다.

 

이상하게도 ‘마케팅과 브랜드’라는 단어는 일상생활에서 일반화되어 상식 수준에서 사용되고 있는 명확한 개념어이지만, 이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제각기 다른 정의로 마케팅과 브랜드를 모호하게 설명한다. 그 이유는 마케팅과 브랜드에 대해서 저마다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모호하게 사용되고 있는 마케팅에 대해서 미국 마케팅협회에서 정의한 내용을 살펴보자. ‘마케팅이란 고객, 클라이언트, 파트너 및 사회 전반에 대해 가치를 가지는 제공물을 창조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전달하며 교환하기 위한 활동과 일련의 제도, 과정을 말한다.’ 아마 여기까지 읽고 독자에게 이해한 것을 설명해 보라면 당혹스러울 것이다. 그 이유는 이렇게 하지 않았거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브랜드에 관한 정의도 살펴보자. ‘브랜드란 한 기업의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식별시키고 나아가 경쟁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차별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이름, 사인, 상징물, 디자인 또는 이들의 조합이다.’ 아마 이 정의를 읽으면서 ‘이게 마케팅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헷갈리는 것에 대해서 벌써부터 짜증을 낼 필요는 없다.

 

브랜드란 ‘등대’입니다. - 필립스 CDO 스테파노 마르자노
브랜드란 간단히, 성공적인 제품이 가지고 있는 기대감(expectations)과 연상들(associations)의 조합입니다. -스티븐 베일리
브랜드란 어떤 것의 정수, 즉 본질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는 두 가지 방향으로 표현되는데 한 편은 커뮤니케이터인 생산자이며 다른 한 편은 이를 인지하는 고객입니다. - 매튜 힐리, 《무엇이 브랜딩인가》

 

브랜드가 등대라면 마케팅은 항구일까? 브랜드가 기대감과 연상들의 조합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브랜드를 만들까? 브랜드를 만들 때 심령술사나 심리학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브랜드가 본질의 표현이라면 스타벅스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쯤되면 브랜드와 마케팅에 관한 접근과 정의를 경영학이 아니라 수사학과 미학으로 끌고 와서 논쟁을 하게 될 것이다. 이왕 여기까지 왔다면 《4D브랜딩》의 저자인 토마스 가드의 정의도 들어 보자. “브랜드는 물리적인 장소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하며 정신적인 흔적을 남긴다.” 다시 해석한다면 브랜드는 백화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생명체로 존재하며, 정신적인 흔적이라 불리는 사랑, 애정, 연민, 문화와 같은 것으로 마음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브랜드(자칭 브랜드도 많다)라고 불린다고 모두 이런 정신적인 흔적을 남기지는 않는다. 여자가 청혼 선물로 티파니 반지를 받는 것과, 티파니와 비슷한 이름을 가지고 백화점에 입점한 토파니(가상의 주얼리 상표) 반지를 받을 때에 감동은 다를 것이다. 또한 브랜드라고 모두에게 브랜드는 아니다. 할리데이비슨은 어떤 이에게는 시끄러운 오토바이일 뿐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자신을 영웅으로 만드는 백마다.

 

미국 마케팅협회가 정의한 브랜드 정의는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브랜드 창조자들과 경험자들은 브랜드에 대해서 매우 사적인 정의를 하고 있다. 왜냐하면 브랜드에 대한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당연히 브랜드를 구축하기까지 마케팅 과정도 서로 매우 다르다(여기까지 읽고 독자에게 미국 마케팅협회가 말한 마케팅 정의를 다시 말해 보라고 한다면 전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피터 드러커가 정의했던 마케팅에 관한 ‘선명한’ 개념을 살펴보자. “마케팅이란 판매를 불필요하게 하는 것이다.” 이 말의 핵심은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바로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소비자가 원했던 것이기 때문에 상품을 팔기 위한 행위는 전혀 필요없다는 것이 그의 논지다. 그는 마케팅이란 궁극적으로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라면서 ‘마케팅이 곧 브랜드 구축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마 독자는 미국 마케팅협회의 정의보다 피터 드러커의 정의에서 정확하진 않지만 ‘뭔가’를 분명하게 느낄(아는 것이 아니다) 것이다. 그 이유는 지금 우리가 있는 시장이 인지도 높은 상표가 지배하는 시장이 아니라 충성도 높은 브랜드가 지배하는 시장이 된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마케팅협회가 정의한 브랜드 정의는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브랜드 창조자들과 경험자들은 브랜드에 대해서 매우 사적인 정의를 하고 있다.
왜냐하면 브랜드에 대한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브랜딩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더 명확한 질문이 필요하다. 바로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이다. 브랜딩에 대해서도 수많은 정의가 있다. 첫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개념은 마케팅이 판매를 불필요하게 하는 행위, 즉 욕구에 맞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면, 브랜딩은 브랜드 자체가 ‘가치’가 되어 소비자에게 없던 욕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개념이다.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개념은 원래의 컨셉과 철학 그리고 아이덴티티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모든 행위라는 정의다. 세 번째는 마케팅이 기업의 상표에 대한 판매라면, 브랜딩은 소비자와 상표에 대한 ‘관계’를 말할 때 사용된다는 것이다. 네 번째 그리고 열 번째 정의도 있겠지만 이번 특집에서는 바로 이 세 번째 정의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마케팅과 브랜드라는 개념은 기업과 소비자의 전통적인 관계인 ‘수요와 공급’ 과정에서 만들어진 진화되고 세련된 커뮤니케이션 용어였다. 미국 마케팅협회의 정의도 여기에 기준이 있다. 보편적으로 기업 입장에서의 브랜드에 대한 정의와 설명에서는 단순히 브랜드를 ‘차별화’의 대체 용어 혹은 업그레이드 된 상표 정도로 사용하고 있다. 마케팅의 궁극적 목표인 브랜드 구축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이것은 기업 입장에서 목표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은 브랜드와 브랜드의 개념을 전혀 다른 방향에서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바야흐로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에 대해서 사랑, 애정, 숭배, 충성, 연합, 몰입, 중독이라는 복잡한 감정을 가지게 되면서 전혀 의도하지 않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브랜드를 소유한 기업인들은 소비자가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가 실제로 자신의 브랜드인가를 의심하게 되었다.

 

 

슈퍼내추럴 브랜딩

내분비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감정 변화가 단지 ‘호르몬(분비물)’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100년도 안 된 일이다. 이전까지 첫눈에 반한 사랑에 대한 해석은 운명과 큐피드의 화살 밖에 없었다. 이제 사랑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과 초콜릿 한 통을 먹을 때 나오는 호르몬이 같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랑은 운명이 아니라 조절할 수 있는 이벤트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특히 심리학 지식과 의학이 접목되어 인간의 알 수 없는 행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인간관계의 신비감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마케팅도 의학과 심리학의 발달과 더불어 IT기술이 발달하면서 ‘신비감(?)’이 사라지고 있다. 웹사이트가 보편화되기 전까지 브랜드의 성공적 런칭은 다분히 ‘전략’이라는 신비한 지식에 감추어져 있었다. 전문 경영 지식인들은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과 성과에 대해서 경쟁 분석, 비교 우위, 초우량 기업, 핵심 역량, 브랜드 플랫폼, 가치 혁신, 가치 사슬과 같은 전문용어로 덧칠했다. 결국 시장의 보편적 현상을 매우 어렵게 보도록 만들어 놓았고 성공을 신비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전문 용어로 가득찬 마케팅 책에서 소개한 방법대로 따라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련한 전략가라면 이런 질문에 한 번 웃고 말 것이다.

 

질문의 강도를 높여 보자. 왜 성공한 브랜드는 또다시 성공하지 못할까? 무엇보다도 성공한 기업인과 전략가들에게 성공의 이유를 말하라고 하면 왜 저마다 다를까? 놀랍게도 성공 이유에 대한 질문에 경영자, 마케팅 책임자, 영업사원 그리고 현장 책임자와 소비자까지 모두 다르게 대답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문제는 그들이 말한 성공의 이유 때문에 성공한 브랜드가 몇 년 안에 실패한다는 것이다. 이래서 마케팅은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소비자는 우리 브랜드를 왜 ‘반복’ 구매할까? 2,000년 이전의 마케터들에게 이것은 신비에 가까웠다.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기껏해서 포커스 그룹 인터뷰나 길거리 인터뷰를 통해서 몇 명의 소비자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상상력을 조합하여 그럴듯한 욕구와 욕망의 연관성을 찾을 뿐이었다. 불행히도 지금은 10년 전 시장과 다르고 더 복잡해졌다. 너무나 비슷한 상품들이 백화점에 널려 있고 할인마트에 깔려 있기 때문에 수없이 많은 변수들이 생겼다.

 

하지만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은 왜 구매할까’와 ‘소비자들은 왜 브랜드를 사랑할까’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마케터들이 인터넷을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소비자들을 심도 있게 만날 수 있는 경우가 포커스 그룹 인터뷰밖에 없었다. 그나마 특정 타깃과 심도 깊은 만남을 가질 수 있었지만 시간과 진정성의 결여로 이것마저도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 간혹 오타쿠 소비자들을 만나면 돈 안 되는 계층으로 무시해 버리기까지 했다. 그런 소비자는 모집인원 100명 중 만나는 한 명이었기 때문에 일종에 ‘바이러스’였다. 대중 소비 시대에 마케터들이 관심있는 것은 ‘중기 다수층’이라고 불리는 ‘몸통’이었다. 하지만 웹이 있기 전까지는 그 몸통이 누구를 ‘머리’로 움직이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그리고 마케터들이 오타쿠로 치부했던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모여 있는 줄도 몰랐다. 그때는 대중 소비를 일으키기 위해서 몸통의 머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하루아침에 공주로 만들어 주는 트렌드 바람이 불어주길 바랐다. 그리고 경쟁 회사가 큰 실수로 무너지는 기적을 바랐다.

 

 

대중 소비 시대에 마케터들이 관심있는 것은
‘중기 다수층’이라고 불리는 ‘몸통’이었다.
하지만 웹이 있기 전까지는 그 몸통이 누구를 ‘머리’로 움직이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그리고 마케터들이 오타쿠로 치부했던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모여 있는 줄도 몰랐다.

 

 

웹에서 카페와 블로그는 마케터들에게 현미경과 허블 망원경이나 다름없었다. 웹이 있기 전까지 마케터들은 ‘판매후 이익’에만 관심이 많았다. 그 이유는 그것밖에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소비자가 ‘구매 후 관계’를 어떻게 가지는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이익은 결과일 뿐이고 목적이 될 수 없음을 ‘드디어’ 깨닫게 된 것이다. 현미경을 통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바이러스를 볼 수 있는 것처럼 웹은 ‘구매 후 브랜드에 대한 감정’이라는 복잡한 심경 변화를 살펴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것이 어떻게 전이되고, 전파되고, 전염되는지를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허블 망원경을 통해서 태양계가 우주의 어디 쯤에 있는지를 알 수 있듯이, 웹을 통해서 자신의 브랜드를 구매한 사람이 어떤 계층이고 어떻게 커뮤니티가 형성되는지 알게 되었다. 말 그대로 소비자의 감정과 공동체를 유리창 너머로 그대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웹은 판도라의 상자였다. 웹을 통해서 마케터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볼 수도 있지만 경쟁자가 자신의 브랜드의 약점을 볼 수 있고, 더 심각한 것은 소비자가 웹을 통해서 기업의 브랜드 관리, 곧 마케터들의 행위를 감시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브랜드가 단순히 특정 기호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유된 감정, 꿈꾸고 있는 가치, 동일한 세계관, 비영리 유대 그리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까지 창조하고 있다. 이때 마케터들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특이점, 곧 슈퍼내추럴 현상을 볼 수 있다. 슈퍼내추럴 현상은 브랜드에 따라서, 또한 브랜드 안의 연령 및 관점에 따라서 복잡하게 나타난다. 브랜드를 자신의 생활 혹은 신체의 일부라고 믿는 사람, 브랜드에게 친구 같은 우정을 느끼는 사람, 상품을 수집품처럼 모아서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사람, 같은 브랜드를 쓰면 동질감을 느낀다는 사람, 브랜드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한다고 믿는 사람, 브랜드를 통해서 인생의 성장을 체험했다는 사람(참고 : p94).

 

무엇보다 브랜드를 또 다른 자신이라고 믿는 현상, 곧 슈퍼내추럴 브랜딩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 특정 계층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었다. 디자이너 군과 같은 창의성이 있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들은 컨셉, 컬러, 철학 그리고 느낌이 비슷하다. 그래서 그런 브랜드들을 한 곳에 모아보면 전체적으로 같은 브랜드에서 만들어진 상품처럼 느껴진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닥터마틴을 신고 미니쿠퍼를 타고 와 회사에 주차하고, 잠깐의 휴식 시간에 스트라이다를 끌고 나가 로모 카메라로 풍경을 찍다가, 퇴근길에는 커피숍에 잠깐 들러 가방에서 애플 노트북을 꺼내 작업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어떤 사람일까? 연령대는? 외모는? 입고 있을만한 옷의 스타일은? 취미는? 대충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최첨단’이라고 할 수 있는 애플 노트북과 ‘아날로그’ 똑딱이라고 불리는 로모 카메라와의 연결점은 무엇일까? 이들 브랜드 간의 결합 방식은 ‘복잡성’이 아니라 ‘의외성’이다. 이 두 브랜드를 동시에 소비하는 소비자는 애플의 브랜드 컨셉과 로모의 브랜드 컨셉을 하나로 만들려는 억지 조합이 아니라, 의외의 두 브랜드의 결합 자체를 즐기는 의외성의 감성을 소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패턴들 속에서 연결점을 찾았고 지금까지 여기서 발견된 브랜드들의 슈퍼내추럴 코드 중 하나는 ‘감정이입’이다. 소비자는 그 브랜드들을 통해서 보다 완성된 자아 그리고 보다 완전한 자아를 만들어 간다. 방법은 브랜드의 사용이 아니라 사랑을 통해서 그리고 브랜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서였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닥터마틴을 신고 미니쿠퍼를 타고 와 회사에 주차하고,
잠깐의 휴식 시간에 스트라이다를 끌고 나가 로모 카메라로 풍경을 찍다가,
퇴근길에는 커피숍에 잠깐 들러 가방에서 애플 노트북을 꺼내 작업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어떤 사람일까?

 

 

마케팅은 대중 소비 시장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대량 생산’과 ‘매스 미디어’를 연결하는 지식이다. 그 이후 사용된 브랜딩은 마케팅의 연장선상에서 마케팅보다 더 세련되게 유혹하는 기술 혹은 기교로 이해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장에서 기존 마케팅 지식으로 풀지 못하는 브랜드들이 출현했다. 전혀 광고와 홍보를 하지 않는 스타벅스의 출현과 성장, 애플의 출현, 부활과 성장, 할리데이비슨의 부활과 성장 등, 흔히 컬트 브랜드라 부르는 것들이 시장의 질서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 후 브랜딩은 대중 소비 시장의 것이 아니라 특정 계층 시장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브랜딩이라는 개념이 마케팅 지식의 ‘진화와 진보’라는 것도 알게 된 것이다.

 

페라리를 가장 페라리답게 하는 기업 행위는 무엇일까? 같은 거리에서 두 대의 페라리를 보게 된다면 페라리는 망한 것이라고 말한 아메데오 펠리사(Amedeo Felisa)는 어떻게 브랜드를 운영할까? 에르메스는 자신의 브랜드 파워을 지키기 위해서 재고는 모두 불태운다고 한다. 아직도 스타벅스는 매장에 들어가서 아무것도 주문하지도 않고도 하루 종일 앉아 있을 수 있다. 자신의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일관성이 있는 행위로 보여주는 것(참고 : p184), 그것이 브랜딩의 시작이다. 브랜드가 자신다운 행동을 할 때 소비자들은 광신도로 변하면서 ‘특이한’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브랜드와 일치시키려는 행위였다. 소비자가 브랜드다워지고, 브랜드가 소비자다워지는 것을 브랜드 코딩(coding)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든다면 소비자가 기업의 브랜딩에 화답하여 브랜드에 ‘문화’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간혹 마케터들이 자신의 브랜드에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지만 문화는 조작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각본대로 소비자가 일시적으로는 따라갈 수 있지만 영구적으로는 그러지 못한다. 예를 들어 마케터들은 이렇게 먹어라, 이렇게 신어라, 이럴때 사용하라, 이것이 다르다 등 마케팅 용어로 경쟁 제품과 차별화 시키고 소비자 편익을 드러내지만, 그것은 대부분 상품의 ‘기능’에 초점을 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용설명서 같은 기능에 대한 설명은 사용자들의 감정이 들어가면서부터 ‘슈퍼내추럴 현상’을 보이게 하는 행동 지침이 된다. 개별적 감정이 공유된 감정이 되면서 독특한 문화가 되고, 그 문화는 그 집단이 공유하는 암호로 코딩된다(참고 : p28). 브랜드가 코딩되었다는 말은 다른 말로 그들만이 누릴 수 있는 독특한 체험이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의 문화는 브랜드를 누리는 것으로서 브랜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몫이고 유산이다.

 

코드가 다른 사람을 우리는 문화가 다른 사람 혹은 세계관이 다른 사람이라고 바꾸어 부를 수 있다.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서 브랜드 코드(code, 암호, 신호, 규범, 정보)를 가지고 있다. 독자는 특집을 중심으로 코딩된 소비자들을 만날 것이다. 그들을 마니아, 트렌드 세터 혹은 오타쿠로 정의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딱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들 때문에 브랜드가 브랜딩된다는 점이다. 그들에 의해서 대중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가 ‘코딩’이 된다.

 

버진 그룹의 대표인 리처드 브랜슨은 슈퍼 마케팅(브랜딩)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당신의 감성이 브랜딩으로 시작되고,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가 강화되면 F로 시작하는 단어, 즉 필링(feeling)을 통해 당신의 비즈니스가 번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말은 마케팅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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