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호황의 씨앗이다, 잡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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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김화수  고유주소 시즌1 / Vol.9 호황의 개기일식 (2009년 03월 발행)

[정부의 IMF 외환위기 타개 전략 중 하나인 IT인재 십만양병설에 따른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을 국내 개발자들에게 제공하는 ‘21세기 정보기술(IT)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한국 MS는 “국내 정보기술 전문가들의 정보교환과 의견교류를 위한 새로운 대화의 장으로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앞으로 1년 동안 서울·부산 등 전국 5개 대도시를 돌며 국내 기업·기관의 정보기술 전문가를 대상으로 모두 210차례의 무료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겨례 1998.09.21 기사 중. 1998년 정부에서 적극 추진한 ‘IT인재 십만양병설’과 관련된 기사이다.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사실’로만 보는 사람과 새로운 ‘기회’의 시장으로 보는 사람은 다른 적응 양상을 보인다. 후자에 속했던 사람이 잡코리아의 김화수 대표이다. 그는 당시 넘쳐나는 IT인재들 그리고 그 인재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며 고성장한 잡코리아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리쿠르트 브랜드가 되었다. 2009년 현재 불황 속에서 방향키를 잡고 있는 김화수 대표는 이미 노선을 정했다. 불황을 ‘좌시’하는 것이 아니라 ‘직시’하고 모든 힘을 브랜드 파워 강화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그의 불황 속 브랜딩 스토리를 들어보자.

IT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한창이었을 1998년에 잡코리아를 시작하셨는데, 당시 런칭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대학원 3학기 무렵 친구 세 명과 함께 시작했었는데 출발할 때부터 ‘잡(job)’에 관련된 비즈니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첫 직장이 온라인 마켓 리서치를 하는 회사여서 인터넷 비즈니스를 계속 생각하고 있다가 1997년, 웹에이전시로 출발했습니다. 당시에는 많은 기업들이 다른 투자는 줄이더라도 웹사이트를 만드는 등, IT쪽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많이 하는 시점이었죠. 그렇게 웹에이전시로 시작해서 일 년 정도 지났을 때쯤에 나름대로 웹 관련 비즈니스 경력이 조금 쌓이고 전환점을 모색하게 되면서 완전한 서비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비즈니스 형태는 당연히 온라인을 기반으로 해야 했고,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서비스업을 해볼까 고민하면서 전체적인 시장상황을 보지 않을 수가 없었죠. 당시 실업자가 2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었습니다. 실업률로 계산하면 10%를 넘기느냐 마느냐 하는 그런 시점이었죠. 이처럼 열악한 시장에서 저희가 직접 컨텐츠를 생산하는 비즈니스는 리스크가 커서 안 될 것 같았고 결국 마켓플레이스 형태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 쇼핑몰 구조를 갖게 되면 모든 컨텐츠나 상품에 대한 리소싱를 직접 다 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픈마켓은 회원들이 알아서 컨텐츠를 올리고 알아서 거래하고 우리는 거기서 수수료만 받으면 됩니다. 결국 마켓플레이스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수수료 모델이죠. 게다가 당시 저희 투자자 중 한 분이 HR 관련 사업을 하고 계서서 직간접적으로 인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점차 쌓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몇 가지 조건들을 만족시키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잡코리아였던 것입니다. 직업과 관련된 키워드가 화두가 되었고 IT 산업군에서 소프트웨어적 온라인 비즈니스를 접목시켜 온라인 리크루팅이라는 비즈니스를 만들어 낸 것이죠. 불황이라는 상황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브랜드를 만든 것입니다.

 

 스위치보드 수익모델(Switchboard Profit Model)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가 공저한 《수익지대》에서 말하는 스위치보드 수익모델이란 다수의 구매자와 판매자의 연결 관계를 하나의 지점이나 채널로 통합시키는 중개기관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중개기관은 양쪽의 거래비용 및 구매준비비용을 절감시킨다.

쉽게 말 하자면 5일 장터, 그것이 바로 스위치보드이다. 만약이 5일장을 누군가 의도적으로 기획하고 수수료를 받아가며 수익모델로 사용했다면 말이다. 이러한 스위치보드 수익모델은 더 많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참여할수록 그 가치를 더하게 된다. 잡코리아는 당시 넘쳐나던 구직자와 구인자 사이의 ‘중개자’ 역할을 함으로써 이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켰다. 인력시장에서의 온라인 오픈마켓을 선보인 것이다. 

 



 

 

사실상 거의 모든 온라인 오픈마켓이 이러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생적으로 스위치보드 수익모델은 온라인 기반이 유리하지만 현재의 오프라인에서도 그러한 모습은 찾아볼 수 있다. 각종 ‘박람회’가 그러한 모델들이다. 중소기업, 웨딩, 창업, 취업 박람회를 통해서 양쪽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광고 및 부스 판매로 수익을 도모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시 불황으로 인한 잉여인력 그리고 IT 양성이라는 시대적 기류를 타고 런칭하신 것이군요.
그렇죠. IMF 외환위기같은 상황이 아니었으면 잡코리아가 탄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부터 1998년까지 일년간 잡코리아가 런칭되기 전까지 각종 교육기관을 통해서 웹디자이너, 웹마스터, 웹프로그래머 등의 인력만 수만 명이 배출되었습니다. 제가 관련 교육기관에 가서 강의도 하다 보니 ‘이 사람들의 직장을 잘 찾아주는 것도 중요한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웹에이전시를 하면서 클라이언트를 만나보면 웹 전문인력들이 필요한데 이쪽 분야가 생소하니까 쉽게 구하지를 못하는 실정이었죠. 그래서 이 두 집단의 필요를 생각하면서 잡 매치 메이킹(job match making)이 계속 머리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러한 몇 가지 요건들이 복합되면서 마켓플레이스 형태의 인력사이트를 운영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구직을 원하는 사람이 이력서를 스스로 올리고 채용공고도 기업이 스스로 포스팅 하기 때문에 저희는 시스템만 만들어놓으면 직접 생산하는 컨텐츠가 많이 필요하지 않았죠. 극단적으로는 두 세 명의 운영 인력만으로도 가능한 가장 효율이 높은 비즈니스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국내 웹사이트 중에 그러한 마켓플레이스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다른 모델이 있었습니까?
해외는 이베이가 가장 대표적이었고, 국내에서는 옥션도 이미 자리를 많이 잡은 상태였습니다. 마켓플레이스라는 형태는 거의 비슷하고, 그 객체를 무엇으로 했느냐만 다른 것이었죠. 그 중에 저희는 사람으로 접근했던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점차 서비스나 더 독특한 객체를 다루는 기업들이 나오겠죠.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는 시장에 구직자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잡코리아 같은 브랜드는 불황일 때 더 호황하는 브랜드가 될 것 같습니다. 어떠십니까?
그런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하는데, 수익모델을 구직자 쪽에 맞추느냐 기업 쪽에 맞추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저희는 수익모델의 98%가 기업쪽이기 때문에 시장이 불황이면 저희도 불황입니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얼만큼 사회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기여하는가’라는 측면에서 보아도 기업쪽에서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직자들에게까지 수수료를 받는다면 즐겁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지난 달에 구직자 한 명이 저희 사이트에서 평균 3만 원 정도를 썼는데, 이번에는 4만 원 정도 쓰도록 아이디어를 내자고 하면 저를 포함해서 직원들이 유쾌하게 아이디어를 못 냅니다. 하지만 기업고객들이 포스팅 당 평균 9만 원을 쓰는데 12만 원을 올릴 수 있도록 하자고 하면 비교적 더 유연한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이러한 이유로 매출액의 98% 이상이 기업에서 나오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기업이 채용을 안 하면 잡코리아를 이용할 이유가 없고 그러면 저희도 매출이 떨어지죠.

 

 

두 집단의 필요를 생각하면서
잡 매치 메이킹(job match making)이 계속
머리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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