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솟아오르는 신대륙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13 브랜딩 (2010년 01월 발행)

숫자는 진리에 가깝다고 한다. 전 세계 인터넷 이용 인구는 15억 9,627만 108명, 국내 블로그 개설자 수는 1,300만 명, 1인 월간 평균 웹사이트 방문 개수는 73.7개, 한국 인터넷 사용자 중 인터넷 쇼핑 경험자는 99%, 2008년 인터넷 쇼핑몰 하루 거래액은 550억 원(참고로 1999년 인터넷 쇼핑몰 2개, 2009년에는 5,000개), 네이버 1일 검색어 입력 수는 1억 3,000회 등등. 이 숫자는 분명 검증된 사실이고, 시장의 현실이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진실이다. 아마도 지금보다 시장은 더 빨리 바뀌게 될 것이다.

숫자는 진리에 가깝다고 한다. 전 세계 인터넷 이용 인구는 15억 9,627만 108명, 국내 블로그 개설자 수는 1,300만 명, 1인 월간 평균 웹사이트 방문 개수는 73.7개, 한국 인터넷 사용자 중 인터넷 쇼핑 경험자는 99%, 2008년 인터넷 쇼핑몰 하루 거래액은 550억 원(참고로 1999년 인터넷 쇼핑몰 2개, 2009년에는 5,000개), 네이버 1일 검색어 입력 수는 1억 3,000회 등등. 이 숫자는 분명 검증된 사실이고, 시장의 현실이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진실이다. 아마도 지금보다 시장은 더 빨리 바뀌게 될 것이다.

 

10년 전과 지금은 마케팅 시장 환경이 아니라 판이 바뀌었다. 2000년을 기준으로 ‘브랜드’의 역사는 B.C.(기원전)와 A.D.(기원후)로 구분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원 전후가 구분되는 시점을 아마존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킨 시기로 보는 사람도 있고, 이베이 혹은 대형 의류 쇼핑몰들이 성공한 시기로 보는 사람도 있다. 인터넷 업계는 절대로 아마존과 이베이, 대형 의류 쇼핑몰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누가 책을 직접 훑어 보지도 않고 서평과 광고 카피만 보고 사겠는가? 누가 훔친 물건일지도 모르는 상품을 인터넷에서 경매로 사겠는가? 누가 입어 보지도 않은 옷을 사진만 보고 사겠는가?

 

이 질문만 본다면 절대 인터넷에서 상품을 사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몰 상위 5위는 모두 의류 쇼핑몰이다. 아마존과 이베이도 초기의 우려와 달리 거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냈다. 대부분의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였다. 거북한 단어일지 모르지만, 인터넷의 ‘상용화(생활화로 쓰고 싶었지만)’의 역사는 10년이 채 안 된다. 이 정도 변화라면 충격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짧은 비즈니스 기간에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무엇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아차릴 겨를도 없이 우리의 사고 방식마저도 통째로 변화했다. 이 변화의 관점을 브랜드 관점이 아니라 마케팅 관점에서 본다면 마케터들은 이제 시장을 통제하거나 조정하지 못할 정도다.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력에 있어서
오프라인에서 기업과 소비자의 권력 관계가 5 : 5였다면,
온라인에서는 2 : 8이 될 것이다.
그만큼 헤게모니가 소비자에게로 넘어왔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던 과거에는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대중매체에 광고를 하면서, ‘상표’에 대한 ‘인지도’를 올렸다. 그러고 나면 소비자의 ‘충성도’가 생겨서 흔히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가 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쉬웠다. 그것은 돈과 시간의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상표가 브랜드가 되는 과정에서 제품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살펴보면, 첫째 서비스센터에 찾아가기, 둘째 소비자보호원에 신고하기, 그것도 안 되면 세 번째로 방송국에 제보하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어떤 기업이 자신의 상품에 대해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부정을 저지르면 인터넷을 통해 전 국민이 알게 된다.

 

이런 사건이 영어권에서 터졌다면 유튜브와 트위터 등을 통해 삽시간에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지고 저녁 뉴스의 해외 토픽으로 다뤄질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많은 비용을 들여서 혹은 대중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다스리면서 상표를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사고는 한마디로 시대에 뒤처진 재래식 마케팅 사고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오프라인 브랜드의 인터넷 담당자들은 평균적으로 대리 직급을 달고 있다. 의식이 있는 기업에서는 간혹 차장 직급의 담당자도 볼 수 있지만, 임원이 인터넷 비즈니스를 전담하여 끌고 가는 기업은 매우 드물다. 아직도 인터넷을 단순히 매체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브랜딩이라는 단어는 최근 3년 전부터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실 확인을 하고 싶다면 3년 전(5년 전에는 거의 없다) 마케팅 관련 도서에서 브랜딩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된다. 그러면 그 단어가 얼마나 편협하고 희귀하게 사용되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뭘까? 말 그대로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만드는 모든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누가 브랜딩을 할까? 앞서 말했듯이 예전에는 마케터들이 광고, 홍보 그리고 각종 판촉을 통해 ‘충성도 높은 상표’를 만드는 것이 브랜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넷, 광의적인 표현으로는 온라인 시장이 도래하면서 소비자가 브랜딩 과정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 부분에 대해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의 *황상민 교수는 “온라인 시대가 열리면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창구들이 더 늘어났다. 또 온라인 공간에서는 오프라인 공간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소비자들의 힘이 훨씬 강력해 졌다. 정확한 퍼센티지를 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력에 있어서 오프라인에서 기업과 소비자의 권력 관계가 5 : 5였다면, 온라인에서는 2 : 8이 될 것이다. 그만큼 헤게모니가 소비자에게로 넘어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8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를 어떻게 경험하는가가 바로 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결정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 황상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브랜드와 인간의 심리, 인터넷과 심리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유니타스브랜드 Vol.9 p152, Vol.10 p84, Vol.11 p24 참고

 

 

기업이 만든 제품에 소비자가 가치를 부여하기 전 그 제품은 단지 상품(commodity)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소비자가 상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상징으로 사용하며 자신의 가치로 인정하게 되면 그것은 상품이 아니라 소비자 자신과 동격으로 여기는 아이덴티티(identity)가 된다. 이제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한다면 Information Technology의 IT가 Identity Technology의 IT로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순간 현란한 플래시 기반의 웹페이지를 구축하는 것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철학,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 과정, 즉 상품을 더 이상 필요에 의한 ‘상품’이 아니라 욕망에 의한 ‘브랜드’로 만드는 연금술을 ‘브랜딩’이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것을 브랜더가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들이 한다는 것이다.

 

《웹 혁명의 물결》 《2010년 웹 여행》의 *프랭크 피더의 통찰력을 들어 보자. “브랜드에 명확한 아이덴티티가 없으면 당연히 고객의 믿음도 없고, 따라서 브랜드가 존재할 당위성integrity도 없다. 그래서 ITInformation Technology가 Integrity Technology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어떤 기업이나 브랜드가 인터넷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기업에 의해서건 고객에 의해서건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오늘날에는 그 브랜드가 곧 오프라인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인터넷에서 존재감이 없는 브랜드라면 그 브랜드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거나 고객들에게 인지되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브랜드들은 인터넷에서 더 강력하게 브랜딩된 경쟁자들에 의해 쉽게 추월당할 수 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존재감 있게 브랜딩된 브랜드는 어디서건 강력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이라는 도구는 브랜드에게 아이덴티티(identity)의 강화와 동시에 존재의 당위성(integrity)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인터넷은 Identity×Integrity Technology, 즉 I2T 생성의 지렛대 역할을 한다. I2T에는 상승효과(multiplier effect)가 있는데, 바로 브랜드가 고객과 고객 사이를 넘나들면서 I2T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브랜드는 강력한 브랜드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변화한 브랜딩 환경의 주요성을 의미하는, 유니타스브랜드가 제안하는 개념어인 온브랜딩(ON-Branding)이란, 한마디로 브랜드가 24시간 내내 브랜딩되는 현상을 말한다.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잠도 자지 않고, 휴일도 반납하며 브랜딩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특정 브랜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애호하는 브랜드 사이트에 안티 세력이 생겨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보초(?)를 세워 가며 24시간 365일 브랜딩하고 있다.

 

이번 장에서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다시 말한다면 온브랜딩은 온라인에서 인터넷 비즈니스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온브랜딩이 온라인이라는 기술적 환경의 소산임은 틀림 없다.

 

 

* 프랭크 피더(Frank Feather)
IBM, 에릭슨, 포드, 노키아, 캐나다 정부 등을 클라이언트로 둔 Global Marketing Consultants의 CEO이자 국제 컨설턴트다. 비즈니스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주요 저서로는 《웹 혁명의 물결》 《2010 웹 여행》 등이 있다.
유니타스브랜드 Vol.11 p64 참고

 

 

온브랜딩의 현상을 증명하기 위한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특정 브랜드 동호회의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이트에 저녁에 들어가 ‘제가 드디어 이 브랜드를 사려고 하는데요. 정보 좀 알려 주세요’라고 글을 쓰면 된다. 그러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밤새도록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달아 놓은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에게 브랜드란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는 것이기 때문이다. 브랜드와의 관계,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과의 관계가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끊임없는 관계의 지속 현상이 바로 온브랜딩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오래가고, 단단하고 그리고 뜨거운 것이 바로 ‘사랑’이다. 온브랜딩의 관계성 안에 ‘사랑’이라는 특이한 관계가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ON-Branding을 溫따뜻할 온-Branding이라고도 할 수 있다.

 

종교의 여러 구성 조건을 살펴보면 ‘특별한 감정’을 서로 공유해야 종교성을 가진다고 한다. 브랜드에 대해 ‘특별한 체험’을 공유하고 있다면, 그래서 ‘특별한 감정’을 서로 공유하게 된다면 브랜드도 종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인터넷에서 클릭 세 번이면 특정 브랜드의 광신도(다음 장에 나올 슈퍼내추럴 코드 현상을 보이는 고객과 뱀파이어들의 이야기다)를 만날 수 있다. 그들은 24시간 내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돌아다니면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에 대해 찬양하며 파티를 즐긴다. 거듭 말하지만 브랜드는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관계의 통로가 되었다.

 

 

우리는 지금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 브랜드는 계속 브랜딩되고 있으며,
탁월한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관계(온라인) 속에서
더욱 강한 브랜드로 구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면 on(인터넷)-line에서 브랜드는 ON(24시간)-Branding이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은 관계의 브랜딩인 온(溫따뜻할 온)-Branding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관계가 오프라인까지 확대되면서 더 이상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온라인으로 인해 한 국가 혹은 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전 세계가 동시에 시장과의 관계가 ON(꺼지지 않은, 계속 성장하는, 유기체처럼 움직이는)이 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는 지금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 브랜드는 계속 브랜딩되고 있으며, 탁월한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관계(온라인) 속에서 더욱 강한 브랜드로 구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ON- Branding이다.

 

여기까지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한다면 다음 장으로 바로 넘어가면 된다. 여기까지 글은 유니타스브랜드 Vol.11에 게재된 필자의 서문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온브랜딩에 대한 너무나 간단하고, 명확한 정의이며, 지금도 일어나는 일이기에 다른 말은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브랜드와 특정 시장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계속 읽어 가길 바란다. 또 중요성을 알지만 아직도 온라인을 오프라인의 상대 개념 혹은 보완 개념이라거나 마케팅의 툴로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온라인을 마케팅을 집행하는 ‘광고’ 혹은 ‘홍보’ 채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지루하겠지만 조금 더 읽기를 바란다.

 

 

신대륙의 원주민들

‘첨단 기술이 라이프스타일을 바꾼다’ ‘인터넷 기술이 문명과 문화를 바꾼다’ ‘미래 사회의 진보를 위한 차세대 핵심 기술’과 같이 노스트라다무스식 예언 문구들을 여기저기서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10년 전과 지금의 삶의 질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변화를 준 것을 꼼꼼이 찾아보면 별로 없는 것 같다. 옷장에 있는 10년 된 옷도 코디만 잘하면 그럭저럭 입을 수 있고, 10년 된 차지만 주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자장면의 맛은 변한 게 없으며, 매일 세워지는 빌딩도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모습은 아직 찾아볼 수 없다. 과연 첨단 기술은 어디로 흘러간 것일까? 생활의 변화까지 주도했다는 기준으로 본다면 ‘휴대폰’과 ‘PC’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좀더 정확히 말한다면 첨단 기술은 관계의 친밀도를 높이는 쪽으로 진화했다. 전화를 통해 얼굴을 보며 말하고, 인터넷을 통해 하루에도 수만 명과 이야기할 수 있다. 이제 휴대폰과 PC가 통합되면서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강이 흘러 바다로 가듯이 첨단 기술은 흘러 통합 미디어로 흘러가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미디어의 변화가 될 것이다. 이쯤에서 커뮤니케이션 학자인 마셜 맥루언(Marshall Mcluhan)이 “미디어가 메시지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 브랜더들은 좀더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마셜 맥루언이 말한 “미디어의 내용이란 그것을 전달하는 미디어의 기술과는 분리해서 생각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지금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통찰력을 가지고 상상력으로 앞으로 벌어질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는 모든 미디어를 인간 능력의 확장이라고 보고 있으며, 미디어는 감각기관의 확장으로서 그 자체로 우리의 인식 방식에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디어가 달라지면, 그 메시지도 달라지고, 그것을 해석하는 우리의 인식 방식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디어 자체가 곧 메시지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Brandon은 브랜드를만드는 사람인 Brander와는 다른 사람들이다.
Brandon들은 기업의 고용과는 별개로,
자발적으로 자신이 정한 브랜드의 ‘성숙과 완성’을 ‘사명’으로 완수하는 사람들이다.

 

 

브랜더들은 미디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미디어가 말하고 반응하고 움직이고 실시간으로 탐색하는 것에 대해서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개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지금까지의 미디어, 그러니까 올드 미디어가 꿈도 꾸지 못한 것은 (마셜 맥루언이 살았던 시대의 대표 미디어인 라디오와 TV와 달리) 미디어가 ‘경험’과 ‘관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미디어에 감정이 있다면 아직은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기술이 미디어의 감정 표현을 구체화시키면서 완벽한 유기체로의 변화가 시작되었다(여기까지 읽으면 공상만화같이 들릴 것이다). *셸 이스라엘은 유기체적 관점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 셸 이스라엘 (Shel Israel)
파워포인트, 파일메이커,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워크스테이션 등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홍보 전문가로, 주요 저서로는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 등이 있다.
유니타스브랜드 Vol.11 p80 참고

 

 

“브랜드의 핵심은 ‘누군가가 당신의 회사에 대하여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라는 감정의 문제로 보고 있다. 이러한 감정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다. 특히 온라인 환경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고객이 브랜드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은 항상 변화하는데, 그러한 변화된 감정을 쉽게 공유하고 얼마든 변형시킬 수 있는 환경이 온라인에서 구축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그러한 ‘감정’은 광고나 마케팅, PR, 디자인 요소 등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점차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인터넷으로 옮겨 오면서 브랜딩의 주체가 기업에서 소비자에게로 넘어가는 분기점이 되었다는 의미다. 왜냐하면 온라인 브랜딩은 ‘사람이’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고객과 파트너들, 기업 내부 직원과 이들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활동이 온라인 브랜딩이다. 따라서 ‘온브랜딩’이라는 개념은 ‘브랜드의 인간화’라고 표현할 수 있다.

 

과거에 브랜드가 자신을 고객에게 말하는 방식은 마치 명함 하나를 건네는 것과 같았다. 어떠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누군가가 고객에게 명함을 건네면 명함과 명함을 건네는 사람이 그 브랜드를 상징하는 것이었고, 고객은 명함을 전달받는 순간의 그 ‘감정’으로 브랜드를 기억했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는 그 관계가 완전히 반전되었다. 고객이 브랜드를 접하는 환경이 다각화되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에서만 보더라도 브랜드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과 동시에 대화를 하게 되었다. ‘한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브랜드에 어떠한 감정을 갖고 있느냐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결정한다. 사람들에 의해 브랜딩이 이루어지는 것, 그것을 브랜드의 인간화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제부터 셸 이스라엘이 말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 온브랜딩은 Brandon(브랜든)들이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에서 자신이 소유하거나 (구매하지 않고) 연애하는 브랜드에 대해서 인지도가 아닌 충성도를 높이는 브랜딩 작업을 말한다. 온브랜딩의 작동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용어 정리부터 하겠다. 여기서 온브랜딩을 주도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Brandon은 불어다(본래 불어지만 온브랜딩에서는 하나의 개념어로 사용되기에 영어식 발음인 ‘브랜든’으로 표기 하겠다). 영어로는 firebrand가 동의어다. 그 뜻은 횃불, 불 붙은 관솔, 불타는 나뭇조각이다. 하지만 은유적으로 (파업과 데모를 이끄는) 선동자 혹은 말썽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Brandon은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인 Brander와는 다른 사람들이다. Brander들은 기업에서 브랜드를 위해서 고용한 사람이다. 이들은 브랜드 매니저라는 직함을 달고 브랜드 관리 비용을 쓰면서 브랜드의 ‘성장과 관리’에 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다. 반면에 Brandon들은 기업의 고용과는 별개로, 자발적으로 자신이 정한 브랜드의 ‘성숙과 완성’을 ‘사명’으로 완수하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자면 할리데이비슨의 ‘브랜드 매니저’와 ‘*호그H.O.G(Harley Owners Group)’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 호그
유니타스브랜드 Vol.7 p62 참고

 

 

Brandon들이 오타쿠와 다른 점이 있다면 오타쿠는 지극히 사적이며 몰입형인 반면, Brandon들은 공동체를 지향하고 공유된 문화를 즐긴다. Brandon들이 얼리어답터나 트렌드 리더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Brandon들은 브랜드 지향적이며, 기술과 트렌드에 대해서는 관심 이상의 종속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초기에 Brandon들은 매우 독특한 컬트 브랜드를 중심으로 독특한 취향과 가치관이 같은 사람이 뭉쳤다. 그러다가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Brandon들은 대중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의 소수 문화는 다수의 브랜드 충성 고객들과 결합되면서 진보, 진화, 혁신, 그리고 변형되면서 겉잡을 수 없는 온브랜딩 패턴을 만들어 냈다.

 

‘소비자’라는 단어에서 시작된 ‘고객’을 칭하는 의미의 단어는 ‘왕’이라는 단어에서 정점을 찌르고, 구매 기준과 횟수에 따라 고객, 단골, VIP, 브랜드 마니아, 오타쿠, 얼리어답터, 트렌드세터 등 수십 가지로 분화된다. 이처럼 소비자에 대한 용어가 여러 개로 분화되는 것은 상품의 구매 횟수와 구매하는 양보다는 브랜드에 대한 ‘태도’의 변화 때문이다. 마케터들이 이렇게 여러 가지 소위 학명 같은 용어를 사용하면서 무엇인가를 찾으려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앞서 말한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만드는 Brandon들 때문이다. Brandon은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선동가(agitator)와 말썽꾼(troublemaker) 그리고 불평가(grumbler)라는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예전에는, 그러니까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에는 시쳇말로 나대거나 들이대는 고객들에게 사은품과 무료 쿠폰을 당근으로, 법무팀의 협박을 통한 채찍으로 쉽게 통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으로 인해 누구나 경험하듯 어떤 것도 통제 불가능한 세상이 왔다. 그렇다면 기업은 Brandon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먼저 불평가형 Brandon과 자사 브랜드의 선동가형 Brandon의 구분은? 진짜 Brandon과 가짜 Brandon들은? 꿍꿍이가 있는 Brandon과 순수한 Brandon들의 구분은? 독이 있는 Brandon과 독 없이 겁만 주는 Brandon은? 결론부터 말한다면 처음부터 구분할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본색이 드러날 것이고, 어떤 사건이 터지면 본질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Brandon들은 제품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아니 나오기도 전에 인터넷 카페를 만들거나 자신의 블로그에 브랜드에 관한 정보와 감정을 정리해서 올려 둔다. Brander에게는 갑작스러운 팬이 생긴 것에 대해 위로와 용기를 받기도 하겠지만, 아직도 수정되어야 할 것이 많은 상품이 시장에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으로 중독적 호감을 보이는 이런 Brandon들이 여간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선동자’ Brandon은 상품에 대한 입소문의 원천이자 성공적 런칭의 서포터가 되지만, 자칫하면 ‘말썽꾼’으로 변하여 악의를 품은 복수자가 되기도 한다. 그들과 만나서 이야기해 보면 무엇을 바라는 것 같지만 바라는 것이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브랜드를 사랑해서 하는 진심 어린 조언이라고 하지만 듣기 불편한 말만 골라 한다.

 

 

요즘은 검색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우습게 넘겨서는 안 되는 사실이다.

 

 

마케터들은 자신의 상품에 대해 의외적인 호감을 가진 Brandon이 처음에는 반가울 테지만 계속 관계를 갖다 보면 어느 사이에 브랜드 운영의 주도권이 Brandon에게 넘어가 있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늦었다. 앨런 애덤슨은 늦기 전에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해준다. “오늘날 시장에 불어 온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경험하기 전에, 온라인에 가서 그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환경이 너무나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어떠한 일이 발생하는지 기업에 있는 브랜더나 마케터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기도 하다. 설령, 제품이 온라인에서 판매되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구매가 가능할지라도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여전히 그 제품의 특징과 장점을 알기 위해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은 검색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우습게 넘겨서는 안되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검색된 정보가 고객이 제품을 접하는 첫 번째 만남이자, 그것을 시작으로 상호 작용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어떤 경로를 통해 접하고, 제품이 어떻게 포지셔닝되길 원하는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기업이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검색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은 자사 브랜드의 ‘무엇’에 집중하기 보다 ‘누구’에 더 집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기업이 집중해야 할 ‘누구’는 ‘누구’이기에 집중해야 하는가? 《쿨헌팅, 트렌드를 읽는 기술》의 *피터 글루어는 그 누구를 바로 이렇게 지목했다. “고객을 파트너로서 대우해야 한다. 단지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즉 서로 파트너가 되는 관계가 온라인에서는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참고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 관계에서 진정한 고객 파트너를 찾기보다는 ‘파트너로 대우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쉽다.

 

 

* 피터 글루어(Peter A. GloorMIT)
슬론 경영대학원과 헬싱키 공과대학, 쾰른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UBS와 PwC, 딜로이트컨설팅의 경영진으로 20년 동안 실무 경험을 쌓아 왔다.
유니타스브랜드 Vol.11 p50 참고

 

 

최고의 브랜딩 파트너, Brandon을 만나다

필자는 1999년에 푸마라는 브랜드의 리뉴얼을 수행하면서 그 전략에 관한 인사이트를 천리안에서 활동하는 한 힙합 동호회를 통해 얻었다. 당시 매출이 100억 원 미만이던 푸마가 다음해 700억 원이 넘었고, 그다음 해에는 1,500억 원이 넘는 브랜드가 되었다. 그들이 알려 준 것은 ‘푸마는 스포츠가 아니라 힙합 아이콘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그리고 2005년 컨버스라는 신발 브랜드의 리뉴얼을 할 때는 Daum 카페에서 활동하는 Brandon들을 통해 마케팅 인사이트를 얻었다. 그들이 알려준 것은 ‘컨버스는 신발이 아니라 수집품’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들이 이야기하는 모든 말이 마케팅 전략을 구축할 때 바로 적용하거나 응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필자가 찾는 것은 Brandon들이 브랜드와 기업에게 바라는 점과 불만 사항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브랜드를 통해 진짜 얻고자 하는, 그리고 얻은 ‘독특한 체험’이다. 독특한 체험들에 대해서 그들이 설명하지 못할 때도 있고, 억지스러운 해석으로 유치해 보일 때도 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①왜 이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②이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자신이 스스로 느끼게 된 또 다른 감정은 무엇인가? ③주변 사람들에게 이 브랜드를 설명할 때 무엇이라고 말을 하는가 등, 아주 사적인 질문을 통해 브랜드의 잠재 성장 DNA를 찾는 것이다.

 

얼마 전 필자는 아날로그식 디지털 카메라 A를 구매하면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구매 전에 포털 사이트와 카메라 동호회 사이트에서 A 카메라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관련 질문을 하자 10여 명의 사람들이 A 카메라에 대한 장점에 대하여 자세히 얘기해 주었다. 실제로 여러 사이트를 소개해 주면서 자신의 A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다른 기종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비교하면서 무엇이 좋은지도 알려주었다. 무보수로 박물관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는 도슨트(Docent)처럼, 그들은 탁월한 판매 기법인 ‘감정이입’을 이용해서 판매 사원보다 숙련된 솜씨로 A 카메라를 통해 필자가 미래에 경험할 것을 체험하게 해 주었다. 그때의 기분을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결국 그들의 자상한 배려와 각종 자료들 때문에 A 카메라를 구매했고 두 달 후 쓸모가 없어져서 되팔았다. 한마디로 무언가에 홀린 기분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특정 브랜드들의 Brandon들이 몰려 있는 곳에 가서 그 브랜드에 대한 구매 의사를 밝히거나 구매했다는 말을 해 보면 하루 안에 그들과 ‘공유된 감정과 가치’를 느낄 것이다. 그것이 Brandon들에 의한 온브랜딩이다.

 

 

기업가들 중에는 아직도 자신들이 상품을 만들어 상표를 붙이면
그것이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거기에다 대중매체의 힘을 빌려 인지도를 올리면
그것이 브랜딩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이쯤에서 온브랜딩을 다시 정의한다면 Brandon들에 의해 ‘상표’가 ‘브랜드’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가들 중에는 아직도 자신들이 상품을 만들어 상표를 붙이면 그것이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거기에다 대중매체의 힘을 빌려 인지도를 올리면 그것이 브랜딩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거기까지의 단계는 ‘인지도 높은 상표’일 뿐이다. ‘콜라의 독립 선언’이라는 광고 카피로 소비자들을 놀라게 하며 런칭했던 815콜라가 인지도 확보에 있어서는 성공했지만, 결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했던 것처럼 말이다.

 

15년 전만 해도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의 수는 지금의 30분의 1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은 제한적 기준인 대기업 메이커를 선호하였고, 오직 TV와 신문에서 본 것과 주변 사람들의 추천에 의존했다. 하지만 1999년부터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시장은 바뀌었다. 소비자들은 ‘인지도 높은 상표’와 ‘메이커가 만든 상품’에서 더 나아가 진정한 ‘브랜드’를 찾기 시작했다. 구매하기 불편해도, 기능이 약간 어설퍼도, 개인이 만들었어도 그리고 처음 본 상품이어도 인터넷에 들어가서 기웃거리면 원하는 것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앞서 A로 설명한 카메라는 ‘엡손 알디원(R-D1s)’으로 프린터 회사로 잘 알려진 엡손에서 만든 300만 원짜리 디지털 카메라다. 보다 정확한 설명을 한다면 아날로그 카메라를 재현한 디지털 카메라다. 한때 디지털 카메라의 기준이었던 유효 화소수로 보면, 일명 똑딱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카메라는 1,000만 화소수가 넘는 데 반해 알디원은 겨우 610만 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일반 똑딱이 카메라의 8배를 호가한다. 카메라는 광학 장비이기 때문에 관여도가 매우 높은 상품이다.

 

카메라 구매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기업의 기술과 서비스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역사와 전통 역시 중요한 기준이다. 하지만 알디원은 카메라 기업의 전통과는 거리가 먼 프린터 회사에서 만든 카메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 다른 구매 기준을 가진 이 알디원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던 것일까? Brandon들이 알디원 앞에 붙인 수식어를 보면 이해가 쉬워진다. ‘참 맛, 진정한 의미, 깊은 세계, 신중함, 아날로그 필름 느낌의 구현, 한 컷의 철학’ 등 그 어디에도 기능과 화소수에 관한 말은 없다. 숭배, 예찬, 찬양 그리고 깨달음에 관한 높은 충성도를 나타내는 단어들뿐이다.

 

이미 이야기했듯 Brandon과 동의어인 firebrand의 뜻 중에는 ‘불타는 나뭇조각’라는 뜻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브랜드(상품과 상표)를 만드는 Brander들은 Brandon들과 함께 불타오르면서 시장을 자신의 브랜드로 태워 버릴 수 있을까? 먼저 Brandon들의 생리를 알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은 잠을 자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ON-Branding과 O.N. branding

O.N.은 ‘omni nocte’의 약어로, ‘매일 밤, 밤마다’라는 뜻의 라틴어다. 예전에는 상점에서 상품을 산 후에 집에 돌아와서 문제가 생기면 다음 날 아침 10시까지 기다려야했다. 직장에 다닌다면 대략 7시 이후인 퇴근 시간에 상품을 산 상점에 다시 방문해야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저녁에 제품을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인터넷에 접속하여 해당 브랜드의 홈페이지가 아니라 자신과 동일한 상품을 사용한 사람들의 블로그부터 검색해 본다. 또한 그 상품의 동호회가 활동하는 카페에 들어가거나 여러 정보들이 있는 게시판을 클릭해서 이 제품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오늘 산 제품에 대한 문제점과 불만 사항을 적으면 ①예전에 있었던 유사한 사례 ②오늘 산 상점의 점원에 대한 평가 ③고객으로서 대응 방법 ④자신의 실수일 수도 있기에 다시 한 번 점검해 보라는 제안 ⑤유사 피해자들의 사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글로벌 브랜드 제품이라면 해외 블로거뿐만 아니라 해외 사이트 정보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잠자지 않는 Brandon들에 의해 과연 다음 날 아침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ONBranding의 특징은 바로 O.N. branding, 밤사이에 일어난다는 것이다.

 

행동과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 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한 대답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선택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관찰하고 ‘탐색’한다. 브랜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탐색 과정 중에 알게 된 정보를 계속해서 퍼뜨리고 공유한다. 사람들이 온라인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러한 양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즉,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파급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작은 넛지로도 큰 영향을 미치는 온라인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윤리적 측면에서 문제 될 부분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가 말한 ‘선택 소비자’는 여기서 말하는 Brandon과 비슷한 개념으로, 원래 의미는 선택 설계자(choice architect)다. 선택 설계자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릴 때 그 배경이 되는 ‘정황이나 맥락’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업의 직원들은 물건을 팔고 퇴근한다. 하지만 Brandon들은 자발적으로 이제 갓 태어난 상표를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있다. 마치 가난한 구둣방 할아버지가 잠자리에 들면 요정들이 나와서 멋진 구두를 만들어 주던 동화 같은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
시카고 대학 행동과학 및 경제학 석좌교수이자 국가경제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넛지》 《승자의 저주》 등이 있으며, 미 의회에도 적극적으로 출석해 넛지를 활용한 방법론을 제도권으로 들여오고 있다.
유니타스브랜드 Vol.11 p168 참고

 

 

기업의 홍보실 역할 중 핵심은 미디어에서 자신들을 다룬 기사들을 사전에 ‘조율과 조정’을 하고 사후에 ‘통제와 관리’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홍보실의 능력은 자사에 불리한 뉴스가 신문과 방송에 나오기 전에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로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작게는 수천 명 많게는 수천만 명이 활동하는 블로고스피어와 포털 사이트로 인해 정보의 확산은 통제 불능이다. 특히 밤사이에 일어나는 자사 제품의 불만은 다음 날 뉴스가 되고, 뉴스는 정보가 되며, 이 정보는 상상력과 합쳐져서 스토리가 된다. 아침이 되면 이 스토리에 수많은 사람들이 가세해 하나의 소설이 만들어진다. 이런 사례에 대해서는 유니타스브랜드 Vol.11에서 여러 브랜드의 인터뷰를 통해 다루었으므로 여기에서는 일반적인 패턴만 이야기하겠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말은 누가 말하는가에 따라서 해석이 너무나 달라진다. 그러나 마케터라면 이 말을 읽으면서 ‘브랜딩은 밤에 완성된다’고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실제로 블로그나 게시판의 글들은 밤에 쓴 글이 많다. 참고로 어려운 호르몬 이야기를 하지 않고도 연애를 해 본 사람들이라면 밤에 쓴 연애편지를 낮에 보면 얼마나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지를 알 것이다. 밤은 지극히 감상적이다. 자살을 작정한 사람이 자신이 한밤에 쓴 유서를 낮에 본다면 이 또한 다르다는 것을 알 것이다. 밤에 쓴 글은 낮에 쓴 글과 다르다. 지극히 사적이다. 이처럼 브랜딩은 사적인 감정으로 밤에 만들어지고 있다. 이제 ‘상품은 공장에서 만들고, 브랜드는 온라인에서 만들어진다’라는 불편한 진실과 차원이 다른 시장이 도래 했음을 기업들은 명백한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Brandon들의 온브랜딩 괴력은 얼마나 강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핵폭탄급이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말은
누가 말하는가에 따라서 해석이 너무나 달라진다.
그러나 마케터라면 이 말을 읽으면서
‘브랜딩은 밤에 완성된다’고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온브랜딩의 괴력을 알기 위해서는 단어의 구조를 살펴보아야 한다. 원자핵의 구성인 중성자(neutron)와 양성자(proton)라는 단어에 있는 접미사 ‘on’은 소립자 혹은 양자의 뜻을 가지고 있다. 중성자와 양성자라는 단어는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으며, 평상시 먹고사는 데 불편함이 없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몰라도 되며, 육안으로 보이지도 않는 이 개념으로 과학자와 군사 전문가들은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핵폭탄이다.

 

핵무기는 중성자와 양성자 같은 소립자들에 의한 핵분열과 핵 융합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열에너지를 사용하는 원자 무기다. 믿기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말이지만 자연의 원자 구조와 버스 노선, 지하철 노선, 도시의 네트워크, 온라인에서 사이트 간 네트워크가 모두 비슷한 연관 구조를 가진다고 한다. 구조도 구조지만 브랜더가 자세히 지켜보아야 할 것은 핵폭탄에서 열에너지가 ‘분열과 융합’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처럼 온라인에서의 정보도 이와 똑같은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여기에 감정이 실리면 더 빨라지고, 명분이 갖춰지면 더 강해진다. 이것과 유사한 패턴을 설명한 개념으로 티핑포인트가 있다.

 

현재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세상에는 2억 5,000만 개가 넘는 웹사이트가 존재하고 있다. 최근 블로거의 발전으로 그 숫자는 더욱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2억 5,000만 개 중 하나의 웹사이트는 그야말로 ‘소립자’다. 하지만 포털 사이트를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프로그램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 연결의 의미는 정보가 분열과 융합을 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 정보의 ‘분열과 융합’에 대한 이론은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인터넷이 없던 1976년에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에서 밈(meme)이라는 복제유전자 개념을 통해 설명한 적이 있다. 이는 인간이 정보를 어떻게 분열시키고 융합시키는가와 상당히 유사하다. 다시 말해 생물학적 유전자처럼 사람의 문화 심리에 영향(정확히 말하면 모방과 진화)을 주는 요소가 밈이다. 밈은 문화의 전달이 유전자(gene)의 전달처럼 진화의 형태로 계속 이어져 나가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도킨스 박사가 말한 밈의 상위 것을 본 것이다. 아직 변종이라고 부르기에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확실히 디지털 밈(Digital meme)은 종전의 모방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도킨슨 박사기 말한 밈들은 문명, 지식, 문화를 모방하고 복제했지만 지금은 복제의 중심에 브랜드가 있다. 이제 복제자들은 사용 후기를 가져가고, 상품평에 대해 단순 복제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집어넣고, 생산자도 미처 몰랐던 약점과 강점을 찾아서 널리 전파하고 브랜드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한다.

 

*컨버스라는 브랜드의 홈페이지에 가입한 온라인 회원이 25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 브랜드의 타깃이 16~24세라는 것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에 있는 이 연령대가 대부분이 컨버스 회원이라고 보면 된다. 과연 그들이 컨버스라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어떤 문화와 가치 그리고 트렌드를 공유(모방)하며 진보(첨가)시키고 있을까? 민복기 대표는 250만 명의 컨버스 회원과 170만 명의 EXR 회원, 그리고 이 두 브랜드의 회원을 합친 약 500만 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딩을 준비하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 인구의 10%를 회원으로 확보한 패션 브랜드가 존재할 수 있을까? 이것이 10년 전에는 가능하기나 한 상상이었을까?

 

 

*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진화생물학자, 대중과학 저술가로 옥스퍼드 대학교 뉴 칼리지의 교수다. 진화에 대한 유전자 중심적 관점을 대중화하고 밈이라는 용어를 도입한 《이기적 유전자》로 널리 알려졌다.

 

* 컨버스
유니타스브랜드 Vol. 2 p104 참고

 

 

인터넷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분열과 융합이라는 관점에서 온브랜딩을 이해한 온라인 마케팅은 인터넷에서 브랜드 핵폭탄을 터뜨리는 것이다. 최근에 소위 뜬다는 브랜드들이 대부분 인터넷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마케터들은 여러 매체들의 시너지 효과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온브랜딩의 뇌관이 떨어졌거나 미약한 소형 폭탄에 불과한 것이다. 제대로 된 것으로 기준을 정한다면 페이스북, 트위터를 비롯해 Vol.11에서 다룬 사례들을 보면 알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순간폭발력(shockwave)이라고 한다. 리처드 탈러 교수는 이런 Brandon에 대한 브랜더들의 노력을 다음과 같이 조언해주었다. “브랜더로서 선택 설계자는 최대한 사용자 중심에서 사고하고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어, 그들(Brandon)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그러한 선택 설계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아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이는 꼭 온라인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떠한 것이라도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선택 설계자다.” 현실에서 브랜드의 최초 선택 설계자는 브랜더다. ‘사실’은 브랜딩의 완성 부분의 선택 설계자는 Brandon이다. 그러나 ‘진실’은 둘이 함께 브랜딩을 하고 있다.

 

 

인터넷 마케팅은 이제 사춘기

Brandon에 의한 온브랜딩은 인터넷 세상의 출현과 함께 시작된 것이 아니라 벨루티, 페라리, 할리데이비슨처럼 수많은 명품 브랜드의 역사와 같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그들이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반면에 Brandon들이 사는 세상을 어항처럼 볼 수 있게 해 준 인터넷 비즈니스의 본격적인 역사는 이제 15년이 넘지 않는 아주 짧은 기간이다. Brandon들에 의해 인터넷 비즈니스와 브랜드 비즈니스를 접목하여 성공한 온브랜딩 사례들은 아직까지 손에 꼽을 정도다. 물론 인터넷 비즈니스만으로 성공한 사례는 이보다 많다. 하지만 성공과 실패의 패턴을 정리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역사다. 가끔 튀어나오는 성공 사례도 성공 보좌에서 3년을 견디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5년 전의 사람이 지금 인터넷 환경에서 일을 한다면 세상을 마술과 같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이유는 전 세계의 모든 천재들은 대부분 이곳에 붙어서 자신의 기술로 마술과 같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로 인해서 정말 마술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들은 인터넷을 통해 전지전능할 수 있는 신의 관점에서 일하고 있다.

 

 

디지털 Brandon들은 사춘기를 겪고 있다.
그들도 왜 자신의 내분비계에서 이상한 호르몬이 분비되고 있는지 모른다.

 

 

사춘기 때에 성장호르몬에 의해 도무지 겉잡을 수 없는 인간이 되는 것처럼, 인터넷도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종잡을 수 없는 혁신과 진화를 거치며 거듭 발전하고 있다. 예전에는 인터넷의 발전에 대해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상상을 했는데 지금은 공상 만화 같은 상상을 해도 모두 그럴 수도 있다고 믿고 있으며, 심지어 그것을 만들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소비자도 소비의 대상보다는 소비의 방법을 더욱 중시한다. 소비자라는 말도 공급과 수요의 곡선이 있다고 믿었던 시절의 말이고 이제 소비자라는 말은 재래식 경영 용어가 되었다. 브랜드를 구매 하지 않고도 구매한 사람보다 더욱 열광하는 사람들, 브랜드를 구매한 다음 다소 과장된 정보를 붙여서 영업사원보다 더 적극적으로 선동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모여서 또 다른 문화를 만들고, 그 문화를 소비하고 싶어서 브랜드를 사는 사람들이 있는 곳. 여기가 온라인이다.

 

디지털 Brandon들은 사춘기를 겪고 있다. 그들도 왜 자신의 내분비계에서 이상한 호르몬이 분비되고 있는지 모른다. 아마 30여 년쯤 지나서 온브랜딩에 대한 여러 사례와 디지털 생물학, 온라인 심리학, 온라인 감성 경제학, 온라인 내분비계 호르몬의 발견 등 이러한 신종 학문들이 생기면 그동안 온라인에 일어났던 일들이 정리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은 좌우를 종잡을 수 없는 인터넷 역시 사춘기라는 것이다. 이러한 혼돈의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더가 반드시 알아야 할 마케팅 키워드는 ‘온브랜딩’이다. 마치 5년 전만 해도 묵시적 예언으로 취급되던 유비쿼터스가 기술의 발달로 순식간에 생존용 전문 지식이 된 것처럼 온브랜딩도 순식간에 모든 브랜드 운영자들이 알아야 할, 시장의 생태계에서 생존 전문 지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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