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혼이 있는 기업, 영성이 있는 브랜드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13 브랜딩 (2010년 01월 발행)

슈퍼내추럴 코드는 브랜딩과 영성의 결합에 따른 오묘한 산출물에 대한 이야기다. 먼저 브랜드 교인(?)들의 신앙 간증부터 들어보자. - 나는 자동차의 시동을 끈 후에 잠시 차에 머물며 내가 좋아하는 자동차와 교감을 시도해 본 적이 있다. - 나는 내게 직접적인 이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약 200명의 사람들에게 특정 브랜드를 쓰도록 전도해 본 적이 있다. - 나는 호감이 가는 브랜드에 대해 구매 1년 전부터 내가 그 브랜드를 가질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고민해 보며, 그 브랜드에 대한 학습 기간을 거친 적이 있다. - 나는 브랜드를 사 놓고도 스스로 ‘아직은 그 브랜드를 진정으로 소유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하지 못했다’고 생각해 2년 동안 모셔만 두는 브랜드가 있다. - 나는 내가 타는 자동차와 ‘연애’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 나에게는 생명의 은인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다. - 나는 해당 브랜드의 신상품을 사기 위해 해외로 나간 적이 있다. - 나는 지금 사용하는(다니는) 브랜드(기업)를 위해 사재를 털어 5년 이상 그 브랜드(기업)를 위해 일할 마음이 있다. - 나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보내 오는 브로셔나 우편물까지 빠뜨리지 않고 모은다. - 나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위해 기꺼이 판매 사원이 되었다.

슈퍼내추럴 코드는 브랜딩과 영성의 결합에 따른 오묘한 산출물에 대한 이야기다. 먼저 브랜드 교인(?)들의 신앙 간증부터 들어보자.

 

- 나는 자동차의 시동을 끈 후에 잠시 차에 머물며 내가 좋아하는 자동차와 교감을 시도해 본 적이 있다.
- 나는 내게 직접적인 이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약 200명의 사람들에게 특정 브랜드를 쓰도록 전도해 본 적이 있다.
- 나는 호감이 가는 브랜드에 대해 구매 1년 전부터 내가 그 브랜드를 가질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고민해 보며, 그 브랜드에 대한 학습 기간을 거친 적이 있다.
- 나는 브랜드를 사 놓고도 스스로 ‘아직은 그 브랜드를 진정으로 소유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하지 못했다’고 생각해 2년 동안 모셔만 두는 브랜드가 있다.
- 나는 내가 타는 자동차와 ‘연애’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 나에게는 생명의 은인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다.
- 나는 해당 브랜드의 신상품을 사기 위해 해외로 나간 적이 있다.
- 나는 지금 사용하는(다니는) 브랜드(기업)를 위해 사재를 털어 5년 이상 그 브랜드(기업)를 위해 일할 마음이 있다.
- 나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보내 오는 브로셔나 우편물까지 빠뜨리지 않고 모은다.
- 나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위해 기꺼이 판매 사원이 되었다.

 

여기까지 읽고 이 정도의 마니아는 주변에 흔하다고 생각한다면 다음 간증을 들어 보자.
“이 브랜드는 저를 완전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 브랜드로 인해 행복 추구권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어요.”
“이 브랜드로 제가 저다워졌습니다.”
“100m 밖에서도 손바닥만 한 이 브랜드를 알아볼 수 있어요.”
“저는 이 브랜드를 ‘사랑’한다고 표현합니다.”

 

‘어떤 브랜드를 구매했더니 사용하는 사람을 완전하게 그리고 자신답게 만들고, 브랜드를 사랑함으로써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한다.’ 과연 이 말을 믿어야 할까? 하지만 위에 언급된 그들의 간증은 필자가 중독성 있는 브랜드와 브랜드 마니아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듣게 된 그들의 고백이다. 이미 유니타스브랜드 Vol.12에 특정 브랜드와 마니아들의 실명이 언급되었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실명과 설명이 필요한 브랜드를 제외하고 ‘브랜드’와 ‘마니아’라는 포괄적인 명칭을 사용할 것이다.

 

 

쇼핑 중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명품 중독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리고 허영 중독에 관한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일찍이 에리히 프롬은 “현대 소비자는 ‘나=내가 가진 것=내가 소비하는 것’이라는 등식에서 자신의 실체를 확인하는 지도 모른다”는 예언(?)을 한 적이 있다.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도 “당신이 입는 옷을 보고 당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고말했다. 여기까지 읽으면서 브랜드 관계자라면 에리히 프롬의 관계 등식에 어느 정도 동의할 것이다. 특정 브랜드의 마니아들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인정할 것이다.

 

반면 평범한 소비자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거부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런 관점은 항상 브랜드의 선악론이라는 쟁점을 만든다. 그래서 브랜드에 대한 반감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브랜드는 악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필자는 바로 답하지 않고 ‘돈도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하고 질문한 사람의 답변을 기다린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이런 대답이 있다. ‘좋은 사람이 좋은 브랜드를 만들면 좋은 경제를 만든다. 좋은 사람이 좋은 곳에 돈을 쓰면 좋은 경제를 만든다.’ 실제로 이런 정신을 가지고 브랜드를 만들어서 세상을 변화시킨 *탐스슈즈라는 브랜드도 있다.

 

브랜드를 통해 자신이 완성됨을 느끼는 사람에 대해 우리는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할까? 쇼핑 중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명품 중독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리고 허영 중독에 관한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우리가 연구한 브랜드는 소비자가격 5만 원인 것도 있다. 여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10년 동안 사용한 브랜드, 브랜드가 너무 좋아서 그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에 취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 탐스슈즈
유니타스브랜드 Vol.12 p32 참고

 

 

닐 부어맨과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의 종교재판

명품 중독자였던 *닐 부어맨은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에서 실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브랜드를 마녀 처형하듯 화형식이라는 이름으로 소각시킨 사건을 소개했다. 그는 스무살에 알콜중독을 경험했고, 그 후 브랜드 중독으로 치료를 받았다. 급기야 자신이 편집장으로 일하던 패션지 <슬리즈네이션>을 나오며 브랜드 없이 생존할 수 있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그에게 브랜드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끝을 경험한 사람은 그 끝단에서 전체를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본질을 볼 수 있다고 한다.

 

 

* 닐 부어맨(Neil Boorman)
영국 런던 출신의 작가이자 이벤트 프로모터다. 패션지 <슬리즈네이션Sleazenation>의 편집장과<굿 포 나싱(Good For Nothing)>의 발행인을 지냈으며, ‘한 명품 중독자의 브랜드 결별기’라는 부제를 단 책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를 쓴 뒤, 브랜드를 거부하는 삶을 살고 있다.
유니타스브랜드 Vol.12 p76 참고

 

 

닐 부어맨은 브랜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브랜드는 ‘자아의 상징’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유물들은 우리가 누구고, 무엇을 느끼며, 어떠한 모습이 되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가 하찮은 물건을 하나 살 때 조차 의식을 하든 못 하든 그 물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고 믿는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어린아이였을 때는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10대에는 새로운 자아상을 확립하기 위해,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나의 자아를 강화하고 내가 동경하는 미래의 모습을 분명히 그려 내기 위해 브랜드와 관계를 맺었다. 나는 자아에 대한 긍지를 확인하기 위해 브랜드와 관계에 길들여졌다.”

 

닐 부어맨의 증언에 대해 《브랜드 심리학》의 저자 *우석봉 교수도 “브랜드는 소비자 자아의 일부”라고 정의한 바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브랜드를 선택할 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그 브랜드가 자신과 닮아서 사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그 브랜드처럼 되고 싶어서 사는 경우인데 이것이 바로 ‘자아 일관성’과 ‘자아 향상’이라는 개념이라고 한다. 우석봉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아 일관성과 자아 향상은 자아에 강화적 역할을 하느냐 아니면 보완적 역할을 하느냐의 문제다. 브랜드를 자신과 ‘닮아서’ 샀다면 종전 자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고, 후자인 ‘닮고 싶어서’ 샀다면 자아를 보완하는 것일 테다.”

 

 

* 우석봉
고려대학교에서 소비자·광고심리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대전대학교 경영학과 산업·광고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홍기획, 금강기획, Lee&DDB, Komaco를 거치면서 20년 동안 광고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저서로는 《브랜드 심리학》《실전 광고 기획 에센스》 《한국인의 미디어와 소비 트렌드》 등이 있다.
유니타스브랜드 Vol.6 p118, Vol.12 p104 참고

 

 

닐 부어맨은 자신의 자아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바로 아디다스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들어보자. “아디다스는 세월이 가도 변함없이 나에게 소중한 의미가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했다. 영국에 사는 젊은 백인 남자인 나에게 아디다스는 ‘나는 야심차다’ ‘나는 주류에 속하지 않는다’ ‘나는 유럽인이다’ ‘나는 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와 같은 자아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나는 아디다스를 신음으로써 남들이 내가 그런 가치관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주기 바랐다. 그런데 심리 치료를 받으며 놀랍게도 이 모든 생각이 아디다스가 훌륭한 브랜드여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심리 치료 중에 우연히 나는 초등학교에 등교하던 날을 떠올렸다. 나는 그 날 함께 어울리고 싶었던 아이들에게 브랜드 운동화를 신지 않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는데, 당시 그 아이들은 모두 아디다스를 신고 있었다. 나의 상담사는 그날의 기분과 감정에서 아디다스가 단단히 뿌리를 내린 것이라고, 그래서 아디다스는 나에게 좀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인식되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사실일까? 이처럼 특정 브랜드에 굉장히 집착하는 사람에 관해 우석봉 교수의 설명을 다시 들어 보자. “자신의 어린 시절에 굉장히 집착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프로이트는 그것을 ‘퇴행’이라고 한다. 사람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우면 가장 즐거웠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그런 퇴행 욕구가 강한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자기의 퇴행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어릴 때 좋은 느낌을 가졌던 특정 브랜드를 수집할 수도 있다. 그 브랜드를 통해 현재의 이상적인 자아를 실현하고 싶기 때문이다.” 비록 닐 부어맨의 아디다스는 즐거웠던 시절로 돌아가려는 퇴행성 자아 추구와는 다른 방향이지만, 분명 어린시절의 고통과 현재의 극복은 연결되어 있었다. 브랜드와 자아가 연결되었다는 것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자신의 아이덴티티에 관한 문제다.

 

한국정신분석상담연구소의 *홍준기 소장은 그 부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경험하는 최초의 분리는 어머니와 분리다. 그런데 그 분리를 수긍하지 못한다. 그 분리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 인간의 진정한 아이덴티티가 생기는데 그것은 매우 힘들다. 하지만 사람은 어머니에게서 (정서적으로) 떠날 수밖에 없다. 그때 발생하는 ‘분리’ 혹은 ‘심리적 결여’를 상상으로 메우는 수단으로 브랜드를 인지하는 경향이 있다. 즉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결여를 브랜드에서 찾아 메우며 아이덴티티를 찾는다는 이야기다. 아이덴티티티를 찾는 과정을 살펴보면, 한 인간이 자아 내에서 ‘만족’와 ‘금지’라는 충돌되는 두 욕구를 컨트롤하곤 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상실하기도 한다. 

그 두 가지 욕구를 원하는 것은 모두 자신인데, 어느 것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잃어버린 아이덴티티를 무언가 다른 대리물을 통해서 자기에게 존재하지 않는 하나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특정 브랜드에 집착하는 것은 그 브랜드를 통해 자신에게 남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일종의 만족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게 차별성을 추구하면서 생긴 것이 아이덴티티라고 볼 수도 있다.”

 

닐 부어맨의 몇 마디 증언으로 브랜드에 치명적인 독성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브랜드가 우리의 내면에 대해 질문과 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석봉 교수는 브랜드와 자아개념의 연결에 대해 자아는 사회적 자아, 이상적 자아, 사실적 자아 등으로 구분되지만, 이제 연구 단계에 있기 때문에 브랜드 관점을 가지고 자아의 개념을 해석하려는 것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 홍준기
서울대학교 법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 후 독일 브레멘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정신분석상담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남자의 성, 여자의 성》 《라캉과 현대철학》 등이 있으며, 역서로《구조와 도착증》 《강박증: 의무의 감옥》 등이 있다.유니타스브랜드 Vol.12 p116 참고

 

 

그렇다면 심리학 교수들은 브랜드 성선설 혹은 성악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브랜드가 과연 선한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경희대학교 의료경영대학원 *최명기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브랜드만큼, 더 나아가 ‘소비’만큼 좋은 욕망의 분출구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브랜드를 통해 상품을 소비하고 소유하는 것은 무의식의 저변에 깔린 나쁜 에너지를 건전한 방법으로 풀어 내는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 ‘승화’로서의 소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거듭해서 강조하듯이 그 정도(more or less)와 방향성의 차이가 문제일 뿐이다.”

 

 

* 최명기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한 그는 2003년 Duke University Fuqua Business School에서 MBA를 취득했다. 현재 부여다사랑병원 원장, 경희대학교 의료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 있으며, 저서로 《심리학 테라피》 《정신분열증을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
유니타스브랜드 Vol.12 p112 참고

 

 

그렇다면 ‘브랜드는 인간의 리비도를 승화시키는 한 가지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명제에 대해 홍준기 소장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개인적인 만족을 찾고자 하는 욕망은 누구든 벗어날 수 없는 본능이다.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한 욕구를 해결하고자 브랜드를 소비하거나 소유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수긍할 수 있는 명제다. 하지만 ‘승화’라는 측면에서는 조금 더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 승화라는 단어가 다의적으로 해석되기는 하지만 그것은 ‘사회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충동 욕구를 예술 활동, 종교 활동 따위의 사회적·정신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치환하여 충족하는 일’을 말한다. 그랬을 때 ‘브랜드’를 소비하거나 소유하는 것 혹은 그 브랜드에 강한 애착을 쏟아 내면서 리비도를 분출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건강한 활동이 될 수도 있겠지만 ‘(승화의 사전적 정의처럼) 사회적·정신적 가치’가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가 되는 것 같다.

 

거기서부터는 정말 개인적인 가치관으로 해석해야 한다. 물론 여러 브랜드들 중에서도 한 개인의 욕구 충족을 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브랜드가 있다면 그것은 브랜드가 리비도를 승화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명제에 가장 합당한 브랜드가 될 것이다. 그러한 브랜드는 소비에 뒤따르는 일종의 공허함까지도 상쇄해 줄 것이다. 자신의 쾌락을 위한 행동이 더 의미 있게 사용되도록 돕는 브랜드라면 진정으로 강력하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브랜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이런 브랜드가 존재할까? 바람직한 브랜드가 되기가 얼마나 힘들기에 구글은 기업 슬로건으로 ‘악해지지 말자’라고 내부와 외부를 향해 공식적으로 외치고 있을까? 존재가 의미며, 구매가 가치로 브랜딩된 브랜드가 있다. 바로 탐스슈즈다. 먼저 이번에도 탐스슈즈에 중독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 보자.

 

 

브랜드들 중에서도 한 개인의 욕구 충족을 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브랜드가 있다면
그것은 브랜드가 리비도를 승화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명제에
가장 합당한 브랜드가 될 것이다.

 

 

“ 이 브랜드의 철학 때문에 내가 어른이 되어서도 신고, 아이에게도 신겨 주고 싶은 브랜드다. 그래서 나는 감히 이 브랜드의 마니아라 말할 수 있다.”
“ 나는 종교가 있다. 주변 사람에게 “너도 하나 사라”며 추천할 때, 마치 전도할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이 브랜드를 구매함으로써 내가 선해졌다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 같다.”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신발 브랜드인 TOMS(이하 탐스슈즈)의 창업자다. 신발에 문외한이었던 디자이너가 신발 브랜드를 만든 동기는 너무나 간단하다. 2006년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다가 신발 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를 보았다. 문제는 신발 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발에 바이러스가 감염돼 질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고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의약품’이 아니라 ‘신발’이었다. 그래서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사면 신발이 없는 아이들에게 한 켤레를 기부하는 ‘ONE for ONE’ 개념으로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 개념은 단순히 구호 차원에서 몇 푼 건네주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들어 ‘소비=구제’라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탐스슈즈를 한 켤레 구매하면 디자인도 뛰어나고 훌륭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동시에, 지구촌 어딘가에서 신발 없이 지내는 한 아이를 도울 수 있다. 이것이 소비자들의 개인적 욕구와 이타적 욕구를 모두 해결해 주는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돈을 지출하는 것에 매우 신중하다. 소비 대상의 품목뿐 아니라 그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매우 신중하다. (탐스슈즈를 구매하는 것은) 경제가 어려운 요즘 자신의 경제적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굉장히 직접적이고 빠른 선행(善行)이다. 세상을 혁신적으로, 좀더 아름다운 곳으로 바꾸고 싶은 욕구를 탐스슈즈를 구매하면서 해결할 수 있다.”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에 의해서 지배 받는다’는 정의에 대해 우리는 그리 오래 생각하지 않고 쉽게 동의한다. 이유는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우리는 이기적인 판단과 생각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타적 유전자도 있다고 하면 매우 심각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런 것 같긴 한데, 자신에게서 이타적인 행동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비즈니스에서 소비자의 이타적 유전자 때문에 어떤 브랜드가 생존했다는 성공 사례가 아직 없기에, 사실 뭐라고 딱히 말할 수 없다. 간혹 연말에 명동 구세군 냄비에 누군가 몇천만 원짜리 수표를 넣었다는 훈훈한 이야기는 있지만, 명동 번화가에서 따뜻한 브랜드가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학계(?)에서 거의 들은 바가 없다.

 

하지만 탐스슈즈는 출발이 다르다. 이미 두꺼운 마니아 층이 브랜드를 보호하고 있으며, 특히 탐스슈즈의 철학과 가치에 대한 동참은 다른 브랜드와 그 시작부터가 다르다. 하지만 선한 마음만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의 ‘좋은 제품과 좋은 가치’라는 이야기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을 듯하다. 이것은 제품 이상의 영성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떤 긴장점에서 만들어질까?

 

탐스슈즈코리아(코넥스솔루션)의 임동준 브랜드 매니저는 이렇게 말한다. “영리사업으로서 비영리적인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이 내가 살면서 이루고 싶은 것들과 맞아떨어져서 매우 만족스럽다. 그리고 이걸 통해서 작은 성공이라도 거둔다면 탐스슈즈와 비슷한 다른 어떤 것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기대된다. 밸런스 이야기를 한다면 탐스슈즈는 영리적·비영리적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보니 어느 쪽에 더 포커스를 맞추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정말 쉽지 않은 질문이다. 둘 다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다 보면 동시에 많은 것을 말할 수 없다.

 

늘 ‘사업적인 부분이 먼저냐, 우리가 하는 선한 행위들이 먼저냐’라는 고민을 한다. 처음 시작할 때 아직 우리나라에 기부 문화가 확산되지 않은 것을 감안해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유니크한 디자인의 탐스슈즈!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한 켤레가 기부된다는 것!’ 이런 식으로 진행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은 오히려 뒷부분에서 왔다는 것이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떳떳하게 순서를 바꿔서 진행했다. 어찌 되었건 정말 밸런스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 탐스슈즈가 재미있는 건 그 밸런스가 묘하게 똑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탐스슈즈와 비슷한 컨셉의 비즈니스를 구상해 보았지만 어려웠다.”

 

 

어떤 사람에게는 돈이라는 것이 ‘권력’이지만,
어떤 사람에게 돈은 ‘나눔’도 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브랜드란‘소유’의 대상이지만
또 어떤 사람에게는 ‘공유’의 대상이기도 한다.

 

 

이번에는 무인양품이라는 일본 브랜드 마니아를 만나보았다. 탐스슈즈와 달리 이 브랜드는 선행이라는 것을 내세우지 않는다. 제품의 디자인도 탐스슈즈처럼 알록달록 화려하지도 않다. 지극히 고요하고 평범하며 오히려 지루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마니아들의 생각은 달랐다.

 

“하라 켄야는 자신의 철학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같다. 그런 점이 무인양품을 더욱 좋아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이불과 베개만큼은 꼭 무인양품을 쓰고 싶다. 온몸을 덮는 것이라면, 그의 철학을 덮고 싶다. 하라 켄야는 아트디렉터가 아니라 큰 세계를 그리는 사람이다. 그를 따라서 무인양품을 공부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 마니아는 무인양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하라 켄야를 스승으로 섬기면서 공부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자신을 ‘브랜드 마니아’라고 규정하며 여러 좋은 브랜드를 스스로 홍보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브랜드에서 굳이 직원으로 일하지 않아도, 이렇게 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가져 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서 더 열심히 홍보하고 싶다. 나의 노력과 시간을 많이 들이는 일이지만 하나 하나가 정말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내가 활동하는 브랜드가 어떻게든 좀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만큼 기뻐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단지 내가 활동해서가 아니라, 정말 브랜드 자체가 좋은 것이 아주 많은데 다른 사람들이 모르면 속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더 알려 주고 홍보해서 주위 사람들이 그 브랜드를 더 좋아하게 될 때도 있다.”

 

이번에는 *프랭클린플래너를 몇십 년째 사용하고 있는 마니아에게 그 고집의 이유를 물었다. 대답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간단명료했다. “회사의 철학 때문!”우리가 찾고 규정하는 슈퍼내추럴 코드는 닐 부어맨이 말하는 소비 중독과 브랜드중독과는 거리가 멀다. 슈퍼내추럴 코드는 브랜드를 통해 그 가치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 일종의 문화와 운동을 일으키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은 허영과 사치의 소비 대상으로 브랜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문화와 상징으로서 갖게 되는 ‘가치와 철학’의 대상으로 브랜드를 본다. 어떤 사람에게는 돈이라는 것이 ‘권력’이지만, 어떤 사람에게 돈은 ‘나눔’도 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브랜드란 ‘소유’의 대상이지만 또 어떤 사람에게는 ‘공유’의 대상이기도 한다. 특히 브랜드가 온브랜딩 상황에 있으면서 더욱 강한 점성(粘性)을 가지면서 사람들을 모은다. 모이는 사람이 모두 가치지향적인 사람이 아닐지라도, 그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 프랭클린플래너
유니타스브랜드 Vol.12 p46 참고

 

 

슈퍼내추럴 코드에는 세 가지 코드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대표적이면서 근본이 되는 코드는 바로 ‘브랜드 마니아의 중독 코드’라는 것이다. 중독에 대해서 인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표현을 적용한다면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슈퍼내추럴 코드는 브랜드와 소비자의 사랑에 관한 현상을 말한다. 두 번째 코드는 ‘컬트 브랜드의 비밀 코드’라고 할 수 있다. 알다시피 컬트라는 것은 종교와 관련된 단어로, 그들의 비밀은 ‘믿음’이다. 슈퍼내추럴 코드를 가진 사람들은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에 대해 신앙적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코드는 ‘리딩 브랜드의 열광 코드’라고 말할 수 있다. 리딩 브랜드가 소비자를 끌고 가는 것은 ‘미래’다. 그래서 다른 말로 ‘비전 코드’라고 불린다.

 

그동안 브랜드는 일명 ‘럭셔리’라는 이름으로 부의 과시를 나타내는 허영과 탐욕의 대상이었다. 적절한 표현은 아니지만 이처럼 비싼 브랜드만 선호하는 것은 최고의 뷔페 식당에서 김밥으로 배를 채우는 것과 같다. 김밥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탁월한 선택이지만, 김밥은 언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에 뷔페식당은 탁월한 선택이 아니다. 따라서 김밥으로 배불리 먹는 것은 뷔페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어 낸 역사가 과연 얼마나 될까? 한국 ‘제품’이 아니라 한국 ‘브랜드’로서 세계의 브랜드 시장에서 경쟁한 적이 언제부터인가(삼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일본 브랜드로 알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브랜드를 대박의 대상으로만 보았다. 그래서 브랜드를 통해 돈(김밥만 먹으려 한다)만 벌려고 하지 브랜드가 주는 문화와 가치, 공동체에 관한 것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한다.

 

브랜드는 우리에게 돈을 벌어 줄 수도 있지만, 돈 외에 다른 것도 줄 수 있다. 그리고 거래를 통해서 돈을 버는 방법뿐만 아니라 공유함으로써 돈을 버는 방법도 알려 준다. 사치와 허영으로 돈을 줄 수도 있지만, 가치와 철학을 통해 줄 수 있는 방법도 제안한다. 이 방법을 알기 위해서 브랜더들이 새로운 세계관으로 비즈니스를 바라보아야 하는데, 그것은 소비자는 거래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브랜드도 가격과 품질을 떠나서 인간처럼 영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유니타스브랜드 문의

About Us

찾아오시는 길

교육, 컨설팅, 제휴 문의

  • 010-8744-8304 / unitasbrand@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