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백색의 분말을 함유한 상하부 미황색의 경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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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주소 시즌2 / Vol.19 브랜드의 미래 (2011년 02월 발행)

2010년을 기점으로 더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이 아닌, 더 행복하게 사는 것을 찾는 신종족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가 예견한 것처럼 ‘노마드적인 삶’을 삶의 매뉴얼로 삼고, 20세기의 어느 시절처럼 한 직장에 머물며 평생을 성공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떠돌며 자아실현을 위해 살기로 결정한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단적인 예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부터 한국의 올레길에 이르기까지 ‘나를 찾아 떠난 순례자’들이 매년 국내에서만 10만 명을 훌쩍 넘으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 그러면서 더 이상 국민의 행복을 지켜 주지 못하는 국가는 국가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물론이거니와 세계의 각국은 더 이상 경제지수가 아닌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행복지수가 곧 국가의 수준이자 권력임을 천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몇 년째 행복지수 1위를 달리고 있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 국민들의 유전자 연구는 각국이 소위 목숨 걸고 하는 연구가 되었을 정도다. 그로부터 꼬박 10년이 흐른 지난해,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세계의 정상들이 모여 OHID(Organization for Happiness Index and Development)를 발족했다. 각국이 머리를 맞대고 ‘행복’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해 보자는 것이었다. 내년, OHID를 발족한 후 처음으로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 그 명확한 운영 방침을 세우는 것과 아울러 각국의 최고 학자들이 모여 이른바 행복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그 개최국으로 대한민국이 지목되었다.

회백색의 분말을 함유한 상하부 미황색의 경질제 행복지수, 브랜드 소설, 노마드적 삶, 불안 심리, 욕구와 욕망, 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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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진이 선택한 곳은 강원도의 한 산이었다. 왜 그곳을 선택했는지는 그도 잘 모른다. 그저, 인터넷을 통해 자살할 만한 곳을 검색하던 중 눈에 띈 곳이 바로 이 산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 이유가 없다. 2년 전 사업 실패로 수억의 빚을 졌고, 그 때문에 3개월 전 아내와 이혼까지 했다. 그는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강원도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4시. 그는 다시 버스를 타고 목적지인 산으로 향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날따라 유난히 그의 눈에 하나하나 밟혔다. 산 입구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그는 묵묵히 자리에서 일어나 내릴 채비를 했다. 산 입구는 막 산에서 내려온 듯 보이는 등산객들이 몇몇 보일 뿐 한산했다.

 

오정진은 산 입구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한 모금 깊숙이 빨아들이자 갑자기 첫 담배를 피우던 그날이 떠올랐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사촌 형의 집에 놀러 갔다가 사촌 형의 꼬드김에 넘어가 한 대를 피웠는데, 그만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만 것이다. 그도 모르게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 죽음을 앞둔 마당에 가장 소중한 기억이 아닌, 더듬지 않으면 기억조차 할 수 없던 이런 기억들이 떠오르는 것이, 암만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모양이다. 인생이란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만치 허름해 보이는 포장마차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래, 죽기 전에 속이라도 채우고 가자.’
그는 터벅터벅 포장마차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뎅 하나를 집어 들었다. 오뎅을 입에 넣는 순간, 시원한 무 맛이 입안에 가득 퍼졌다. 아니나 다를까, 오뎅 국물에는 희고 커다란 무가 둥둥 떠 있었다. 오뎅 꼬치 하나를 더 집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포장마차 아주머니가 그에게 말을 건넸다.
“소주는 한 잔 안 하우? 산 아래에서 먹는 소주야말로 최고거든.”
“아, 네… 한 병 주세요!”

 

그래, 죽는 마당에 아주머니 소원 하나 못 들어 주겠냐 싶어 오정진은 주머니에서 소주 값을 꺼내 아주머니에게 주었다. 소주잔 가득 소주를 따랐다.
‘소주가 이렇게 맑았었나.’
오정진은 소주잔을 들고 한참을 바라보다, 이윽고 단숨에 벌컥 들이켰다.

 

“캬~.”
목 저 끝에서부터 짜릿한 무언가가 솟구쳐 올라오는 듯했다. 이런 소주 맛은 처음이었다. 오정진은 소주병을 들어 보았다. ‘H’라는 커다란 알파벳이 소주병에 새겨져 있었다.
‘H? 처음 들어 보는 소주인데?’

 

 

 

 

오정진은 빈 잔을 다시 소주로 채웠다. 다시 목 저 끝에서부터 무언가 짜릿한 것이 솟구쳐 올라왔다.
“캬~.”
그렇게 연거푸 오정진은 다섯 잔을 들이켰다. 여섯 번째 잔을 채우려는데, 갑자기 오정진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두 눈은 점점 커졌고, 입꼬리는 한 번에 쭈욱 포물선을 그리며 위로 방긋 올라갔다. 그리고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내뱉더니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하늘을 쳐다보며 다시 한 번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뱉었다. “아~”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후련함이랄까, 아니면 감격이랄까, 그것도 아니면 설렘이랄까. 어쨌든 그것은 좋지 않았던 과거로부터 자기 자신을 끊어 내는 일종의 신호와도 같은 것이었다.

 

“아니, 왜 그러우? 뭐,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거우? 응?”
그 순간 오정진은 귀가 번쩍 뜨였다.
‘좋은 일이라고? 내가? 이 산에 죽으러 온 내가?’
오정진은 그만, 깔깔거리며 웃음이 터져 버렸다. 뭔가가, 분명 뭔가가 이상했다. 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이 상황은 그저 웃음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기분이 무척 좋다는 것이었다.

 

“아무 일도 없어요, 아무 일도. 근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네요… 황홀하게….”
그랬다. 정말 황홀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오정진은 재빠르게 계산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의 이 황홀한 기분을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오직, 홀로 이 기분을 ‘충만하게’ 만끽하고 싶은 충동이 그의 마음에 강렬하게 소용돌이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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