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을 박제하다, 비트라
의자는 건축이다, 트렌드는 시대정신이다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박필재  고유주소 시즌2 / Vol.18 브랜드와 트렌드 (2010년 12월 발행)

“의자는 ‘소설’보다 ‘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영국의 디자인뮤지엄이 내놓은 이 책, 《세상을 바꾼 50가지 의자》에서 디자인뮤지엄의 디렉터인 데얀 수딕이 쓴 서문의 일부다. 의자가 ‘시’라니, 의자가 세상을 바꾸었다니,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 이 말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시’ 같은 가구, 의자를 수집하는 컬렉터와 세상을 바꾼 의자를 만든 브랜드를 찾아가 그 이유를 물었다. 서울의 홍대와 청담동, 그리고 스위스의 바젤에서 그들은 공통적으로 “의자는 분명 가구지만, 단지 그뿐만은 아니다”라며 의자가 가지고 있는 함축적 의미를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이 흥미로운 도구의 본질을 파헤치다 우연히 트렌드의 본질과 대면할 수 있었다. 《세상을 바꾼 50가지 의자》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팬톤 체어를 만든 브랜드, 비트라와 함께 브랜드가 트렌드를 리드하는 기술에 대해서 알아본다.

의자로 만든 박물관
대한민국 서울과 스위스 바젤(더 정확하게는 프랑스, 스위스, 독일의 국경이 인접한 지역인 바일 암라인)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의자 박물관이다. 서울 홍대에는 *aA디자인뮤지엄(이하 ‘aA’)이라는 박물관이, 바젤에는 *비트라 디자인뮤지엄이라는 박물관이 있다. 두 박물관 모두 의자뿐 아니라 여러 가구들을 전시해 놓고 있지만,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그곳을 의자 박물관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의자이며, 관람자들이 많은 가구들 중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가구 역시 의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명 디자이너가 만들었다는 예술 작품에 직접 앉을 수 있게 해주는 박물관의 배려에 감동해서 그 인상적인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것 같다.
서울에 있는 의자 박물관은 사실 카페이고, 바젤의 것은 스위스의 가구회사 비트라(Vitra)의 본사인 비트라 캠퍼스의 일부다. 그러나 두 박물관 모두 의자의 역사를 기록하고, 찾는 이들과 그것을 공유하며,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 두 브랜드 모두 ‘의자만으로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없었음에도 우리는 왜 ‘의자’에 집중하게 되는 것일까?
 


의자는 건축이다
인간은 하루에 움직이기와 멈추기를 반복하며 멈출 때는 항상 의자를 찾는다. 하루 중 70%의 시간 동안 앉아 있으며, 하루 평균 5~6개의 의자에 앉는다. 현대인에게 의자는 마치 공기처럼 너무나 밀접해서 그것의 존재감을 잊게 되는 가구다.
의자를 기능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의 허리와 어깨, 목을 감싸는 도구다. 그래서 의자에는 상당한 인체공학기술이 숨어 있다. 반면 상징적인 관점에서 의자는 역사적으로 인간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도구였다. 본래 의자가 기원전 2650년 전 이집트 파라오의 의자에서 출발했으며, 19세기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아무나 살 수 없어서 의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신분을 상징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오늘날 학생 의자, 회장님 의자, 판사 의자, 영화감독의 의자를 떠올려 보라. 이렇게 의자는 인간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역할도 해 왔다. 뿐만 아니라 의자가 없다면, 우리가 지내는 공간의 구성이 달라질 것이다. 책상이나, 식탁이 사라질 확률이 높고 영화관이나 패스트푸드점, 기차나 버스 역시 지금과 다른 모습일 것이다. 의자는 인간뿐만 아니라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보여 주는 도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의자들을 디자인한 대부분이 건축가라는 점이다. 그 이유를 건축학을 전공한 의자 디자이너로 유명한 찰스 임스로부터 들어 보자. “나는 가구, 특히 의자에 흥미가 있다. 인간 크기 정도의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프랭크 게리, 노먼 포스터 등의 건축가들은 자신의 철학과 새로운 방법론을 보여 주는 지적인 가구이자, 실험적인 매체로 의자를 디자인해 온 것이다.
따라서 생각보다 복잡한 오브제인 이 물체에서 우리는 그 시대의 인체공학기술, 소재와 제조 기법 등의 기술 발달 정도, 그것을 주문한 사람과 공간의 아이덴티티까지 읽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 의자들은 그 시대의 정신까지 담고 있다. 그 시대의 사람들과 공간이 원하는 것을 담고 있다는 의미다.

스타일을 만드는 의자 브랜드
이처럼 의자는 시대성을 대표하는 아이콘의 하나다. 그렇다면 이런 의자는 누가 만들어 내는 것일까? 시대정신을 담고 있으며 시대상을 반영하는 복합체로서의 가구를 말이다. 의자를 만드는 많은 브랜드가 있지만 비트라를 만나기로 한 이유는 얼마 전 서울의 청담동 서미앤투스에서 있었던 ‘DIMENSIONS OF DESIGN’이라는 타이틀의 전시 때문이었다. 189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의자들이 6분의 1 사이즈의 미니어처로 전시되었는데, 그 작품들은 모두 비트라 디자인뮤지엄의 컬렉션이었다.
의자를 수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으로 박물관을 만들고, 스위스까지 와서 그들의 컬렉션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람이 보기 가장 편한 사이즈라는 실제의 6분의 1로 축소한 의자를 만들어서 전 세계 순회 전시를 여는 사람들. 그럼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시대상을 담은 의자와 비트라의 의자에 대한 열정을 알리는 사람들. 비트라 사람들을 단지 의자 제조업자, 의자 유통업자로 부르기에는 어쩐지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브랜드가 트렌드를 다루는 기술’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하여 홍대 aA에 방문했을 때, 김명한 대표에게 비트라는 대체 어떤 브랜드인지 먼저 물었다.
김명한 (이하 ‘김’) 비트라의 모체는 미국의 허먼밀러다. 허먼밀러는 2차 대전 이후 미국 베이비붐 세대의 주거 문화를 주도하던 회사로, 허먼밀러가 비트라의 창업자에게 허먼밀러의 유럽 라이선스를 최초로 주면서 이들의 사업은 시작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비트라는 유럽에서 디자인을 특별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적인 공유물이 되도록 했다. 2차 대전 이후 서양 세계에서는 주거 문화의 혁신이 있었는데, 대가족 제도에서 독립해 나오는 개인이 등장하고, 현대식 오피스들이 탄생했다. 비트라가 한창 성장하던 20세기 후반에는 현대식 오피스에 비트라의 가구를 넣는 것이 하나의 오피스 트렌드이기도 했다. 또한 박물관을 만드는 등 마케팅으로도 앞서간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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