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의 코드를 해독하다
컬처코드, 원형 코드, 트렌드 코드의 구조학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클로테르 라파이유  고유주소 시즌2 / Vol.18 브랜드와 트렌드 (2010년 12월 발행)

‘브랜드는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 누군가의 통찰력 있어 보이는 이 한마디를, 원래 인간을 연구하는 사람들인 인류학자가 들으면 뭐라고 할까? 함께 연구하자고 손을 내밀까, 아니면 자신의 연구 분야를 침범했다고 불쾌해할까? 클로테르 라파이유 박사는 흔쾌히 손을 내밀고는 전 세계 기업들을 컨설팅 해주는 인류학자다. 그가 2006년에 소개한 《컬처코드》는 수많은 비즈니스맨들의 필독서로 꼽혔는데, 그 이유는 ‘왜 미국에서는 축구보다 야구가 더 인기 있을까? 일본은 왜 이혼률이 낮을까?’와 같은 일상적인 질문에 색다른 관점의 대답을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남다른 관점은 그가 ‘인류학자’라는 데서 출발한다. 인류학Anthropology은 인간을 뜻하는 안트로포스anthropos와 학문을 말하는 로고스logos가 합쳐진 단어인데, 이때 안트로포스는 본래 ‘자기가 본 것을 자세히 관찰하는 자(Anathron ha opop)’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일흔을 1년 앞둔 나이에도 여전히 배우길 멈추지 않으며, 내년에는 사막에서 매 부리기를 연습하며 지낼 작정이라는 그에게 ‘트렌드’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자기가 본 것을 자세히 관찰하는 자답게’ 그리고 구조주의 인류학의 선지자 레비스트로스를 은사로 둔 학자답게 트렌드의 내용(contents)보다 구조(structure)에 대하여 말해 주었다.


트렌드를 당신만의 관점으로 정의해 달라.나의 전문 영역인 컬처코드와 트렌드를 비교하는 것이 트렌드에 대한 나의 관점을 이야기하기 쉬울 것 같다. 컬처코드는 매우 느리게 변하는 무의식의 구조다. 이것은 심지어 여러 세기에 걸쳐 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사람들이 일하기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최근 프랑스는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전 국민적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18세기 프랑스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해가 되는 프랑스 사람들의 코드다.
반면 트렌드는 변하는 것이다. 때로는 매우 빠르게 변한다. 단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트렌드에 대한 우리의 요구’다. 트렌드는 구세대와 신세대 사이, 전통과 혁신 사이의 오래된 싸움이다. 항상 무언가는 다른 비교 대상이 있을 때 더 정확히 이해되곤 한다. 그래서인지 젊은이들은 때때로 단지 아주 오래된 것(구조)을 부활시키고는 그것을 바로 이전 세대에서는 볼 수 없었다는 이유 만으로 새로운 것이라 믿기도 한다.
그런데 왜 우리에게 트렌드가 필요할까? 그것은 ‘우리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여기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함이다. 즉 새로운 움직임과 창조에 대한 증거로서 우리는 트렌드를 원한다.

회사 이름(Archetype Discoveries Worldwide)에서도 느낄 수 있듯, 당신은 ‘원형’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당신은 대부분 특정 문화나 브랜드의 원형을 찾는 작업을 할 것이기에 이 질문은 당신이 하는 일과 연관성은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금하다. 트렌드의 원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생물학에서 출발한다. 새로 태어나는 모든 아기는 각자가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다. 그들은 각각이 새로운 삶이며, 그/그녀는 세계를 바라보고 그들이 부모와 전통에 도전하는 새로운 방법을 가지고 있다. 우리 인간은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 그 전통에 도전하는 것이 ‘인간의 원형’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간의 원형적 특질 때문에 생겨나는 트렌드는 우리를 성장하게 하고 세상을 다르게 보게 만든다. 동시에 아주 크게 바라보면 트렌드 역시 전통의 일부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트렌드는 한편으로 전통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당신은 문화가 다르면 같은 제품도 다른 이유로 소비된다고 말한다. 그만큼 그 사회가 가진 문화적 무의식을 강조하는데,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현재 프랑스의 트렌드는 무엇이며, 그 트렌드의 원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금 프랑스에서는 재능과 열정, 헌신을 특징으로 하는 장인정신(Craftsmanship)이 럭셔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것은 돈이 아니다. 물론 일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사르코지는 틀렸다. 그는 프랑스인들의 트렌드를 보지 못했다. 다시 말해 프랑스의 컬처코드를 지닌 트렌드를 읽지 못한 것이다.
사르코지는 프랑스 사람들이 일을 더 오래, 더 많이 하기를 원했지만, 그는 차라리 다른 방법으로 프랑스인들이 일을 하게끔 독려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그들만의 스타일과, 특수한 재능, 그리고 지적 소양이 있고 이것은 언제나 파리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것을 전 세계로 옮기는 것과 관련된 일로 프랑스인들이 일하게끔 동기부여했어야 하는 것이다.
고상함에 대한 프랑스 사람들의 컬처코드, 즉 원형은 루이 14세 때로 돌아가서 살펴볼 수 있다. 루이 14세는 프랑스 최초의 트렌드세터이자 브랜드 매니저였고 베르사유 궁전을 창조한 사람으로, 모든 유럽의 귀족들이 닮고 싶어 했다. 그래서 유럽의 귀족들은 샴페인, 태피스트리, 가구, 향수, 패션, 음식, 와인 등으로 그를 추종하면서 지금까지도 프랑스인들의 무의식을 자극하고 있다.
루이 14세가 이런 문화를 만든 것은 그의 고문이었던 당시의 재무장관, 콜베르와 관련이 깊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그 원형을 보존하고 복원하기 위해 콜베르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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