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 올리브로 완성한 브랜딩 연금술, 슈가버블
무독성, 무자극, 무오염을 위한 스마트 솔루션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소재춘  고유주소 시즌2 / Vol.21 스마트 브랜딩 (2011년 06월 발행)

굳이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을 읽지 않았다 해도 ‘연금술’의 의미를 모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기원전 알렉산드리아에서 시작해 이슬람을 거쳐 중세 유럽에 퍼진 주술적(呪術的) 성격을 띤 연금술은 비금속을 인공적 수단으로 귀금속으로 전환하는 것을 궁극의 목표로 삼았다. 지금에서야 황당하기 그지없는 생각처럼 여겨지지만 당시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에 대한 확신과 열망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뜨거웠다. 하지만 연금술이 상상으로 그친 욕심이라면 슈가버블은 모두의 바람이 실재가 된 현실의 일이다. 슈가버블이 아니었다면 그 누가 설탕과 올리브로 만든 주방세제를 상상이나 했을까 싶기 때문이다. 세제는 ‘당연히’ 화학 성분들이 첨가되어야 한다는 ‘상식’을 깨뜨린 슈가버블은 그래서 오히려 꿈으로 끝난 연금술 속의 금이나 은보다 훨씬 더 가치 있다. 슈가버블의 버블은 그래서 인어공주 이야기의 끝을 장식하는 허망한 거품이 아니라 아이들의 손끝에서 한없이 만들어지는 비눗 방울을 닮았다. 그러나 슈가버블의 브랜딩 스토리는 설탕처럼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생존을 넘어 진화의 과정을 통해 성장해 가는 그들의 생생한 스토리를 들여다보자.

The interview with 슈가버블 대표 소재춘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 레드오션을 만들다

한가한 어느 토요일 오후, 당신이 만일 아내나 어머니, 혹은 언니의 부탁으로 세제 하나를 사기 위해 대형 마트에 들어섰다면 일단은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한 뒤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만약 특정 브랜드명을 듣지 않고 ‘아무거나’ 좋은 걸로 사오라고 했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발끝에서 시작해 머리 위까지 키 높이에 맞춘 거대한 매장의 거의 전부를 가득 채우고 있을 수많은 종류의 제품들 앞에서 가격과 용량,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까지 고려한 선택은 고역에 가까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당혹감은 그 자신이 주부이자 하버드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문영미 교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 교수가 쓴 책의 첫 장은 남편을 따라 나선 대형 신발 매장 앞에서의 곤혹스러움으로 시작된다.

 

“다양한 신발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 놓고 판매하는 ‘풋라커(Foot Locker)’라는 대형매장을 남편과 함께 들른 적이 있다. 너무나도 다양한 신발 브랜드에 압도된 나머지, 나는 매장 한구석에 그냥 쭈그리고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신발이라고 하는 카테고리에서 나는 완전 초보자였던 것이다.”

 

문 교수는 이 혼란스러움의 이유가 ‘(특정) 카테고리가 성숙해 나감에 따라 제품들이 이종heterogeneity의 단계에서 동종homogeneity의 단계로 진화해 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각각의 제품이 가진 장점들이 사라지고 가격과 기능이 평준화되었기에 빚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덕분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는 오히려 선택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임신을 했거나 막 돌을 지난 아이를 가진 신세대 주부가 직접 세제를 고르기 위해 마트에 들렀다면 어떨까? 그녀에게 세제를 고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다름아닌 ‘안전’일 것이다. 아이가 먹은 이유식 그릇을 닦고 아이가 입던 배냇저고리를 세탁하기 위해서라면 강력한 세탁력보다는 혹시 모를 화학물질이 조금이라도 남지 않는 그런 세제를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좋은 세제를 고르는 기준이 ‘안전한가?’라는 단 하나의 질문으로 모아진다(물론 세척력에 대한 기준은 기본이라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그러자 수없이 많은 세제들 가운데서도 유독 돋보이는 제품 하나가 있다. 바로 설탕과 올리브라는 천연 재료로 만들어진 슈가버블이다. 슈가버블은 진정한 의미의 차별화가 사라진 시대에 이것이 어떤 식으로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그것도 자본이나 마케팅의 힘을 빌리지 않은 신생 벤처 기업이 일군 결과다. 하지만 앞으로 시작될 이야기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유니타스브랜드(Vol.18 ‘브렌드와 트렌드’ 참조)가 ‘시대의 정신’으로 이해했던 트렌드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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