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위한 의도적 변주, aA디자인뮤지엄
사업확장이 아닌 핵심확장을 위한 스마트 브랜딩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2 / Vol.21 스마트 브랜딩 (2011년 06월 발행)

“기업이 성장에 집착한다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하나는 한 곳에 집중하여 남보다 먼저 차별성을 찾아내 더 좋은 것으로 발전시킬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계열 확장의 덫에 걸려 브랜드의 본질과 차별성을 해치는 것이다.” 마케팅의 거장 잭 트라우트가 한 말이다. 이 말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보며 다음의 브랜드가 거쳐온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자. ‘카페에서 뮤지엄으로, 뮤지엄에서 잡지사로, 잡지사에서 라이프숍으로.’ 순차적으로 하나씩 등장했지만, 현재 이 모든 것은 동시에 운영(?)되고 있다. 잭 트라우트의 말을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카페에서 시작해서 라이프숍으로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나간 이 브랜드는 브랜드의 본질과 차별성을 해치며 결국, 자멸을 자초한 브랜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브랜드는 런칭 이후 단 한 번도 수익곡선이 하강한 적이 없으며, 현재 서울에서 두 곳, 그리고 부산과 광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그야말로 파죽지세破竹之勢의 형국을 띠고 있다. 바로 aA디자인뮤지엄이다. 물론, 잭 트라우트의 말이 때로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음을 알려주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 말이 작은 기업이 ‘강한’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전략임을 명백히 보여주려는 것이다.

The interview with aA디자인뮤지엄 대표 김명한

 

 

 

 

 

새로운 카페일까, 새로운 뮤지엄일까

잠시, 시간을 5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2007년, 그 해는 스타벅스가 우리나라에 200호 점을 오픈하며 한국에서도 스타벅스 신화를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었으며, 이러한 스타벅스의 열풍을 타고 각양각색의 커피전문점들이 선을 보이고 있던 때였다. 특히, 2000년대 중반 ‘브런치 문화’가 트렌드를 만들며 샐러드와 샌드위치, 혹은 와플 등을 제공하는 비스트로 스타일의 카페가 신사동 가로수길을 중심으로 활성화되던 때였다.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특색 있는 카페들이 이곳 저곳에서 소위,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겨나고 있던 그때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만약 당신이 카페를 런칭했다면 어떤 모습(?)의 카페를 만들었겠는가? 다시 말해, 이전에는 없었던 형태의 카페나 혹은 같은 모습이라도 차별화된 전략을 가진 다른(different) 카페를 만들 수 있었겠는가?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 해에 우리나라의 패션라이프 잡지에서 일제히 런칭 보도 기사가 난 카페가 하나 있었다. ‘목을 빼고 기다렸다’는 극적인 표현까지 등장하며 소개된 이 카페가 바로 aA디자인뮤지엄(이하 ‘aA’)이다. 2007년 aA의 탄생은 이처럼 건물의 주춧돌을 세우기 전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유는 홍대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한 번은 들어보았을 법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지오(AGIO)’의 김명한 대표가 런칭한 카페이기 때문이다. 1991년에 오픈한 아지오는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시시때때로 변한다는 홍대에서 핫 플레이스로 각광 받으며 아직도 그야말로 줄을 서서 먹는 레스토랑이다.

 

아지오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명성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아지오의 구석구석을 장식하고 있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빈티지 가구와 다양한 디자인 오브제들이 아지오를 다른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명확하게 구분짓는 기준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aA가 사람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 aA는 아지오가 보여주었던 것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양(量)은 물론이거니와 이름만 들어도 귀가 솔깃해지는 해외 유수 가구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이른바 ‘뮤지엄 카페’였기 때문이다.

 

 

 *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지오(AGIO)
1991년 홍대에 1호점을 오픈한 아지오는 우리나라 최초의 유럽 정원식 레스토랑으로 손꼽힌다. 지금이야 흔하디 흔한 스타일이지만, 그때만 해도 ‘파격’적이라 불리었던 2층 주택을 개조해 만든 아지오는 앤티크한 분위기의 실내와 유럽식 정원을 연상케하는 실외로 구분되어 이루어져 있다. 1990년대 ‘해외 여행 자율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일반인들이 유럽에 대한 로망을 갖기 시작했다. 김명한 대표는 이러한 대중들의 로망을 분석하여 ‘유럽여행’이라는 트렌드 코드를 아지오에 삽입, 레스토랑을 만들게 되었다고 지난 Vol.18 ‘브랜드와 트렌드’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아지오는 현재 홍대를 비롯하여, 삼청동과 인사동에 있다.

 

 

가구 컬렉터 김명한, aA의 출발을 알리다

먼저, 아지오는 물론이거니와 aA까지, 그곳에 특별하다 못해 귀하디귀한 가구 컬렉션들이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출발점은 다름 아닌 김명한 대표다. 김대표는 그의 말을 빌려 설명하면, 그의 스승이자 멘토인 일본의 오다 노리츠쿠를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그만큼 가구를 소장한 컬렉터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가구를 수집한 세계적인 가구 컬렉터다. 특히 의자의 경우, 191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 시대의 획을 그은 작품이라면 그 중 90%는 그가 소장하고 있을 정도다.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가구에 관심이 많았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그가 본격적으로 가구 컬렉터가 된 것은 사실, 아지오를 런칭하면서부터다.

 

김명한(이하 ‘김’) 어린 시절부터 가구에 관심이 많았다. 어렸을 때는 외가가 안동 하회마을이었는데 그곳에 전통가구들이 많아 그거 보는 재미로 살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던 20대에는 이태원과 을지로를 다니며 윈도 쇼핑을 하는 것이 취미였다. 그러다 성인이 되면서 남성 패션 디자이너가 없던 시절이라 그 직업이 유망할 거라는 가족의 권유로 그 길을 걷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그 방면에 소질은 있으나, 남보다 월등히 뛰어나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연스레 나는 무엇을 잘할까,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되었고, 그 과정에서 카페 문화를 유난히 좋아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오랜 고민 끝에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정리하고 30대 후반 아지오를 런칭했다. 그런데 런칭하면서 내가 만들어내고 싶은 아지오의 모습을 연출해줄 디자인 오브제들이 한국에는 너무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외국으로 나갔다. 그곳에서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만든 가구와 빈티지 가구, 그리고 디자인 오브제들을 사서 그것을 아지오에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했다. 이것이 컬렉터로서 첫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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