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by Korean
감성이 담긴 품질의 보증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5 휴먼브랜더 (2008년 06월 발행)

대부분 박물관의 기념품 판매소는 관람자의 동선 맨 마지막에 위치한다. 왜일까? 사람은 아는 만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을 관람하는 동안 그 전시품과 작가들의 삶을 통해 그 당시의 역사를 학습한다. 즉, 문화를 느끼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문명에 탄복하고 경외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감흥은 소비자로 하여금 상품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하고 곧 구매라는 행동변화를 유발한다. 이렇듯 문화와 문명이 선행되어야 상품은 생명력과 스토리를 갖게 된다. 그것이 순서이다. 그렇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와 문명의 핵심은 무엇일까? 한글을 모티브로 한 패션 상품을 전개 중인 이건만 대표는 그것이 한국의 민족성이라 말한다. 그래서 ‘Made in Korea’가 아니라 ‘Made by Korean’이 더욱 실현 가능한 캐치프레이즈가 될 수 있다.

 

㈜이건만AnF 대표 이건만

 

한국적인 이미지가 느껴지는 다양한 패션 상품을 디자인하고 계신데, 어떻게 이러한 디자인을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지금까지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사실상, 어떠한 구체적인 이미지를 가져왔다기 보다는 한국전쟁, 간혹 있었던 스포츠에서의 선전 등의 사건 중심의 것이었습니다. 내부적 인식도 그러했죠. 홍수환 선수가 세계 챔피언을 땄을 때에나 우리가 세계에 할 말이 있다고 생각해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그런 것 밖에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우리가 어렸을 때 수학여행가서 석굴암, 불국사, 첨성대를 보면, 매번 말로는 우리가 세계 최고의 것인 것 같긴 한데, 자긍심도 적극적인 활용도 전혀 없었죠. 그래서 ‘우리 것이 세계 최고’라는 단어적 보상보다는 어떻게 적극적으로 세계화된 문화로써, 문명으로써, 상품으로써 전개할까를 생각하다 이 사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가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만큼 잘 되고 있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예전에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문화를 먼저 전파하고, 문명을 알린 후 상품을 팔아야 상품에 품격이 담긴 이미지를 입힐 수 있다는 내용이였습니다. 그러한 순차적 단계가 맞는 것 같아요. 그동안 우리는 문화를 먼저 알리지도 않고 문명을 먼저 팔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이 점인 것 같아요. 현재 우리나라에도 세계화된 각 분야별 일등 브랜드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상품으로 끝나버릴 것 같아 우려됩니다. 문화와 문명에 대한 인식 없이 상품으로만 진출해 있으니,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기도 힘들뿐더러 상품에 대해 제대로 이해시키기도 힘들겠죠. 

 

실제로 그러한 사례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미국에서 공부했을 때 그런 점들을 더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본 자동차는 세계적으로 ‘견고하다’는 포지셔닝이 되어 있잖아요? 그때 주변에 살던 미국 간호사가 한 분 계셨어요. 현대 차를 타고 다니셨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일본 차 인줄 알았다는 거에요. 차가 좋으니까 당연히 일본 것인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현대가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우리 나라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다른 나라 좋은 일 시키는 격이 된 것이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것은 제품의 퀄리티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처음부터 일본 자동차가 미국에서 고품격의 견고성 있는 제품으로 인식되었겠어요? 그 바탕에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죠.

 

 

 

 

우리는 문화를 전파하는 것이 빠져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네. 그런 선행과정 없이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사업을 진출하려다 실패하는 것 같아요. 그건 기념품 밖에 안 되는 것이죠. 에펠탑 밑에서 파는 에펠탑 미니어처가 아무리 그 국가를 대표하고 독특해도, 그 기념탑을 수입해서 서울에서 판다고 했을 때 팔리겠어요? 제품 쪽으로만 너무 포커스를 맞출 때에는 거의 90% 이상 실패할 것이라 생각해요. 순서가 있는 것 같아요. 국가는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주거나 기업이 만들 수 있도록 후원해주고, 기업과 개인은 그 국가의 후광으로 더욱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고…. 다만 그러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때 철학과 재료로서 문화적 소재를 사용, 혹은 가미해야 합니다. 이러한 3박자가 잘 맞아야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글 하나 가지고 해외 진출을 한다고 해서 세계적으로 독특하고 성공적인 사업이 될 리는 없습니다. 아무리 독특해도 당신이 과테말라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그 나라 글씨가 쓰여진 옷을 사서 입을 것 같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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