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Sense of Mania, Good Sense of Branding
창업 초기, 브랜드 마니아들에 대한 분별력을 가져라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2 / Vol.20 브랜드 창업 (2011년 04월 발행)

할리데이비슨이나 애플 등의 사례 덕분에 브랜드 마니아와 이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건설하고 문화를 만드는 ‘브랜드 부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마니아는 분명 브랜딩 과정에 꼭 필요한 파트너이자 창업자의 동반자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에 대한 상상도 못할 해결책을 내놓기도 하고, 기업이 생각했던 것보다 몇 배는 빠른 속도로 브랜드를 주목 받게 해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창업자는 어떻게 초기에 이런 마니아를 만들 수 있을까? 그런데 당신이 고쳐야 할 생각이 있다. 창업자가 초기에 고민해야 할 것은 ‘마니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당신의 고민은 ‘마니아와 어떻게 소통하고, 그들을 어떻게 현명하게 분별할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당신의 성공한 창업 선배들이, 왜 이것이 더 중요한지를 말해 주고 있다.

용감한 마니아,
그리고 창업자의 고민

 

철학에는 ‘양식(good sense)’이라는 단어가 있다. 데카르트가 사용한 이 단어는 ‘분별력’과 동의어로 ‘진실과 허위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이란 뜻이다. 데카르트는 모든 사람이 이 양식을 가지고 있지만,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데카르트가 만약 브랜더로 살았다면 아마 이 양식을 여러 곳에 적용해 보았을 텐데, 그중 하나가 바로 브랜드 마니아에 대한 양식이다. 우리는 어떻게 브랜드 마니아에 대한 양식을 가지고 분별할 수 있을까?

 

우선은 마니아가 ‘창업자들이 분별해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에서부터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 마니아를 분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마니아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마니아는 브랜드에게 ‘언제나’ 중요한 존재다. 유니타스브랜드는 이들이 특정 브랜드에 대해 갖는 기이한(?) 사랑과 애착, 동경과 믿음을 이미 Vol.12 ‘슈퍼내추럴 코드’에서 확인한 바 있다. 이 시대의 마니아는 이미 브랜딩 과정에서 기업과 함께 브랜드를 올바르게 성장시키고 강화하는 ‘주체’로서의 삶을 산다. 게다가 대기업들처럼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게 ‘내 가게’로부터 브랜드를 다져 나가는 창업자라면 초기에 자신의 브랜드를 사랑해 주는 이 ‘마니아’들이 어떤 성향을 가진,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에 대해 더 명확히 알 필요가 있다.

 

마니아 집단에 대한 탁월한 분석력을 보여 준 컨설턴트 알렉스 위퍼퍼스는 《브랜드 하이재킹》에서 틈새 브랜드(기존 제품의 연장이 아닌 전혀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브랜드, 창업을 통해 혁신적인 브랜드가 나타났다면 이와 같을 것이다)에 대해서 말하면서 마니아들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틈새 브랜드는 너무 새롭고 과격하여 처음에는 주류 시장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따라서 ‘용감하고 새로운 것을 즐기는 소비자’만이 이들을 선택할 것이다. 이것은 틈새 브랜드들이 사람들에게 행동과 견해를 크게 바꾸라고 요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장에 이미 존재하는 브랜드들과는 크게 차별화되어 주류 시장을 놀라게 만드는 새로운 브랜드. ‘브랜드 창업’은 브랜드의 크기에 상관없이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브랜드가 태어난 초기에 과감히 이것을 선택하는 소비자는 알렉스 위퍼퍼스의 말처럼 매우 용감하고 새로운 것을 즐기는 사람이다. 당신이 어떤 물건을 구입할 때를 생각해 보라. 처음 보는 어떤 기업의 제품을 원래 쓰던 것을 버리면서까지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아직 시간이 검증하지 못한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소비자들, 그리고 그것이 좋다고 말할 수 있는 마니아들은 대부분 정말 용기 있는 브랜드 개척자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성향을 가진 마니아들은 자신의 주변은 물론이고 다른 소비자와 시장에 리더로서 굉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이런 초기 마니아들은 브랜드에게 정말 중요한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점은 여기에 있다. 이렇게 마니아가 중요하다 해도 당신이 창업 초기에 ‘애를 써서’ 만들 수 있는 마니아의 수는 한정적이란 사실이다. 정확히는, 마니아는 의도적인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누구보다 기업의 마케팅 수단에 밝고, 거짓 멘트에 예민하다. 대부분의 영향력 있는 브랜드 마니아는 제품과 철학, 창업자의 헌신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로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이것이 철저히 준비되었다면 당신이 고민해야 할 것은 마니아를 어떻게 ‘더’ 만드느냐가 ‘아니다’. 소수라도 마니아들 중 누구와 어떻게 소통하고 그들의 의견을 얼마나,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를 더 고민해야 한다. 즉 창업자로서 마니아에 대한 올바른 양식을 갖도록 자신을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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