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에 대한 답이 만든 USP Unique Selling Point 오르그닷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김진화  고유주소 시즌2 / Vol.20 브랜드 창업 (2011년 04월 발행)

《탈무드》 가라사대, “더 좋은 질문은 더 좋은 해답을 얻어 낸다.” 히브리어로 연구, 배움을 뜻하는 ‘탈무드’는 유대인들의 (종교를 넘어선) 종교적, 도덕적, 법률적 생활에 관한 교훈을 엮은 책이다. 기원전 300년경부터 전해진, 어찌 보면 케케묵은 이 고서의 한 문구를 최신 트렌드를 찾아 헤매는 예비 창업자인 당신에게 굳이 들이미는 이유는 다음의 질문이 당신의 창업과, 그 창업으로 발아될 브랜드의 씨앗을 좀 더 건강한 것으로 추려 내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란 확신 때문이다. “당신은 왜 창업을 하려 하는가?” 어째서 이 질문이 당신의 창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곧 소비자들이 당신이 내놓은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이러한 창업의 이유(Why)에 대한 답변은 모든 경영자와 마케터, 그리고 브랜더가 찾고 있는, 비즈니스의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고유 차별화 포인트)의 근원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질문에 대한 당신의 답변이 “지금 하는 일은 ○○이 싫고, ○○이 싫고, ○○이 싫어서”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다. “△△라는 가치를 제안할 수 있어서”라는 뾰족한 답변이 나올 때까지 말이다. 만약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오르그닷의 김진화 대표가 제안하는 가치제안서(Value Proposition)의 빈 칸을 채워 가며 창업을 구체화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The interview with 오르그닷 대표 김진화

 

 

“여러분은 ‘잘 입고’ 계십니까?, 잘 입는다는 건 대체 무얼 말하는 걸까요?”

 

누군가 ‘잘 입다’란 표현의 정의를 다시금 묻고 있다. 분명 종전의 정의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다.

 

“기업가는 언제나 변화를 탐색하고, 그것에 대응하고, 그것을 하나의 기회로 활용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기업가와 기업가 정신의 정의이기도 하다.”

 

두말할 나위 없는 경영학의 그루, 피터 드러커가 《기업가정신》을 통해 밝힌 기업가, 기업가 정신에 대한 정의다. 그 정의의 중심에는 ‘변화(change)’라는 핵심 키워드가 있다. 뭔가 변화를 꿈꾼다는 것, 현상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는 것, 그것은 지혜의 시작이고 그 지혜의 시작은 곧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의 모태가 된다. 이번에 소개할 오르그닷의 김진화 대표가 그랬듯 말이다.

 

“당신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별 머뭇거림도 없이 이렇게 답했다. “Change Maker”라고. 어째서 그는 스스로를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Change Maker
김진화(이하 ‘김’) 과거부터 현재까지, 내 삶의 맥락이 그랬다. 단과대 학생회장을 하며 주장하던 이슈들, 졸업 당시 우리나라 변화의 소용돌이 중심에 있던 다음(Daum)이란 IT회사에서 일한 것, 거기에서 아고라를 탄생시킨 것 모두가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다음의 미션도 ‘즐겁게 세상을 바꾸자’ 아닌가. 다음을 나와서는 친구와 함께 돌연 패션 브랜드, 반달리스트를 런칭한 것도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는 상당한 선회다. 그리고 지금은 미약하나마 세상 사람들의 인식을, 패션 산업의 구조를 바꿔 보고자 오르그닷을 시작했다. 우리 사회가 바뀌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충분히 그럴 만한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물질적인 토대는 마련됐고 인류가 이것을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 변화에 기여하고 싶다.

 

여러 ‘변화’를 통해 사회와 관계를 맺어 가는 그가 현재 런칭한 오르그닷을 간결하게 표현하자면 ‘보다 친환경적인 소재와 기법으로써 제품을, 노동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의류 생산 공정을, 나아가 패션 산업의 밸류체인 전반의 프로세스를 혁신하려는 사회적 기업’이다. 그리고는 이런 일을 해나갈 자신들의 이름을 ‘오르그닷(orgdot)’이라 칭했다. 유기체, 즉 어떤 물질이 스스로 활동하거나 주변 환경에 의해 변할 수 있는 조직이 되는 것이 이제는 그들의 사명(社名)이자 사명(mission)이다. 거대 담론보다는 삶에서의 작은 실천들을 원하며 그것이 확산되는 것을 즐긴다는 그들은 앞서 소개한 단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됐다. 

 

“우리는 잘 입고 있는가?” 그 의미를 이미 짐작했겠지만, 여기서 ‘잘 입는다는 것’은 시즌별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제품을 나름의 코디로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사람당 한 해 구매하는 의류 55kg, 버려지는 의류 30kg, 이로 인해 패션의 지속가능성을 넘어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현 소비 행태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제대로 소비하고 있는가?’를 의미한다.

 

결국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동반한 의문에서 시작된 ‘질문 하나’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킨 것이다. 즉 ‘Why’라는 문제의식은 그들로 하여금 그것을 해결해 나갈 How(방법론)을 고민케 했고 결국 그것에 대안이 되는 What(제품과 서비스)을 만들도록 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강연가 사이먼 시넥(Simon Sinek)의 골든서클과도 상당한 연계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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