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브랜드, 시인=브랜더
Book III. Literature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장석주  고유주소 시즌2 / Vol.22(상) 브랜드 인문학 (2011년 11월 발행)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 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브랜드 저게 저절로 브랜드가 될 리는 없다 저 안에 혁신 몇 번 저 안에 실패 몇 번 저 안에 리뉴얼 몇 번 저게 저 혼자서 브랜딩이 될 리는 없다 저 안에 고객의 불만 몇 번 저 안에 업체의 협력 몇 번 저 안에 직원의 헌신 몇 번 2009년 가을, 광화문 교보문고의 현판에 시 한편이 올라왔다. 바로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다. 시의 전체가 아닌 도입 부분 중에서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라는 구절만이 걸렸지만, 이 몇 줄 안에 창조주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 그리고 인생의 진실까지 담겨 있었다. 한참을 서서 시를 읽고 또 읽는 가운데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그것은 ‘모든 것에는 목적과 이유가 있다.’ 왼쪽의 ‘브랜드’라는 시는 그때의 깨달음을 다시금 곱씹으며 브랜드를 주제로 ‘대추 한 알’을 오마주(hommage)한 나의 졸작(?)이다. 비록 두 번 읽기는 유치하고, 남 앞에서는 절대 낭송하지 못할 시지만, 분명한 것은 브랜드에게도 동일한 대추의 신비가 있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사상가 헤라클레이토스가 “*보이지 않는 연관성은 보이는 연관성보다 강력하다”고 말한 것처럼, 대추와 브랜드는 보이는 연관성은 없지만 신과 인간의 창작품이라는 연관성이 있다. 장 시인은 아직 이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한 듯, 이 말로 인터뷰의 시작을 열었다. “브랜드를 다루는 매체에서 나를 만나자고 해서 너무나 의아했어요. 내가 브랜드 전문지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아니, 어떤 질문이 나올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은근히 이 인터뷰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장석주
브랜드, 인문학을 엿보다
Q
최근에 경영에서 인문학을 배우거나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매우 큽니다. 아직까지는 이것을 경영 트렌드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 도요타가 성공가도를 달릴 때 모두 도요타에게 관심을 집중시켰듯이, 지금은 모두가 애플을 벤치마킹하려고 하죠. 시인의 마음까지 뺏을 정도니까요.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힘을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인문학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관심을 선생님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A
《위대한 기업의 조건》이라는 책을 보면, ‘왜 이런 기업들은 위대한가’라는 주제로 30개 정도의 사례가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여기에 실린 기업 중 현재 3분의 2이상이 없어졌거나, 급격하게 경쟁에서 뒤처져 있다는 거죠. 이 책에는 분명히 “그들은 망하지 않을 것이다”고 적혀 있는데 말입니다. 편집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당시 도요타는 불멸의 제국, 불멸의 기업으로 추앙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정말 아이러니하지 않습니까?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 생각하다가 CEO들은 그것에 대한 해답을 인문학에서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제품만 잘 만들면 되었죠. 거기에 광고와 홍보를 잘해서 잘 팔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더 이상 이러한 과거의 작동 방식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음을 알게 된 겁니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떤 작동 방식이 필요한 걸까요? 바로 ‘사람’입니다. 이제는 사람의 마음을 파고 들어가 그들에게 감동을 줘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 말은 단순히 제품을 잘 만드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은 경영학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죠. 경영학은 오히려 사람의 마음을 뺏는 것을 고민하죠.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기업이 인문학에서 그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분위기가 마련된 것이라 봅니다. 인문학을 통해 통찰력과 지혜, 그리고 창의적인 발상까지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생긴 거죠.
사실 현대 경영학의 역사를 100년 정도로 본다면, 그간 끊임없이 강조한 것은 딱 하나였습니다. 바로 ‘혁신’입니다. 그렇다 보니 개인의 욕구와 니즈가 점점 커지고, 그것이 중요해지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그 변화를 감지한지 못한 채 오로지 혁신만을 외치며 사회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 거예요. 오늘날은 개인의 니즈가 너무나도 급변할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욕망과 취향까지 속도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계속 간과하며 혁신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아예 사라지고 만 겁니다.
사회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감지하는 사람은 누군 줄 아세요? 바로 뛰어난 감성을 가진 시인, 혹은 예술가적 감성을 가진 인문학자, 이런 사람들이고 이들이 그 변화를 가장 먼저 봅니다. 그래서 기업은 이들에게서 시대의 혜안을 얻고자 인문학을 배우려는 것이죠. 이제 기업도 더 이상 과거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경영학에서 말하는 것으로만 기업을 경영할 수 없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겁니다. 자신들에게 현재 필요한 것은, 예술가적 감성, 직관력 혹은 영성, 어떤 시적 상상력, 그리고 창의력 이런 것이라고 기업들도 안다는 겁니다.

 

Q
그렇다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인문학에서 기업이 그토록 얻고자 하는 인문학의 원천적인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생각해 보면, ‘*인문학은 죽었다’면서 교수들이 성명서를 낸 것이 불과 5년 전의 일입니다. 그런데 현재는 기업의 최일선에 있는 사람들이 인문학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이 ‘가치 변환의 시대’라는 것을 말해 준다고 할 수 있어요.
가치 변환의 시대란 여러 가치들이 한데 엉켜 혼란스러운 시대를 말하는 겁니다. 이러한 혼돈과 무질서의 시대 속에서 불안을 느끼는 기업의 CEO들은 인문학을 통해 안정을 찾으려고 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말하면, 무질서와 혼돈의 시대에 사람들의 욕망이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 사람들의 마음을 무엇으로 감동시키고 울릴 것인가, 이런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것은 기술이나 이성이 아닌 인문학이기에 CEO들에게 현재 인문학은 소위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인문학이 주는 원천적인 힘이란 바로 어떤 것의 가치를 그 가치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볼게요. 2,500년 전, 중국의 철학자 장주가 이런 말을 했어요. ‘*쓸모없는 것의 쓸모 있음’ 그는 “모든 쓸모 있는 것은 쓸모없음이 있기 때문에 쓸모가 있다”면서, 결국 “쓸모 있음이란 쓸모없음이어야만 비로소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언뜻 보면, 시쳇말로 말장난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요, 예를 들어 반지를 보십시오. 반지는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에 반지로서 가치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까 빈 구멍, 아무 쓸모도 없는 그 빈 구멍이 있어야만 반지는 반지 구실을 할 수 있는 거죠. 항아리는 물질로 된 부분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물질이 없는 비어있는 공간을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비어 있어야만 항아리로서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처럼 쓸모 있음은 쓸모없음이어야만 비로소 가치가 있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쓸모 있음만을 찾습니다. 쓸모없음의 가치를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인문학이란 사람들이 쓸모 없음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의 의미를 밝혀, 가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발상과 인식의 전환을 통해 사물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하는 것이 인문학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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