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의 Story, 재현물의 Subtlety, 행동의 Standard가 만든 Strategy, 키자니아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2 / Vol.17 브랜드 전략 (2010년 10월 발행)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 신생국이 생겼다. 이탈리아 내 세계 최소국, 바티칸 시국(City State)처럼 말이다. 3,000평 규모로 세워진 아이들만의 나라, 키자니아(KidZania). 이 나라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우선 입국 수속부터 거쳐야 한다. 미리 예매해 둔 여행 티켓을 발권 받고 키자니아만의 고유 통화인 키조(KidZo)를 여행자 수표로 받는다. 아이들이 키자니아를 방문하는 목적은 ‘자아 찾기’다. 어른이 되었을 때 갖고 싶은 직업을 미리 체험해 보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내게 적합한 직업이 무엇인지, 또 그에 필요한 직업관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다. 이 확인 작업은 국가 내부에 위치한 90여 개의 직업 체험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이 소국(小國)에는 국세청, 경찰서, 소방서, 병원, 운전면허시험장, 극장은 물론 그간 부모님을 따라 방문하던 브랜드 매장들이 실제 규모의 3분의 2로 축소되어 있다. 개장 4개월 만에 누적 방문자 수 25만 명을 넘은 이 신개념 테마파크 키자니아는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은 ‘요즘 아이들’의 마음만을 설레게 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열 높기로 소문난 대한민국의 엄마들, 그리고 키자니아 내에 자사 브랜드를 입점시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려는 브랜드 담당자의 마음도 설레게 한다. WIN-WIN-WIN(아이-부모-기업)의 3자 수혜 구조를 실현시킨 키자니아. 이런 매력적인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그들은 대체 누구이며, 어떤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일까?

The interview with 키자니아 서울 대표 최성금건설본부장 강석구컨텐츠팀장 이경미

 

 

독점 : 홀로 점하다

현재 키자니아는 분명 ‘독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독점은 시카고 경영대학원의 교수 밀랜드 M. 레레(Milind M. Lele, p140 인터뷰 참고)가 《독점의 기술》에서 미래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배로 꼽은, 그 독점을 말한다. 즉 경제학적인 개념에서의 특정 자본이 생산과 시장을 지배하는 상태의 것이 아니라, 현재의 경쟁 구도 하에서 자신만의 차별화된 자산을 갖거나 독특한 환경에 자신을 위치시킴으로써 얻게 되는 독점 말이다. 레레가 말하는 독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자산적 독점’으로서 천연자원, 이 세상에 (기술적 측면에서) 유일무이한 제품, 남들이 모방하기 어려운 혁신적 기술, 특허권, 상표권, 저작권 등이 이에 속한다. 예를 들면 금광이 묻힌 산을 소유한 사람은 그 산에 대해서는 ‘자산적 독점’권을 갖는다.

 

반면 ‘상황적 독점’은 특별한 시장, 특별한 수요, 특별한 시기, 특별한 입지가 맞아떨어지면서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상황에서의 독점을 말한다. 이를 테면 수능시험이 있는 날 수험장으로 선정된 학교 앞에서 학용품을 혼자 팔게 된 상인은 상황적 독점을 가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키자니아는 국내 유일의 대형 ‘직업 체험 테마파크’로 ‘자산적 독점’을, 아직 아무런 경쟁자 없이 도심 내에서 단독으로 이러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기에 ‘상황적 독점’을 누리고 있다. 남들은 하나도 갖기 힘든데 키자니아는 어떻게 두 가지 독점 모두를 갖게 되었을까? 마냥 부러워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현재 그들이 이런 모습을 갖게 된 근본적인 이유부터 살펴보자.

 

 

‘독점’을 있게 한 ‘독립’

키자니아는 하나의 ‘국가’다. 물론 컨셉상의 국가이기는 하지만 그 컨셉을 뒷받침하는 탄탄한 스토리와 구현물, 그리고 행동지침들이 상상의 국가를 현실의 국가로 만들어 내고 있다.

 

‘어린이’를 뜻하는 독일어 ‘킨더’를 짧게 한 키드(Kid)에 ‘~의 나라’라는 의미의 라틴어 ‘아니아(ania)’를 ‘즐거운’을 의미하는 ‘자니이’의 ‘Z’로 연결한 것이 키자니아(KidZania)다. 이들은 국기, 국새, 고유 통화를 가졌으며 독립선언서 낭독한 ‘개국일(9월 10일)’도 있고, 국가 수뇌부 역할을 하는 ‘어린이분과위원회’가 국가 운영 전반에 걸친 의견을 개진하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왜 독립선언까지 필요했을까? 앞으로 소개할 키자니아의 캐릭터 우르바노, 비타, 바체의 (가상의) 제1회,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깨어 있는 어린이 의회’의  회의록을 보며 알아보자.

 

 

  제1회,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깨어 있는 어린이회' 회의록
비타: 어른들이 꾸려 나가는 세상의 모습이 실망스러워. 정부는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사회는 점차 불공평해지고 있는 것 같아. 소중한 자원은 낭비되기 일쑤고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들도 계속 무너지고 있잖아.
우르바노: 맞아.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우리가 어른이 될 때쯤이면 세상은 더 이상 아름답거나 건강한 곳이 아닐 거야. 누군가 나서야 해!
비타: 우리가 하자! 우리 어린이들이 힘을 합치면 못할 것도 없을 꺼야!
바체: 우리가 어떻게? 우린 아무것도 모르잖아.
비타: 배우면 되지! 어른들에게 우리가 만들 세상에 필요한 지식들을 배우는 거야. 그러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곳보다 훨씬 더 살기 좋은 나라를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바체: 난 배우는 것에는 별로 흥미 없는데? 난 맘껏 뛰놀고만 싶다고!
비타: 놀면서 배우면 돼! 안될 것도 없지!
바체: 그렇다면 생각이 좀 달라지지. 대신 재밌어야 해!
비타: 알겠어! 그건 내게 맡겨. 우선 어른들을 설득해서 우리가 배우고 싶은 것들을 배울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하자. 현재로서는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해. 나는 어떻게 하면 의사가 될 수 있는지, 빵집 주인이 될 수 있는지, 기자다 될 수 있는지 궁금해. 어른들에게 물어보자.
우르바노: 그런데 지금 어른들에게 그것을 배운다면 그들과 똑같아지는 것 아닐까?
비타: 그러니까 우리만의 기준을 가져야 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기준 말이야.
바체: 그게 뭔데?
비타: 우리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고, 알고싶은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도움만이 옳은 것이지. 그렇지 않은 것은 우리 스스로가 판단해서 걸러 들어야 할거야. 쉽지는 않겠지만 도전해 보고 싶어.
바체: 그것 봐. 벌써 놀 수 있는 것은 빠져 있잖아!
비타: 좋아! 우리가 맘껏 놀 수 있게 돕는 것도 우리를 위한 것이라는 것은 확실히 해두자구!
우르바노: 그래! 그렇다면 나도 함께 하고 싶어. 근데, 이걸 어떻게 모든 아이들에게, 또 세상에 알리지?
바체: 우리 독립을 선언하자! 그리고 우리가 생각한 것을 정리해서 전 세계 아이들에게 보내는 거야.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아주 많을걸?
 
우리들의 4대 권리
1. 존재할 권리: 우리는 전체적인 조화속에서 언제든 방해나 제약없이 자유롭게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할 수 있다.  2. 알 권리: 우리는 호기심과 실험 정신을 마음껏 펼치며 지식과 경험을 습득할 수 있다. 3. 배려할 권리: 우리는 타인은 물론 자연의 번영과 환경의 보호에 의식적으로 참여할 권리가 있다. 4. 놀 권리: 우리는 삶의 유희를 추구하고 젖극적으로 삶을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아이들의 4대 권리와 키자니아의 핵심가치가 함축된 4개의 상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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