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 빛이 있으라!
모든 브랜드는 자신만의 빛을 가지고 있다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3 고등브랜드 (2008년 03월 발행)

15년 넘게 IBM 노트북을 사용하다가 뜬금없이 애플 맥 북 프로(Mac Book Pro)로 바꾼 것은 노트북 자판에서 올라오는 빛 때문이었다. 가끔 비행기와 어두운 카페에서 글을 쓸 때 자판이 어두워 불편했지만, 그 사소한 불편함이 IBM PC에 익숙한 내가 애플을 사용함으로써 가지게 될 불편함을 감수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매장에서의 조명은 브랜드의 아우라(aura, 예술작품에 흐르 는 기운)를 만드는 일종의 장치이다. 명품일수록 명작처럼 보이기 위해서 은은한 빛으로 아우라를 연출한다. 판매사원은 그 옛날 궁전 출입 장인이 왕족 앞에서 공손한 목소리로 가져온 상품을 아뢰는 것처럼 속삭이면서 말한다. 빛과 음악 그리고 향기도 모두 브랜드의 절제된 가치 아래 통제되어 어느 것도 거슬리는 것이 없다. 명품 매장에서는 고객이 판매사원에게 물어보는 질문은 ‘구매 의사를 위한 명령’이기 때문에 모든 초점은 소비자가 상품을 잘 감상할 수 있도록 연출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명품 매장에서의 조명은 강조가 아니라 조화이다. 밝지도 튀지도 않고 한마디로 은은하게 모든 공간을 비추어 준다.

 

반면에 저가 상품의 브랜드일수록 매장의 조명은 밝다. 빠른 비트의 음악과 눈부신 백색 조명은 물건을 찾는 고객들에게 자신이 찾고자 하는 상품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매장에서 조명 의 목적은 ‘강조’가 아니다. 그냥 ‘밝음’이다.

 

조명은 ‘감탄사’와 같은 것이다. 감탄사는 의미는 없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그 어딘가로 집중하게 만든다. 그러나 집중된 상품에서 보여지는 것이 그 무엇도 없는 평범함이라면 브랜드의 치명적인 ‘식상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조명은 강조 할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

 

 

 

 

빛에 관한 공부

빛에 관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 빛에 관한 책을 보면서 익히는 것은 마치 요리책을 보면서 요리 공부를 하는 것과 같다. 요리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손과 혀로 하는 것이고, 빛 또한 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매장 분위기, 상품의 표면 느낌, 인테리어 표면의 반사광, 음악과의 조화를 비롯해서 너무나 많은 상관변수가 있기에 책으로 용어설명과 장비명은 외울 수 있지만 빛 자체를 배울 수 없다. 글로 빛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백색광의 느낌은 ‘이렇다 저렇다’ 혹은 ‘위에서, 아래에서 그리고 옆에서 비추는 방향에 따라서 상품은 이렇게 보인다’라는 것뿐이다. 아무리 좋은 사진으로도 공감각적인 빛을 설명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브랜드일지라도 백화점 매장에서의 조명과 단독 매장에서의 조명은 현격한 차이가 있다. 또한 낮과 밤의 매장 조명은 극과 극이다. 그래서 빛에 관해서 공부하기 위해서는 어떤 매장을 방문 해도 반드시 여러번 들려야 한다. 왜냐하면 낮과 밤 그리고 상품의 컬러에 따라서 빛은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려운 빛에 관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현장 지식을 소개한다면 다음과 같다.

 

1) 전문 잡지와 전문가 소개로 검증된 브랜드 매장을 최소 100군데 이상 방문하여 조명에 대해서 느껴 볼 것
2) 가급적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다녀 볼 것
3) 조명과 인테리어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저자들이 복잡하고 어렵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빛에 관한 지식을 이해할 것

 

조명에 대한 중요성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운영하기는 아주 힘들다. 백화점 같은 경우도 중앙 조명을 사용하고 있고, 일반 매장에서는 상품에 조명을 맞추면서 일하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조명의 역할, 시선의 집중, 상품의 품격 그리고 매장의 컨셉 유지로 가장 쉬운 방법은 빛을 가운데로 모으는 것이다. 샹들리에처럼.

 

 

 

 

빛의 호사품, 샹들리에(chandelier)

프랑스어인 샹델(chandelle,양초)에서 비롯된 말로서 본래는 초를 세우는 기구(촛대)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장식효과를 주목적으로 한 조명 기구의 통칭이다. 주목적은 큰 강당을 비추기 위한 기능적 기구였지만 지금은 매장의 작은 태양 혹은 달로서 상품에 영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장 조사를 하면 가장 주목해서 보는 것이 샹들리에이다. 기본적으로 매장의 조명은 천편일률 혹은 교과서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샹들리에는 조명의 일차적 목적보다는 매장의 아이덴티티 완성도를 위한 것으로서 웬만한 매장들이 자신에 맞는 샹들리에를 가지고 있다.

 

샹들리에는 직?간접적으로 상품을 비추는 조명과 서로 부딪히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인 분위기와 조명을 조절하는 역할을 해야 하고 동시에 브랜드의 컨셉을 빛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매장의 중심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도 소비자의 시선을 빛의 흐름에 따라 상품 쪽으로 보내야 한다. 따라서 샹들리에를 보면 매장과 브랜드의 완성도를 읽을 수 있다. 샹들리에에 관한 공부도 특별한 왕도가 없다. 그저 수많은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샹들리에의 조화와 완성을 눈으로 배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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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아우라, 조명의 역할, 조화, , 샹들리에, 컨셉 일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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