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을 콜라주하다, 10 꼬르소 꼬모
트렌드를 리딩하는 편집매장의 카리스마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이준석  고유주소 시즌2 / Vol.18 브랜드와 트렌드 (2010년 12월 발행)

“간단하다. 잡지가 오프라인 공간으로 옮겨 왔다고 보면 된다.” 이 문장이 오늘 소개할 편집매장, 10 꼬르소 꼬모의 설립자 까를라 소짜니가 말하는 10 꼬르소 꼬모의 컨셉이다. 이탈리아 <보그>에서, 또 1987년 직접 런칭한 이탈리아 <엘르>에서 20여 년간 기자로 살던 그녀의 삶은 피곤했을 법도 하건만, 아마도 ‘편집’의 매력을 떨쳐내지 못한 모양이다. 은퇴를 선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갤러리(수많은 작품들을 골라 모은다는 점에서 편집)를 오픈하고 출판사업(편집의 결정체)을 시작하더니 1991년에는 문화와 예술의 복합 편집매장인 10 꼬르소 꼬모를 런칭한 것을 보면 말이다. 편집매장. 이것이 가진 매력으로 흔히 꼽는 것이 ‘원스톱 쇼핑’이다. 이곳 저곳 돌아다닐 것 없이 한 곳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만나 볼 수 있으며 10 꼬르소 꼬모에서처럼 요리까지 맛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것. 하지만 이것은 어떤 편집매장이나 다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효익이다. 그 이면의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소짜니가, 또 10 꼬르소 꼬모가 편집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그것이 하이엔드 패션, 인사이트 있는 책과 음반, 그리고 입을 황홀케 하는 음식일까?

 

편집매장, 그들만의 콜라주

편집이란 무엇일까?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는 일. 취한 것들의 독자성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아 ‘주체적’으로 조합해 새로운 이미지와 메시지를 창조해 내는 일. 그것이 편집이다. 그래서 편집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기준이 있을 뿐이다. 그들만의 기준(이것은 잠시 후 상세히 설명할 것이다)말이다. 이런 편집이란 창의 활동은 미술 기법 중의 하나인 ‘콜라주(Collage)’를 통해 좀 더 쉽게 이해해볼 수 있다.
 

 

프랑스어로 ‘붙이기’라는 뜻의 콜라주는 19세기 무렵 종이를 잘라 붙여 장식적인 구도를 연출하는 ‘파피에 콜레(papiers collés)’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던 것이 피카소, 브라크 같은 작가들이 유화 위에 종이, 나무, 신문지 등의 이질적 재료를 덧붙여 추상적으로 연출한 것이 발단이 돼,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식을 저버리는 비합리적인 이미지 때문에 감상자로 하여금 불안함을 느끼게도 하지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을 한 데 모아 판타지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콜라주. 이는 21세기의 트렌드, 즉 시대정신으로까지 여겨지는 융합, 통합, 크로스 오버 등이 오늘날의 것만이 아닌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일 것이란 추측에 힘을 실어 주기도 한다.
 

 

편집매장들의 공간 연출 기법은 이런 콜라주와 닮았다. 수많은 브랜드들의 아이덴티티, 그 아이덴티티를 담아낸 다양한 제품들이 지닌 개성들을 융합해 자신만의 컬러로 선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작품에서는 오늘의, 그리고 내일의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다.
어째서일까? 왜 그들이 편집해 놓은 제품들을 보면 시대정신까지 엿볼 수 있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 답하기 전에 러시아의 화가 칸딘스키가 저술한 《예술에 있어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Über das Geistige in der Kunst)》에 소개된 ‘정신의 삼각형(Geistige Dreieck)’, 그리고 이 삼각형에 대한 그의 설명을 들어 보자.

 

 

“시대의 정신생활이 형성하는 삼각형 속의 저변底邊에는 광범위한 대중이 있고, 정점頂點에는 고독하고 이해 받지 못하는 예술가가 있다. …(중략)… 오늘 고독한 정점에 있는 예술가의 예감에 지나지 않던 것이 내일은 지식인의 관심사가 되고 모레는 대중의 취미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욕구에서 작품으로, 작품에서 제품으로. ‘양질전환과 질량전환’
More becomes Different! : 양질전환

순서는 이렇다. 칸딘스키가 제시한 ‘정신의 삼각형’ 속 저변에 깔린 오늘을 사는 대중들은 앞선 시대에 대한 불만, 개선해야 할 이슈, 그리고 당장은 어디서 기인했는지 모르지만 들끓는 욕구들을 사회 이곳 저곳에 체취처럼 남긴다. 이를 감지한 예술가(디자이너, 공예가, 작가, 요리사 등)들은 이것을 자신의 욕구와 뒤섞어 대중들이 갖는 고민에 대한 해결책으로 자신의 ‘작품’을 제안한다.


 

 

그리고 이러한 작품에 공감한 편집매장들은 그런 작품들을 골라 대중에게 소개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쌓인 대중의 욕구(More)’를 해결하고자 제시된 작품이 드디어 ‘기존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Different)’ 새로운, 또 접근 가능한 ‘제품’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늘어난 양이 질이 다른 새로운 무언가로 변한 것이다. 이런 다른 차원의 제품은 그것을 선택한 소비자(주로 트렌드 세터)를 차원이 다른 소비자로 변모시키는 강력한 아이템이 되기도 한다.

 

Different becomes More! : 질량전환

동시에 이러한 제품들이 시대를 이끄는 트렌드 리더, 트렌드 세터들에게 우선 접수되면 그때부터는 롱테일 곡선의 초반과 중반을 차지하는 대중들에게 점차 수용되기 시작한다. 이들에 의해 끝없는 복제가 일어나고 그 복제는 거듭되는 무한복제를 양산하며 앞으로 이어질 시대의 주된 흐름을 만들어 낸다. ‘차원이 다른 것(Different)’에서 시작된 제품 하나가 ‘한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More)’에게 수용되고, 소화되고 또 배설된다. 그리고 그 배설에는 잠재된 욕구가 쌓이고 이는 다시금 또 다른 예술가들의 창조 욕구를 자극하며 More becomes Different와 Different becomes More의 순환구조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꼬리물기의 중심에서 트렌드 발아 공간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편집매장이다. 그렇기에 하이엔드 편집매장은 시대정신의 양질전환과 질량전환의 시작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며, 이곳에서 발견되는 제품을 보면 지층 속 화석으로 당시의 환경을 예측하듯 오늘날의 시대정신을 읽을 수 있다. 결국 편집매장은 오늘날의 시대정신을 편집하고 재해석해 세상에 제시한다.

 

그들이 팔고 있는 것은?

커피 두 스푼, (크림 말고) 프림 두 스푼, 설탕 세 스푼. 이것이 달달한 다방커피 맛(?)을 위한 기본 레시피다. 대동소이한 커피맛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를 주름잡던, 소위 잘나가는 몇몇 다방은 무엇이 달랐을까?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다방의 음악 선곡을 담당하던 DJ들이다. 그들의 선곡 능력, 그리고 그들에게 신청곡과 함께 사연을 적어 내던 청취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It’s a matter of editing(모든 것은 편집의 문제)!”

하이엔드 편집매장 이야기를 하다가 웬 다방인가 싶겠지만(지금은 우습게 보이지만 사실 1980년대 다방이 트렌드 세터들의 집결지였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영국의 유명 패션지 <드레이퍼스(Drapers)>와의 인터뷰에서 소짜니가 밝힌 ‘편집매장 운영 노하우’에 대해 심플한 답변의 핵심은 DJ들이 지녀야 할 핵심 능력과 닮았기 때문이다. “It’s a matter of editing!”
 

 

결국 그들이 팔고 있는 것은 제품이라기보다는 시대 흐름에 대한 독해력과 독해된 것들 중 다음 시대를 이끌만한 키워드를 잉태한 작품들을 골라 모으는 편집 능력이다. 이는 단순히 여러 아이템을 모으거나(gathering), 수집하는(collecting) 것과는 격이 다른 선택(selecting)에 관한 능력을 말한다. 그렇다면 그런 자신의 능력에 대해 소짜니는 어떻게 설명할까?

 

 

“The concept is that I choose what I like(내가 좋아하는 것을 고르는 것뿐이다)!”

앞서 소개한 패션지와의 인터뷰에서는 위와 같은 대목도 찾을 수 있었다.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얼핏 생각하면 참으로 무책임한 답변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고르는 것이 숨은 비밀이라니 말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에게 이런 것을 묻게 되면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할까? “숨은 어떻게 쉬는 건가요?” “……숨은 쉬어지는 거죠….”
 

 

숨쉬는 것이 본능이듯, 그녀에게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이제 본능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눈과 손이 가는 것. 그것이 앞으로 트렌드가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그럴듯한 근거가 있다. 먼저 그녀가 패션 및 예술 분야에서 20년 이상 일해 왔다는 사실, 그녀의 언니 프랭크 소짜니는 현재 이탈리아 <보그>의 편집장이라는 사실, 소짜니의 딸은 현재 <보그>의 에디터라는 사실. 20년의 과거, 현재의 가족 모두가 패션인이라면 그녀의 감각이 남다르게 진화했으리라는 것이 억측처럼 느껴지지는 않을 테다. 또 한 가지 측면은 그녀가 10년 이상 비즈니스를 하면서 익힌 감感일 것이며, 그녀 역시 우리와 동시대를 사는, 집단 욕구를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이란 점도 더할 수 있고, 마지막으로 그녀의 ‘자기 성취적 예언’을 꼽을 수 있다.
 

 

자기 성취적 예언이란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턴(Robert K. Merton)이 제시한 것으로 ‘내가 믿는 것이 현실이 된다’는 심리적 메커니즘이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 곧 트렌드 세터나 리더가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 그것이 사회 전반에 퍼질 것이란 믿음에서 기인한 자기 확신도 그녀가 위와 같이 자신 있게 답한 근거 중 하나다. 여기에 지난 20~30년간 스스로의 선택의 결말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라면 그 정도의 자기 성취적 예언이 독단으로 빠지지 않았음을 감사 해야 할 정도 아닐까? 게다가 ‘정답’도 없는 편집이란 영역에서 말이다. 그리고 이런 자기 성취적 예언과 같은 믿음은 그녀가 여러 매체와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또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고른 것을 소개하게 되지 않을까? 현재 이탈리아 패션 필드에서 ‘the most requested(많은 사람들이 찾는 인사)’ 중 하나로도 꼽히는 그녀의 입을 통해 언급된 브랜드는 the most requested 제품이 될 확률이 높다.


 



 

정답은 없지만 기준은 있다

그래서 그 기준을 알아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 기준이 곧 그녀가 생각하는 이 시대의 시대정신에 관한 단상들일 테니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2006년 제일모직의 멀티샵 프로젝트에 팀원으로 입사해 2008년 ‘10 꼬르소 꼬모 서울’ 런칭부터 현재까지 함께하고 있는 이준석 팀장에게 물었다.
10 꼬르소 꼬모 서울의 제품 셀렉은 제일모직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지만 그래도 최종 디렉터는 소짜니이며 그녀와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그이기 때문이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만의 제품 선택 기준, 달리 말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여러 가치들에 대한 키워드를 얻을 수 있었다.

 

Enjoyment : 즐김 혹은 향유
수많은 브랜드, 브랜드마다 갖춘 상품 수가 무한대에 가까울 텐데, 제품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준석 (이하 ‘이’) 감동과 재미로 대변되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인지가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다. 여기에 우리만의 컬러를 보여 주기 위한 기준들이 가미된다. 블랙과 화이트를 기본 컬러로 하고 각 브랜드마다 독특한 컬러를 보여 줄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한다. 특히 해당 디자이너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제품은 설령 판매로 이루어지지 않을지라도 과감하게 셀랙해 온다. 판매 위주 제품만으로 구성한다면 그것은 일반 백화점 편집매장과 다를 것이 없지 않나. 그렇다 보니 더러는 “이런 물건 사는 사람들이 있나요?”라고 묻는 고객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컬러를 잃지 않게 하는 데 중요한 정신과도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제품 이상의 작품을 선택하는 것. 이것은 10 꼬르소 꼬모가 앞서가는 멀티샵으로서 브랜딩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팔리는 제품을 사는 사람은 컨슈머(consumer)지만 팔리지 않을만한 제품을 사는 것은 컬렉터(collecter)이며, 이들이 트렌드를 리딩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Slowness : 여유로움
그런데 매장을 방문했을 때 느낀 것이, 판매 직원들의 응대 서비스가 여느 매장과는 좀 다른 것 같더라.
우리는 백화점 점원들처럼 고객이 입점했을 때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뭘 도와드릴까요?” 식의 멘트를 최대한 자제하려 한다. 10 꼬르소 꼬모가 지향하는 쇼핑 철학인 ‘슬로우 쇼핑’ 때문이다. 갤러리에 온 것처럼 최대한 시간을 갖고 마음껏 감상했으면 하는 것이다. 이런 문화에 익숙지 않은 고객들은 처음에 적잖이 당황한다. 때로 무시당하는 기분을 느꼈다고도 한다. 하지만 점원이 필요한 시점에서 충분히 응대하고 설명드리면서 점차 이해시켰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정착된 듯하다.
또한 우리에게는 소위 동선을 고려한 매장 구성이란 개념이 특별히 없다. 고객들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방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취향과 지향하는 스타일이 다른데 그것을 인위적으로 연출한다는 것 자체가 슬로우 쇼핑과 거리가 멀다. 브랜드 섹션별로 정리되어 있을 뿐이며 최대한 이 공간에서 머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 생각한다.

 

 

쇼핑 공간을 갤러리로 비유한 것이 독특하다.
그래서인지 10 꼬르소 꼬모 서울에서는 갤러리를 통한 마케팅 활동이 활발하다. 지난 3월에는 기 부르댕(Guy Bourdin)이라는, 유명 프랑스 패션 사진작가의 전시회를 가졌다. 사실 그런 전시는 어느 나라도 쉽게 할 수 없는 전시라 굉장한 투자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런 전시는 우리가 단순히 옷을 파는 매장이 아닌, 문화와 경험의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거의 1, 2주에 한 번씩은 지속적으로 전시회를 가지려 노력한다.

 

이제는 우리에게 익숙해진 다운시프트, 심플 라이프, 슬로비, 로하스, 슬로푸드, 치타슬로, 슬로 트레블, 슬로 디자인 등의 용어는 모두 산업사회 태동 이후 근 20세기 동안 등한시되어 오던 가치들에 대한 재탐구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대중의 욕구를 감지한 것인지 소짜니는 10 꼬르소 꼬모를 런칭한 1991년부터 슬로우 쇼핑을 컨셉으로 공간 구성에 힘써 왔다. 유목민의 개념을 창시한 프랑스의 지성인 자크 아탈리 역시 《21세기 사전》에서 ‘느림’의 코드를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추구하는 소박한 시대로의 회귀, 하이퍼 계급 안에서 유행하는 자기 컨트롤의 미학’으로 정의하지 않았던가. 그래서일까? 혹자는 편집매장의 최초를 중세시대의 살롱 문화에서 찾기도 한다. 당시의 상류 가정 응접실에서 열리던 귀부인들의 예술, 문학, 음악, 철학 등에 대한 토론, 이를 바탕으로 한 사교문화가 살롱이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흘러 이 살롱은 점차 커피를 파는 카페, 옷과 장신구를 파는 패션 살롱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ACCESSIBLE :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범접 가능함
동선도 기획되지 않는 공간, 그렇다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소짜니가 강조하는 친숙한, 만져 볼 수 있는 명품이다. “나는 명품을 진열대 안에 넣어 두고 관람하는 것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장갑을 끼고 만져 보는 것도 싫다”고 그녀가 늘 강조하는 이유도 그래야만 슬로우 쇼핑과 맥이 닿는 환경을 연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또한 그녀는 늘 자연스러움, 혹은 자연에 더 가까이 가려 한다. 매장 곳곳에서 아프리카 느낌, 손으로 만든 듯한 느낌이 조금씩 엿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모로코에는 마라케시라는 도시가 있다. 그리고 그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세상의 온갖 것을 다 모아 놓은 듯한, ‘다양성’으로 아름다운 마켓이다.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것은 만져 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이 마라케시 마켓을 좋아하는 소짜니는 10 꼬르소 꼬모도 이를 닮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위와 같은 단어들(Enjoyment, Slowness, Accessible)이 10 꼬르소 꼬모가 그리고 소짜니가 10 꼬르소 꼬모라는 콜라주 작품을 통해 만들어 가는 이미지이자 메시지다. 여유롭게 책을 볼 수 있고 제품을(작품을) 감상하며 원하는 것은 입어도 보고 만져 볼 수도 있으며 차와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이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이 시대에 필요한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대에 필요한 그것’에서 일반 소비자를 넘어선 마케터나 브랜더라면 한 가지 더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10 꼬르소 꼬모와 같은 편집매장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트렌드’다.


 

 

비즈니스 트렌드, 편집매장의 폭발. WHY?
 

사실 편집매장이란 단어를 의미상으로만 보면, 편집매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했다. 엄밀히 말하면 동네 슈퍼마켓도, 동대문상가 한 켠의 의류매장도, 몸집이 크긴 하지만 백화점도, 인터넷 쇼핑몰이나 오픈마켓도 편집매장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하이엔드 편집매장이다.
 

 

근원지는 어디일까? 앞서 간단히 언급한 살롱은 너무 먼 이야기이고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자. 혹자는 1960년 미국 LA에 세워져 현재까지 할리우드 스타들이 가장 많이 찾는 편집매장으로 유명한 프레드 시걸(Fred Segal)을 20세기 편집매장의 효시로 꼽기도 하고, 이보다 역사는 뒤졌지만 뉴욕을 대표하는 스쿱(Scoop,1997년 런칭)이 하이엔드 편집매장의 원조라고 보는 이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편집매장이란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신문을 찾아보니 1991년 9월 27일자 동아일보 22면 경제섹션의 한 기사에서 쁘렝땅 백화점의 어떤 매장을 소개하면서부터다. ‘독서, 만남, 여행’에 관련된 상품을 한 자리에 전시했다고 하니 1991년 9월, 당시의 서울은 이런 이슈에 관심이 있었나 보다.
 

 

생소하게 느껴지던 이 단어는 2004년 드디어 국어사전에 신어로 수록된다. 이것에는 분명 2000년경부터 청담동 일대에 무섭게 들어서기 시작한 분더샵(Boon The Shop, 2000년 신세계 인터내셔날 런칭), 쿤(KOON, 2001년 개인사업자 런칭), 무이(MUE, 無二, 2004년 한섬 런칭). 그리고 10 꼬르소 꼬모 서울(10 CORCO COMO, 2008년 제일모직 런칭) 등의 편집매장들도 일조했을 것이다.

 

 

이러한 편집매장의 증가 현상에 대해 I/O컨설팅의 김연수 대표는 “패션 편집매장은 의류 멀티숍이라기보다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멀티숍”이라며 “과거 브랜드들의 타겟팅 기준이 연령별, 성별, 소득 수준 별 구분이었다면 이제는 취향(taste)에 따른 타겟팅이 되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편집매장의 증가는 21세기 패션시장이 제안하는 새로운 가치로서, 일종의 가치이동이자 비즈니스 트렌드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 중 10 꼬르소 꼬모가 갖는 의의로는 “타 편집매장처럼 고가 명품 브랜드 제품을 단순히 한 데 모은 것이 아닌 하나의 컨셉을 연출하며 그에 합당한 제품만을 셀렉해 전시한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그녀는 아이덴티티 구축에 대해서도 강조했는데 “이제는 기업 중심의 아이덴티티가 필요한 것이 아닌, 소비자 측면의 아이덴티티가 필요하다. 이는 간략히 Identity for Culture & Communication으로 설명되며 패션은 이제 주인공이 아니라 소통의 도구일 뿐이고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빛내 줄 조연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설명을 염두에 두고 편집매장의 지속적 증가 이유를 좀 더 살펴보자.

 

진화된 고객들의 차별화 욕구

소비자의 차별화 욕구를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우리는 매일 점심을 먹는다” 처럼 극도로 식상한 명제지만,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은 매우 어렵다” 처럼 어쩔 수 없이 공감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실이다. 요즘 사람들의 차별화는 과거와 많이 다르다. 명품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차별화의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지만 명품이 매스티지화되면서 사람들은 더 명품다운 명품을 찾게 되었고 그들의 구매력이 흘러 들어간 곳이 결과적으로 편집매장이다.

 

15년 전만 해도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백화점 로고가 커다랗게 찍힌 쇼핑백을 들고 나오는 것만으로도 차별화가 되는 세상이었다. 하지만 백화점이 대중적인 쇼핑 공간이 되자 다음으로 찾은 곳이 가두점이다. 특히 청담동의 명품 로드샵이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왜냐하면 쇼핑 경험도 경험이지만 같은 제품을 여러 명이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트렌드 리더들에게는 차별화된 자기를 만드는 데 방해가 된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편집매장을 찾는다. 10 꼬르소 꼬모의 라벨을 붙인 제품은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그 중 가장 트렌디한 제품이고 같은 제품이 몇 개 없기 때문에 그만큼 희소성 있는 제품을 산다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입점만 시키면 다 팔릴 수 있는 제품이라도 해당 제품이 가장 잘 맞는 VIP 고객을 염두에 두고 바잉 수량을 제한한다. 그래서 VIP 고객과 접점에 있는 판매사원들의 의견이 상당히 많이 반영된다.

 

결국 차별화된 자아 이미지를 원하는 소비자는 매스티지로부터 탈피해 편집매장의 바잉 능력과 컨셉을 신뢰하고 해당 편집매장의 트렌드 감지력, 시대정신의 독해력, 그리고 명성을 구매하는 것이다.

 

 

진화된 기업들의 차별화 욕구

“우리나라 고객들은 유행에 너무 민감하다”라는, 사실이지만 여전히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지나칠 정도로 획일화된 제품들을 선보이는 것은 의류 브랜드들만이 아니다. 점차 가격, 서비스, 문화 혜택들이 별다를 것 없는 백화점 브랜드들 간에도 이제 비슷한 이미지를 가져가고 있다. 때문에 이들 역시 브랜딩을 위해 차별화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고 편집매장이 여러 돌파구 중 하나였다. 게다가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는 희소한 제품을 구비한다면 소비자의 차별화 욕구를 만족시키면서도 기업의 차별화까지 꾀할 수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해 신제품을 생산, 유통해야 하는 부담까지 줄일 수 있다.

 

백화점들 역시 편집매장 시장에 뛰어든 지 오래다. 로드샵의 편집매장보다 모객이 더 쉽다는 것도 훨씬 유리한 조건이 됐다. 수익성 역시 좋아서 더 빠른 속도로 백화점 내 편집매장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단 백화점뿐만이 아니다. 가두점에도 크고 작은 규모의 신생 편집매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인지 각 백화점들은 수많은 편집매장을 기획, 연출하고 있다. 저마다 차별화를 꾀하며 전년 대비 30~80% 정도의 경이적인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니, 앞으로 그 증가세는 더 가파르지 않을까.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면서 이제 백화점 바이어들에게는 브랜드 관리보다는 상품 기획과 컨셉 기획 능력을 더 많이 요구하게 됐다. 그 능력이 해당 편집매장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컨셉 구축 능력에 고스란히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상품을 바잉하는 셀렉터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시대가 된 셈이다.
 

 

이처럼 브랜드를 블랜딩하는, 그래서 편집매장 자체를 브랜딩하는 능력이 화두가 된 시장 환경에서 이만큼이나 중요한 요인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유통’이란 아주 첨예하고도 긴장되는 키워드다.

 

 

진화된 ‘브랜드와 유통의 전쟁’

무엇 때문에 우리는 과거보다 더욱 유통의 파워에 주목하게 됐을까? 크게 보면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는 2000년 초반부터 시작된 인터넷과 홈쇼핑 시장의 폭발이다. 고급 정보를 접하면서 더 똑똑해진 대중들은 같은 제품이 어째서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에서는 오프라인 매장보다 그리도 쌀 수 있는지 의아해 했고, 각 기업들은 그것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했다. 꽤나 거품이 많다고 생각되는 의류업체들은 더욱 어려워졌다. 궁지에 몰린 패션 브랜드들에게 위와 같은 측면에서 편집매장은 더욱 매혹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가격 비교가 힘든 희소성 있는 제품들, 한 공간에서 다양한 소비욕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구조, 반드시 의류 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 게다가 얼리어답터들을 지켜보며 앞으로 어떤 제품들이 유행을 만들어 낼 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을 것이다. 하나의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구색을 선보이며 시즌 컨셉과 새로운 아이디어에 따라 브랜드 교체가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수입 자유화는 이미 1994년 98.5%에 이르렀고 1996년의 ‘유통시장 전면 개방’이라는 정책적 변화도 이런 추세를 부추겼다.

 

 

현재는 제일모직도 브랜드 위주의 운영 비율이 높지만 앞으로 10년 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유통업에서 강점을 가져야 했다. 단순히 브랜드를 수입하는 것으로는 2020년을 대비할 수 없다. 그래서 2006년부터 ‘앞으로의 터닝포인트’가 될 편집매장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2015년, 2020년, 그 이후의 시대에는 유통이 비즈니스의 관건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진화된 DNA가 필요했고, 10 꼬르소 꼬모라는 DNA가 적합한 모델이 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여러 브랜드 제품 및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안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니즈를 연결해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티켓몬스터의 경우는 어떤가? 유통에 관한 아이디어 하나로 엄청난 성공을 이뤄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피와 땀으로, 또 굳건한 철학으로 브랜딩에 에너지를 쏟을 것이 아니라 21세기의 비즈니스 블루칩, 유통을 파고 들어야 할 때인가? 브랜드의 시대는 가고 유통의 시대가 다시금 떠오르는 것 아닐까? 아무래도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번다’는 옛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이 또한 중국에는 (편집 매장 혹은 유통 브랜드 자체의) 브랜드력에 의해 성패가 판가름 날 것이다.

 


 

결국엔 콜라주의 메시지

미안하지만 아니다. 모두가 유통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탐닉해 다양한 (광의의) 편집매장들이 우후죽순 늘어난다면 결국 그들 또한 동질화되고 혈전의 경쟁 구도에 놓이게 될 것이다. 이 또한 종국에는 (편집매장 혹은 유통 브랜드 자체의) 브랜드력에 의해 성패가 판가름 날 것이다. 실제로 시장에는 티켓몬스터와 유사한 비즈니스 구조를 가진 업체가 많지만 모두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새로움, 차별화, 명확한 아이덴티티,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철학. 즉 편집매장 자체의 브랜딩 능력이 트렌드 세터로 하여금 해당 편집매장의 격과 명성을 인정하고 그것에 가격을 지불하게 한다. 오늘 살펴본 10 꼬르소 꼬모 서울의 모습은 결과적으로 편집매장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인 ‘아이덴티티 갖기’의 모범답안이 될 것이다.
 

 

분명 자신의 철학을 담아낼 실질적인 제품이 없는 편집매장에게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 주기란 더 힘든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컬러를 모은 모자이크가 개별 컬러의 조화 속에서 하나의 컬러를 만들어 내고, 다양한 재료를 한데 모은 콜라주가 하나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듯이 전체적인 조화는 또 다른 측면의 메시지를 지닌 아이덴티티로 재탄생될 수 있다. 게다가 이질적 요소의 융합에서 오는 강렬한 긴장감과 비현실성, 상상을 자극하는 오묘함은 편집매장만이 가지는 ‘특권’이기도 하다.
 

 

그 특권을 제대로 활용하는 편집매장만이 트렌드를 리딩하는 카리스마와 시장 ‘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 지배, 특히 카리스마에 의한 지배에 대해서는 막스 베버의 정리를 눈여겨 볼 만하다. 막스 베버는 지배의 유형을 합리적 지배, 전통적 지배, 카리스마적 지배의 세 가지로 정리했다. 여기서 카리스마적 지배가 독특한데 이는 나머지 두 가지 지배 유형(합리적 지배 : 법, 협약, 규칙, 규범 등에 의한 지배 / 전통적 지배 : 관습, 예절 등 전통적 요소에 의한 지배)과는 상당히 다른, 비합리적인 이유(초자연적, 초인적)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편집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것은 법도, 예절도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곳에는 오라(aura)가 풍긴다는 것이며 트렌드 세터들의 발길을 끄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보통 신에 의해 보냄을 받은 사람을 카리스마적 지배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비합리적 지배력, 카리스마는 어떤 때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가? 베버에 의하면 ‘피지배자의 자유로운 인정’이라고 한다. 그 인정이라 함은 지배자로 추앙받은 그가 피지배자를 위해 안녕과 복지를 가져다줄 때 가능하며 이것이 충족되지 못하면 (신에게 버림받은 것으로 여겨져) 대중들에게 외면 받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가라사대… 트렌드가 될 지어다…”를 조용히 읊조리기만 해도 거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카리스마적 지배력은 여러 브랜드를 블랜딩하는 기술, 시대정신을 콜라주하는 기술,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메시지(아이덴티티)를 제대로 보여 주는 (제대로 된) 편집매장만이 가질 수 있는 오라요, 힘이다.
 

 

시대를 관통하는 융합의 욕구
‘패러다임’보다 더 큰, ‘수십 세기를 관통하는 흐름, 지속성을 지닌 쏠림 현상’을 의미하는 단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Consilience’라는 단어를 알게 된 후다. 융합과 그 맥락을 같이하는 이 단어는 현재 국내에서는 ‘통섭’으로 통용된다(하지만 학자들간 이견이 많다). 통섭으로 해석될 때는 ‘큰 줄기를 잡다, 모든 것을 다스리다’라는 뜻을 가지며, 동양의 경우 성리학과 불교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되던 단어이며 사상적 뿌리는 고대 그리스 학문에 있다고 하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줄곧 맥을 이어온 단어다.
너무 먼 이야기라 괴리감이 든다면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이 단어의 흔적을 찾아보자. 이 단어가 근래(?)들어 처음으로 발견된 것은 철학자이자 역사학자, 그리고 놀랍게도 scientist과학자, physicist물리학자 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만든 윌리엄 휘웰(Wiliam Whewell)이 1837년에 저술한 《귀납적 과학의 역사》에서다. 바로 “하나의 분야에서의 귀납적 결론이 또 다른 분야에서의 귀납적 결론과 일치할 때 ‘Consilience’를 얻을 수 있다”라는 문장이 그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20세기 초
‘물리학을 중심으로 한 학문의 통합’이라는 노력으로도 나타났고, 21세기 초에는 물리학 전체를 상대성 이론 하나로 통합하려던 아인슈타인이 한 발 더 나아가 물리학으로 세상의 모든 이치를 이해하려는 시도로 이어졌다. 이러한 전초를 보이며 서서히 고개를 들던 융합의 움직임은 드디어 1998년 미국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Consilience : The Unify of Knowledge》라는 책으로 21세기의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그의 제자, 이화여자대학교 최재천 교수가 2005년에 역술한 《통섭》이란 책으로 화제를 모았다.
독자성과 유관성 사이의 난해한 줄타기로 느껴지는 이 단어가 때로는 지나치게 현학적인 표현이라며, 때로는 이 시대의 지성인들 사이 의 유행어 정도라며 억울한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우리는 이미 Consilience의 시대에 살고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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