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spot에서의 생존과 성숙을 위한 과제, SGP
중소기업 브랜딩의 As is와 To be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김대영  고유주소 시즌2 / Vol.21 스마트 브랜딩 (2011년 06월 발행)

유니타스브랜드가 만나 보기로 한 회사의 대표가 스스로, “나는 철학이 없다.” “우리는 아이덴티티가 없다.” “우리는 기생하고 있다.” 라는 말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그의 말은 어디까지 옳고, 어디까지 틀린 것일까? 그들의 등장은 브랜드계의 새로운 종(species)의 탄생을 알리는 것일까, 아니면 ‘브랜드로의 진화’ 과정 중 어려움에 봉착한 많은 중소기업들의 표본일까? 앞으로 이어질 글은 이에 대한 고민의 결과다.

The interview with SGP KOREA 대표이사 김대영

 

 

Hot spot, 시장이 들끓는 곳

대기업,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기업들의 핫스팟에 대한 감지력은 본능적이다. 시대정신에 따라 고객은 늘 변하고, 변화된 고객에 의해 시장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고객의 욕구와 그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만들어 낸 교집합 영역. 그곳이 바로 핫스팟이다. 역사적으로 이런 핫스팟을 향한 기업(인간)의 움직임을 가장 잘 볼 수 있었던 때가 19세기의 골드러시일 것이다.

 

“아메리칸강 바닥에서 금이 발견됐다!”

이 소문은 미국 전역은 물론 유럽, 중남미, 중국 등지로 퍼져 나갔고 아메리칸강이 있는 캘리포니아 지역에는 한 해 동안에만 약 2만 5,000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1848~1849년에 불던 골드러시(Gold Rush)는 포티나이너스(forty-niners, 그 시기 그 지역으로 몰려든 사람을 일컫는 말)라는 새로운 유목민을 만들어 내며 캘리포니아가 미국 역사상 최단기 내에 주state로 승격되는 결과를 낳게 했다. 그야말로 19세기의 최고의 핫스팟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포티나이어스는 얼마나 부자가 되었을까?

실제로 금을 위해 몰려들었던 사람들 중에는 눈에 띄게 금을 캐서 한몫 챙긴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전문가들은 광부들의 성공률을 1%로 약술한다). 외려 진짜로 억만장자가 된 사람들은 금광 대신 금광을 캐러 온 사람들을 캔 사람들이었다. 바로 샘 브래넌(Sam Brannan),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 그리고 헨리 웰스와 윌리엄 파고(Henry Wells and William Fargo), 조지아나 커비(Georgiana Kirby) 등이다.

샘 브래넌은 금광에 혈안이 된 사람들에게 삽과 쟁기 등의 장비를 팔아서,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잘 찢어지지 않는 바지를 만들어 팔아서, 헨리 웰스와 윌리엄 파고는 광부들이 집으로 보낼 금이나 돈을 안전하게 운송해 줌으로써 억만장자가 됐다. 이밖에도 아이들 교육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조지아나 커비, 골드러시 때의 경험을 글로 적어 유명해진 마크 트웨인, 광부들을 대상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로 큰돈을 번 로타 크랩트리(Lotta Crabtree)가 있다. 그 외에도 골드러시 과정에서 생겨난 도로 건설에 종사한 사람들, 새로 생긴 도시에서 요식업과 숙박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외려 광부들보다 더 큰돈을 거머쥐었다.

결국 핫스팟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핫스팟에서 무엇을 하느냐는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요즘처럼 정보의 속도가 촌각을 다투며 거의 실시간으로 대중에게 오픈되는 시대에서는 정보를 아는 것보다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더 중요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신상품을 내 놓는다!”

샌프란시스코에 자리 잡은 애플의 수장, 스티브 잡스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과거처럼 직접 몰려가지는 않아도(아메리칸강,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에는 뭔가 있는 것일까?!)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IT 관련 산업군은 들썩이기 시작한다. ‘애플러시(Apple Rush)’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막대한 파장력을 지닌 그들의 행보는 ‘애플 효과’ ‘애플 관련 수혜주’ 등의 신조어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애플 관련 기기의 부품 중 30%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 또한 요동을 치기는 마찬가지이며(아이폰에 가장 많은 부품을 대는 업체는 다름 아닌 삼성전자다), 부품 납품 등 애플과 직접적인 공생관계에 있는 업체들이 아니더라도 큰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일례로 ‘Why?’라는 어린이 도서 시리즈로 유명한 예림당은 아이패드 출시가 발표된 이후에 주가가 급등했다. ‘Why?’의 컨텐츠가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될 것을 염두에 둔 투자였다. 이처럼 샌프란시스코발(發)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기업들의 촉수를 곤두서게 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촉수가 예민해진 여러 기업 중 휴대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리고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휴대폰 액세서리 시장’이 있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휴대폰 액세서리 관련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10조 원에 이를 것이라 한다. 해당 시장의 1위는 *벨킨(Belkin)이지만 그들은 휴대폰 케이스 품목수가 몇 안 되기도 하고 우리가 더 궁금한 것은 국내 토종 브랜드였다. 그러다가 SGP를 발견했다(우리 회사 아이폰 사용자들의 휴대폰 보호필름 및 케이스의 80%가 SGP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도 이들을 궁금케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인 2005년경부터 액정 보호필름인 인크레더블 실드(Incredible Shield), 슈타인하일 실드(Steinheil Shield)를 생산해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검증을 받은 그들이었다. 그들은 벨킨 및 동종 업계의 경쟁자들에 대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하고 있을까? 작지만 강한 그들의 전략을 들어보자.

 

 

* 벨킨(Belkin)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벨킨은 1983년 쳇 핍킨(Chet Pipkin)에 의해 탄생됐다. 학생 신분으로 친구 한 명과 부모님 집 차고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한 핍킨의 첫 아이템은 PC와 주변 기기(프린터, 팩스 등)의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둔 케이블 비즈니스였다. 그 후 인터넷 공유기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간 그들은 케이블 및 유무선 연결 기술을 체득해 가며 현재 컴퓨터 주변기기 및 관련 액세서리 시장에서 명실상부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HP, DELL, 삼성, 샌디스크, 애플 등과의 제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중이다. 2009년까지 런칭 후 27년 연속 흑자 경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제는 휴대폰 액세서리 시장보다 주변기기 시장에서 더 큰 빛을 발하고 있는 그들이기에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에게는 도전해 볼 만한 틈새가 열리고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Be Smart!

그런데 김 대표는 무슨 이유로 SGP를 런칭하게 됐을까(SGP 런칭 전 그는 IT 관련 소프트웨어 영업사원이었다)? 생각보다 그 시작은 상당히 단출했다. 2003년 어느 날 실수로 떨어뜨린 휴대폰에 흠집이 생긴 것이 속상했던 김 대표는 스스로 보호필름을 제작해 붙여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기능이 뛰어나 몇몇 주변 사람들에게 만들어 주었는데 반응이 좋아 주변에서 사업을 권유했고, SGP는 단돈 50만 원으로 그렇게 시작됐다.

 

현재로서는(이 수식어가 반드시 필요하다) 휴대폰 및 태블릿 PC 관련 액세서리를 생산하고 있는 SGP(Stylish people’s Good Partner). 이제는 200억 원의 연 매출을 내는 그들은 적은 자본과 작은 규모의 열악한 환경에서 스마트해지는 방법으로 현실적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갔다.

 

 

그래서 제품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합된 형태의 구조가 마련되어야
총공격에서 시너지가 난다고 본다.

 

 

각개전투와 총공격

한국 사람들의 휴대폰 교체 주기는 보통 1~2년 사이다. 교체 사유는 업그레이드된 기능, 새로운 트렌드, 분실 등으로 다양하겠지만 그들 모두에게 적용되는 사항이 있다면 교체와 동시에 액세서리 비용이 추가로 지출된다는 점일 것이다. 과거처럼 단순히 줄로 매다는 교통카드나 패션 소품용 액세서리는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액정 보호필름이나 휴대폰 케이스는 이야기가 다르다. 따라서 관련 시장이 커진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스마트폰 보급이 1,000만 명을 넘은 요즘에는 (대부분) 2년이라는 약정 사용 기간 동안 휴대폰을 잘 ‘보존’해야하고 그에 대한 부담감이 생긴 것도 액세서리 시장을 키우는 데 한몫했을 것이다. 아이폰의 경우는 리퍼만 받아도 새로 액정 보호 필름을 붙여야 하지 않은가. 이런 사람들에게  SGP의 A/S 정책은 꽤나 매력적이다. 예를 들어 리퍼를 받을 때 종전에 사용하던 필름을 떼어 내 본사로 보내면 무료로 새로운 필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SGP에 한 번 발을 담그면(?) 좀처럼 헤어나오기 힘든 매력에 빠지기 십상이다. 우선 김 대표의 말부터 들어 보자.

 

김대영(이하 ‘김’) 우리는 제품군들이 많다. 즉 전선이 굉장히 넓게 퍼져 있는 셈이다. 그리고 각 전선에는 수많은 경쟁자가 있다. 보호필름은 보호필름대로, 플라스틱 케이스는 플라스틱 케이스대로, 가죽 제품은 가죽 제품대로 각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전쟁에 비유하자면 각개전투다. 그런데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특히 우리처럼 전혀 새로운 분야로 뛰어든 중소기업의 경우는 더욱 어렵다. 그래서 제품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합된 형태의 구조가 마련되어야 총공격에서 시너지가 난다고 본다.

 

앞서 설명한 그들의 A/S 정책이 꽤나 매력적이어서 벤치마킹을 하고 싶지만 기업에 너무 큰 부담을 주지 않을까 싶어 주저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우리 또한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김 대표의 말은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보다 그리 부지런하지 않다. 한두번 교환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많이 교환해 봐야 3번 정도다.” 즉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다. 하루에 출고되는 제품 수 중 약 10%가 이 서비스를 위해 출고되는 수준인데, 이는 다음과 같은 효익 때문에 분명히 실(實)보다 득(得)이 더 많다.

 

 

 SGP의 A/S 정책
언리미티드Unlimited 서비스
구매한 지 1개월이 지난 제품에 이상이 생긴 경우나 수명이 다한 경우, 해당 부분에 대해 무상교체를 해주는 서비스다. 사용하던 제품을 SGP로 반납하면 되고, 월 1회 사용이 가능하다. 구입한 제품이 단종된 경우에는 같은 제품군의 다른 색상으로 교환하거나 같은 기종 내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준다.
프리미엄Premuim 서비스
사용자의 과실과 상관없이 사용 중인 제품을 반납하면 같은 제품을 소비자가의 50% 가격으로 재구매할 수 있다. 구입한 제품이 단종된 경우에는 같은 제품군의 다른 색상으로, 같은 제품군의 모든 색상이 단종된 경우 같은 기종 내 다른 제품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체인저버Changerver 서비스
사용 중인 SGP 제품의 동일 기종 제품군에 속하는 다른 제품을 할인가(30~50%)에 교환 구매할 수 있다.
크로서버Crossever 서비스
사용 중인 SGP 제품을 제품군에 상관없이 동일 전자기기의 다른 제품으로 할인가(20~40%)에 교환 구매할 수 있다.

 

 

1) 자기잠식(cannibalization)의 최소화

업의 특성상 한 전자기기당 여러 가지 케이스를 판매하는 그들은 같은 제품군 간에도 자기잠식의 상황에 빠지기 십상이다. 게다가 특정 보호필름은 그 필름을 붙이는 경우 필름의 두께 때문에 원하는 케이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필름과 케이스 간(서로 다른 제품군 간)에도 자기잠식이 일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서비스는 고객의 기회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돕는 동시에, 2차 구매를 연계함으로써 자기잠식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2) 소비자의 재구매 연결

종전에 사용하던 제품이 싫증이 난 고객이 새로운 케이스를 구매하려 할 때 이러한 판매 정책은 고객의 심리적 부담감을 상당히 완화시킬 수 있다. 이로써 SGP에서 한 번 제품을 구매하면 고객으로서 받을 수 있는 여러 혜택 때문에 다른 브랜드로 쉽사리 이탈할 수 없게 된다. 진입 장벽을 견고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3) 신뢰

가장 큰 부분은 이것이다. 일단 사면 특정 보증 기간 없이, 수명이 다한 경우일지라도, 무한한 (일부 유상)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은 고객 입장에서 상당히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믿음이 차곡차곡 쌓이게 되면 신뢰로 이어지고 이는 곧 브랜딩에 있어 강력한 주춧돌이 된다.

 

Designed by SGP in California

‘원산지 표기’는 분명 정보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우리는 그 가치를 다른 말로 신뢰(또 달리 말하면 검증)라 부른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프랑스산 와인, 일본 전자제품, 그리고 상주 곶감까지… 원산지는 지역 이름 이상의 무언가를 말해 준다. 그런 점에서 애플은 원산지 정보가 ‘Made in China’로 표기되는 것이 억울했던 것일까? 애플 제품에서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라는 표기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런 전략을 사용하는 브랜드는 애플만이 아니다. p88에 소개된 쥬빌리 쇼콜라띠에 역시 한국에서 시작된 브랜드지만 (해외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 인식에서도 그 잔재가 엿보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억울해 초콜릿 종주국인 벨기에에 공장을 세우고 현지 생산 및 Made in Belgium이라 표기한다.

개인적으로는 2008년 아이팟 터치 제품의 액정 보호필름 때문에 처음 접하게 된 SGP는 으레 미국 제품인 줄 알았다. 패키지의 모든 표기가 영어로 된 것도 이유였지만, 시간이 흘러 2009년에 접한 SGP의 아이폰 3GS 케이스의 ‘Manufactured by SGP in California, USA’라는 표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 표기 아래 적혀 있던 Made in Korea는 분명 Made in China보다 훨씬 좋은 이미지를 주기에 충분했다). 현재는 명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Designed by SGP in California’라는 표기를 사용한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일찍이 미국 시장에서 그 브랜드력을 인정받아 온 SGP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좀 더 굳히기 위해 2008년에 설립한 캘리포니아 지사(United SGP, www.sgpstore.com) 덕분이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는 협력사를 두어(SGP Japan, www.sgp-store.jp)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 결과 현재 (김 대표의 표현대로라면) 북한과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SGP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핫스팟에서 살아남기

분명 SGP는 시장성 있는 핫스팟을 찾아낸 중소기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핫스팟인 만큼 경쟁자도 수없이 많다. 이것은 골드러시 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골드러시 때 큰 수익을 낸 사람으로 앞서 소개한 샘 브래넌, 리바이 스트라우스, 그리고 헨리 웰스와 윌리엄 파고, 조지아나 커비라고 경쟁자가 없었을까? 미투me too 기업이 없었을까? 중요한 것은 환경에 적응해 살아남는 것, 그리고 살아남는 것을 넘어 고객에게 신뢰를 얻어 성숙한 기업(브랜드)으로 안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골드러시 때 태어나 현재까지 살아남은 자들로부터 생존과 성숙의 비밀을 배울 수도 있지 않을까? 잘 알다시피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현재 ‘리바이스’라는 패션 브랜드로, 헨리 웰스와 윌리엄 파고는 ‘웰파고’라는 금융 브랜드로, 조지아나 커비는 ‘조지아나 브루스 커비’라는 학교로 영생하고 있다. 그런데 왜 유독 삽과 쟁기를 팔던 샘 브래넌은 브랜드가 되지 못했을까? 브랜드가 될 수 없었던 그의 행보에서 역으로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는 데 중요한 요인들을 찾아볼 수 있지는 않을까?

샘 브래넌을 설명하는 단어는 다양하다. 말쑥한 외모에 옷 잘 입는 신사 달변가. 하지만 ‘사기꾼, 부동산 투기꾼’이란 단어도 그를 따라다니는 꼬리표였으며, 그의 최후는 알코올중독과 이혼으로 말미암은 재정 파산으로 얼룩졌다. 신문사를 런칭할 만큼 풍족한 자금과 정보력, 그리고 언론의 힘을 가진 그였지만 결국 고객에게 이로운 가치를 제공하지는 못했다.
반면 청바지가 해지진 않지만 주머니가 자주 뜯어지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리벳으로 고정시켜준 리바이 스트라우스(이것에서 유래된 리벳 장식은 이제 모든 청바지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좀 더 안전하고 빠른 자금 배송을 위해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조랑말, 역마차, 증기선, 기차 등 배송 채널 확대)를 개설하고 금융 서비스를 넘어 우편 및 전보 전달 서비스까지 제공한 웰스와 파고, 여성 교육자로서 노동자들의 영성과, 평등, 존엄성을 강조하며 학교를 설립해 그들의 계몽에 앞장선 커비는 샘 브래넌과는 사뭇 다른 길을 걸었다.

 

 

생존이 곧 성장이자 브랜드로의 성숙으로

리바이 스트라우스, 웰스와 파고, 커비 또한 골드러시라는 시대적 조류에 올라탄, 운 좋은 경영자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은 ‘핫스팟에서 살아남기’를 단순한 밥벌이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고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을 만한 가치들을 끊임없이 제공했으며 이를 위한 행보에 진정성(아마도 그 진정성을 정리한 한 문장이 ‘철학’일 것이다)이 녹아 있었다.

 

그것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오늘의 리바이스, 웰파고, 커비라는 브랜드로 안착되게끔 한 가장 중요한 버팀목이었을 것이다. 즉 그들은 생존과 성장, 그리고 성숙의 과정을 분리시키지 않았다. 그것이 같은 발아의 단계를 거치더라도 왜 한쪽은 한때의 반짝 스타(샘 브래넌)로 생을 마감하고 한쪽은 영생하는 브랜드(리바이스, 웰파고, 커비 학교)로 나뉘었는지에 대한 답이다.

그렇기에 현재 놀라운 성장기를 보내고 있는 SGP를 보며 가장 궁금했던 것도 전략적으로도, 브랜딩 차원에서도 귀감이 될 만한 이런 놀라운 A/S를 고안해 낸 김 대표의 철학이었다. 분명 A/S에 대한 남다른 생각이 있었기에 남과 다른 차별화를 만들어 냈을 것이고 작지만 강한 브랜드가 됐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앞으로 소개할 김 대표와의 대화는 우리를 당황시킨 김 대표의 이야기를 가급적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정리 수준으로만 요약했다.

 

 

SGP, 아니 많은 중소기업들의 As is
SGP의 A/S 정책들을 보면 실로 놀랍다. 근저에 깔려 있는 철학이 궁금하다.
솔직히 철학은 없다. 난 그런 것에 상당히 약하다. 다양한 A/S 전략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었다.

 

사실 그간 유니타스브랜드가 만난 많은 인터뷰이들 중에는 “내 철학은 이것이오!”라며 말해 준 경영자들도 있지만 “잘 모르겠다”라는 말로 시작한 인터뷰이도 많았다. 그러나 그들은 인터뷰 중에 그간 느끼고는 있었지만 말로 표현해 보지 못했던 생각을 철학으로 정리하곤 했다. 따라서 김 대표가 표현하지 못하는 그것을 찾아 정리하면 될 일이었다.

 

철학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이 일을 왜 하게 됐는지부터 정리해 보면 도출되지 않을까?
시작한 이유는 너무 단순하다. 운동을 하다가 휴대폰을 떨어뜨렸는데 액정은 보호필름이 있어 괜찮았지만 몸체는 많이 긁혀서 속상했다. 그래서 휴대폰 몸체 전체를 감쌀 수 있는 보호필름을 만들어 붙여 봤는데 반응이 괜찮아서 시작했을 뿐이다.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부터 어떤 대의大義나 숭고한 사명감을 지닌 경영자는 손에 꼽을 정도라 김 대표의 이번 답변도 대단히 놀랍지는 않았다. 다만 비즈니스를 하면서 갖게 된 어떤 독특한 생각이 있는지가 궁금했기에 이를 추적하기 위한 질문을 이어 나갔다.

 

그러면 보호필름을 하다가 어쩌다 케이스 쪽으로 확장 하게 됐나.
당연히 시장에서 케이스에 대한 니즈가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는 시장의 니즈에 따라 항상 유기적으로 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옳다. 시장, 즉 고객의 니즈에 따라 지속적으로 혁신하며 인접이동 할 수 있는 기업만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인접이동의 중심축이다. 중심축이 공고히 서고(우리는 그것을 기업의 아이덴티티라 부른다) 그것을 해하지 않으면서도 무한히 변모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브랜드가 갖는 일관성이다. 그런 이유로 김 대표에게 SGP의 아이덴티티를 물었다.

 

SGP의 (기업) 아이덴티티가 궁금하다.
SGP 자체를 정의내리기는 힘들다. SGP가 휴대폰과 테블릿 PC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회사인가? 요즘 들어 처음 우리를 알게 된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몇 년 전에는 보호필름을 만드는 회사로 알았을 것 아닌가. 또 어느 나라에 가면 SGP는 가죽 케이스를 만드는 회사로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를 스스로 규정짓는 순간 다른 걸 할 수 없게 된다. 애플은 무슨 회사인가? 우리가 어느 날 어떤 사업을 갑자기 할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과거가 답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경영학, 아니 브랜드학(?) 용어 중 가장 중요하지만 정의 내리기 힘든 단어가 아이덴티티가 아닐까 한다. 단어의 정의에만 최대한 집중해서 간결하게 한글로 번역하면 ‘정체성’ 정도가 되겠지만 정체성이란 단어 역시 여전히 모호하고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한 인간의 정체성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한 가지 요소는 아닐 것이고 그 사람의 직업, 성격, 태도, 성향 등 수많은 요소들이 융합되어 생기는 하나의 이미지 정도가 될 것이다.

 

아마도 철학이란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그렇듯 아이덴티티라는 단어 역시 김 대표에게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김 대표의 말처럼 그들은 그간 수차례 진화했고 그에 따라 아이덴티티에도 혼란이 있었을 테다. 게다가 앞으로의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는 그들에게 아이덴티티는 자신들에게 족쇄를 채우는, 그래서 앞으로의 혁신에 방해가 되는 불편한 단어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아이덴티티의 계열화 작업’에서 혼돈을 겪는다. 특히 한 기업에 여러 사업부가 생기고 그에 따른 다양한 상품을 전개해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그가 언급한 애플 역시 수많은 제품을 출시해 왔다. 그들은 소프트웨어 회사인가, 컴퓨터 회사인가, 아니면 MP3P 제조사인가, 아니면 휴대폰 회사? 아니면 TV제조사? 그들이 파는 제품은 수도 없이 변했지만(앞으로는 자동차를 만들 것이란 소문도 있다) ‘애플=혁신 혹은 혁신 제품’이란 등식, 그리고 친사용자주의(user-friendly)라는 그들의 아이덴티티에는 변한 것이 없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아이덴티티다. 아이덴티티는 절대로 한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설명어가 아니다.

유명 디자이너의 패션 제품은 물론 예술가들을 위한 도서와 음반, 그리고 카페 운영을 비롯해 식기류와 각종 소품을 망라하는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슬로 쇼핑’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컬렉샵, 10 꼬르소꼬모. 음반사, 음료 브랜드, 항공사, 매거진 등 수십 개의 계열사에서는 물론 CEO의 삶 자체에서 ‘자유’라는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버진 그룹. 원산지와 제조사도 확인하기 힘든 이름 모를 제품을 팔면서도 경제적이고도 ‘스마트한 라이프’라는 기치에 어긋남이 없기에 일반적인 천냥숍과는 차원이 다른 브랜딩을 전개하는 다이소. 그것이 아이덴티티의 위력이다. 아이덴티티는 어떤 제품을 판매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제품을 팔든 그 제품을 통해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와 이미지를 전달하는가에 관한 문제다. 어떤 총알을 넣어도 사용 가능한 총이 되고자 한다 해도 그 총은 아이덴티티가 있어야 한다.

 

어찌 되었든 SGP의 (기업) 아이덴티티를 찾아내기 위한 비전을 묻기로 했다. 보통 한 기업의 아이덴티티는 미션과 비전에 그 맥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아이덴티티의 계열화 작업'
      
             

만약 당신이 ‘할머니 냉면’이란 이름을 걸고 냉면 하나만을 파는 가게라 해보자. 그렇다면 당신은 하나의 아이덴티 티만 고민하면 된다. 기업(냉면집)의 아이덴티티가 곧 사업부(냉면을 만드는 팀)의 아이덴티티이자 제품(냉면 자체) 의 아이덴티티이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손수 만들어 주는 냉면에 대한 고민만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당신이 겨울에는 칼국수와 만두를 추가로 판매하기로 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업의 아이덴티티(할 머니가 손수 만들어주는 음식)의 연장 선상에서 사업부(냉면팀, 칼국수팀, 만두팀) 아이덴티티를 정리하고 이에 맞는 각 제품의 아이덴티티(눈물이 쏙 빠지도록 매콤한 냉면, 오로지 멸치로만 국물을 내는 칼국수, 밀가루가 아닌 감자가루로 빚은 만두)를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아이덴티티의 계열화 작업이다.

기업의 인접이동은 기업 차원의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확장해야 고객의 인식 속에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그 일관성은 ‘신뢰’라는 브랜드의 핵심 자산으로 남게 된다. 그 자산을 활용하는 대표적인모습이 세컨(second) 브랜드 런칭이며 자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엄브렐라 브랜드(umbrella brand, 즉 모기업 브랜드)라고 불리기도 한다. 물론 때로는 기존의 기업 아이덴티티를 벗어난 확장이 이뤄지기도 하기 때문에 기업 자체의 아이덴티티 리뉴얼을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종전 브랜드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져야(적어도 신뢰를 얻어 두었어야) 성공의 확률이 높다. 이처럼 제품 아이덴티티, 사업부 아이덴티티, 그리고 사업부 전체를 아우르는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구분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SGP의 비전은 무엇인가?
헤게모니를 잡는 것이다. 현재의 우리는 ‘기생’하고 있다. 빨판상어처럼 애플이나 삼성 같은 휴대폰 제조사에 기생하고 있고, 그래서 배가 아프다. 하지만 우린 아직 능력이 안 된다. 그래서 언젠가는 애플처럼 헤게모니를 잡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중이다. 대부분의 리더들이 고민하는 부분일 것이라 생각한다.

 

단어에 대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그가 말한 ‘헤게모니’에 첨언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무력적 느낌의 지배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강력한 브랜드로서 ‘문화와 그 문화를 표현해 내는 제품’을 통해, 한 시대를 리딩하는 지배력을 갖고 싶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재의 애플이 아이튠즈와 함께 다양한 제품으로 이 시대의 문화적 아이콘으로서 헤게모니를 잡은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결과적인 측면의 미래상(헤게모니를 잡는 것)은 있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어떤 단어를 핵심어로 두고 이루어 갈지에 대해서는 명쾌히 듣지 못했다. 그래서 사실 그쯤에서 인터뷰를 그만 둘까도 했다. 유니타스브랜드가 찾던 ‘그런 브랜드’는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철학도, 비전도, 아이덴티티도 명확히 정리된 것 없이 운영되는 기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언급한 헤게모니와 그것을 잡기 위한 기치의 핵심은 무엇일지 자못 궁금했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묻고 싶었다. 바로 ‘브랜드에 대한 정의’다. 헤게모니의 중심에는 인물이든 기업이든 분명 브랜드화된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브랜드란 그 기업이 주는 ‘그 무엇’에 대한 신뢰, 확신 혹은 보증이다. 그것이 없다면 브랜드는 허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신기했다. 브랜드에 대한 그의 정의만큼은 우리가 생각하는 정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한 ‘그 무엇’이 바로 브랜드가 제공하는 모든 것에 대한 ‘핵심가치’ 소비자에게는 ‘핵심효익’이다. 만약 ‘그 무엇’이 깨진다면 브랜드는 김 대표의 말처럼 ‘허상’일 것이다.

 

한때 소비자에게 깊이 사랑받던 브랜드가 어느 날 갑자기 몰락하는 브랜드들도 정리해 보면 기존에 제공하던 ‘그 무엇’에 대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만약 현재 애플이 주고 있는 ‘그 무엇(친사용자주의에 입각한 제품과 서비스, 완벽을 기하는 그들의 태도, 디자인 등)’이 깨진다면 그래도 여전히 애플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애플까지 가지 않더라도 당신이 즐겨 찾는, 그래서 당신의 마음속에 이미 브랜드로 자리 잡은 제품이든 서비스든 그들이 현재 당신에게 제공하고 있는 ‘그 무엇’이 변질된다면, 그럼에도 당신은 여전히 그것을 당신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남겨 두겠는가? 그렇지 않다면 김 대표가 말한 브랜드에 대한 정의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묻지 않았더라면 후회했을 브랜드에 대한 정의를 듣고 나서 2차 취재를 약속했다. 그간 보지 못한 브랜드를 만났다는 기대감(부담감)과 이것이 어쩌면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처한 현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크게 작용했고, 무엇보다 너무나도 솔직한 김 대표의 이야기가 너무나 진솔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다소 극단적인 몇몇 표현들은 그간 중소기업으로서, 또 (현재로서는) 액세서리 제조사로서 뭔가 ‘핵심’이 아닌 ‘주변부’라는 일종의 상대적 박탈감이 아이덴티티도, 비전도, 철학도 정의 내리기 힘겹게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찌 되었건 우리로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그중 가장 마음이 쓰인 단어는 ‘기생’이었다.

 

 

브랜드란 그 기업이 주는 ‘그 무엇’에 대한 신뢰, 확신 혹은 보증이다.
그것이 없다면 브랜드는 허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기생’일까?

김 대표가 언급한 기생이란 단어를 두고 많은 고민이 되었다. 자칫하면 김 대표는 물론 SGP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자존감마저 떨어뜨릴 위험성 있는 단어(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은 내부 브랜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이기 때문이다. 이 단어를 좀 더 규명할 필요가 있었고, 그 시작은 기생의 사전적 정의부터 알아보는 것이었다. ‘한쪽이 이익을 얻고 다른 쪽이 해를 입고 있는 일’, 이것이 기생의 정의다.

 

그런데 애플이 SGP 때문에 해를 입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애플은 액세서리 제품군을 크게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직접적인 타격이 있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기생은 카피 제품을 만들어 불법 유통시키고 이로써 특정 브랜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거나 수익을 감소시키는 악덕 제조사에게나 어울리는 이름일 것이다.

 

그래서 다른 단어를 찾던 중 ‘편리공생(片利共生)’이란 단어를 발견했다. 편리공생이란 공생관계를 이루는 두 생물 중 한쪽은 이익을 얻고, 다른 쪽은 이익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는 관계를 뜻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독침을 가진 말미잘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힌동가리(<니모를 찾아서>의 니모가 흰동가리다)나, 자신보다 큰 다랑어류, 상어류, 가오리류, 거북류, 고래류 등의 몸에 붙어 그들이 흘린 먹이를 얻어먹는 빨판상어가 편리공생 관계다. 김 대표가 기생이란 단어를 언급하며 동시에 빨판상어를 예로 들었지만, 대표적인 온라인 포털사이트의 빨판상어를 설명하는 내용에서처럼, 오류가 있다. 빨판상어는 기생이 아닌 편리공생 생물이다. 그래서 SGP를 편리공생의 형태를 띤 브랜드 정도로 정리했었다.

 

 


 
<그림 1> 케이스 개발자를 위해 오픈한 아이폰3, 4의 상세 도면

 

 

그런데 애플의 여러 사이트를 조사하다 한 가지 사실을 더 알게 됐다. 애플이 자사 제품의 프로그램 및 주변 제품 개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개설한 애플 개발자 사이트다(developer.apple.com). 이곳에는 ‘iPod, iPhone & iPad Cases’라는 항목이 있고 여기에서 각 제품별 제품 사양을 모두 담은 도면을 공개한다. 즉 애플 역시 자사 제품의 액세서리를 누군가 만들어 줄 것을 ‘권유’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처럼 다양한 모델을 가진 것이 아니라 현재로서는 단 두 가지 휴대폰 모델을 지닌 그들로서는 각 고객별로 자신의 휴대폰에 추가적인 차별화를 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케이스들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케이스 시장에서의 이슈(예를 들어 케이스 제조사와 예술가의 협업 등)는 고스란히 애플이 편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닌가. 즉 SGP는 애플과 ‘공생관계’였다.

 

SGP를 두둔하거나 감싸 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순수 국내 브랜드로서 국내외 해당 시장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그들이 좀 더 명확한 정체성을 갖고 활동하기를,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훌륭한 브랜드가 탄생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앞으로 SGP가 해주었으면 좋을 법한, 비단 SGP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기업이 해주었으면 하는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현재(As is)의 그들이 ‘탄탄한 중소기업’이라면 앞으로는(To be) ‘귀감이 될 만한 (강소)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SGP, 아니 많은 중소기업들의 To be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브랜드에 대한 일종의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의 ‘브랜드’를 좀 더 쪼개어 말하면 ‘아이덴티티, 비전, 철학’과 같은 것들이다. 이런 요소들은 많은 중소업이 능력과 돈이 더 생기면 꼭 하고는 싶지만 아직은 부담스러운 존재, 그리고 아직 우리에게는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만들어야 할 것’으로 미뤄 둔다. 현재로서는 ‘그런 것(?)’보다는 생존이 우선이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것만큼 큰 오해도 없는 것 같다. 때로는 외려 철학이나 비전은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좋은 허울처럼 말이다. 분명 그런 회사도 있다. 다만 그것은 시장에 의해서 또 그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에 의해서 조만간 진위 여부가 드러나며 귀결은 파멸이다. 허울 좋은 몇몇 문구가 적힌 종이 조각과 함께 말이다. 물론 SGP처럼 액세서리를 만드는 기업이나 완제품이 아닌, 부품을 만드는 회사는 업의 특성상 철학이나 비전, 그리고 아이덴티티를 갖기 힘들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앞서 잠시 소개한 벨킨은 어떨까? 그들 역시 전자제품 액세서리와 주변기기를 생산하는 브랜드다. 하지만 그들은 ‘Connection(연결)’이라는 기업 철학을 지녔다. 업의 태생이 케이블(제품과 제품을 연결하는)이었기에 갖게 된(처음부터 가졌는지는 창업자만 알 수 있다) 생각일지 모른다. 철학이 (비즈니스적으로도)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의 사업 방향성에 힌트를 주는 동시에 고객에게, 또 경쟁사 대비 확실한 포지셔닝을 할 수 있는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제품과 제품을 연결하는 벨킨은 무선사업(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으로도 확장되었고 또 다른 의미로 제품과 제품을 연결하는 액세서리 사업으로도 확장됐다. 핵심가치(철학을 정리한 몇몇 단어)의 확장을 가능케 하는 데 주된 정신적 에너지가 된 것이 ‘연결’이라는 그들의 철학이었으며 확고한 포지셔닝의 중심축이 된 셈이다.

 

이번에는 완제품이 아닌 부품을 만드는 회사로서 굳건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인텔은 어떤가? ‘기술의 진보는 삶의 진보이자 편리함의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는 그들의 철학이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신기술을 위한 전략으로, 경기가 어려울 때도 R&D에 투자해 제품 혁신을 가속화하는 그들의 결정에 힘을 실어 주었을 것이다. ‘인텔 인사이드’라는 보증은 괜히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그밖에도 많은 브랜드들의 행보에서 (적어도 귀납적으로는) 명확한 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분명 철학이 건강한 브랜드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아니어도 필요조건인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열정도, 지식도, 필요성도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던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어떻게 이것을 가질 수(찾을 수) 있을까?

 

 

아이덴티티, 이미 내 안에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렇듯 처음부터 뚜렷한 명분을 가지고 시작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업) 아이덴티티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에 가깝다. 물론 찾은 아이덴티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원하는 방향으로(그 방향이라는 것이 미션일 것이다) 수정할 수는 있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찾되 미래를 바라보며 가다듬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업의 특성상 우리는 아이덴티티가 없다. 우리의 역할은 ‘해당 제품이 가진 장점을 어떻게 증폭’ 시켜 주느냐에 있다. 즉 우리는 각 제품이 가지고 있는 아이덴티티를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제품이 더 빛나도록 해야 하는 ‘조연’이다. 네오하이브리드 시리즈가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본다. 아이폰4의 가장 큰 아름다움은 옆 라인을 둘러싼 메탈 느낌이다. 그것을 최대한 구현한 것이 성공적인 모델을 만드는 데 가장 큰 밑거름이 됐다.

 

이쯤에서 SGP의 아이덴티티는 (아마도) 아래 <그림 2>처럼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김 대표는 아이덴티티가 없다 했지만 이미 그는 인터뷰 내내 SGP 자체의 기업 아이덴티티, (휴대폰 케이스) 사업부의 아이덴티티, 그리고 (네오하이브리드 시리즈의) 제품 아이덴티티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융합된 모습이 분명 현재 SGP의 아이덴티티의 단상일 것이다. 

 

SGP, 즉 Stylish people’s Good Partner(스타일리시한 사람들의 좋은 파트너)가 되기 위해 스타일리시한 사람들이 구매하는 각종 휴대폰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SGP의 독특한 스타일을 배제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구체화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 모델들이 각기 나름의 개성을 갖게 하는 것으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이미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것이 그들의 (존재 이유이자)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그들의 정체성은 기업 문화 등 또 다른 요인들로 추가 설명될 수 있다).

 

이처럼 SGP 자체, 즉 기업의 아이덴티티가 명확해지면 김 대표가 우려하는 ‘사업 영역 자체가 규정되는 것’도 문제될 것이 없다. 앞으로 시대를 지배할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그들이 스타일리시한 사람들의 좋은 파트너가 되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스타일리시한 사람들이 주로 찾는 커피 전문점이 될 수도, 패션 비즈니스가 될 수도, 그들이 주로 즐길 만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 산업도 가능할 것이다. 그 모든 것이 스타일리시한 사람들의 좋은 파트너가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관성을 갖는다면 말이다.

 

이렇게 (기업/사업부/제품별) 아이덴티티의 계열화 작업이 선행되면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상당한 경제성이 뒤따른다. 만약 아직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지 못한 중소기업이라면 회사 차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 가장 강조하는 단어, 어울릴 법한 수식어, 그리고 이 비즈니스를 하게 된 이유 등에서 아이덴티티를 찾아 정의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비전, 그것은 꿈 자체다

김 대표는 실제로 앞으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꿈꾼다 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회사를 두고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오히려 옳지 않다 했다.

 

나는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다. 더 솔직히 말하면 비전은 직원들의 노동력 착취를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들 말하지만 비전은 회사가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찾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늘 이기적으로 행동할 것을 부탁한다. 회사가 그들을 책임져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는 것을 많이 봐왔다. 직원들에게 “이 단계만 넘어가면, 두 달 후에 상황이 좋아질 수 있으니 그때까지만 참아라”, 또 임원들에게는 “지분을 담보 잡아 대출을 더 받자” 한다. 결국에는 미련과 집착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본의 아니게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이는 최악의 경우를 맞이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난 직원들에게도, 스스로에게도 회사와 개인을 분리하자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매몰차고 무책임한 리더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외려 직원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경영자로서는 상당히 솔직하면서도 위험한)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비전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김 대표가 걱정하듯이 무리하게 회사에 집착해 모두가 파멸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비전이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제대로 된 비전은 회사의 존립이 아닌 회사를 통해 이루려는 ‘가치 자체’에 목적을 두기에 외려 회사에 대한 ‘청산력’을 갖게 한다. 히말라야 등반을 비전으로 가진 사람은 산 정상을 100m 앞두고서라도 목숨이 위태로우면 뒤돌아설 수 있다. 왜냐하면 그의 목표는 히말라야 정상 등극 자체이지 꼭 이번 기회에만 그것을 이뤄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목적과 수단을 구분할 줄 아는 지혜, 돌아설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제대로 정립된 비전의 파워다.

 

또한 어차피 직원들을 책임져 주지 않을 것이기에 비전이 없다는 것도 조금 달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이상적인 조직의 모습은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이 일치하는 조직일 것이다. 그런데 조직원이 일하면서, 혹은 취업을 하기 전에 자신의 비전이 회사의 비전과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조직의 비전이 없다면 이 조직과 함께 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를 판단할 기준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방향으로 갈 테니, 만약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이 버스에서 내려도 좋다’는 것을 일러주는 것이 더 좋은 조직, 그리고 리더의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정립되면 추가적으로 김 대표의 다음과 같은 고민도 해결될지 모른다.

 

보통 중소기업은 리더가 전체 업무의 70%가량을 하게 된다고 들었다. 애플도 내가 봤을 때는 스티브 잡스가 제일 많은 일을 하는 것 같다. 나도 경험상 그런 것 같다. 그런데 만약 처음부터 다시 경영을 할 수 있다면 권한 위임도 많이 하고 직원들이 더 앞장서서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나도 너무 힘들기도 하고 직원들에게도 그게 더 좋을 것 같다.

 

그의 말처럼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기업 대표가 이와 같은 고민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혹시 이것은 비전의 공백으로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 조직이 명확한 비전을 갖추고 있다면 (그 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 그 비전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런 인재의 힘은 조직의 성장에 그 무엇보다 강력하며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기업은 혼자서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기 위해 함께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안철수 교수의 ‘기업에 대한 정의’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비전이 확고하고 직원들이 그것에 동의할 때 리더는 자연스럽게 쉴 수 있다. 굳이 자신이 직원들의 업무에 일일이 관섭하지 않아도 비전이 리더를 대신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구글의 직원들이 모든 논의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악해지지 않을까!(Don’t be evil!)’를 고민하듯이 말이다. 리더 스스로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정리하는 것, 그것을 조직원과 함께 (강요가 아닌) 공유하는 것, 그리고 그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것, 그것이 직원을 더 깊이 생각하는 리더의 모습일 것이다.

 

철학,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마지막으로 철학이다. 철학이 절대로 거창할 필요가 없다. 가치관도 철학도 모두 ‘나만의 생각 정리’일 뿐이다. 단어 자체가 주는 무게감은 잠시 잊고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갖고 살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막연하지만 솔직한 생각들을 적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이런 방법도 잘 되지 않는다면 ‘적어도 이것만은 하지 않겠다’하는 항목을 나열해 보는 것도 좋다.

 

개인의 철학이 조직의 철학이 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현재까지 기업을 운영하면서 생긴, 기업 내에 암묵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생각이나 분위기를 정리해 보고 그것을 다듬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철학은 조직의 의사결정을 상당히 빠르게 만든다. 조직적 차원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기준’이 생긴다는 것은 각 조직원들이 업무 곳곳에서 리더의 코칭 없이도 스스로 일할 수 있는 기준을 갖게 하며, 나아가 삶과 아주 밀접히 관계하고 있는 ‘업業’을 통해 자부심과 행복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SGP, 이미 그들 또한 모두 가지고 있다

“브랜드란 그 기업이 주는 ‘그 무엇’에 대한 신뢰, 확신 혹은 보증이다. 그것이 없다면 브랜드는 허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라는 김 대표의 ‘브랜드’에 대한 정의를 기억할 것이다.
그렇다면 SGP의 ‘그 무엇’은 무엇인지가 당연히 궁금해진다. ‘그 무엇’ 안에 분명 존재하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SGP의 (현재) 아이덴티티, 비전, 그리고 철학이 담겨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앞서 소개한 도표에서 아이덴티티를 관통하는 기둥의 근간이 되는 그들의 중심 철학이 밝혀질 차례다.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은 ‘무한한 시뮬레이션’이다. 제품 하나를 놓고도 ‘만약에 고객이 이렇게 사용한다면? 이렇게 생각한다면? 이것을 불편해 한다면?’이란 가정을 쉼 없이 해본다. 제품 개발 때도 그렇고 서비스 고안 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의 ‘그 무엇’은 ‘고객이 원하는 답, 생각지도 못한 불편의 해소’다. 우리가 그것을 제공하지 못하는 순간 우리의 브랜드는 물론 존폐의 위기까지 들이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Stylish people의 Good Partner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늘 ‘우리는 당신을 좋아하고, 당신의 친구다. 우리는 우리보다 당신의 취향, 당신의 생각, 당신의 관심사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R&D에 임하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답, 생각지도 못한 불편의 해소’만큼 브랜드가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확실한 가치가 있을까? 유니타스브랜드를 통해 그간 몇 차례 강조했듯이 이제 시장은 ‘Make & Sell(만들면 팔리는 제품 생산)’의 시대에서 ‘Sense & Respond(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 생산)’으로 전이되었고, 이제는 ‘Imagine & Surprise(표현되지 않은 불만까지 해결해 고객을 놀라게 하는 제품 생산)’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 ‘Imagine & Surprise’를 위해 고군분투 중인 그들이기에 앞으로 경쟁력을 지닌 글로벌 브랜드로 점차 진화할 SGP가 기대된다.

 

앞서 살펴보았듯, 분명 SGP는 그들만의 아이덴티티, 비전, 그리고 철학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간 숨 가쁘게 달려오느라 정리할 시간이 없던 것일 수도 있다. 고객이 원하는 답, 그것도 김 대표처럼 솔직하고 대담한 사람이 제안하는 그 무엇이라면 분명 승산 있는 씨앗을 지녔다고 판단된다. 다만 이제는 그 씨앗을 좀 더 건강하고 명확하게 키울 차례다. 물론 선택은 그들의 몫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이것이 한국 토종의 강력한 브랜드가 더 많아지길 바라는 유니타스브랜드의 진심 어린, 그리고 솔직한 충언임에도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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