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교육 전문가 10인의 One Point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문달주  고유주소 시즌2 / Vol.14 브랜드 교육 (2010년 03월 발행)

어느 브랜드 이론서에서도 정의한 적 없는 ‘브랜드 교육’에 대하여, 브랜드 전문가 및 실무자들에게 물었다. “브랜드는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가르쳐야 합니까?” 이들은 이 모호한 개념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실행 방법들을 들려 주었다.

1) Relationship Mechanism (브랜드와 소비자, 관계의 메커니즘)
“브랜드 교육이란 소비자와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The interview with 세계경영연구원 부원장 문달주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 교육’이라는 말을 들었을때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묻곤 한다. 실제로 브랜드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가로서 브랜드 교육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브랜드 교육이란 기업 입장에서 소비자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보통 브랜드 교육이라고 하면 네이밍 전략, 브랜드 확장 전략, 포트폴리오 전략,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 파편적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 시점에 왜 브랜드가 중요해졌고, 기업에서 브랜드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아는 것이다. 나는 기업과 브랜드의 관계에서는 ‘사랑’이라는 것을 가장 강조한다. 그래서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를 사랑의 메커니즘으로 이해하게 하는 것이 브랜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좀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일반적으로 기업과 소비자가 사랑하려면 세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갖추어져야 한다. 첫째가 진정성이다. 사람 사이에서도 진실한 상대에게 끌리게 마련이듯 말이다. 둘째는 일관성이다. 누군가에게 받은 첫 느낌대로 행동이 유지될 때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셋째는 즐거워야 한다. 브랜드를 결혼이냐, 연애냐 묻는다면 연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연애할 때 즐거움이 없으면 싫증이 나고 결국 헤어진다. 브랜드도 항상 소비자를 유혹하고 즐거움을 주어야 관계가 오래 지속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브랜드 교육이란 기업이 소비자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교육에는 이론 교육이 있고 관점을 변화시키는 교육이 있을 텐데, 지금 이야기한 것은 후자에 가까워 보인다. 그런데 소비자를 사랑하는 법을 내부 고객에게 어떻게 인식시킬 수 있을까?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나의 경우 기업과 소비자 관계의 메커니즘을 이해시키기 위해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한 컨텐츠 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내가 누구를 사랑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면서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래서 경영학 원론보다 심리학, 인문학에서 답을 찾는다. 사랑도 밀고 당기기라고 하는데, 결국 인간관계의 심리에 관한 것이다. 브랜드의 본질은 인간을 가장 잘 이해할 때 알 수 있다. 강의할 때 여러 가지 방법론을 활용하지만, 그중 소비자의 말에 의존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소비자가 불평 불만, 호불호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그들의 진짜 욕구가 아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제럴드 잘트먼Gerald Zaltman 교수도 말했듯 우리가 말로 할 수 있는 것은 5%에 불과하다. 나머지 95%에 말로 표현되지 않는 수많은 욕구가 숨어 있다. 브랜드 교육에서는 이러한 생각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2) Understanding (Learning How To Learn)
“교육의 본질은 배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The interview with 홍익대학교 IDAS 디자인경영학과 교수 나건
 
당신은 항상 모든 것을 정의definition(유니타스브랜드 Vol.12 p270 참고)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브랜드 교육은 어떻게 정의하나?
브랜드 교육은 독립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 브랜드를 둘러싼 컨텍스트context를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정의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그러나 결국 브랜드 교육이란 CEO나 창업자의 생각, 즉 브랜드의 철학이 전 직원에게 일관성 있게 전달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닿았다. 결국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기업을 대표하는 ‘움직이는 기업’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사장이 하겠나, 이사가 하겠나. 아무리 위에서 외쳐 봐야 사원 한 명이 실수하면 모두 깨진다. 공항에 수많은 브랜드가 있지만 A항공사가 아무리 광고를 잘하고 CEO의 이미지가 좋다해도 체크인할 때 직원 한 명 때문에 기분이 나빠진다면 무슨 소용인가. 옛말에 밖에 나가서 집안 망신시키지 말라는 얘기가 그것이다. 아이가 나가서 실수하면 “너, 아빠가 누구니?”라고 묻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전 직원을 하나로 움직이게 하는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이 진행되어야 하나?
교육의 내용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본질이다. 직업의 특성상 늘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는데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유대인들이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쳤다는 《탈무드》와 같은 결론을 내린다. 어떻게 스스로 학습할 능력을 가르치느냐, 즉 ‘learning how to learn’이 교육의 본질이다. 그래야 새로운 상황에서도 스스로 답을 찾는다. 브랜드 교육이 잘 된다면 직원들 스스로 경기가 나쁠 때나 좋을 때, 경쟁자가 있을 때나 없을 때, 고객이 바뀌었을 때 등 다른 상황에서도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된다.
 
그렇다면 교육 담당자는 교육의 본질이라는 ‘learning how to learn’을 어떻게 받아들여서 교육에 적용해야 하나?
‘배우는 법’을 가르친다는 것이 말장난 같지만, 이는 교육자의 태도에 가깝다. 효과적인 교육 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understanding)다. “I understand you”라고 하면 내가 아래(under)에 서(stand )있는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은 배우는 사람 아래에 서서 그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하지만 가르치는 사람들의 태도는 대부분 ‘overstand’다. 상대에게 어려운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그 사람보다 낮은 입장이 되어야 한다. 브랜드 교육 담당자들도 교육 받는 사람들 아래에 서서 그들에게 브랜드를 이해시켜야 한다.

 

 

 3) Brand TOC (브랜드 제약 조건 이론)
“브랜드 교육으로 브랜드의 약한 연결 고리를 관리하라”
The interview with aSSIST 교수 서일윤
 
브랜드 교육은 내부 브랜딩(internal branding)에 가깝다. 그런데 교육 담당자들은 여전히 브랜드 교육이란 브랜드 이론을 교육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교육 담당자를 어떻게 설득하나?
브랜드 교육이란 직원들이 브랜드라는 인격체의 일부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은 뇌, 심장과 같은 기관들, 그것을 연결하는 혈관과 혈액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건강한 육체만으로 온전한 인격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태도, 이타심, 배려 등 그 사람만의 스타일까지 모든 것이 조화로워야 매력적인 하나의 인격체가 된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기업 안에 뇌의 역할, 코의 역할, 신진대사를 관리하는 사람 등 나름의 기관과 그들 사이의 메커니즘이 있다. 그중 누군가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다른 무언가를 흘려 내보낼 때 거기에 ‘누수’가 생기는 것이다. 브랜드에서도 제약 조건 이론(TOC, Theory Of Constraints)을 생각해야 한다. 베스트셀러 《더 골The Goal》때문에 유명해져서 생산 관리 이론처럼 보이지만 브랜드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연결 고리가 크고 강력한 사슬로 이루어졌더라도 어느 한 부분이 클립으로 연결되었으면 힘을 가했을 때 그 클립 부분은 100% 끊어진다. 브랜드의 가장 약한 부분인 클립의 세기가 궁극적인 그 브랜드의 파워라는 것이다. 이 부분, 즉 브랜드의 가장 약한 연결 고리를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브랜드 교육이다.
 
가장 약한 고리는 브랜드의 병목(bottleneck)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병목 자원인데 이것을 브랜드 교육을 통해서 잘 관리하는 브랜드 사례가 있나?
BMW가 간단한 미팅이나 파티에서 쓰일 인테리어나 모든 소품의 컬러까지 매뉴얼화 한 것을 보고 굉장히 감동 받은 적이 있다. 탁자 위에 놓일 컵의 컬러 하나까지 말이다. 브랜드와 관련된 어떤 활동도 단단한 고리로 연결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매뉴얼 교육보다 다른 상황에서 창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개인의 자세를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브랜드에서 정말 가르쳐야 할 것이 뭘까? 우리 브랜드다움이 A라고 한다면 전 직원들에게 똑같은 A를 교육해서 A가 브랜드의 문화가 되고, 고객에게 일관성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목표일까? 이상적인 답 같지만 아니다. 기업도 진화하고, 경쟁사도 진화하고, 고객도 진화하기 때문에 A라는 교육이 진화와 진보하는 환경에 대한 교육, 기초적인 논리와 원칙,원리를 가르치는 것이 브랜드 교육의 핵심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개인 혹은 하나의 조직단위가 유기적으로 A', A"가 되어 변화에 대응할 줄 아는 진정한 인격체가 되어야 약한 연결고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4) Discovery of SelfNess (자기다움의 발견)
“브랜드 교육이란 자기다움을 찾는 데서 시작한다”
The interview with 제네시스그룹 대표 박지현
 
10년 전에 만들어진 제네시스 홈페이지에서 ‘브랜드는 자기다움에서 출발한다’는 문장을 발견하고 반가웠다. 우리가 생각하는 브랜드 교육이 자기다움을 교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네시스가 말하는 ‘자기다움’이란 무엇인가?
20년 동안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관련된 일을 해 오며 이 업에서 자기다움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기업들이 BI를 단순히 비주얼 아이덴티티라고 인식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것은 자신의 철학을 찾는 것이 첫째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BI다. 애플과 똑같은 디자인은 만들 수 있지만, 애플의 철학은 애플만의 것이다. 애플은 제품만도 아니고, 패키지만도 아니고, 디자인만도 아니고, 서비스만도 아니다. 모든 것이 합쳐진 것인데, 그때 그것을 모으는 ‘기준점’을 찾는 것이 자기다움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자기다움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간다.
자기다움은 어떻게 찾을 수 있나?
자기다움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답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답이 너무 많아서 찾아 내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가 왜 살아가는지 자신의 존재 가치가 무엇인지, 그 비즈니스를 할지 하지 않을지 판단하려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분명한 자기 기준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갑자기 찾아지는 것도 아니고, 하나의 프로젝트로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브랜드에서 ‘자기다움’이 모든 것이고, 그것은 스스로 찾아야 하지만, 찾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다린다고 되지 않는다면 어떤 노력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차라리 ‘돈’이라고 말하면 쉽다. 오히려 이렇게 명확한 것이 좋을 수도 있다. 그만큼 자기다움을 발견했다면 행운이라는 말이다. 단 자기다움을 찾는 브랜드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그 브랜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정말 브랜드의 목적이 될 수 있는 것을 발견하라는 것이다. 내 경우를 예로 들면, 나는 ‘나다움’을 찾기 위해 혹은 ‘자기다움’을 찾는 브랜드를 돕기 위해 끊임없이 근원을 찾는 공부를 한다. 중국에서 자연재해가 났다고 하더라도 왜 저런 사고가 중국에서 날까, 기후 변화에 왜 세계 정상들이 모여서 늘 같은 결론을 낼까 등 끊임없이 ‘왜’를 거듭한다. 그러다 보면 빅뱅이론까지 파고들기도 한다. 직원들에게도 당신이 가장 관심이 있는 것에 대해 끝까지 근원을 파헤쳐 보라고 한다. 그것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여도 좋고 지구 온난화여도 좋다. 늘 근원적인 것에 촉각을 세우고, 그것이 내 안에 체화되면 이것들이 어느 날 모여 스파크를 일으킴으로써 통찰력이 될 것이다.

 

 

5) MBA Teaching Method (MBA식 교수법) 
“Perception precedes reality”
The interview with ㈜LG 브랜드실 부장 이한구
 
LG도 2007년부터 브랜드 교육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브랜드 교육 담당자로서 브랜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고객 관점’이다. 어떤 기업이든 영리단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너무 많이 들어서 식상한 말이지만 ‘손님은 왕’이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 고객 관점이고, 브랜드에게는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마인드에 대해서 언급할 수 있는 교육은 브랜드 교육밖에 없다. ‘비즈니스맨의 마인드는 고객 관점에서 나와야 한다’는 커다란 명제를 교육하는 것이다. 옛날 제조업체들의 마인드는 인사이드아웃(inside-out),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으면 팔린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밸류 체인상의 끝단에 서 있는 고객의 공감을 사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의 접근이 필요하다.
 
‘고객 관점’이라는 것을 어떻게 교육하나? 그것에대한 공감을 얻어 내는 노하우가 있나?
주입식이 아닌 MBA식 교육 방법을 사용한다. 참석한 사람들이 토론을 해서 스스로 답을 찾게 한 다음 체화하고, 교육자가 마무리하는 형식이다. 300명이 모인 교육은 주입식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인원도 20~30명으로 제한한다. 교육 초기에는 많이 알려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많은 지식을 전달하려고 했다. 하지만 한 방향one way식 교육은 한계가 있더라. 이를테면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고객 관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이다. 그렇지만 이 개념을 개념적으로 설명하면 그저 흘러가는 정보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이미지를 비교해서 토론하게 한다. 수강생이 20명이면 짝을 지어 상대방의 첫인상을 적어 보게 하고, 이어서 자신이 원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적으라고 해서 비교해 보는 것이다. 그래서 발표를 시키면, 10쌍중 9쌍은 다르다. 본인은 토끼라고 적었는데 옆 사람은 용맹스러운 사자라고 한다. 브랜드 매니지먼트는 이미지와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갭을 줄여 나가는 것인데, 지금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해주며 브랜드 이미지와 아이덴티티의 개념을 설명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덴티티가 고객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다를 수 있고, 10명 중 9명이 나를 사자라고 생각하면 차라리 사자라고 하는 것이 낫지 혼자 토끼라고 하며 나머지의 생각을 바꿀 수 없다는 이야기도 한다. 이렇듯 백화점 식으로 내용을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강의장을 떠났을 때 머릿 속에 남을 만한 확실한 체화 교육이 MBA식 방법이다.

 

 

 6) Reading Method (Back to basics)
“변주 능력은 기본기에서 온다”
The interview with 컨셉추얼 대표 양문성
 
컨셉추얼만의 브랜드 학습법이 있나?
우리는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브랜드 전문가가 되겠다고 하거나 제대로 공부하겠다고 하면 책 읽기를 추천한다. 정말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실용서로 나와 있는 사례 모음집보다 기본서를 읽게 한다. 조금 어려워도 유명한 원론서를 읽고, 거기에 나오는 프로세스를 따라보는 것이다. 자기가 속한 브랜드를 그 틀에 맞게 다시 정리해 보고, 우리 산업에 적용해보는 공부를 권한다. 이 모델이 틀리다 맞다를 떠나서 그 모델에 맞게 우리 브랜드를 충실하게 정리해 보는 것이 목표다. 그다음에는 같은 주제를 다룬 다른 저자들의 책을 비교해 보게 한다. 데이비드 아커와 케빈 켈러를 비교하고, 두 사람의 시점과 관점을 비교하면 그들의 이론과 잭 트라우트의 포지셔닝이 어떻게 다른지, 마케팅에서 접근하는 방법과 브랜드에서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 다른지 이해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기반이 된 후 실용서를 봐야 원론에서 본 것들을 변주할 수 있다. 이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 실전에 적용할 때의 약점들, 혹은 타 산업의 이런 부분을 우리 브랜드에 변형하면 맞겠다는 것이 그제야 보일 것이다. 기본도 알지 못하고 변주부터 하면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기 때문에 기본기를 닦으면서 자기만의 것을 고민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조합하여 변주 능력이 생기면 직업병도 생긴다. 이 커피 전문점은 왜 사람이 많지, 주얼리 샵 옆에 주얼리 샵이 또 하나 생겼는데 어디가 문을 닫을까, 외국 드럭스토어는 잘 되는데 우리나라는 왜 늘 안 될까같은 문제도 항상 고민하게 된다.
 
클라이언트들도 이러한 개념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혹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위와 같은 학습법을 제안하나?
독서법을 추천하긴 하는데 오히려 여기에만 매여 있는 것은 독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때로는 데이비드 아커 책 몇 권, 케빈 켈러의책 몇 권을 읽고 브랜드를 다 아는 듯이 말하는 클라이언트와 일하기가 더 힘들다. 구체적으로 누구의 어떤 브랜드 모델을 기반으로 컨셉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하는데, 그 브랜드와 맞지 않는 경우에는 상당히 당황스럽다. 심지어는 “내가 마케팅 쪽에 몇 십 년 있었는데 나를 가르치려 드느냐”고 하기도 한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클라이언트와 대화할 시간을 많이 확보하려 하고, 가급적‘앙꼬 없는 찐방’과 같은 쉬운 은유를 들어 서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고 한다.

 

 

7) Pause and Play Technique (Pause & Play)
“잠시 멈춰 긴장감과 에너지, 넘치는 정보를 재정비하라”
The interview with 퍼셉션 대표 최소연
 
여러 기업들과 함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풋(input)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브랜드 학습을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개인적으로 퍼즈(pause) 기법을 좋아한다. 브랜드에 대해서 조사를 시작하면 너무 많은 정보가 순식간에 들어온다. 그때 중심을 잡지 못하면 어디로 가는지조차 헷갈린다. 보통은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그 산업에 대한 조사를 한다. 논문을 검색하고, 논문 쓴 사람을 만나 보기도 하고, 유사 산업군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 보고, 관련된 책을 찾아서 본 다음에 나만의 통찰력으로 정리한다. 이 모든 것을 머릿속에 집어넣어 이미지나 키워드를 뽑는 작업을 하는데 그러다 막힐 때가 많다. 그러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일시 정지’ 한다. 아무것도 없는 벽을 30분 동안 멍하니 보기도 하고, 무작정 나무밖에 없는 숲에 가기도 하고, 휴대폰도 없이 백지와 연필만 가지고 산 속에 들어가 나름의 스토리를 써 보기도 한다. 그러다 가는 길이 맞다고 생각해서 돌아올 때도 있고, 모두 버리고 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이 방법은 크리에이터나 클라이언트들에게도 추천한다. BI나 CI를 골라야 할 때도 잠깐 멈추라고 하고, 파일들을 가지고 돌아갔다가 다음 날 다시 고르게 한다. 퍼즈와 플레이를 반복하며 긴장감과 에너지, 넘치는 정보를 재정비하고, 재배열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 얻는 인사이트가 상당하다.
 
브랜드뿐 아니라 클라이언트도 학습하나?
함께 하는 일에 있어서는 서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큰 공부다. 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클라이언트를 사랑하라’다. 그래서 퍼셉션은 클라이언트와 최대한 워크샵을 함께 하려고 한다. 직원들에게는 ‘고객과 워크샵을 행복하게 하는 법’ 같은 것도 연구해 보라고 한다. 시장조사도 함께 가려 하고, 우리가 함께 가지 못할 때는 클라이언트들에게 디자이너나 개발자를 꼭 한 명씩 데리고 나가라고 한다. 또 많은 회사들이 활용하는 방법인데 10만 원을 주고 이 브랜드에 맞는 것들을 사 오라고 한다. 그래서 클라이언트와 우리 식구들이 모여서 콜라주 해 보며 컨셉을 도출한다. 이 과정에서 상대의 생각을 이해하고, 생각의 갭을 좁혀나가며, 더 좋은 것은 팀웍이 생기는 것이다

 

 

8) Quixotic Learning Method 
“내 열정을 행동으로 확인하라”
The interview with 유나이티드브랜드 대표 김상률
 
직접 교육을 주관하는 전문가인데, 강의 컨텐츠를 개발하거나 효과적인 강의를 하기 위해서라도 브랜드에 대한 학습이 필요할 것 같다. 개인적인 학습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나는 ‘돈키호테식’이라고 말하는데, 일단 부딪쳐 보는 편이다. 케이스를 발굴하더라도 책에 나온 사례보다는 직접 찾는 사례가 생생하고 재미있다.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 더 많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학습장은 주로 백화점이나 할인 마트다. 언젠가 갤러리아백화점에 들어온 신규 브랜드의 직원에게 어느 나라 브랜드인지, 브랜드 네이밍의 의미가 무엇인지 물었는데, A라는 브랜드의 경우 컨셉까지도 디테일하게 말해 주더라. 굉장히 전문적으로 느꼈고, 이런 것이 브랜드 교육이 잘 이루어진 경우라고 봤다. 반면 같은 질문을 B브랜드에 가서 해봤는데, 샵마스터가 ‘런칭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브랜드 교육은 브랜드에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그 브랜드에 빠져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A브랜드의 경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B는 아니다. 궁금한 것을 바로 확인하는 습관 덕에 새로운 사례를 계속 개발하고, 브랜드 교육뿐 아니라 컨셉, 포지셔닝 등에 대해서 나만의 사례로 체험학습을 하는 것 같다.
 
대신 브랜드 담당자들은 적잖이 당황해 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대면했을 때 서로 얻는 것이 많다고 본다.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 주면 ‘이메일을 보냈는데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면 궁금한 것은 전화해서 직접 물어보라고 하고, 그것이 진짜 배우고자 하는 사람의 열정이라고 설명한다. 전화는 빠르고 정확해서 추천하는 학습 방법이다. 언젠가는 한 브랜드의 네임이 한국어로는 브랜드 컨셉에 어울리는데 영어로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에 그 브랜드에 전화해서 물었더니, 몰랐다고 한다. 이런 전화도 처음 받아 봤고 내부 검토도 없었다고 한다. 그 브랜드의 홈페이지에는 글로벌 브랜드를 지향한다고 해 놓았는데 네임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고, 그 자체에서 배운 것도 많았다. 그래서 내가 무언가 알고 싶은 열정이 있다면 담당자에게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제일 좋다.

 

 

9) Imagination Training
“상상력이 학습 도구다”
The interview with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 박재항
 
굉장히 오랫동안 다양한 브랜드와의 접점에서 일해 왔기에 브랜드를 학습하는 개인적인 방법이 있을 것 같다.
특별한 것은 없다. 늘 브랜드의 관점으로 모든 것을 보는 것뿐이다. 이제는 습관이 되었는데 항상 머릿속에 시나리오를 써 본다. 그때 필요한 것은 ‘상상력’과 ‘기준점’이다. 광고를 보거나 편의점에서 새로 런칭한 제품을 보거나 하물며 신문의 헤드라인도 브랜드 관점으로 보면 브랜드 학습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오늘 헤드라인이 ‘A브랜드의 부회장, 회사 경영의 전면에 나서’라고 한다면, 이게 과연 A브랜드가 표방하는 방향과 맞는지에서 시작해 앞으로 일어날 일을 브랜딩의 관점에서 상상하고 분석하고 평가한다.
 
‘상상력’은 이해가 되는데 ‘기준점’이란 무엇인가?
모든 기업에는 그 브랜드의 DNA가 있다. 그 DNA가 기준점이고, 그 브랜드에서 보이는 것들이 혹은 예상되는 미래가 DNA에 맞느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A기업의 경우, 새로 취임한 리더가 인간적인 면이 부각된 인물이라면 이 기회에 그동안 강박적으로 추구하던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화하려 할 것이라는 상상이 가능하다. 그런데 사실 그 브랜드는 회장님이 어디 간다고 하면 거의 초 단위로 동선을 짜고 관리해서 사람이 끼어들 틈이 없는 조직 문화가 있다. 그런 브랜드의 DNA를 억지로 따뜻하게 보이려 하면 오히려 가식적인 미소로 보이고 역효과를 낼 것이다. A브랜드 이미지가 ‘차갑다’고 한다면 ‘뜨겁다’로 바꾸려 할 것이 아니라 ‘철저하다’로 관점을 달리해서 상상력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 브랜드의 DNA에 맞는 브랜딩을 해야지 너무 이상적으로 가도 좋지 않을 것이다.

 

 

10) Educational Games (Easy to Learn)
“브랜드의 문화를 찾아가는 게임 학습법을 개발하라”
The interview with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주우진
 
브랜드 교육은 결국 브랜드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볼 수 있다. brand as company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회사 안에서 공유하는 가치가 브랜드의 가치가 되고 그것이 곧 그 브랜드의 문화로 정착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문화를 갖는 것은 어떠한 의미인가?
간단히 말하자면 시너지다. 모든 부서가 상충되지 않고 하나의 생각으로 집결할 수 있고 그들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제품에는 그 문화의 향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만큼 일관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브랜드 경험은 제품에서뿐만 아니라 그 브랜드의 구성원을 통해서도 일어난다. 구성원들이 외부에 보이는 모든 언어나 태도가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을 높이고 혼선을 없앤다.
 
사실상 브랜드가 문화를 갖고 싶어도 억지로 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어떻게 시작하는 것인지를 알기도 어렵다. 좀 더 쉬운 방법은 없나? 
얼마 전 마케팅 학부와 미술대학 교수들이 함께 게임 하나를 개발했다. 브랜드의 경영진들을 위한 교육 교구인데 십여 차례 적용해 본 결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좀 더 쉽고 빠른 이해와 직관적 학습을 위해 게임 보드와 카드에 디자인 개념을 접목한 것이다. 활용법은 이렇다. 여러 산업군에 걸친 35개의 세계 초일류 기업들의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각 브랜드별 에토스(ethos, 특정 집단의 기풍이나 정신), 비전, 미션, 전략적인 측면을 카드에 기록했다. 예를들어 에토스를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지속가능성, 자연과 하나됨, 문화적 다원주의, 개인의 가치 존중, 나눔)하여 기업문화의 방향을 잡지 못하는 브랜드가 문화를 발견하고 정의하는데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기업의 임원들을 모아 놓고 이 카드들을 보여준 후 자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에토스, 비전, 미션, 전략 카드를 뽑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개개의 브랜드 사례를 통해 그 문화가 어떻게 브랜드의 비전으로, 미션으로 또 전략과 전술로 풀리는지 단번에 볼 수 있다. 에토스에서 시작된 하나의 개념이 모든 브랜드 활동에서 어떠한 일관성을 갖는 지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때로는 학습자가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를 상상하며 믹스매치(mix&match)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카드가 효율적이다. 한 브랜드의 것을 볼 것이 아니라 많은 이슈들을 분류하고 다시 조합해 보는 통합의 과정을 거친다면 더욱 자기다운 브랜드 문화를 고민할 수 있다. 교육과 학습이 꼭 어렵고 딱딱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보드 게임이나 그밖의 손쉬운 방법으로 교육에 대한 두려움이나 장벽을 없애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인 시작을 열 수 있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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