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0.0004%를 위한 밥을 짓는 사람들, CJ햇반
적극적인 CSR활동, 프로보노(pro bono)를 실천하다
Written by 박현웅
시즌2 / Vol.14 브랜드 교육 (2010년 03월 발행)
‘밥이 약보다 낫다’는 속담이 있다. 건강에는 밥을 잘 먹는 것이 우선이자 기본이라는 뜻이다. 또 한국 사람들은 ‘밥심으로 산다’고들 한다. 여기서 ‘밥’이란 ‘쌀로 지은 끼닛거리’를 말한다. 국어사전에도 ‘밥’을 ‘쌀, 보리 등의 곡식으로 만든 음식, 끼니로 먹는 음식’으로 정의하고 있으니 한국 사람에게는 ‘밥=쌀’인 셈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속담들이 무색할 사람들이 있다. 밥(쌀)을 먹으면 먹을수록 몸에 해가 되는 PKU 환우들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0.0004%, 약 200명에 해당하는 이들은 단백질 분해효소가 결핍돼 고기류는 물론 밥에 든 당단백질도 소화하기 힘들어 전분, 감자류, 채소 등만 섭취해야 한다. ‘밥이 곧 독약’이 되는 그들을 위해 2009년 10월, CJ제일제당은 ‘CJ햇반 저단백밥’을 출시했다. 우리나라 즉석밥 시장의 시장점유율 70%를 보이는 이들이 왜 우리나라 인구 0.0004%라는 말도 안 되는 (극)니치(?) 시장을 위해 이런 제품을 내놓았을까?
투자수익률(ROI, Return On Investment)은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이다. 그런데 CJ제일제당이 이번 저단백밥 출시를 위해 투자한 비용은 총 8억 원(게다가 앞으로 신규 투자가 3~4억 원이 더 일어날 예정)인 데 반해, 매출은 지난 3개월간 (2009년 10월~2010년 1월) 월 평균 800만 원에 불과하다.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순이익이 아닌 매출 기준으로만 계산해도, 약 100개월(8.3년)이 걸리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 제품을 출시하는 데 감수해야 하는 기회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저단백밥을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시간 30분정인데, 이를 위한 준비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48시간이며 생산라인 두 곳을 일반 햇반이 아닌 이 제품만을 위해 가동시켜야 한다. 일반 햇반을 12만 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을 저단백밥 3,000개를 생산하기 위해 포기하는 것이다. 어떤 CEO가 이런 신상품 출시에 결제 도장을 찍을 수 있을까? CEO를 떠나 이를 시행하는 브랜드 담당자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첫 지령이 담긴 이메일을 받은 햇반의 브랜드 매니저 박현웅 과장의 말이다.
R&D팀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당장 진행중인 다른 연구 개발 과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이루어지는 저단백밥 연구를 새로 떠맡게 된 셈이니 말이다. 대체 당장 기업에도 손실이고, 브랜드 매니저를 당혹스럽게 하고, R&D팀에게도 과중한 일이 되는 이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시작은 이렇다. 2009년 2월, 사원간담회에 참석한 CJ제일제당의 김진수 대표는 한 직원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듣게 된다. “PKU라는 질병이 있다. 그런데 국내에는 이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밥이 없다. 즉석밥 시장의 리딩 브랜드로서 CJ가 이들을 위한 밥을 만들어 줘야 하지 않겠나. 한국인으로 태어나 쌀밥을 못 먹고 일본 즉석밥 제품을 수입해 먹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그 직원은 CJ제일제당 하나로마트 서울영업팀 팀장인 윤창민 부장이었다. 사실 그의 쌍둥이 두 딸 중 한 명이 PKU 환아였고 아이에게(그것도 쌍둥이 중 한 명에게만) 밥을 ‘먹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아버지의 심정을 담아 대표에게 건의한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김진수 대표는 “CJ가 지금까지 15년 가까이 즉석밥에 대해 연구하며 고객들에게 ‘엄마가 해주신 밥’을 약속해 왔는데 우리가 지은 밥을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창피한 일”이라며 즉석에서 제품 개발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바로 다음날 제품 연구와 개발을 담당하는 식품연구소에 저단백 즉석밥 개발을 지시했고 윤창민 부장에게는 직접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식품연구소가 제품을 개발할 수만 있다면, 제품의 수익성에 상관없이 제품을 출시하겠다. 우리의 R&D 역량을 믿고 기다려 보자.”
그들은, 그리고 김진수 대표는 ‘CJ햇반’이란 브랜드가 어떠한 ‘존재(being, 참고 p186)’인지를 알고 있던 것이다. 단순히 ‘전자레인지에서 2분이면 조리가 되는 즉석밥’을 팔아 수익을 만드는 ‘제조사’를 넘어서, ‘엄마가 해주신 밥’ 즉 정성과 따뜻함 그리고 (심리적, 육체적) 든든함을 고객에게 전한다는 그들의 ‘브랜드적 사명’을 제대로 이해했기에 내릴 수 있던 결정이었다.
CEO가 몸소 ‘업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고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계획했던 1년보다 더 빠른 시간 내에 이루어졌다. 여기에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직원들이 실제 환우들을 만나 그들이 먹는 음식을 먹어 본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이렇게 개발된 CJ제일제당의 저단백밥은 현재 생산비 중 변동비 부분만을 반영한 1,800원에 PKU 환우들에게 제공된다. 일본의 저단백 즉석밥이 4,000원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환우와 환우 가족들에게 상당 부분 경제적 도움이 될 것이다. 한 가지 더 반가운 소식은 그간 간식거리가 없어 속상했던 PKU 환아 부모들이 이제 저단백밥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누룽지와 떡볶이를 간식으로 만들어 먹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비슷한 사례로 매일유업은 PKU 환아들을 위한 분유를 포함해 약 8종의 특수분유 생산을 1999년부터 해오고 있다. 이곳 역시 손해를 감수하기는 마찬가지다. 특수분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 공정을 중단하고 오로지 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제품별로 제한해야 하는 아미노산이 다르기 때문에 공정별로 설비를 세척하는 데도 상당한 에너지가 들 뿐만 아니라, 제품 포장 단계에서는 기본 수량이 적어 모두 수작업으로 라벨을 붙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금까지 제품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비와 판매되지 않아 폐기 처분한 제품에 따른 손실을 따지면 수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그들이 이러한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자신의 업의 본질을 생각하면 ‘손실보다 아이들의 건강이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매일유업의 김복용 초대 회장의 유업이라고도 하니 조직원들에게 가장 큰 메시지를 던지고 떠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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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수익성에 상관없이 제품을 출시하겠다.
우리의 R&D 역량을 믿고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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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이러한 활동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니치시장을 보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뛰어든 것도 아닐 것이다. 전 세계 PKU 환자들 수가 많은 것도 아니며, 그중에서도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 국가를 따져 보면 시장은 더더욱 작아진다. 한편 일반 기업들이 진행하는 메세나 활동이나 기부 방식의 CSR 활동도 아니다. 이들의 모습은 ‘프로보노 활동’이라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프로보노’는 ‘공익을 위하여’라는 의미의 라틴어 ‘pro bono publico’에서 온 말이다. 좁은 의미로 사용될 때는 의사, 변호사, 컨설턴트 등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성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어 주로 의사들의 의료봉사, 변호사들의 무료 법률상담 등이 프로보노 활동이라고 불린다. 때로는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프로보노라는 단어는 그 의미를 확장해 기업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즉 자사의 전문성을 이용해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옳은 방향성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종전 기업들의 CSR 활동이 의미 없다거나 그릇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의도야 어찌되었든)‘결과적’으로는 수혜자가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보노 CSR 활동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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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자사의 전문성을 이용해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옳은 방향성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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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전문성을 이용한 프로보노 CSR을 하기 위해 선행되는 작업은 자사의 전문 분야가 무엇인가를 찾는 일이고,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즉 자사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지, 고객에게 궁극적으로 전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 질문은 자신의 업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번 특집 주제인 ‘브랜드 교육’을 살펴보기 위해 만났던 브랜드들이 ‘그들다움’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그것을 직원들에게 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보았을 것이다. CJ제일제당과 매일유업은 CEO가 위와 같은 행동을 보임으로써 브랜드를 통해 고객에게 주려는 가치와 브랜드 약속을 직원들이 확실히 알게 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처럼 자사 브랜드 존재 이유에 대해, 자신들의 사명에 대해 알게 해주는 실질적인 프로젝트(프로보노 CSR)는 집체교육이나 브랜드북 등을 통한 이론 교육보다 정체성을 증명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실제 박현웅 과장 역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CJ제일제당의 직원 수는 약 4,600명이다. 그들을 위한 브랜드 교육을 위해 1년에 투자되는 비용은 얼마일까? 이번 저단백밥 개발에 투자된 연구비용 8억 원을 오로지 전 직원 교육비로 사용했다고 해도, 계산해 보면 1인당 약 17만 4,000원이다. 이보다 저렴하면서도 확실한, 그래서 ‘효과적’인 브랜드 교육법이 또 있을까?
프로보노 CSR은 해당 분야에서 더욱 높은 전문성을 보유할 수 있게 한다. CJ제일제당도 저단백 제품 개발에 대한 R&D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결국 해냈고,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최초로 햇반을 생산해 낸 기술력과 더불어 이제는 국내 최초 저단백 햇반을 출시하는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은 앞으로 어떠한 분야에 어떠한 방법으로 새롭게 접목되어 시장을 바꾸는 혁신적 기술로 진화할지 모른다. 상상해 보건대, 이번에 갖춘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다이어트 시장에서 ‘저단백’을 원하는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제품들을 만들게 될지도 모르고, 단백질 수치를 낮추기 위해 추출해 낸 단백질을 따로 모아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를테면 고형 단백질 제품을 만들어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한 환자들이나 제3세계 아이들을 돕는 제품이 탄생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처럼 자신의 전문성을 이용한 프로보노 CSR 활동은 단순한 지출이 아닌, 더 큰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분야에 ‘투자’하는 개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변호사나 의사들의 프로보노 활동도 더 많은 사건 케이스와 임상 케이스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실제 이번 CJ제일제당과 매일유업의 사례는 이미 많은 입소문을 탔다. 이미 ‘저단백 햇반’‘저단백 분유’들을 검색해 보면 소비자들 사이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온브랜딩 현상(유니타스브랜드 Vol.11 참고)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소비자 간의 입소문은 도덕적이고 선한 기업 이미지로 포지셔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 높일 수 있다. CJ제일제당 같은 경우는 이미 시장 1위 브랜드지만 만약 이러한 제품이 시장 2, 3등 브랜드에서 나왔다면 어떠한 현상이 일어났을지 궁금하다. 한편 CJ제일제당 입장에서 중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러한 제품으로 포문을 열어 그곳 PKU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뿐만 아니라 현지 시장에서 확고한 포지셔닝을 선점하며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확대되면(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꼭 PKU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판매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저단백밥 시장을 창조해 낼 수 있다면) BEP를 넘기게 될 수도, 그래서 더 다양한 제품군으로 저단백 시장을 열 수도, PKU 환아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도, 더 다양한 특수 상품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러한 프로보노 CSR 활동은 당연히 종전 CSR 활동과 늘 함께 회자되던 ‘내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미지 개선 효과’에서도 탁월하다. CJ 직원들 역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내부 직원들로부터 그러한 피드백을 받았다고 한다.
똑똑한 CSR, 프로보노 CSR을 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깊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고민해 본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업과는 괴리되고 일회적인 기부 활동이나 봉사활동보다 수혜자와 수여자 모두에게 훨씬 더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은 확실하다. 여기서 말하는 DEEP, ‘깊은’이란 단어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이것을 프로보노 CSR을 위한 준비 자세라 말해도 좋다. 현재 프로보노 CSR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참고해 보길 권한다.
프로보노 CSR을 위해서는 자사가 하고 있는 업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정의를 내릴 때는 현재 생산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에 국한하기 보다 그 재화와 용역을 통해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더 획기적이고 올바른 정의를 가능케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정의를 내린 후 시장을 보면 달리 보일 것들이 많다.
자신의 업에 대한 정의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내외부적으로 ‘공공연하게 약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로 하는 과정들을 브랜드 교육이라 해도 좋다.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에 대한 약속, 그 전달의 과정을 함께하자는 내부 구성원들과의 긴밀한 약속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약속의 모습은 사명선언서, 핵심가치와 핵심사명, 미션 등 어떤 모습으로 등장해도 좋다. 약속을 잊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자사만의 방법을 찾았다면 그것이 정답이다.
CJ제일제당의 경우에도 자신의 업을 바탕으로 하는 고객에 대한 약속을 지켜 내겠다는 CEO의 열정이 없었다면, 하루빨리 PKU 환자들에게 맛있는 쌀밥을 제공하겠다는 연구원들과 브랜드 매니저의 열정이 없었다면 이루기 힘든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열정은 관심의 폭을 넓힌다. 자사가 제공하고 있는 가치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이러한 가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들 것이고 그들에게 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게 만들 수 있다. 그 방법 하나하나는 또다시 새로운 시장을 보게 하는 눈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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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혜자나 수여자 모두 상생하는 길이다.
이것이 DEEP thought를 통해 얻어지는 프로보노 CSR이다.
또한 이러한 방향성이야말로 목표가 아닌
목적이 이끄는 브랜드의 참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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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한 독자들은 혹시나 이번 CJ제일제당의 저단백밥을 놓고 이러한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 대기업이면 그냥 만들어서 무료로 제공해도 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꾸준한 제공을 위해서라면 CSR 활동도 비즈니스의 모습을 띄는 것이 그 가능성을 높힌다. 유니타스브랜드 Vol.12에서 소개한 탐스슈즈의 창립자 블레이크 마이코츠키의 말처럼 일회적이고 단발적인 CSR 활동이나 기부는 수혜자에게 지속성을 약속할 수 없을뿐더러,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지속적이지 못한 CSR 활동은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사실 제3세계로 봉사활동을 가서 달콤한 사탕을 맛보게 할 때는 앞으로도 그것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줄 용기가 있을 때만 해야 한다. 지속적이지 못하면 ‘아예 몰랐기에 아쉽거나 부족함을 몰랐던 사탕 맛’을 알게 한 후 더 그리워하게 하는, 더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
CJ제일제당의 저단백밥이 무상이 아닌 유료인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것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면 지속성을 가질 확률이 낮아질 수 있다. 현재의 경영진은 이 제품에 대해 굉장한 지원을 보이지만 만약 CEO가 바뀐다거나 담당자가 바뀐다면 어떠한 의사결정이 내려질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제품이 현재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변동비 부문정도는 스스로 소화하는 구조기 때문에 그 외 영역을 최소화할 수만 있다면 (혹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 적어도 위기 시에 단번에 접을 사업 대상에서는 제외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 해석된다. 이것이 현재 CJ제일제당의 저단백밥을 지속시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집계만 보더라도 이제 CSR은 대세를 넘어 필수적 요소가 되었다. 이왕 할 것이면 제대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하는 것이 수혜자나 수여자 모두 상생하는 길이다. 이것이 DEEP thought를 통해 얻어지는 프로보노 CSR이다. 또한 이러한 방향성이야말로 목표가 아닌 목적이 이끄는 브랜드(p22 참고)의 참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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