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브랜딩이란 무엇인가?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13 브랜딩 (2010년 01월 발행)

branding의 사전적 정의는 ‘이름을 붙이다’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사용하는 브랜딩의 의미는 블랜딩blending(상품과 그 무엇과의 혼합, 융합)에 가깝다. blending이 어떤 면에서는 앞서 설명했던 마케팅의 4P Mix를 연상시키겠지만, 브랜딩branding의 blending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다른 부족과 혈맹 관계를 맺을 때 서로의 팔뚝에 칼을 그어서 피를 내게 한 다음 상대방의 팔뚝과 묶음으로 서로 ‘연합’을 상징했던 ‘blood blending’에 더 가깝다. ‘강력한 브랜드’를 위한 브랜딩branding의 결과는 한마디로 ‘강력한 관계 구축’이다.

branding의 사전적 정의는 ‘이름을 붙이다’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사용하는 브랜딩의 의미는 블랜딩(blending)(상품과 그 무엇과의 혼합, 융합)에 가깝다. blending이 어떤 면에서는 앞서 설명했던 마케팅의 4P Mix를 연상시키겠지만, 브랜딩(branding)의 blending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다른 부족과 혈맹 관계를 맺을 때 서로의 팔뚝에 칼을 그어서 피를 내게 한 다음 상대방의 팔뚝과 묶음으로 서로 ‘연합’을 상징했던 ‘blood blending’에 더 가깝다. ‘강력한 브랜드’를 위한 브랜딩(branding)의 결과는 한마디로 ‘강력한 관계 구축’이다.

 

이런 관계 구축에 대해서 《4D 브랜딩》의 저자 토마스 가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날의 브랜딩은 어제의 브랜딩과 다르고 명확하게 내일의 브랜딩과도 다르다. 브랜드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떻게 브랜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이해하기 위하여 브랜딩을 친구 관계로 생각해보기 바란다. 물론 시시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브랜드와 충성 고객 간의 관계는 친한 친구들 간의 사이와 유사한 점이 매우 많다.”

 

《브랜드 반란을 꿈꾸다》의 저자 마티 뉴마이어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모든 브랜드는 공동체의 힘으로 구축된다. 여기서 공동체란 기업 안에 속한 직원뿐만 아니라, 외부파트너, 거래처, 투자자, 고객, 비고객, 더 나아가 경쟁자들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러한 공동체는 서로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완벽한 생태계이다.” 이들은 시장을 브랜드 생태계로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실례로 애플은 소비자들이 자신들이 만든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파는 앱스토어를 만들어 애플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브랜드 전쟁》의 저자인 데이비드 댈러샌드로는 “현대인의 소속감은 지리적 조건이나 혈통, 인종, 종교적 제약을 초월한다. 교육과 교양 정도에 의해 소속집단이 결정되고, 구성원이 무엇을 소비하는가에 따라 소속집단 간의 차이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추세다. 점점 더 많은 현대인이 ‘브랜드족(brand tribes)’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브랜드가 ‘구매’가 아니라 ‘관계’에 관한 문제를 가지게 된 것일까? 《유니크 브랜딩》의 저자 스캇 데밍의 영감 넘치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브랜딩은 특별하고 감동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대상에 대한 강력한 인식이나 신념이 될 정도로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브랜딩은 느끼는 것이다. 당신은 특정 브랜드에 신뢰, 충성도, 편안함, 사랑, 필요성, 욕구, 행복 등의 감정을 느끼며, 그런 감정들을 수반하는 적절한 경험들을 통해 그 브랜드에 신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갖는 이러한 감정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 감정이 오고 가는 진정한 소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사람들이 정말로 감동하는 부분은 무언가를 얻게 되는 경험의 과정이지 얻고자 하는 대상 그 자체가 아니다. 브랜딩이란 진정한 경험을 창조하고 당신과 다른 사람간의 진실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서구권에서는 이미 ‘브랜딩 현상’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우리 나라도 단순 명품만을 선호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으며 이제는 아이덴티티가 있는 브랜드들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 여하튼 반복되는 사실은 진리에 가깝고, 중복되는 현실은 진실에 가까운 것처럼 브랜딩(branding)이 관계의 블랜딩(blending)이 되는 것이 전 세계의 시장과 삶 속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다시 한 번 상품 저 너머로 브랜딩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 지에 대해 눈을 들어 본다면 시장을 보아서는 안 된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보아야 한다. 도대체 사람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관계성을 어떻게 브랜드가 가지게 된 것일까? 주목해야 할 것은 브랜딩 되는(관계성을 강하게 가지는)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모두 ‘가치 지향적’이라는 것이다. 브랜드가 가진 가치에 대해서 소비자가 아닌 옹호자들이 ‘공유된 가치를 경험’ 하면서, 그것을 경험한 사람들 사이에서 깊은 유대감이 형성됐다. 이런 현상은 ‘종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혈액형이 같은 피를 수혈 받아야만 몸에서 거부 반응이 생기지 않는다. 종교도 같은 종교여야만 그들의 의식을 이해하고 거기에 동참할 수 있다. 브랜드를 통한 커뮤니티, 단체 혹은 부족과 공동체들도 브랜드끼리만 모인다. 이것은 특이한 것이 아니라 앞서 말했듯이 자신과 비슷한 생각과 느낌에 ‘동질감’을 가지고 하나가 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결론적으로 브랜드가 인간의 이러한 본능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가 가진 가치에 대해서
소비자가 아닌 옹호자들이 ‘공유된 가치를 경험’ 하면서,
그것을 경험한 사람들 사이에서 깊은 유대감이 형성됐다.
이런 현상은 ‘종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뭉치면 산다(buy) 그리고 산다(live)

미래 트렌드 연구소 대표인 페이스 팝콘(Faith Popcorn)은 “우리는 소비자 문화 속에 살고 있다. 우리가 구매 대상과 구매 패턴을 바꾸면 우리 자신도 바뀐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의 삶이 그런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유니타스브랜드 Vol.12 슈퍼내추럴코드에서 자세히 다루었고 그 사실을 증명 했다. 그렇다면 왜 브랜드가 삶의 형태를 바꿀까? 그것은 브랜드가 ‘라이프스타일’과 관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등산 전문 원단인 고어텍스를 인구 대비 그리고 면적 대비 가장 많이 입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8,850m를 올라가기 위해 만든 특수복을 입고 왜 겨우 800m 산에 올라갈까? 8,850m를 올라가는 것은 전문 등산가만이 하는 일이다. 8,850m를 올라가는 체험은 그들만의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전문 등산가들이 즐기는 고도(altitude)는 못 누리더라도, 장비만큼은 전문가적인 태도(attitude)를 가지려고 한다. 그래서 최고의 등산 전문 브랜드를 갖춤으로써 전문적인 등산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살펴보면 그들이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있거나, 제안하거나 아니면 규정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이 꿈꾸는 라이프스타일을 소유하기 위해 가장 빠르고, 쉽고, 확실하고 그리고 위험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한다. 바로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이다. 특정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살펴보면 대부분 공동 구매와 연합 행사들을 많이 한다. 그들은 브랜드가 제안하는 ‘보다 완벽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기 위해 서로의 상품들을 확인하면서(마치 거울을 보는 것과 같이) 일반 대중 소비자들과는 다른 삶을 추구한다. 대표적인 브랜드를 꼽으라면 ‘할리데이비슨’일 것이다.

 

 

브랜드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소비자에 의해서 문화로 만들어진다. 
하나의 문화는 동족의식을 느끼게 하는데,
예전이라면 이런 현상은 해외토픽 감이었다. 

 

 

데이비드 아커 교수는 자신의 저서 《브랜드 리더십》에서 “고객을 이벤트에 참여시키면 그 고객을 브랜드와 같은 가족이나 팀의 일원으로 만들 수 있다. 특히 그 경험이 몇 번에 걸쳐(예를 들면 매년) 반복되면 고객 충성도의 정도가 깊어질 수 있다. 이런 유대 관계는 진정한 이득이 되는데 고객이 브랜드 조직의 내부인처럼 대우받을 때 그리고 이벤트가 고객 자신의 아이덴티티, 개성, 또는 라이프스타일과 관련이 있을 때 가장 발생하기가 용이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브랜딩을 한다는 것은 브랜드가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비록 어떤 생산자도 이러한 원대한 꿈을 꾸면서 상품을 만들지 않지만 앞서 이야기 했듯 이것은 소비자들의 공유된 가치 속에서 만들어지는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가 브랜드가 구축한 라이프스타일을 받아 들이면 이들은 공통 문화를 향유하게 된다.

 

브랜드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소비자에 의해서 문화로 만들어진다. 하나의 문화는 동족의식을 느끼게 하는데, 예전이라면 이런 현상은 해외토픽 감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과 온브랜딩의 영향으로 브랜드가 주는 라이프스타일의 추구 현상은 한마디로 글로벌이 되었다.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브랜드 지구(earth)연합’이 탄생된 것이다. 만약에 오늘 애플의 iPhone을 구매한 후 애플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뉴욕에 있는 애플 마니아가 축하해 준다.

 

참여, 공유, 개방, 정보, 이익, 재미, 관계로 구축된 인간의 커뮤니티가 존재할 수 있을까? 방금 열거했던 단어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특징’이다. 특정 소비자는 브랜드를 구매하면(구매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바로 브랜드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다. 브랜드를 이해하는 자료가 공유되고, 모든 정보는 개방되어 있다. 거기서 소비자는 소유의 재미를 누리면서 때로는 자신의 정보와 제품을 거래하면서 이익도 챙긴다. 그 과정에서 브랜드와 소비자 그리고 소비자와 소비자 간의 관계가 구축되는 것이다.

 

 

브랜딩의 단계, 관계의 성립

앞서 브랜딩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남녀의 관계를 살펴보면 호감에서 친구, 친구에서 애인, 애인에서 부부라는 단계가 있다. 감정에 따라서 관계도 변하지만 목적에 따라서 관계도 변한다.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서 동업자로 시작하다가 서로의 뜻과 가치가 일치되면 동역자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한평생 함께 어려움을 같이하는 동반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가 브랜드를 만들거나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관계를 지향하고 있는가? 어떤 단계별로 브랜딩을 할 수 있는가? 각 단계별 관계에 따른 소비자의 대응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당신의 소비자들은 또다른 소비자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당신의 브랜드 아래로 모여드는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금까지 말하지 못한 것은 이것이 마케팅 책에 없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영자가 이것을 일시적인 현상 혹은 특정 계층에서 일어나는 부담스러운 스토커 행위라고만 보았다.

 

첫인상, 사람들 사이에서 첫인상이 관계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 것이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첫인상이 중요하다. 이 말은 쇼 윈도우에서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에 관한 것이 아니다.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를 구매하고자 할 때 브랜드에 대한 첫인상은 자신에게 그 브랜드를 소개하는 첫 번째 사람에게 받는다. 이 때가 바로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시작점이다.

 

관계의 첫 단계에 대한 중요성에 관해 *장 노엘 캐퍼러 교수는 자신의 저서 《뉴 패러다임 브랜드 매니지먼트》에서 이렇게 조언을 하고 있다. “브랜드가 출시되자마자 그 반사작용은 브랜드에 열중하는 골수 지지자들을 창출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특수 계층을 가지지 못하는 브랜드는 출시와 동시에 대중의 상표인 ‘슈퍼마켓 브랜드’가 된다고 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브랜드의 런칭과 관계의 첫 단계에서 그 힘을 발휘하는 ‘구전 마케팅’ 혹은 ‘입소문 마케팅’의 위력과 그 중요성에 대해 익히 알고 있지만 ‘어떻게’에 대해서는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 구전 마케팅을 이용하겠다고 한다면 상품이 나오기 전에 먼저 브랜딩이 시작되어야 한다. 만약에 브랜드가 런칭이 된 후, 어떤 소비자가 그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사용후기’를 쓴다고 하자. 그 사용후기가 사람들에게 퍼지는 순간 그 브랜드의 운명은 90%가 결정돼 버린다. 따라서 브랜딩의 시작은 품질에 대해서 만족한 고객에게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스토리를 기대하는 고객에게서 시작되는 것이다.

 

 

* 장 노엘 캐퍼러(Jean-Noel Kapferer)
프랑스 HEC 경영 스쿨의 마케팅 전략 교수로 데이비드아커,케 빈켈러와 함께 브랜드분야 3대석학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념을 최초로 주창하였으며 샤넬, 로레알, 메르세데스벤츠 등을 컨설팅하고 있다. 저서로 《뉴 패러다임 브랜드 매니 지먼트》 《브랜드와 유통의 전쟁》 《THE LUXURY STRATEGY, RE- INVENTING THE BRAND》 등 이 있다.

 

 

이러한 비매품으로 하는 브랜딩 전략이 바로 브랜딩의 첫 단계라 할 수 있는 ‘아키타이프(Archetype : 원형, 오리지널) 브랜딩’ 전략이다. 상품은 없지만(아니지만)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 기업의 비전 그리고 경영자의 영감을 ‘브랜드(상품화)’로 만들어서, 그 브랜드의 코드와 같은 코드를 가진 소비자와 관계를 맺게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보이는 상품’이 나오기 전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브랜딩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매우 중요하지만 매우 위험한 작업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기업의 시장 환경은 수시로 변화되기 때문에 아키타이프 브랜딩도 변화에 따라서 각 상황에 최적화한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런칭과 동시에 완벽할 수 없다. 산업별로 다르겠지만 브랜드들은 보통 1년이라는 브랜드 구축의 ‘조정기간’을 거쳐서 제대로 된 브랜드 플랫폼을 갖춘 브랜드로 완성된다. 이 기간 동안 브랜드는 어떤 소비자의 손에서 양육되야 할까?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 부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브랜드를 성공시킨 경험이 없어 못할 뿐이다.

 

관계의 1단계는 브랜드를 통한 기업(혹은 기업에서 팔고 있는 브랜드)과 소비자의 관계다. 2단계는 브랜드를 경험한 소비자와 소비자의 관계다. 3단계는 (이미 소비자의 것이 되어 버린)브랜드와 개인과의 관계다. 이 3단계가 브랜딩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1단계는 기업과 소비자간의 필요에 의해서 관계가 설정된다. 그 관계는 ‘거래’에서 일어나는 통상적인 관계다. 이때 기업이 할 수 있는 관계의 질은 가격 대비 품질 만족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그러나 3단계는 전혀 다른 관계가 이루어진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소비자의 아이덴티티가 ‘하나’가 되는 관계다. 브랜드는 더 이상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소비자의 아이덴티티 구축의 연장으로 사용된다. 브랜드의 브랜딩이 갖는 마지막 모습이 바로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 가치가 하나가 되어 브랜드가 소비자의 일부분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의 관계는 다름 아닌 ‘하나됨(spirit blending)’이다.

 

브랜딩 과정에 나타나는 이러한 일체감과 소속감에 대해 다비트 보스하르트는 자신의 저서 《소비의 미래》에서 “새로운 유행 시장이 가장 즐겨 만들어 내는 상품은 컬트 상품(kultprodukt)이다. 컬트 상품은 오늘날과 같이 개인화된 사회에서는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왜 그런가에 대해서는 《감각마케팅》의 저자인 댄 힐의 이야기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정작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통해 얻고 싶어하는 것은 감각-감성적 확신-이다. 즉 그 브랜드가 편안함과 즐거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감각적으로도 대단한 만족감을 안겨주리라 기대하고 믿고 싶어한다. 새로운 시대는 몸, 마음, 정신이 하나로 어우러진 총체적 접근법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이 보다 풍성한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브랜드를 브랜딩(관계 지향적)으로 끌고 가는 것은 소비자의 본성이라는 것이다. 《열광의 코드 7》를 쓴 *패트릭 한론도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 “비슷한 특성을 가진 제품들 가운데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결국 ‘믿음 체계가 존재하는 방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같은 것이었다. 어떤 사람이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소비’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소비란 해당 제품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부분 동의하며, ‘소속되겠다’는 선언이다.” 결국 브랜드가 소비자로 하여금 본능적인 소속감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말이다.

 

사람은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는다. 자식과의 관계를 통해서 온전한 부모됨을 느낀다. 배우자간의 진실한 관계를 통해서 자신이 행복한 배우자임을 알게 된다. 기업에서는 좋은 조직 관계를 통해 자신의 성장 및 성숙의 단계를 느낀다. 공동체를 형성하는 인간에 있어서 ‘관계’는 그 무리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파악하는 ‘시스템’이라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은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인하다. 우리가 알다시피 본능은 무조건 충족되어야만 행복하다. 그것이 본능이다. 관계 본능을 충족시켜서 얻는 행복은 소속감과 안정감에서 나온다. 그 시스템이 브랜드로 바뀌게 되면서 유대감과 소속감이 강한 브랜드일수록 소비자는 더 강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게 된다. 그것은 안정감을 주어 ‘행복한 감정’을 만드는 것이다.

 

 

* 패트릭 한론(Patrick Hanlon)
세계적인 광고 에이전시인 TBWA, 오길비, 할리니&파트너스 등에서 임원을 역임한 그는 UPS, LEGO, GM, PEPSI, IBM, Absolute 등의 브 랜드 컨설팅을 진행했고, 2003년에는 브랜드 컨설팅 전문회사 ‘싱 크토피아’를 세워 타깃, 스타벅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의 브랜드 구축을 도왔다. 
유니타스브랜드 Vol.8 p98 참고

 

 

브랜딩의 1, 2, 3단계는 동시에 일어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각 단계를 거치며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한다. 강력한 브랜드란 마케팅 관점에서는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여 물건을 많이 팔아 1위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지만, 브랜딩은 인지도와 충성도 대신에 ‘강력한 관계’를 통해서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대체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되는 것이다.

 

세상에 자식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부모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사람들에게 할리데이비슨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애플 마니아에게 애플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브랜딩은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로 대체될 수 없는 관계를 소비자와 맺는 것이다. 아들과 부모는 하나가 되어 가족이 되고, 남자와 여자는 하나가 되어 부부가 된다. 이처럼 브랜드도 소비자와 하나가 되어 ‘브랜딩(branding)’ 된다.

 

 

브랜딩은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로 대체될 수 없는 관계를 소비자와 맺는 것이다.
아들과 부모는 하나가 되어 가족이 되고, 남자와 여자는 하나가 되어 부부가 된다.
이처럼 브랜드도 소비자와 하나가 되어 ‘브랜딩' 된다.

 

 

브랜딩의 시작과 끝은 명확하다. 소비자와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다. 젊은 부부들이 이혼하는 이유 중에 가장 많은 것이 바로 ‘성격차이’다. 이것은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고 그 결과는 서로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따라서 브랜더들은 브랜드를 만들 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 ‘소비자가 왜 우리를 가치 있다고 생각해야만 하는가?’

 

이런 질문을 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마케팅 불변의 법칙》의 저자인 알 리스는 그의 또 다른 저서인 《브랜딩 불변의 법칙》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과거 마케팅은 브랜드에 기초를 두지 않고, 판매에 기초를 두었다. 마케팅은 판매가 아니다. 마케팅은 잠재 고객의 마음속에 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이다.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면 당신의 마케팅 프로그램은 강력해질 것이다. 마케팅이란 브랜드 구축이다. 이 두 개념은 워낙 얽히고 설켜 있어 떼어놓기 어렵다. 한 회사의 모든 활동은 브랜드 구축 과정에 기여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모든 내용을 가장 단순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브랜드는 상표와 상품이 아니다. 둘째, 강력한 브랜드는 강력한 유대감으로 인해 소비자와 관계를 구축하거나 소비자끼리의 관계를 구축하도록 만든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가 브랜드되는 ‘브랜딩’이다. 셋째, 브랜드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따르는 소비자는 브랜드에서 자신의 가치와 아이덴티티와 느끼며, 브랜드와 동질감을 느낀다. 이것이 브랜드와 소비자가 간에 ‘일체감’을 형성하게는 브랜드의 ‘브랜딩’이다.

 

 

마케팅은 판매를 불필요하게 한다. 브랜딩은 마케팅을 불필요하게 한다.

마케팅은 판매 행위를 불필요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과거에 마케팅이란 소비자의 욕구를 발견해서 그것을 상품으로 만들어 알리는 것이었다. 상품을 만들어 판매만 하려고 이를 알리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 논리였고, 이때 가장 즐겨 쓰였던 구절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드릴이 아니라 구멍이다’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마케터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혹은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고 욕구를 해결하는 제품을 만들었다. 여기서 만들어진 공식이 바로 4P Mix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상품은 대중 매체를 통해 알려주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 상황은 전혀 다르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브랜드는 마케팅을 불 필요하게 만든다.’ 이제 마케터는 소비자의 욕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욕구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에 필자는 어쩔 수 없이 전동공구 브랜드인 보쉬(BOSCH)를 구매했다. 우리 아이들이 친구집에 놀러 가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강철 권총(전동 드라이버 기계)을 들고 친구 아빠가 그네를 조립하는 것을 보고 돌아와서는 은근히 필자와 비교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탈 수 있는 대부분의 그네 세트 안에는 나사와 조립 공구가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 아빠는 보쉬로 그네를 조립했던 것이다.


비록 집에서 대부분의 아이들 물건을 조립하는 것은 십자 드라이버로도 충분했지만 그것은 아이들에게서 환호성이 터져나오게는 하지 못한다. ‘윙~~’하는 소리와 함께 0.2초안에 건담 총 같은 보쉬 전동 드릴로 작업을 하면 아이들은 이 조립 작업을 마치 로봇 생산하는 일쯤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보쉬라는 기계 때문에 필자는 가정적이며 능수능란한 아버지가 되었다. 

 

그 동안 필자에게 부족했던 뭐든지 다 만드는 아버지의 아이덴티티를 보쉬 브랜드가 강화시켜 준 것이다. 브랜드의 힘은 지금부터다. 보쉬로 인해서 우리집에는 조립식 가구들이 점점 많아졌다. 아이들과 함께 집안을 꾸미는 것이 진정한 즐거움이라고 생각해서 가구를 조립식 가구인 이케아 브랜드로 바꾸게 된 것이다. 보쉬는 점점 필자를 멋지게 만들어 주었다. 필자에게 필요한 것은 ‘구멍’이 아니라 ‘아버지를 아버지 되게’ 그리고 ‘남편을 남편 되게’ 만드는 보쉬(BOSCH)였다. 이것이 바로 아이덴티티 브랜드다. 이처럼 브랜드가 새로운 욕구를 만들기 때문에 더 이상 욕구를 찾는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브랜드는 마케팅을 불 필요하게 만든다.’
이제 마케터는 소비자의 욕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욕구를 만들어야 한다.

 

 

2009년 12월 1일은 브랜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평생에 한 번 볼 수 있는 ‘시장 광경’이 펼쳐진 날이었다. 애플의 아이폰이 KT와 함께 런칭했기 때문이다. 사실 필자는 아이폰의 성공적 런칭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관심은 오직 아이폰을 예약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인터넷 속에서 글로 떠돌아 다니고, 서로 뭉치고, 기뻐하고 소문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줄을 세워 보는 일은 그야말로 브랜더들에게 일생에 한번 볼까 말까한 순간이다.

 

어떤 옷을 입었을까? 어떤 브랜드를 좋아할까? 머리모양은? 남자가 많을까? 여자가 많을까? 여자들은 어떤 사람일까? 실제 나이에 비해 외모의 나이는 얼마로 보일까? 그들을 한 눈에 보는 순간 어떤 느낌을 느낄까? 그래서 필자는 1주일 동안 아이폰을 예약 판매하는 매장에 머물면서 그들을 지켜 보았다. 그들에 대해서 뭐라고 딱히 말할 수 없지만 그들의 태도는 매우 진지했다. 그토록 기다렸던 브랜드를 갖는 것에 대해 사뭇 엄숙해 보일 정도였다. 그 중 이미 아이폰을 구매하고 액세서리를 사러 다시 매장을 방문한 한 소비자와 인터뷰를 했는데 그의 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이폰을 만났을 때 매우 떨렸어요. 뭐라고 할까요? 고등학교를 마치고 처음 소개팅을 하는 기분이랄까요.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혹시 잘못된 아이폰을 만나면 어떻게하나’ 하는 고민도 했죠. 아이폰을 받고 집에 돌아와서 뜯어 보지도 못했어요. 꼬박 하루동안 상자만 쳐다 봤어요. 이 기분을 오랫동안 느끼고 싶었습니다. 개봉을 하고 아이폰을 만졌을 때 뭐라고 말할까요, 첫 여자친구의 손을 잡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니베아로 반질반질하게 윤기를 낸 그런 작은 여자의 손을 잡는 느낌이었죠. 저의 체온이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의 지문이 묻은 아이폰을 바라 보았을 때 저는 ‘드디어 나에게 다시 돌아왔구나’ 하는 이상한 감정까지 들었어요.”

 

그는 아이폰을 샀다고 표현하지 않고 만났다고 말했다. 아이폰과의 만남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첫사랑의 감정을 오랫동안 가진 채 살다가 어느 날 그 첫사랑의 여인을 다시 만나게 된 어눌한 남자처럼 보였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그는 쉽게 설명하지 못했다. 그런데 사실 블로그나 카페 사이트에 접속하면 이보다 더한 상사병을 가진 소비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간혹 아직도 마케팅적 사고를 가지고 브랜드 순위에서 1등을 하는 것이 마케팅인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린 아이들은 간혹 당혹스러운 질문을 하는데 그것은 절대로 대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이다. ‘사자와 상어랑 싸우면 누가 이겨?’ 혹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이 악어지?’ 사자와 상어는 절대로 만날 수 없고, 악어는 하마와 1:1로 만나면 도망가는 파충류다.

 

코카콜라가 항상 브랜드 순위 1등이고 애플이 20등이라면 애플이 열등한 브랜드인가? 쥬얼리 브랜드인 티파니와 BMW가 브랜드 순위 10위권 안에 없다고 별 볼일 없는 브랜드인가? 시장 점유율과 판매율이 비즈니스의 ‘성공의 기준’이었을 때는 순위가 중요했다. 주식 투자 관점에서는 현재의 시장 가치가 미래의 시장 가치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 지표를 모두 ‘숫자’로 표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숫자로 말할 수 없는 사실은 그냥 무시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숫자로 나타낼 수 없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숫자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믿음에 관한 숫자 지표는 어떤 공식에서 나올 수 있을까? 이처럼 브랜드를 향한 소비자의 마음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동안 ‘측정하지 못하면 조정하지 못한다’라는 명제 아래 마케팅의 성공 기준은 분명 ‘숫자’였다.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 평가에서 노출률, 도달률, 반복률, 재구매율, 회전율, 매출 성장률, 경쟁사 대비 판매율과 같은 숫자만 중요하게 여겼다. 그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돈’이다. 브랜드로 우리가 얼마나 버는가? 얼마나 빨리 버는가? 경쟁사보다 얼마나 많이 버는가? 그리고 얼마 동안 얼마나 벌 수 있는가에 관한 숫자다. 그러나 이 숫자는 경영자에게는 중요하지만 정작 소비자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수많은 브랜드가 런칭했을 때 다음 날 보고되는 내용은 무엇인가? 매출 뿐이다. 대부분의 런칭 브랜드들은 소비자가 왜 매장에 왔는지,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고 있는 소비자인지, 소비자가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서 어떤 점에 동의하는지에 대해서는 물어 보지도 않고 신경도 쓰지 않는다. 굳이 그들이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던 이유는 당장은 돈은 벌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중 매체의 광고로 인해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가 누렸던 시장질서는 천천히 사라지고 있다. 온라인 시장 환경은 브랜드의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인지도’에서 ‘충성도’로 이동하고, 개인적인 ‘브랜드 충성도’에서 이제는 ‘충성도를 가진 브랜드 부족’의 출현이 전체 시장을 이끌 것이다. 1%의 심리가 99%의 경제를 움직인다는 말처럼, 1%의 핵심 마니아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브랜드가 브랜딩 되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라는 개념을 뛰어넘어서 ‘통합관계’를 만드는 대표적인 브랜딩 사례는 지금까지는 애플이다. 앱스토어에는 전 세계 프로그래머들이 만든 응용 프로그램들이 현재까지 약 10만여 개가 있고, 누적 다운로드 수는 무려 20억 건이 넘는다고 한다. 브랜드 마니아들이 만든, 그야말로 신경제의 전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로 브랜딩은 마케팅을 불필요하게 만들었다.

 

만약 지금까지 말한 정의를 가진 브랜드로 비즈니스를 한다면 돈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일 뿐이라고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왜냐하면 소비자는 브랜드에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의 친한 친구가 친밀한 관계를 통해서 돈을 벌려고 한다면 어떤 기분을 가지겠는가? 이제 상표가치를 가진 브랜드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브랜딩으로 돈을 버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처럼 브랜드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환경이 변화했다면 당연히 기업도 브랜드 중심적으로 변해야 한다. 물론 마케팅이 불필요하게 되었다고 마케팅 인력과 전략도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시장을 움직이는 욕구의 관점과 브랜드를 선택하는 욕망의 결과가 바뀌었기 때문에 소비자를 욕구를 해결하지 못한 타깃으로만 생각했던 재래식 경영의 관점에서 현재의 시장을 바라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브랜드는 상표가 붙은 상품이 아니라 기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가 되었다. 오늘날 브랜드란 경영자가 소비자를 향한 지속성, 일관성, 명확성 그리고 혁신성에 대한 태도의 상징이다. 브랜드와 기업은 이제 블랜딩(blending, 융합)되어 브랜드가 되었다. 한 마디로 브랜드는 경영자의 일하는 방식의 연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브랜딩의 시작은 시장에서가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 시작된다. 기업이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소비자 중심적으로 마케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경영’을 바꾸어야 한다. 경영자 자신이 브랜드가 되는 것, 브랜드가 되어버린 상품을 생산하는 조직원들이 브랜드처럼 되는 것이 바로 내부 브랜딩(internal branding)이다. 브랜드스러운 사람을 뽑고, 이들이 브랜드답게 움직이고, 브랜드처럼 행동하고, 자신이 브랜드라고 착각(?)하는 것이 내부 브랜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브랜드는 경영 차원에서 다시 바라보아야 한다. 브랜드란 경영철학의 연장이다.

 

 

브랜딩의 시작은 시장에서가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 시작된다.
기업이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소비자 중심적으로 마케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경영’을 바꾸어야 한다. 

 

 

브랜드를 브랜딩하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모국어인 한국 말에도 영어의 문법처럼 문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매우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다. 한 마디로 국문법을 배울 때까지 국문법을 알지 못하고 사용했던 것이다. 그 누구도 모국어를 문법부터 배운 사람은 없다. 모국어는 말 그대로 엄마에게 안겨서 배우는 말이다. 모국어를 말할 때는 정도와 상황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공식 없이 말하면서 생각한다. 공식에 단어를 대입하는 것을 생각하며 말할 때는 외국어를 말할 때다.

 

그렇다면 브랜딩에도 법칙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법칙이라는 것은 항상 같은 결과물을 얻는 일종에 ‘진리’다. 언제, 어디서 그리고 누가 하든지 같은 결과물이 나타나는 것을 볼 때 우리는 그 과정을 만드는 일련의 패턴을 법칙이라고 한다. 이런 법칙은 대부분 ‘물리학’에서 에너지를 설명할 때 사용되었다. 이런 법칙이라는 개념을 과연 브랜드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럭셔리의 법칙, 패션의 법칙, 자동차 브랜드의 법칙 등 산업군마다 성공하는 일반적인 성공의 기본적 가이드 라인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일종의 필요 조건일 뿐이다. 하지만 ‘법칙’은 완전 조건의 개념으로서 법칙 대로하면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시장에서 1년에 수천 개의 브랜드가 나오지만 그 중 1%도 남지 않고 사라진다. 모두 법칙을 알지 못하는 것일까? 오히려 너무 법칙을 많이 알아서 문제다. 왜냐하면 시장 변화의 특수한 상황을 일반화의 법칙에 대입했기 때문이다. 마치 국문법으로 영어 단어를 끼워 맞춰서 말을 하려는 것과 같은 것이다.

 

브랜드를 마케팅 법칙에 대입하여 손쉽게 돈을 벌려고 해서는 안 된다. 브랜드의 시장에서는 소비자 중심의 원칙과 소비자 가치의 철칙만 있다. 소비자 중심의 원칙은 그동안 알고 있는 다정다감한 서비스(단지 물건을 팔기 위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 중심은 소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상표 이상의 감동’을 기준으로 브랜드를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경쟁사의 약점 혹은 니치 시장의 순간 포착해서 브랜드를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100년 유산으로 생각하고 만드는 것을 뜻한다.

 

 

현재 시장을 움직이는 대부분의 브랜드들의 처음을 보면
그 시작이 다르다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에서 성공 법칙은 없다.
오직 성숙 원칙과 성장 철칙만 있다.

 

 

소비자 가치의 철칙이라는 것은 브랜드의 일관성과 혁신성을 말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브랜드와 공유하고 있는 근본적인 일관성은 유지하되, 브랜드의 창조적 변화와 개선을 통해 일관성 안에서 혁신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 정의가 현학적으로 들리겠지만 사실 이 말은 LVMH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회장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회사를 정의할 때 했던 말이다.

 

“LVMH is the master of innovation.” 그는 LVMH는 전통과 정통을 트렌드를 통해서 보여주는 혁신 기업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대기업은 브랜드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보통 명품은 작은 기업이 아니라 가정에서 시작한다. 대기업은 그 기업을 운영하고 경쟁회사와 경쟁하기 위해 브랜드를 만들지만, 가정에서 시작한 기업은 가업과 명예를 이어가기 위해서 브랜드를 만든다. 현재 시장을 움직이는 대부분의 브랜드들의 처음을 보면 그 시작이 다르다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에서 성공 법칙은 없다. 오직 성숙 원칙과 성장 철칙만 있다.

 

이제부터는 브랜딩의 방향성에 관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원형에서 브랜드의 본질을 찾는 RAW,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Fantasy,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사람을 닮아 진화하는 고등브랜드, 브랜드 경영의 시작과 끝인 디자인 경영, 브랜드의 씨앗인 컨셉, 브랜드를 만들어가면서 브랜드가 되는 과정을 다룬 런칭, 소비자들에 의해서 24시간 브랜딩되는 온브랜딩(ON-Branding), 마케팅 전략이 풀지 못하는 브랜드의 슈퍼내추럴 코드, 불황을 이용하여 브랜딩을 하는 브랜드, 그리고 브랜드를 만드는 휴먼브랜드에 관한 이야기다. 이것은 현재 현장에서 일어는 브랜딩의 현상과 패턴에 관한 이야기다. 이 모든 것을 정리하자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지금까지는 가장 명료할 것 같다.

 

‘브랜드는 새로운 것을 익숙하게 만들고, 익숙한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브랜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브랜드는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게 하고, 가질 수 있는 것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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